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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음 날 아침 나가 보니 마치 전날 내가 한 말에 대답이라도 하는 듯 부지런한 아이 몇이 꽃잎을 수줍게 펼치며 얼굴을 내밀었다. 어머나, 어머나! 겨우 하루, 하루 밖에 안 지났는데 이렇게 피어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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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더 지난 어제, 세상에나 이제는 피지 않은 봉오리를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꽃들이 활짝 피었다. 하얀 이파리 다섯 개를 펴고서 방긋방긋이다. 저희들끼리 무어라고 말해 떠들기라도 하는 양 방긋방긋. 신기하다. 겨우 하루, 그리고 또 하루 뿐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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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아침 만난 모습들. 나보다 먼저 배꽃들이 인사를 건넨다. 이리 좀 와봐요, 여기 좀 보라구. 그래, 잘 잤어? 밤새 비가 내리던데. 그 빗물에 이렇게 더 탐스러워졌나 보구나.
요즘은 날마다 배꽃과 인사를 나누며 하루를 시작한다. 봉오리에 갇혀 있던 꽃이 이렇게 탐스럽게 피는데 고작 나흘 밖에 걸리지 않는다니, 배꽃과 이야기를 나누기 전처럼 무심결에 지나기만 할 때는 알지 못했다. 어쩌다 눈에 들어오면 그저 데면한 눈길로 꽃이 피었구나 하고 지나치기나 했겠지. 인사를 나누기 시작하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눈길을 주면서, 말을 건네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녀석들은 하루도 멈춤없이 일하고 있었다는 것을, 어느 하루도 같은 순간이 없다는 것을. 그리고 또 하나 안 것은 배꽃들은 그 전부터 나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걸 듣지 못한 건 내가 귀를 막고 있었기 때문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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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배꽃들 뿐이랴. 세상의 모든 목숨은 다 말을 걸고 있다. 나에게가 아니라 또다른 목숨에게, 모든 목숨이 모든 목숨에게. 나는 얼마나 귀를 막고 사는지. 하긴 누구나 그 모든 목소리에 다 귀가 열려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오래도록 눈길을 주며 관심을 갖는 것 정도에 귀를 열고 사는 거겠지.
문득 나에게 배꽃같은 존재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했다. 식구들을 비롯해 어떠어떠한 얼굴들이 스쳐지났다. 나와 몇 해를 살던 개도 떠오르고, 또 몇 가지 일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라크.
2. 이라크
넉 달 전 한국군이 이라크 사람 하나를 총으로 쏘아 죽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이툰 부대를 방문하기 하루 전날이란다. 정부와 군당국은 이를 숨겨오다가 언론의 확인요청으로 일주일 전인 4월 13일에야 이것을 공개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평소처럼' '장난으로' 총을 겨누다 일어난 사고라고 했다. 최대한 축소해 발표했으리라는 것은 뻔한 일, 축소해 발표한다는 게 평소처럼, 장난으로, 사람을 죽인 거라고?
이것을 나는 바끼통에 프랭스가 올려놓은 한겨레신문 짧은 기사로 보았다. 그마저 보지 않았더라면 전혀 모르고 지났을 일. 한국에서는 우리 군인이 이라크 사람을 '장난으로' 죽인 일이 있어도 무덤할 뿐이다.
미선이 효순이를 탱크로 깔아뭉갠 미 병사들도 '평소처럼' '장난으로' 그리 했겠지, 윤금이 씨를 죽인 미 병사도 별다른 죄책감 없이 그리 했겠지. 미국이 저희들 주둔지에서 벌이는 끔찍한 범죄에 눈감아 오던 것과 하나 다를 바 없다. 미선이 효순이 때 한 번이라도 촛불을 든 이가 있다면 우리 군인이 장난처럼 죽인 이라크 청년 헤멘 바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미선이 효순이를 죽인 만행에 분노를 느낀 일이 있다면 한국군이 저지른 짓을 이렇게 덮고 넘어가게 해서는 안 된다. 만약에 그러하다면 그건 미선이와 효순이를 우리가 다시 한 번 죽이는 일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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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어떻게 해야 하나, 할 수 있는 게 없다. 배꽃에게 말을 걸다가 고작 한 일은 손바닥에 적은 글씨를 적어 사진기에 담아 본 게 다다. '장난처럼' 사람을 죽인 일에, 나도 고작 '장난처럼' 아파할 뿐이다. 이건 뭔가, 일인시위도 아니고 사람 하나 다니지 않는 죽변 산골에서 한 한손시위 정도 되려나?
