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사랑을 전하는 세실리아
mass communication의 위력이
나에게도 불어와 한마디로 죽다 살아났다.
토요일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오던 중
“언니, 우리 순대 국 한 번 먹어 볼까요?”
호수의 동행 제안에 흔쾌히 그러자했다.
막걸리 한 병 가지고 반 씩 나눠먹자 하기에
전혀 생각이 없었는데 입에 대니 이런 꿀맛이 없다.
잘 먹고 들어와 잠이 들었는데 깬 후가 문제다.
두통은 심하고 속은 뒤집어지고 늦게들 들어 온
식구들에게 나 살려 달라고 애원하기가지 이르렀다.
생전 술 먹고 이런 일이 없었던지라
남편은 허~허~이 사람이 하며 위로는커녕
신기해하며 웃어댄다.
혼자 마루로 나와 뒹굴다가 두통약을 먹고
새벽녘에야 진정이 되었다.
새벽에 심심해서 핸드폰 패턴그리기
비번을 수번 씩 바꿔 보았다.
이렇게...또 저렇게....
事端(사단)이 났다.
비번을 잃어버려 핸드폰 사용을 할 수가 없다.
남편 “왈“
누~~~가 핸드폰 본다고 바꾸고 그러냐?~~의
따위의 질책이 쏟아진다.
아니,
좋은 말도 많은데 꼭 그렇게 얘기 하냐? (말대꾸)
‘’‘...,,,
아침 일찍 A/S센터를 찾아갔다.
몇 분을 투자한 결과 조금의 저장고가 사라졌지만
핸드폰이 숨을 쉬고 있는 듯하니
내 숨쉬기가 편해졌다.
낮술에 취하면 아비, 어미도 알아보지 못한다는데
‘’‘...,,,
“에구~에구~ 내 꼴이 그러했다.”
내 탓이오 이 미련한 탓이로소이다
사우나에 땀을 흘리며 앉아 있는데
五山 차천로선생 詩가 떠오르기에
눈을 감고 반성도 해가며 열의 온도보다는
‘감정지수’를 높여보는 시간이었다.
雨後碧山如洗(우후벽산이)
風來綠樹微凉(풍래/내/녹수미)
破屋數間日永(파옥수간일)
高天萬里雲長(고천만리운장)
비 내린 후의 푸른 산은 씻은 듯 깨끗하고
녹수에 바람이 불어오니 좀 시원하네.
허술한 작은집에 있자니 여름 해는 길기도 한데
높은 하늘 만리에 구름만 길게 떠 있네.
詩題(시제)가 낮술인 午飮(오음)인데
'酒'(술주)자와 '飮'(마실 음)자는 쓰지 않고서
불볕더위가 내리쪼이는 늦여름
한낮비가 온 후의 시원한 정경에
술 생각이 저절로 나도록 묘사한 명詩이다.
이 詩에는 천지우주가 다 표현되어 있다.
벽산, 일영, 고천 만리운장이 그것이다.
오산의 시를 웅장하고 능숙하다고 선철들이 시평을 했던
午飮(낮술)이라는 비근한 시제에서도 雄渾(웅혼)한
시상의 실감을 느낄 수 있다.
술은, 자고로 이리 마셔야하거늘
아녀자 깨 방정에 제 죽을 줄 모르고 날뛰다가
천지우주가 날아갈 듯 아팠으니
낮술 안 마셔야지 에구~~ 콜~~록~~
2011.4.18.세실리아
벗님네들~!
제가 이렇듯이 미련하고
헛 똑똑 이란 말을 잘 듣습니다.
아침이나 낮술은 과학적으로도 증명 되듯
몸에 영향을 주고
밤의 술은 뇌에 영향이 있다 합니다.
아무래도 낮술은 단순한 기분이 아닌
생리학적으로도 근거가 있음이니
낮술은 마시지 마시고 밤술도 적당히 마셔
건강한 삶 살아가십시오.
연주와 싱어가 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음악
I Will / Alison Krauss띄웁니다.
이 곡의 원곡은,
20세기 락 밴드의 전설인 '비틀즈'의 곡입니다.
원곡은 제목만큼이나 심플하면서 짧은 곡이지만,
곡의 임펙트도 강하고 묘한 중독성까지 겸비한 명곡이니
한주 시작하는 월요일 음악으로 선택하여 보냅니다.
☞先哲(선철)...옛날의 어질고 사리에 밝은 사람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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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리아
첫댓글 난 아무리 막걸리 많이 마셔도 멀쩡한데??
타고 난능가싶으요.
ㅎㅎㅎ 많이 웃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