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운명(運命)-27*
“여보. 제가 당신을 따라 다니기 힘들어요. 당신은 40대 중반의 힘 좋은 남자예요. 그렇죠?”
“혜정아. 당신은 혼자 몸이 아니잖아. 내가 두 사람을 커버해야 하니 나도 몰래 힘이 나는 거지 뭐.”
“에게~ 여보! 그래도 나 잘 하잖아요. 우리 샤넬도 잘 거들어 주고 ㅎㅎㅎ. 일하는 멋진 남자를 보고 있으니
저도 절로 힘이 솟는 걸요. 여보~ 저 좀 안아 주세요. 샤넬이 그러길 원하는 거예요.”
“그래. 우리 모두가 원하는거지. 사랑한다. 혜정아~”
“여보~ 나는 당신이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 우리 애기 아빠~ ㅎㅎㅎ”
우리는 리치몬드 힐에 있는 힐 크레스트 몰 안의 또 다른 허드슨 베이 몰에서 허그를 하였다.
더 어둡기 전에 20 ft 컨테이너를 하이웨이 400 위에 올려 놓아야 한다.
“여보~ 당신 스시 먹고싶죠?”
혜정이 나를 보며 물었다.
“혜정아. 스시보다 당신이 먹고 싶은 것 있으면 다 말해. 후회하지 말고. 저 위에 한국식품 마켓이 있어.
그곳에서 다 사서 가져가자.”
“예. 알아요. 저도 대학 다닐 때 몇 번 와 봤어요. 지금도 있어요?”
“우리 혜정이 기다리느라 목이 빠질 것 같다고 연락왔다 ㅎㅎㅎ. 어서 그리로 가 보자.”
의료 장비를 실은 20ft Container 공간은 식료품을 더 싣기에는좋았다.
우리는 라면과 전기 담요이며 샤넬을 위한 것도 구입하였다. 그리고 다음에 필요한 것들 것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보낼 수 있도록 구매대행 회사들을 만나 확인하였다.
“여보! 그런 회사들은 한 회사만 만나면 되잖아요?”
“으응. 당신이 맞아. 그러나 눈이 오거나 다른 사정으로 지불한 금액의 물건을 보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두려는 거야. 항상 만약이라는 게 비즈니스에는 필요해.”
“여보~ 무서워요.”
“ㅎㅎㅎ 혜정아. 내가 그런 걱정이 없도록 하려는 거야. 이렇게 하는 건 당신과 우리 샤넬을 위하여 이야.
언더스텐?”
코비드-19이 백신으로 어느 정도 안정되자 서서히 허드슨 베이로 낚시나 보트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무소니는 바쁘기 시작했고 해드무스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우리 병원도 이름을 지었다. “제임스쟌샤넬” 나와 스쟌나인 혜정의 이름과 딸인 걸로 확인된 아기의 이름
샤넬을 합쳐서 혜정이가 지었다. 그리고 혜정이가 디자인까지 한 간판을 내가 만들어 붙였다. 블루칼라
바탕에 그린 글씨로 “JamSanShanell” 약자로 JSS였다.
“여보. 멋지죠? 저는 아주 마음에 들어요. 고마워요 여보~”
“아니야. 혜정아. 내가 잘 몰라서 우리 멋지고 이쁘고 아름다운 의사 선생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거야.
미안해. 앞으로 잘하마.”
“왜? 오케이! 는 안하세요?”
“어휴~ 그래. 앞으로는 잘하겠다. 오케이?”
“예. 여보~ ㅎㅎㅎ. 앞으로는 잘 하세요. 우리 샤넬을 위하여서.”
혜정이는 틈 나는 대로 곧 태어날 샤넬을 위하여 라고 쉽게 말하지만, 나는그것 역시 내가 지고 갈
짐이었다. 아직 61세의 노인에게.
7월이면, 캐나다 어디이든 여름이 시작 된 것이다. 무소니와 무스해드 사이의 서쪽으로 작은 개울 같은
강이 내려 다 보이고 뒤로는 많은 단풍나무와 캐나다파인트리 등 나무들이 바람을 막고 있는 작고
낮은 U자형 언덕 사이에 병원 건물이 들어섰다.
삼면에 5개씩 15개의 병실이 있는 길이 30미터에 넓이 30 제곱 미터의 정 사각 건물이 완공되었다. 건물은
블록 같이 공장에서 찍어 놓은 외장벽과 지붕을 정해진 곳으로 가져와 맞추어 조립하였다. 중간에는 육각형의 정원을 만들었다. 각 병실은 큰 한 장의 두꺼운 유리로 창을 만들었고 지붕은 겨울에는 눈이 녹아 물이 잘 빠지게 하였다. 중간의 공간은 여름에는 자연 친화적 공원으로 활용하도록 하였다.
병원을 짖기 위하여 필요한 땅은 그냥 받을 수도 있었지만, 우린 그 땅과 주변을 샀다. 땅 값은 얼마
되지 않았다. 아직은 몇 개의 병실을 업무실로 하였지만, 필요에 의하여 즉시 병실로 변환이 가능 하였다.
주차장도 충분하였고 병원을 둘러 싼 동쪽과 북쪽 그리고 서쪽의 3 방면도 침엽수와 낙엽송 그리고
단풍나무들이 고르게 배치하여 자라도록 하였다. 숲 속의 병원으로 아늑하고 또한 쾌적하도록 하였다.