[한겨레신문]자이툰부대 오발 작년 이라크인 숨져, 2005.04.13.
자이툰부대 오발 작년 이라크인 숨져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의 자이툰 부대를 방문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해 12월7일, 자이툰부대원의 총기 오발사고로 이라크 현지 치안군 ‘제르바니’(옛 민병대) 대원 1명이 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합동참모본부가 13일, 당시 자이툰부대 홍아무개(22) 상병이 외곽 경계근무를 하던 중 함께 근무하던 이라크인 헤멘 바카르(23)에게 평소처럼 장난으로 총을 겨누다 실탄이 들어있는 사실을 모른 채 한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합참 관계자는 “평소 경계근무 때 자신의 총을 들고 나가지만 당시엔 노무현 대통령 방문을 하루 앞두고 총기가 회수돼 직전 경계 근무자의 총을 인수받도록 했다”며 “홍 상병이 이 때문에 실탄이 장전된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합참은 이런 사실을 넉 달 넘도록 숨겨오다 언론의 확인요청이 있자 이날 뒤늦게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홍 상병은 귀국해 보통군법회의에서 과실치사 혐의로 1년6개월의 금고형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6s김성걸 기자 s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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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름은 뭐니? 흔하게 본 꽃인데도 나는 이렇게나 꽃의 이름을 모른다. 그 곁에 가서도 손을 내밀었다. '이라크 파병군대 철수!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2004. 4. 20. 냉이'
미군으로 입대에 이라크에 참전한 재미동포 한국인 하나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 또한 있었다. 다 남의 일이 되어버린 지금이다. 죽는 이들만 억울할 뿐.
[한겨레신문]이라크참전 미국동포 혼수상태, 2005.04.15.
이라크참전 미국동포 혼수상태
이라크에 참전한 재미동포 윤요셉(21)씨가 부상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혼수상태에 빠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5일 미주한국일보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5일(현지시간) 순찰 중 폭발물이 터지는 바람에 큰 부상을 당해 워싱턴 육군병원으로 후송, 치료를 받고 있으나 15일 현재 식물인간 상태이다.
당시 함께 순찰에 나섰던 동료 군인 3명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지만 요셉씨는 파편이 눈 위 이마를 뚫고 뇌에 박혀 이라크에서 1차 수술을, 독일로 후송돼 2차 수술을 받은 후 워싱턴으로 옮겨졌다.
윤씨는 8대독자라는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한편 할머니 박복이씨가 다니는 뉴욕동부교회(담임 황영태 목사)는 윤씨의 회복을 위해 매일 오후 9시 특별기도회를 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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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곁에 가서도 말을 건넸다. 침략을, 사람 죽이는 일을 더는 끝내라고. 지난 주에 모아 놓은 신문 기사에 나온 것만 해도 한 주 동안 죽은 이의 수는 서른 여덟, 부상자 수는 오십이 넘는다. 거룩하신 교황님이 돌아가시면 온 세계는 들썩거리지만 죄없는 이들의 목숨이 떼로 죽어가는 일에는 내가 예전 배꽃을 보던 것처럼 데면데면하다. 그저 또 죽었군, 할 뿐.
바그다드서 차량폭탄 연쇄 폭발, 50여명 사상
이라크 바그다드 내무부 청사근처에서 14일 차량 폭탄 2개가 잇따라 터져 18명이 숨지고 36명이 부상하는 등 이라크 곳곳에서 유혈사태가 이어졌다.
이라크 관리와 목격자들에 따르면 내무부 청사 주변에서 거의 동시에 일어난 이번 폭발로 인해 50여명의 사상자가 난 것을 비롯해 이라크 곳곳에서 이날 새벽부터미군과 이라크군에 대한 무장세력의 공격이 이어지며 사상자들이 속출했다.
