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우리말 유래(由來)2]
1. 가차 없다.
어떤 뜻을 나타내는 한자가 없을 때, 뜻은 다르나 음이 같은 한자를 빌려 쓰는 것을 가차라고 한다.
'가차가 없다'는 것은 임시로 빌려올 것도 없다는 뜻이다. 결국 '가차 없다.'는 조금도 사정을 봐주는 일이 없다는 뜻이다.
2. 감질나다.
'감질나다'의 뜻은 몹시 갖고 싶거나 먹고 싶어 애타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원래 감질은 아이에게 젖이나 음식을 잘못 조절하여 생긴 병을 말하는 것이나 병의 증세가 몹시 애를 태우는 마음과 비슷해 '감질나다'는 말이 생겼다.
3. 건달
원래 '건달'은 불교 용어인 '건달바'에서 나온 말이다. 음악의 신인 '건달바'는 술과 고기는 먹지 않고 향기만 맡으며 허공을 날아 다녔다고 한다.
인도에서는 음악을 전문적으로 하는 배우나 악사를 '건달바'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 뜻이 우리나라에 와서는 그만 변하고 말았다.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배우나 광대를 천시하여 '건달바'라는 말이 놀면서 빈둥거리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변하였다. 이 건달바가 줄어 건달이라는 말이 된 것이다.
4. 고수레
고수레란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조금 떼어 '고수레' 하고 외치며 허공에 던지는 신앙적 행위를 말하는데,
이 관습은 충남 당진 (또는 경북 안동)의 한 시골 농부가 논에서 식사를 할 때 죽은 고씨 노인의 묘를 향해 첫술 밥을 던진 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옛날 충청도 당진 땅에 고씨라는 노파가 살았는데, 워낙 가난하여 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호의로 끼니를 이어가며 연명하였습니다.
얼마 후 기력이 다한 노파는 들에서 쓰러져 죽었고, 죽은 며칠 후 마을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그들이 바라다 보이는 건너편 산허리에 묻혔습니다.
그 후 한 마을에 살던 전 서방이 논두렁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첫술을 드는 순간 눈 앞 산허리에 고씨네 무덤이 보이는지라, "고씨네!" 하고 묘를 향해 허공에 던져 그의 혼을 위로하였습니다.
이 때문인지 전 서방네 농사는 다른 해보다 갑절은 잘 되었고, 이 사실을 전해들은 마을 사람들은 논이나 밭에서 음식을 먹을 때는 먼저 "고씨네" 하고 첫술을 던졌는데,
그렇게 한 사람들은 모두 풍년이 들었다 하며, 그 뒤로 이 행위가 전국에 퍼졌습니다. 고씨 무덤을 향한 고수레 행위는,
그 후 고수레를 하지 않고 음식을 먹으면 반드시 체하거나 혹은 재앙을 받게 된다는 속신으로 의미가 변이되었고, "고수레!" 는 풍요를 기원하는 주술적 말이 된 것입니다.
5. 골탕 먹다.
'골탕 먹다'는 크게 손해를 보거나 곤란을 당한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원래 '골탕먹다'는 맛있는 고기 국물을 먹는다는 뜻이다.
맑은 장국에 소의 머릿골과 등골을 넣고 푹 끓인 음식이 바로 골탕이다. 그럼, '골탕 먹다'가 어떻게 완전히 다른 뜻으로 변하였을까?
그건 '골탕'의 골자가 곯자와 비슷해, '곯다'라는 뜻을 떠올리게 되었다. 여기에 '먹다'라는 말에는 '당하다‘, '피해를 입다'라는 뜻도 담겨있어 그 뜻이 완전히 다르게 변하였다.
6. 까마귀 고기를 먹었나?
어떤 일을 잊었을 때 주로 '까맣게 잊었다'는 말을 쓴다. 이 '까맣게 잊었다'는 말을 까마귀의 까만 빛깔에 빗대어,
'까마귀 고기를 먹었나?'라는 말이 생겨났다. 따라서 '까마귀 고기를 먹었나?'는 어떤 일을 잘 잊어버리는 사람을 가리켜 쓰는 말입니다.
7. 까불다.
