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솔리나의 여인들 이라는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원제는 Mussolini 인 것을 보아 흥미를 끌기 위해 이렇게 이름을 붙인 것 같습니다. 히틀러가 숭상해 마지 않았던 파시즘의 창시자 무솔리니..에 대해 평소 관심이 많아 보려고 벼르다 이제야 보네요..
오늘 드리려는 말씀은 영화 이야기 보다 영화를 보다가 떠오른 저의 개인적 추억입니다.
무솔리니의 딸 에다는 고집이 센 처녀로 부모님의 속을 썩이다 베니토란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베니토는 그녀를 만나는 것이 조금도 그의 야망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사랑 때문이라고 하며 그녀에게 청혼을 합니다. 아주 근사하게요...
청혼...청혼이라면 저도 징한 사연이 있습니다. 제 인생답게 코믹입니다.
우리 소여사랑 데이트를 하다 보니 어느덧 결혼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어버렸습니다. 소여사는 사기 결혼이라 주장하지만 저는 사기 친 적 없습니다. 하여튼 너무 쉽게 결혼 약속을 하게 되어 좀 싱거운 것 같아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어요. 비록 서로 결정은 하였지만 내가 You 에게 청혼을 하는 절차를 밟고 싶다고 하여서...소여사는 뭐 그럴 것이 있냐고 했지만 속으로는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워커힐 호텔의 스카이 라이트? 거기 죽이거든요. 좀 쎄지만 한강의 야경이 내리 보이며 분위기 죽입니다. 그곳에서 가수 누구죠? 청혼가 부르는 얼굴 큰 가수 있쟎아요. 그 처ㅗㅇ혼가를 불러주고 "스텝맘의 그 아빠 처럼 링을 기가 막히게 곡예를 하게 하여 끼워 주는 그 장면을 연출하려고 준비를 했어요.
뭐 계획은 거창했는데 일이 바빠 별로 준비를 못했죠. 청혼가를 들여다 볼 시간도 없더군요. 반지는 사긴 했지만 극적인 연출을 할 부자제를 전혀 준비 못했죠. 그리고 뭐 좀 어색할 것도 같고요.
워커힐에서 소여사는 만족스러운 것 같았습니다. 일단 비싼 곳은 어 보이쟎아요. 조명 좋지 음악 좋지..우리는 모처럼 일 속에서의 긴장을 버리고 행복하게 이야기를 나눴죠...분위기가 좋아 청혼가 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은 가볍게 Excuse 가 되었지요.
그런데 전화가 왔어요. 강아지 산다는 전화였어요. 그 당시 점순이(달마시안) 새끼를 낳아 (자그마치 12마리) 고민 끝에 옥션에 올렸거든요. 종종 사려는 사람들이 전화를 하곤 했어요. 강아지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보는데 또 천부적인 친절함으로 상세하게 설명을 해줬죠. 한마리라도 빨랑 팔아야 하니까...그런데 이 친구가 좀 집요한 질문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아주 더 상세하게 대답을 해 줬죠...제법 시간이 흘러 소여사에게 좀 미안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소여사 얼굴 빛이 별로 안 좋더군요. 별로 얘기 안 한 것 같은데 20분을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 때만 해도 좀 인기관리를 하는 시절이라 정중히 사과하고 다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라이브 음악이 나온다고 악단이 나오는데 러시아 여자들 같았어요. 깊게 패인 야한 드레스를 입고 나왔는데 눈길이 절로 가더군요. 정말 아름다운 여자들이었어요. 노래도 너무 감미로왔습니다. 그러나..앗..소여사의 표정이 또..그래서 짐짓 그 여자들한테는 무관심한 척하며 이야기를 했는데 이야기를 하면서도 흘깃 흘깃 보았던 것 같아요...
소여사 그 때만 해도 저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할 만한 사이가 아니라 좀 어려운 사이라서 한마디도 안했다합니다. 그런데 더 친해져서 이야기 했는데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 싶어 결혼을 재고했었다고 합니다. 청혼하는 자리에서 개파느라 홎자 떠들며 사람 쌩까고...딴 여자 침 질질 흘리며 쳐다보고 되게 기분 나빴다고 합니다.
아직도 미혼인 여러분, 청혼 멋있게 하세요. 비싼데서..그러나 핸드폰 끄고 예쁜 딴따라 언니 나와도 절대 눈길 주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