로이터 통신은 폭발 장소가 이라크 정부 청사와 미국대사관이 있는 그린 존 입구 근처이며 폭발에 이어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바쿠바에서는 무장세력이 순찰중이던 경찰을 공격해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 키르쿠크에서는 이날 새벽 차량에 탑승한 무장세력이 남부지역의 한경찰서에 총격을 가해 경찰관 5명과 민간인 1명이 사망했다.
무장단체인 안사르 알-순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자신들 산하에 있는 `이슬람 기사단'이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티크리트에서는 미군 시설물 근처에서 차량 폭탄이 폭발하면서 이라크인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다.
또 미군 1명과 이라크군 2명도 부상했으며 인근 주택이 화염에 휩싸였다. (연합뉴스)
3. 이라크와 독도, 그리고 평택
매화가 필 무렵부터 온 나라는 독도 때문에 끓는다. 내가 사는 죽변만 해도 읍내에 나가보면 들머리부터 시작해 저 쪽 끝 방파제까지, 그리고 위로 올라가는 사잇길 곳곳에 온통 독도 관련 펼침막이 펄럭였다. '대포동 미사일을 일본으로' 부터 '일본은 자폭하라', '축, 고이즈미 사망'에 '독도는 경북땅, 대마도는 부산땅'까지 그 안에 담긴 글귀들은 더욱 가관이다. 눈쌀이 찌푸려지다 못해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여기가 바닷가 가까운 동쪽 끝이라 해서 더 그런 건가 했더니 그렇지만도 않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 7번 국도가 들르는 곳이면 어김없이 그러한 구호가 나부꼈고, 도시로 들어가면 간판부터 버스 옆구리까지 독도사랑과 일본 때려잡기로 들끓는다. 그리고 일본이 저지르고 있는 역사왜곡에 분노한다. 여기에는 어찌된 일인지 극우보수세력부터 소위 양심 세력이라 일컫는 몇몇 곳들까지 닮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와 자본, 언론 미디어가 총출동해 마련한 '민족적 자존심'이라는 용광로는 이 땅에 있는 모든 적대와 모순을 녹여 반일감정 하나로 들끓게 한다. 벚꽃이 흐드러진다. 벚꽃에게야 무슨 잘못이 있겠냐만은 나는 이러다가 저 예쁜 벚나무마저도 일재의 잔재라며 다 베어 버리자는 이들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이다.
독도와 역사 교과서 왜곡을 정점으로 하는 반일감정을 보면서 나는 기회가 되는 자리면 농담 반 진담 반, 독도를 지켜내려면 이라크 파병 철회와 평택 요새화 작전 폐지가 선행되어야만 한다고 말하곤 했다.
먼저 독도와 이라크. 이라크 침략을 정당화할 때는 힘의 논리로 일관했다. 그런데 일본이 독도를 빼앗겠다고 할 때에는 진실과 정의를 잣대로 삼고자 하고 있으니 이 모순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국제 사회에 대고 갑론을박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서로들 점잖게 말하고는 있지만 그 속내는 아마도 이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얌마, 너네는 벌써 일 년 전부터 중무장한 특수부대를 보내 남의 나라를 침략하고 있잖아. 근데 이제와서 치사하게 진실이 어떻네, 정의가 어떻네 고리타분한 소리를 떠들고 자빠졌냐? 니가 남의 것 빼앗을 때는 내팽겨쳤다가 남이 네 것 빼앗으려 할 때만 들이대는 진실이 무슨 엿먹을 놈의 진실이냐? 니네가 미국 편에 붙어 깡패질 할 때 힘의 논리 떠든 것처럼 우리도 어떤 게 우리한테 이익이 되나 따질란다." 다행히 많은 나라들이 지금은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경계해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에도 반대하며 한국의 편을 들어주는 것 같기야 하지만 그건 한국이 예뻐서가 결코 아니다. 최소한 우리가 진실과 정의를 가리자고 말을 할작 싶으면 내 뒤에 묻은 똥부터 닦은 뒤라야 할만 하지 않은가? 그런데 지금은 똥이 아니라 피다. 힘의 논리를 숭상해서는 힘의 논리에 망할 수 밖에 없다.
