출처 : https://www.dmitory.com/index.php?mid=issue&page=6&document_srl=253743599
오늘날 동유럽 지역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의 직계 선조였던 '루스인(Русь)'들은 동로마 제국에서
정교회를 받아들이기 이전, 자신들만의 고유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고대 루스인들이 믿던 신앙은 옛부터 구전 또는
외부인들의 기록들을 통해서만 전해져왔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오늘날엔 어떤 신들을 섬겼고 이들을 위해
어떤 의식들을 수행했는지 자세히 전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키예프 루스의 제6대 대공 '블라디미르 1세(Володимир І Великий)'가
서기 988년을 기점으로 정교회로 개종하기 이전,
그가 종교 개혁을 위한 일종의 조치로
오늘날 우크라이나 키예프 지역에 동슬라브의 여섯 신들을 위한
판테온을 세우고 그곳에서 인신공양을 올렸다는 기록을 통해
고대 루스 신들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페룬 / Перунъ
슬라브 신화 속에 등장하는 천둥과 폭풍의 신이다.
슬라브와 근연 관계에 속한 것으로 강하게 유력시되는 발트 신화의
'페르쿠나스(Perkūnas)'와 같은 권능들을 공유한다.
주로 키이우와 노브고로드 지역에서 숭배되었으며,
전쟁을 관장하는 신이기도 했기 때문에 지배층에 속한
전사 계급에서 주로 선호하던 신이었다고 한다.
외견으로는 은빛을 띄는 백발과 황금빛 수염을 지닌
남성의 모습에 번개를 상징하는 돌도끼를 주무기로 지녔으며,
참나무 꼭대기 위에서 세상을 감시한다고 전해진다.
오늘날 전해지는 신화들에선 가축과 지하의 신
'벨레스(Велесъ)'와 자주 대립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아이러니한 것은 그의 라이벌 벨레스는 지배층 사이에서 인기있던
페룬과 반대로 민중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으며,
전해지는 슬라브 민담에 따르면 그는 가난한 농부들을 지켜주고
가축들의 번식을 늘려주는 신이었다고 한다.
다지보그 / Дажьбогъ
슬라브 신화 속에 등장하는 다산과 태양의 신이다.
그의 이름에 관하여 여러가지 주장이 있지만 그 중 하나가
고대 동슬라브어에서 "-을(를) 주다"를 뜻하는 동사의 명령형
"дажь"와 행복 또는 행운을 뜻하는 단어 "богъ"가 조합된 것을
기원으로 보며, 직역하면 "행운을 주는 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옛 루스인들은 스스로를 다지보그의 자손으로 여겼으며,
이를 증명하듯 키이우 루스 서사시 <이고리 원정기>에서도
루스의 제후들이 "다지보그의 손자"라고 언급되며,
루스인들이 다지보그를 조상신으로서 숭배했다는
외국의 문헌 기록들을 몇 안되게 찾아볼 수 있는 슬라브 신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스트리보그 / Стрибогъ
슬라브 신화 속에 등장하는 바람 또는 대기의 신이자
여덟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들의 조부로 숭배받아온 신이다.
스트리보그는 대기와 관련된 권능을 지녔기 때문에
루스인들은 그가 대지와 바다에서 일으키는 모든 기상현상들을
모두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다.
외견은 보통 길고 헝클어진 회색 머리에 흰 수염을 기른
깡마른 노인으로 묘사되며, 인간들이 나쁜 짓을 저지르면
무시무시한 폭풍을 통해 단죄하는 신이었지만,
돌풍을 이용해 겨울을 몰아내고 봄이 오게 만들기 때문에
루스인들 사이에서 꽤나 인기있던 신으로 보인다.
시마르글 / Симарьглъ
슬라브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으로,
정확한 권능은 불명이나 천상과 지상을 이어주는
메신저의 역할 또는 식물 및 농사를 관장하는 신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날개가 달린 개의 모습과 이름을 통해 페르시아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조 '시무르그(Simurgh)'에서 기원한 것으로
학자들 사이에서 유력하게 추측된다.
모코쉬 / Мóкошь
키이우 루스 판테온에서 숭배된 여섯 신들 중 유일한 여신으로,
대지와 방직의 여신이자 여성의 운명을 수호하는 여신이기도 하다.
이름의 유래는 슬라브조어에서 "젖다"를 의미하는
"*mokrъ"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유럽 지역의 기독교화 이후에도 몰락하고
잊혀진 여타 신들과 다르게 모코쉬 신앙은
성모 마리아로 흡수되었기 때문에 정교회 신앙과 관습에는
그녀의 잔재가 진하게 남아있다.
또한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신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녀와 유사한 능력들을 지닌 슬라브권의 마녀 '바바 야가'가
정교회 도래 이후 지모신에서 마녀로 격하되어 버린 모코쉬가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
호르스 / Хърсъ
슬라브 신화 속에 등장하는 태양 또는 달의 신으로,
이름의 어원이 태양을 의미하는 페르시아어 "Xuršēt"
또는 오세트어 "Xor"와 연관되어 있다는 추측이 있으나
현재 이에 대한 반박도 만만치 않다.
980년 블라디미르 1세가 세운 판테온에서 호르스는 페룬 다음으로
중요한 신으로 대접받은 것으로 보이며,
다지보그와 워낙 겹치는 부분이 많다 보니 어떤 사서에서는
이 둘은 서로 동일시되기도 한다.
첫댓글 오호 이런 내용 완전 흥미
넘 흥미롭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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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신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