혜정은 본격적으로 병원을 운영하기 위하여 모든 잡다한 일을 처리할 총무실과 원무실과 간호실과 의사실을
분리하여 만들었다. 게다가 칠남(Chillnam-Snowbird)을 토론토의 세네카 칼리지에서 인터넷으로 강의를
들으며 최소 일년간 간호학 학업을 마치도록 하였다. 또한, 아이야나(Aiyana-영원의 꽃)에게도12학년을
마치고 라버레도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목표하여 공부하며 병원에 간호보조사로 계속 근무하라고 하였다.
우리는 많이 바빴다. 특히 혜정이는 어느 정도 병원 셋팅이 끝나가자 내과 진료 과목에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내가 돕는다고 혼신을 다 하고 있지만, 만족하게 하지는 못하고 때로는 버둥대기도 하고 있었다. 최근에
혜정은 내과 진료과목을 정하고 처음에 임시로 사용하던 5개의 컨테이너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물었다.
“여보~ 아무래도 이런 일은 당신이 나서 주어야 할 것 같아요. 이제는 내과로서의 진료과목을 설정해야 해요.
그러면 각 각 어디에 배치할지도 선정되어야 하구요.”
“닥터 김, 내과 진료과목이 몇 개나 되는데, 몇 과를 감당하려 합니까?”
“여보~ 제임스. 농담하지 마요~ 저 힘들어요. 그냥 도와 주세요. 네?”
“알았다. 알았어 ㅎㅎㅎ. 말해봐요.”
“잘 들으세요. 의문에 대한 질문은 즉시 해 주세요. 그럼 갑니다. 심장내과, 소화기내과, 신장내과,
내분비내과, 호흡기내과는 우리 병원에 소규모로부터 시작할 거예요. 흉부혈관외과, 마취통증의학과는
종합병원 수준이라서 감당 못해요. 그리고 가정의학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진단
검사학의학과, 피부과, 이비인후과와 정신건강의학과는 역시 제가 감당할 거예요. 그러나 신경과,신경외과,
영상의학과, 일반외과, 정형외과, 구강외과(치과), 재활의학과, 병리과, 성형외과등은 종합병원의 규모가
되어야 가능한 과 이기에 제외했어요. 내과 의사가 되기 위하여는 요, 의학의 5대 메이저과(내/외/산/소/정)를
다 패스해야 되어요. 위의 전 분야를 섭렵하여 공부와 연구 및 실습들을 한 후 의사 국가 고시에 합격하여야
해요. 그리고 더 연구하여 박사가 되어요.”
“아! 여기서 잠깐, 그럼 혜정이는 박사?”
“예. 작년에 토론토 의과대학으로부터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그러나 이제는 그 모두를 당신과 샤넬과
바꿨어요. 그것은 제 개인적인 명예나 부 혹은 권위적 장래를 위한 어떠한 것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이예요.
저는 요, 제가 의사가 되면서 한 제네바 선언을 최근에 다시 검토해 봤어요. 그리고 다음과 같이 수정하였어요.
Declaration of Geneva, Physician's Pledge
*나의 생애를 김혜정의 남편인 제임스 리와 김혜정과 제임스 리의 딸인 샤넬 리 그리고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하였다.
*나의 은사에 대하여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다.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써 의술을 베풀겠다.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겠다.
*나는 환자가 알려준 모든 내정의 비밀을 지키겠다.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다.
*나는 인간의 생명을 수태된 때로부터 지상의 것으로 존중히 여기겠다.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사람의 도리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다.
이상의 서약을 나의 자유 의사로 나의 명예를 받들어 하였다. 여보. 어때요? 멋지죠?”
나는 흐르는 눈물을 닦지 못하고 혜정을 얼싸 안았다. 이건 뭐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 된 것이다.
9월이면 이곳은 벌써 가을이 찾아 들기 시작한다.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다. 해변의 낚시
보트들도 하나 둘 데크에 올려 놓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한 편에서는 겨울 준비를 위하여 고기잡이에
박차를 가하고 잡은 생선으로 훈제고기를 만들기 위한 화덕은 매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화덕
앞에는 3개의 테이블이 펼쳐져 있고 그 테이블 위에는 금방 잡은 연어를 비롯하여 각종 생선들이 순서대로
올려져 있다.
오늘도 다니엘과 나는 2시간 정도의 시간 약속으로 그곳에 가서 생선살을 포로 뜨는 작업을 한다. 생선
대가리는 다른 뼈들과 함께 따로 모아 두었다 얼린 후 한 겨울에 조금씩 꺼내 생선 국을 끓이는 데 사용한다.
몇 몇 젊은 사람들이 벌써 준비를 마치고 칼을 갈고 있었다. 나는 작업복 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고무 장갑을
끼고 원피스 가죽으로 만든 브렌든스톤 부츠를 신었다. 내가 도착하여 한 상자의 생선을 거의 다 필릿(fillet)
하여 분류하고 있을 때 다니엘이 왔다.
"제임스. 좀 늦었오. 오늘 어때요?"
"Hi. Danial. What’s going up? I'm okay. Good see ya, and come on in and join us."
그는 준비된 칼을 잡고 내 맞은 편 테이블 앞에 섰다.
"제임스."
"..."
"10월 중순에 카페 옆 건물에 음식점이 들어 설 것이요."
나는 고개 들어 그를 봤다. 새로운 소식이거든. 이곳에 아직 프로 페셔널 레스토랑은 없었다. 싫든 좋든
무소니까지 가야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