그 다음 독도와 평택. 이 부분은 평택 문제가 그 심각도에 견줘 너무나 가리워져 있기 때문에 말하자면 좀 길 수 밖에 없다. 최대한 이것을 내가 아는 대로 쉽게 풀어 말하면 지금 평택에 대한 미군기지확장재배치 계획은 한반도 전체를 전쟁요새화 하겠다는 작전에 다름 아니다. 무시무시한 말이나 결코 과장이 아니다. 냉전 종식부터 이루어져온 미국의 신군사전략, 그 가운데에서도 동북아시아에 대한 전략은 간단히 말해 모든 것이 중국을 겨냥해 짜여져왔고,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더하면 군수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꼬투리만 보이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분쟁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9.11 테러 뒤로는 위험 세력이다 싶은 곳이 있으면 언제라도 선제 공격을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왔다. 아프가니스탄과 수단, 이라크 침략이 그러하며 심심하면 한 번씩 뱉어대는 한반도 선제 공격론 또한 그러하다. 미국의 전통적 동북아전략에서야 대만과 필리핀, 한국, 일본은 미국의 또다른 국경이 되어 초소 노릇을 해왔다는 것을 누구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 날 미국은 더 이상 전처럼 재래식 초소가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다. 소총수나 보병도 그리 필요치 않다. 그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밀타격 능력을 갖춘 미래형 사단, 빠르고 정확한 원거리 공격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에게는 전선보다는 요새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게 어디게? 가장 적당하고도 가장 만만한 곳, 바로 한반도다. 그 가운데에서도 드넓게 들녘이 펼쳐져 있는 평택은 이미 미군이 450만평이나 주둔하고 있는 땅이기도 한 데다가 바로 옆에 한국의 해군항, 미 공군기지도 있다. 첨단 무기로 요새화하여 대북 선제공격 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신속정확한 원거리 타격에도 수월하다. 동북아에 있는 온갖 분쟁으로 출동하기에도 그보다 더한 곳이 없다. 이에 미국은 평택을 군사요새화 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우선 한반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미군기지부터 모두 평택 들녘으로 총집결시키려는 것이다. 이미 십 년 전부터 있어온 이러한 구상은 지난 2002년 평택 군기지 확장 계획을 처음 발표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차근차근 진행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있던 나는 얼마나 순진하고 어리석었던가? 주한미군이 단계적으로 감축한다 했을 때, 서울의 노른자위 용산 기지를 보지 않아도 된다 했을 때 그나마 속이 시원하다는 생각까지 했으니 속은 나도 또라이지만 속인 그이들은 또한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다시 말해 주한미군 감군과 서울 용산기지의 이전은 우리의 '자주국방 능력' 따위와 하나 관계가 없다. 우리의 힘으로 내 몬 것이 아니라 그네들이 필요없어 줄이는 것이며 제대로 전쟁 기지를 만드느라 서울에서 발을 뺄 뿐이다.
(흥분했다. 평택 이야기만 나오면 도무지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속은 게 억울해 열받고, 아직도 많은 이들이 속고 있다는 사실에 조급증이 생겨 열받고, 무엇보다 그 엄청난 일들이 이 땅에 벌어지고 있다는 게 열받게 만든다. 하지만 흥분을 가라앉힐 생각은 없다. 할 때는 해야지.)