'까불다'는 차분하지 못하고 가볍게 행동하는 모습을 뜻한다. '까불다'는 원래 곡식에 섞여있는 잡티를 날려 보내기 위해 키질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키질을 하기 위해서는 쉴새없이 바삐 움직여야 했다. 여기에서 유래하여 아이들이 장난을 치거나 가볍게 행동하는 것을 '까불다.'라고 했다.
8. 깍정이
조선시대에 청계천 주변에는 전과자들이 모여 살았다. 이들은 거지노릇을 하거나 초상집에서 뜯어낸 돈으로 살았는데 이들을 가리켜 '깍정이'라고 불렀다.
이 '깍정이'라는 말이 변해서 깍쟁이가 되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그 뜻도 변해 '인색하고 얄밉게 행동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9. 고자질
고자질(告者質)이란 조선시대 왕에게 직접 말을 할 수 있는 관리 등이 간언을 올리거나 남을 비난하여
몰래 어떤 사실을 일러바치는 일에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고자질이란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에게 이르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10. 고주망태
원래 고주는 고조에서 현대로 넘어오면서 고주로 바뀐 말이다. 원래 고조는 술을 거르거나 짜는 틀을 말합니다.
망태는 망태기의 줄임말로 가늘게 꼰 새끼로 촘촘히 엮어 만든 그릇인데요. 술을 거르는 고조위에 망태에 술기운이 배어들어 술 냄새가 난다는 표현인데,
늘 술에 절어 있는 그 망태의 모습을 비유해서 온 말입니다. 사람이 고조위에 놓인 망태기처럼 술에 잔뜩 취해 있다는 의미입니다.
11. 꼭두각시
'꼭두각시'는 원래 우리나라 고대 민속 인형극의 하나인 '박첨지 놀이'에 나오는 여자 인형을 말한다. 나무로 깎아 만든 이상한 탈을 쓴 이 인형은 사람이 뒤에서 조종을 해야 움직였다.
이런 이유로 그 뜻이 넓어져 '꼭두각시'하면 무조건 남이 시키는 대로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12. 꿀 먹은 벙어리
옛날 한 벙어리가 꿀을 너무 많이 먹어 배탈이 났어요. 아내가 왜 그러냐고 묻자, 벙어리는 계속 꿀단지만 손으로 가리켰지요. 그래 아내는 꿀이 먹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고 꿀물을 탔대요.
꿀을 많이 먹어 배탈이 났는데 또 꿀을 먹으라니 벙어리는 얼마나 애가 탔겠어요. 이리하여 '꿀 먹은 벙어리'라는 말이 생겨났지요.
13. 꿩 대신 닭
옛날에는 떡국을 끓일 때 꿩고기로 국물을 우려냈다. 그런데 꿩고기가 흔하지 않아 꿩 대신 닭고기로 국물을 우려냈다.
이처럼 흔히 적당한 물건이나 사람이 없을 때, 그와 비슷한 걸로 대신한다는 뜻으로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14. 단골
옛날에는 식구 중에 누가 심하게 아프거나 집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무당을 불러다 굿을 하였다. 그런데 무당을 부를 때는 늘 같은 무당을 불렀다.
이렇게 정해 놓고 불러다 쓰는 무당을 '단골' 또는 '당골'이라고 했는데, 여기에서 유래하여 늘 정해놓고 찾아가는 가게를 가리켜 '단골집'이라고 한다.
15. 도루묵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의 일입니다. 피난길에 오른 선조 임금 일행은 걱정이 많았는데, 그 중 하나는 음식이었습니다. 전쟁 중인데 싱싱하고 맛난 음식을 마련하기가 어려웠던 것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람이 '묵'이라는 이름의 생선 꾸러미를 들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싱싱하고 담백한 생선을 먹은 임금은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은색 비늘을 가진 그 생선을 '묵' 대신 '은어'라고 부르도록 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다시 궁궐로 돌아온 임금은 그 생선이 다시 먹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상에 오른 은어를 맛본 임금은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예전에 먹었을 때의 맛과 전혀 다른, 형편없는 은어의 맛에 실망한 임금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부터 은어를 도로 묵이라 하거라?" 이래서 은어로 불리던 생선의 이름은 '도로 묵'이 되었고, 이 말이 나중에는 '도루묵'으로 바뀐 것입니다.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 말짱 도루묵이다.'라고 하는 것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랍니다.
- 좋은 글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