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천적은 SK렌터카였다. 프로당구(PBA) 팀리그의 역사를 써내려 가던 NH농협카드의 15연승을 SK렌터카가 막았다.
NH농협카드는 무려 111일, 3개월 21일 만에 패배를 당했고, SK렌터카는 NH농협카드의 연승 행진을 두 번째이나 저지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12일 오후 6시 30분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024' 4라운드 8일 차 경기에서 NH농협카드가 SK렌터카에 세트스코어 0-4의 패배를 당했다.
이날까지 이번 시즌에 치른 31경기 중 26승(5패)이나 거뒀던 NH농협카드는 이날 처음 영봉패를 당했다. 앞서 4차례 패배는 1라운드 3일 차 경기에서 휴온스에 1-4로 진 승부가 가장 큰 패배였다.
나머지 경기는 SK렌터카(2-4), 휴온스(3-4), 크라운해태(3-4) 등에 세 차례 졌고, 이번에 SK렌터카에 두 번째 패배를 당해 상대전적도 2승 2패가 됐다. 앞서 SK렌터카는 2라운드에서 7연승 행진을 달리며 당시 최다 연승 기록인 '8연승'에 도전했던 NH농협카드를 2라운드 세 번째 경기에서 4-2로 꺾은 바 있다.
이처럼 두 차례나 NH농협카드의 연승 행진을 가로막은 SK렌터카는 팀리그 '원톱'으로 독주하고 있는 NH농협카드의 천적 팀으로 등장했다.
이번 경기는 완벽한 SK렌터카의 승리였다. NH농협카드의 15연승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1세트 남자복식전부터 용병 에디 레펀스(벨기에)가 끝내기 7점타 등 혼자서 9점을 득점하면서 7:4로 앞섰던 승부를 5이닝 만에 7:11로 패한 것.
조재호와 김현우가 나와 김현우의 6득점 활약에도 불구하고 레펀스의 한 방으로 기세가 꺾인 NH농협카드는 2세트에서도 힘겹게 승부를 이어갔다. 반면에 1세트를 승리한 SK렌터카는 지난 2라운드에서처럼 1, 2세트를 따내며 2-0으로 앞섰던 승부를 재연했다.
2세트 여자복식 최강팀인 NH농협카드의 김민아-김보미를 상대한 SK렌터카의 강지은-히다 오리에(일본)는 이번 4라운드에서 2승 4패로 부진했다.
여자 선수가 두 명인 SK렌터카는 강지은과 히다가 2세트를 도맡아 치렀는데, 지난 2라운드에서 7승 1패를 거둘 정도로 합이 좋았다. 1라운드는 5승 3패, 3라운드에서는 4승 4패로 다소 부진했고, 이번 4라운드가 가장 좋지 않았다.
김민아와 김보미가 2세트를 모두 치르고 있는 NH농협카드 역시 3라운드에서 7승 1패를 거두며 '전승 우승'의 밑거름이 됐지만, 4라운드에서는 6연승을 달리는 중에도 3승 3패로 주춤했다. 우려했던 2세트의 불안이 이번 SK렌터카전에서 부각되면서 패한 것이 어려운 승부의 단초가 됐다.
SK렌터카는 이번 2세트에서 2:4로 지고 있던 4이닝에 히다가 5점타를 터트려 7:4로 역전했고, 강지은이 다음 5이닝 공격에서 2점을 마무리해 9:5로 승리했다.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선 SK렌터카는 3세트 남자단식에 '헐크' 강동궁을 내보냈다. NH농협카드는 3라운드에서도 3세트에 나왔던 마민껌을 다시 내보냈고, 조재호 역시 5세트로 내려갔다. 최근 마민껌은 단식전에서 5연승을 달려 상승세에 있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컨디션이 좋아 보였던 마민껌은 강동궁과 팽팽한 접전을 벌이며 8이닝까지 8:6으로 앞서기도 했다. 10이닝에서 10:10으로 따라잡혔지만, 후공에 나온 마민껌은 2점을 득점하고 12:10으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그런데 13점째 옆돌리기 샷에서 힘 조절에 실패해 제2적구 앞에서 수구가 멈춰서는 바람에 강동궁에게 뱅크 샷 기회가 넘어갔고, 11이닝에서 큐를 잡은 강동궁이 뱅크 샷 2개를 포함 5점을 뽑아내면서 12:15로 역전패를 당했다.
세트스코어 3-0이 되면서 분위기가 크게 기운 승부는 SK렌터카가 4세트 혼합복식에서 응오딘나이(베트남)-강지은이 NH농협카드의 오성욱-김보미를 6이닝 만에 9:4로 꺾으면서 마무리됐다.
지난 3라운드 8연승에 이어 4라운드 6연승을 달리며 팀리그 최다 연승을 14연승까지 달성한 NH농협카드의 행진이 멈춰서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기자를 만난 NH농협카드 리더 조재호는 "사실 11연승 정도 했을 때 끝나기를 바랐었다. 3라운드 전승 우승에다가 4라운드까지 이러면 너무 부담이 커서 한 번 졌을 때 무너질 수 있다. 5라운드 가기 전에 한 번 진 게 오히려 잘 된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내일 경기도 당연히 열심히 할 거지만, 포스트시즌 준비를 위해서 내일은 1승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카드가 이번 경기에서 패하면서 6승 1패(승점16)가 돼 4승 2패(승점13)로 2위에 올라 있는 크라운해태와 마지막 날인 9일 차에 4라운드 우승트로피가 걸린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크라운해태는 잠시 후 오후 9시 30분에 벌어지는 블루원리조트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첫 우승에 도전한다. 두 팀의 상대전적에서는 2승 1패로 NH농협카드가 앞서 있다.
지난 2라운드 마지막 날 승부에서는 크라운해태가 4-3으로 승리했고, 3라운드에서도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어 NH농협카드가 4-0으로 승리한 바 있다.
13일 오후 9시 30분에 벌어지는 4라운드 최종전에서 NH농협카드가 승리하면, 1라운드와 3라운드, 4라운드의 우승을 휩쓸게 된다.
아직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 크라운해태는 4라운드 우승트로피와 포스트시즌 티켓 두 마리 사냥에 나선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3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