독도 수호에 대통령과 정부가 앞장섰고, 한다 하는 재벌 기업도 다 나섰다. 언론 미디어는 말할 것도 없다. 어쩌다 트는 텔레비전에도 관련 다큐멘터리가 줄을 잇는다. 지금 미국이 전쟁기지를 만들겠다고 더 내놓으라는 평택 땅은 154만 평이다. 독도 5만 6천 평. 물론 이게 땅 너비를 수평 비교할 문제가 아님은 안다. 조업 수역이 어떻고까지 하면서 말꼬투리를 잡지는 말자. 나는 평택이 독도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외로운 섬 독도를 지키자는 데에는 너나할 것 없이 다 나서고 있는데 평택 땅을 빼앗으려고 것에는 이리도 조용할 수 있는지. 아니, 조용한 정도가 아니다. 그곳의 처절한 목소리를 평택 바깥에서는 듣지 못하게끔 꽁꽁 틀어막고 있다. (책상 한 번 치고) "이 나쁜 놈들!" 그 까닭은 간단하다. 오히려 이 땅 지배계급은 그 땅을 앞장서서 갖다 바치려 하기 때문이다. 지난 해 12월 정부는 법안을 마련했고, 국회는 이것을 통과시켰다. 내가 이리 장황하게 쓰고 있는 말의 결론은 간단하다. 독도를 지키자, 그리고 평택도 지키자. 독도는 지켜야 한다고 저리 호들갑이면서 평택에서는 오히려 지키고자 하는 주민들을 쥐어 패면서까지 갖다 바치려고 하는 이 이중성을 보면 '독도 지키기'라는 것에도 왠지 진실되어 보이지 않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제는 그 대답을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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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해 지금 정부와 자본, 언론 미디어가 총출동해 조장하는 반일감정은 숨기기 위함이다. "모두들 우향 웃! 독도 말고는 보지도 마, 듣지도 마, 생각하지도 마!" 평택과 이라크는 물론 이 땅이 제국의 전쟁 요새가 되어가는 것에는 눈길을 주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을 민족의 울분, 민족 감정이라는 것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한다. 여기에 동원된 국가주의는 극우보수 세력들까지 다 들고 일어서게 하고, 민족주의는 이 땅 양심세력마저 동요하게 만든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독도를 지키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의 역사 왜곡을 그대로 두고 보아야 한다는 말도 아니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또한 막아야 하는 것은 막아야 하는 것이다. 지난날 일본의 만행을 떠올리며 순수한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이들의 진정을 깎아내리려 하는 것이 아니다. 일본 극우 인사들의 망동을 보면 나도 누구못지 않게 마음이 격해진다. 하지만 그러한 속에서도 기인 것은 누가 뭐라 해도 기라는 말을 하는 것이고, 또한 그 안에 감추어진 것이 무엇인가 살피고 싶은 하는 것이다.
전세계를 제국의 먹잇감으로 보고 있는 미국에게는 사실 한국과 일본의 독도 분쟁에 별 관심이 없다. 일본이 역사를 왜곡하는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다만 중요한 것은 중국이라는 만만치 않은 호적수를 앞에 두고서 전쟁 장사를 제대로 펼치려면 일본과 한국이 더욱 충실한 제국의 발판이 되는 것 뿐이다. 달리 말하면 한국이든 일본이든 '국익'을 말하는 세력이 커지는 것, 우경화하는 거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 번 더 달리 말하면 그 사회가 국가주의, 적대적 민족주의화 되어가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때문에 미국은 공공연하게 한국과 일본 안에 있는 우경세력이 커갈 수 있게 힘을 실어왔다. 그런데 이것은 미국의 전략일 뿐 아니라 지구상 어디에나 있는 자본의 전략이기도 한 것이며 한국과 일본 안에 있는 지배 세력의 바람이기도 하다. 미국, 아니 이 또한 미국 지배 세력이겠지. 미국 지배 세력의 바람은 한국 지배 세력의 바람과 일치하며 일본 지배 세력의 바람하고도 또한 일치한다. 이래서 일본은 이천 년대 들어 아주 빠르게 우경화했고, 군국주의가 기승하고 있다. 얼마 뒤면 평화 헌법도 발로 걷어 차 군대를 보유하겠다고 나설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자신의 바람과 이 또한 들어맞는다. 일본이 재무장을 해야 동북아전략을 펼치기에 더욱 수월하기 때문이다. 아직 그네들에게는 일본이 견제 세력이라기 보다는 제휴 세력, 이용 가치가 훨씬 크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 독도에 대한 오래된 야욕을 드러내게 된 것이며 역사 왜곡까지 서슴지 않게 된 것이다.
한국은 어떤가? 한국 또한 만만치 않은 사회 전반의 우경화가 진행 중이다. 누군가는 현재 집권 세력이 그나마 개혁적이지 않느냐고, 혹은 386을 비롯한 민주화세대가 주류로 나서고 있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한 사회의 체질이라는 것은 주류의 자리에 지난 날 이력이나 성향이 좀 더 나은 사람들로 바뀌는 것과는 무관하다. 당장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만 보아도 지난 날 군사독재 시절보다 이른바 개혁 세력이라 하는 지금의 참여정부에서 더욱 심각하게 벌어지는 것은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그 때는 전두환 노태우가 골프장을 만드는 정도의 문제였지만 지금은 여유만 있다 하면 누구라도 골프 채를 들고 '필드장'에 가고 싶어하는 것, 제도는 민주화 되어가는지 모르지만 전반의 의식은 풍요와 편리라는 이름 아래 아주 폭력적이 되었다. 자신도 모르게 저지르는 폭력, 개인들에게 이것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바로 우경화의 본질이다. 이것은 말할 것도 없이 자본의 요구다. 개발주의자들의 요구이고, 제국의 요구이다.
때문에 우리 안에는 '국익'의 본질과는 상관 없이 국익에 도움이 되면 좋은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아이엠에프라는 국가환란을 겪었기 때문일까? 국익이라는 것은 기본으로 그 나라 지배세력의 이익이지 그 나라 백성의 이익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애당초 국가라는 말, 민족이라는 말은 지배세력의 언어였지 백성의 것은 아니었다. 하나 있다. 국가나 민족이 백성의 것일 때, 그 때는 오로지 국가나 민족을 위해 희생을 강요할 때이거나 국가나 민족이 재난 앞에 섰을 때 뿐이다. 다시 말해 이익이 되는 일에는 지배세력의 것이요, 빼앗기거나 내놓을 때는 백성의 것이 되는 것이 바로 국가이고 민족이다.
국익이라는 말이 판치는 세상, 이 나라 정부가 평택을 미국에게 상납하고 한반도 전체를 전쟁요새화 하는 것에 오히려 앞장서는 것은 그것이 지배세력에게는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배세력은 처음부터 '국가의 이익'이나 '민족의 운명'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자신들의 배를 불리고 싶을 때 악세사리처럼 갖다 붙이는 말일 뿐이다. 지금 가진 자들이 더욱 앞장 서서 대중의 의식과 감성을 조작, 반일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까닭이 겉으로는 마치 역사의식으로 민족적 사명을 다하려는 듯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쯤에서 나는 '역사'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되는데, 역사를 생각할 때 내가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는 현재를 긴장시키지 않는 역사는 제대로 된 역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해부터 정치권은 마치 시대적 과제를 하기라도 하는 양 친일 청산에 힘을 썼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며 마음이 고울 수 없었던 것은 친일을 청산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싶기 때문이었다. 그이들은 역사를 바로 세우겠다며 역사의 인물들의 행적을 쫓아 친일한 이들을 단죄하겠다고 하면서 친일파들이 했던 일을 그대로 되풀이해 저지르고 있지 않았던가? 대동아전쟁에 조선의 청년을 내보내자고 앞장선 친일파를 청산하자는 입으로 미국의 침략전쟁에는 이 땅 청년들을 총알받이로 내보내자고 하고 있었으니 누가 누구를 청산하자는 겐지, 어처구니가 없는 노릇이었다. 그네들에게 역사는 역사였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역사는 과거에 있는 것이 아니다. 역사의 자리는 정확하게도 오늘과 내일의 사이에 두고 보아야만 하는 것이다.
독도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 땅 지배세력은 대중의 의식과 감성을 반일감정에만 들끓도록 조장하지만 그 반일감정이라는 것 또한 지난날 일본의 침략에만 흥분하게 할 뿐 오늘 한반도 전체에 관철시켜 나가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 지배세력의 폭력과 모순은 교묘하게 가리고 있다. 독도 문제에 대한 흥분은 이라크와 평택, 그리고 한미일 지배세력의 음모 속에서 함께 생각해야 할 일이다.
4. 평화
나는 요즘 한 평화를 보고 있는데 그것은 이라크 어린이들과 한국 어린이들이 주고받는 편지가 그것이다. 이라크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편지를 보내 '위험해서 나갈 수가 없어, 죽음과 가난 뿐이야, 전쟁이 어서 끝나면 좋겠어' 하는 간절한 사연과 함께 '한국에 동무가 생겨서 기쁘다, 평생 동무가 되고 싶다'는 말로 그 인연을 무척 소중히 여겼다. 여기에 한국의 어린이들은 파병을 해서 미안하다는 마음과 함께 살아 달라, 네가 죽으면 나는 이라크에 동무가 없어진다 하는 말로 답장을 건네곤 한다. 이 모습에 반해 일본에 대한 들끓는 증오가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퍼져 있는 걸 보면 두려움마저 들곤 한다. 얼마 전 한 초등학교 교사가 전해주기로 '내가 살고 싶은 나라'를 말하는 국어 시간, 아이들이 힘이 센 나라가 되어야 한다며 일본으로 쳐들어가자는 말을 열에 들떠 하더라는 것이다. 어찌 아이들만 탓할 수 있을까? 여기 읍내만 해도 '민족의 적 일본은 자폭하라', '대포동 미사일을 일본으로' 하는 펼침막이 버젓이 길가에 펄럭이고 있으니 아이들은 그렇게 하는 게 마치 정의감의 표현으로 여겼을 것이다. 허나 그와 같은 논리대로라면 이라크와 한국의 아이들이 편지를 나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라크에게 한국은 침략국가, 민족의 적이며 복수의 대상일 뿐이겠지. 하지만 편지 나눔이 가능할 수 있는 까닭은 이라크에서 이 일을 맡아서 하고 있는 살람 씨가 아이들에게 제대로 평화를 가르쳤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한국이라는 나라가 군대를 보내 침략을 했지만 보통의 한국 사람들은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고, 더 많은 한국 사람들은 평화를 사랑한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의 교실은 어떠한가? 일본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못된 짓을 벌이고 있다 하여 아이들에게 일본 전체를 나쁘게 여기게끔 가르치고 있지는 않는지, 일본의 힘센 이들이 벌이는 못된 짓을 멈추게 하는 것과 일본 백성 전체를 미워하는 것을 혼동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할 일이다. 한국이 비록 이라크를 침략했지만 이 땅 대부분 사람들은 침략을 바라지 않았듯, 섬나라가 조선을 침략했을 때에도 그 땅의 대부분 일하는 백성들은 침략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그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어느 나라에 살건 일하는 백성 대부분이나 어린이들은 평화를 바란다. 한국이나 일본, 미국, 중국, 이라크 어느 곳 할 것 없다. 그저 나라 윗자리에 있는 자들이 벌이는 다툼에 휘말려 있을 뿐이다. 하지만 전쟁으로 죽거나 나라 살림이 망가져 죽음에 내몰리는 건 결국 일하는 백성들 아니던가? 그건 나라를 막론한 일이다. 서로 다른 나라의 백성이 이웃나라 백성을 미워하게 되는 일은 침략만큼이나 무서운 일. 그것은 툭하면 '국익'이나 '민족의 운명'같은 말로 백성을 볼모삼아 자신들 배불릴 궁리에만 빠져 있는 지배세력의 바람에 들어맞는다. 요즘처럼 나라 사이의 갈등과 다툼이 두드러질 때일수록 더욱 경계해야 한다. 국가와 민족, 역사를 강조하다보면 자칫 저너머 백성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이어지기 쉽다. 때문에 우리가 지금 가져야 할 것은 들끓는 반일이나 맹목적 반미가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한국 할 것 없이 그 나라의 지배세력이 노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는 일이다. 그리고 저마다의 지배세력들이 어떤 식으로 서로 협잡하거나 충돌하고 있는지 눈 맑게 뜨고 들여다 보는 일. 좌파 운동 진영은 이것을 '계급적 관점'이니 '민중적 연대'니 하는 말로 표현하곤 하는데, 말 자체가 귀에 익숙치 않은 운동권 사투리라 해도 이것은 백번 지당한 말씀이다. 계급적 관점이라는 말은 쉽게 말해 백성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백성들의 처지로 말하자는 것이다.
나는 모임에서 이라크 아이들과 편지나눔 하는 것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것이 갖는 의미를 대로 알지 못했다. 다분히 자족적 심정에 비롯한 것 같기도 하고, 감상적 태도 또한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라크와 한국의 어린이들, 그리고 한국 어린이들이 갖는 맹목적 반일 감정을 오버랩하다 보니 비로소 그 의미가 또렷이 보이는 것 같다. 평화는 서로 동무를 삼는 일, 그것은 서로를 믿는 마음이 바탕이 되는 것이며 국가와 민족을 넘어 삶의 자리에서 백성의 마음을 나누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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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20 장애철폐의 날
한참을 그러한 생각에 빠져 있다가 손바닥에 쓴 날짜를 보다 보니 4월 20일 장애인들이 한 해에 한 번 대접을 받는 그러한 날이라는 것이 생각났다. 생각하기가 부끄럽다. 지난 해 전범민중재판 릴레이 인터뷰를 하며 박경석 선생님을 뵈었을 때, 선생님은 그 외로운 싸움을 말하면서 주류 운동진영에 대한 섭섭함을 '장애의 문제를 필요에 따라 끼워 넣는 식의 립써비스 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표현한 일이 있었다. 그 뒤로 나는 아무런 한 일이 없다. 고작 한 거라고야 인터넷으로 2005 장애인차별철폐 선언단에 이름을 올린 일 뿐이다. 방으로 뛰어 들어가 싸인펜을 들고 이번엔 왼손으로 오른 쪽 손바닥에 글씨를 쓰고 감나무 곁으로 가 한손시위를 했다. '장애인 차별철폐!! 일할 수 있는 권리, 배울 수 있는 권리,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 2005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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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아주 파랬다. 박경석 선생님도, 규식이 아저씨도 지금쯤 어딘가 시내 한 복판에서 휠체어에 쇠사슬을 엮고 찻길을 막아서고 있을까? 나는 그저 내 마음만 묶어 세우고 있을 뿐이다. 황사라고 하던데 아직 이곳 울진까지는 넘어오지 않았나 보다. 감나무에 연둣빛 아기 이파리들이 손톱만큼씩 피어 올랐다. (2005. 4. 20)
첫댓글 내가 동화책만 만지작거리며 씨름하고 있을 때, 배꽃도 피었고, 민들레 복사꽃 살구꽃도 피었다. 그 사이에 이라크에도 평택에서도 또 다른 곳에서도 힘겹게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다 못 본 척 했구나.
심포지움이 오늘이지요? 가서 직접 얘기 듣고 토론에 함께 하고 싶은데(진심) 못 가 아쉬워요. 떨지 말고 잘 하세요!
잘 읽었어요.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이랑 이렇게 같을 수 있을까. 그렇지요. 한 종교의 대표가 죽은 것도 슬픈 일이에요. 하지만 어제까지 웃음꽃 피우며 놀던 아이들이 어른들이 벌인 싸움으로 싸늘한 몸이 되는 것은 더욱 가슴 미어지는 일이지요.
그리고 전쟁터에서 총을 쏘는 사람이나 그 총에 죽는 사람이나 모두 가난한 백성들이지요. 돈에 눈먼 사람들이 온갖 국가 이익을 앞세워서 전쟁을 부추기고 모든 살아있는 것을 다 죽이는 경제 개발을 떠벌리고 있어요.
하지만 봄이 되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꽃이 피고 생명의 씨앗을 세상에 퍼뜨리듯이 우리가 맑은 마음으로 어둡고 그늘진 곳에서 아파하는 아이들을 위해 하루하루를 산다면 그 생명의 씨앗이 평화의 나무가 되어 자랄 거예요. 우리 모두 조금씩 더 힘내서 서로 어깨를 겯고 걸어요. 천천히 하지만 쉼없이.
한손이라 하니, 생선 한손이 생각나넹... ^ ^;
에혀~-_-;
으후, 2004년이라고 썼네.
감동으로 읽고 갑니다^^
그 뒤로 나는 아무런 한 일이 없다...우리 아버지도 장애인이시죠. 아무런 한 일이 없는 건 우리모두입니다. 이또한 특별한 날의 감상으로 흐르지 않았으면... 삶은 진행형이기에. 운동 또한 그러한 살아있는 생명이라고 여깁니다. 매순간 치열하면서 그 자리에서 살아깨어있기! 모두 한마음이지만 서로 다른 모습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