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4월 22일. 인안고등학교.
"슬기는 유치원에 보냈어?"
"응. 보내긴 했는데…."
"혹시 울었어?"
끄덕끄덕.
아빠가 오지 않으면 유치원에 안 가겠다는 슬기를 억지로 유치원에 보낸 경은. 그래서 지금 슬기가 어떻게 있을지 걱정이었다.
"몇 시부터야?"
"열 시부터."
"지금 9시 58분이야."
나영의 말에 경은은 책상에 엎드렸다. 유치원 갔다오면 물만두나 해줘야지.
***
하루유치원.
다들 밝은 얼굴로 아빠 얘기를 하고 있는데 슬기만 어두운 오로라를 풍긴 채 앉아있다.
"얘들아! 모두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밖에 모이자!!"
"네에!!!"
말이 수업참관일이지, 오늘은 유치원 근처에 있는 산에 올라간다. 산에서 여러가지 게임도 하고, 밥을 먹는다. 아빠와 함께.
슬기는 어두운 얼굴로 체육복을 입고 친구인 도영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나가자 친구들의 아빠가 보였다. 그 중 은태와 우주
도 보였다.
"한슬기!!"
슬기와 눈이 마주친 우주가 손을 흔들며 슬기를 부른다. 우주의 행동에 은태도 슬기를 본다.
"너도 산에 올라가?"
"난… 선생님이랑 유치원에 있을 거야."
"그러지 말고 삼촌이랑 갈래?"
은태의 말에 고개를 가로젓는 슬기.
"삼촌은 그냥 우주만 데리고 가세요."
"괜찮겠어?"
"네. 유치원에서 블럭쌓기하면 ㄷ."
순간, 은태의 눈 앞에서 슬기가 사라졌다. 대신 나이키 운동화가 보였다. 숙이고 있던 허리를 피고 슬기를 안은 사람을 보는
은태.
"그런 거 하지 말고 나랑 보물찾기 하자!"
"어? 넌 여기 어떻게?"
"자!! 아버님들!! 이쪽으로 모여주세요!!!"
대답을 듣기도 전에 모이라는 말을 들은 은태. 슬기네 반 선생님은 인원체크를 하다가 슬기 옆에 있는 사람을 본다.
"어머. 혹시 경은이 애인?"
"네?"
"제가 아빠 데리고 오기 힘들면 애인이라도 데리고 오라고 했거든요. 애인이에요?"
선생님의 말에 그 사람은 씨익 웃더니 슬기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애인보다 더 찐한 사인데요."
"네?"
"제가 슬기 아빠에요. 처음 뵙네요."
허리를 숙여 꾸벅 인사하는 승규. 승규 때문에 덩달아 선생님도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리고 선생님은 계속 인원체크를
하고 슬기는 멍하니 승규를 본다.
"승규 오빠가… 내 아빠야?"
슬기의 물음에 승규는 슬기를 내려놓고 이마에 입을 맞춘다.
"응. 그러니까 엄마한테는 비밀이다?"
3 : 45 PM
아프다고 조퇴를 하고 집에 오자마자 물만두를 한 경은. 오늘 하루종일 풀이 죽었을 슬기를 위로해주기 위해서다.
"후우. 올 때까 됐는데."
은태에게 슬기를 집으로 보내달라고 문자까지 넣었는데 슬기가 많이 늦는다.
달칵.
"…왔다."
드디어 슬기가 왔다. 어떻게 만기지? 물만두 먹을래? 아니야. 엄마랑 같이 쇼핑 갈까? 이것도 아니야. 그렇다면….
"엄마!!"
저것 봐. 싱글벌글하면서 올 줄 알았… 뭐? 싱글벙글? 슬기의 환한 표정에 놀란 경은.
"슬기야?"
"응?"
"오늘… 유치원 재미있었어?"
혹시 슬기가 상처라도 받을까봐 조심스레 얘기하는 경은.
"응! 엄청 재미있었어! 보물찾기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여전히 싱글벙그인 얼굴로 말하는 슬기. 경은은 그런 슬기를 멍하니 보다가 슬기가 건네주는 사진 한 장을 보고 정신이 들었
다.
"카메라에서 바로 사진 나왔다? 신기하지?!"
아마 플로라이드 말하는 것 같았다. 경은은 사진을 보더니 눈이 커졌다.
"슬기야."
"응?"
"…승규 오빠랑 갔었어?"
사진 속에는 슬기와 승규가 있었다. 다정해보이는 부녀지간의 모습이었다.
"승규 오빠가 엄청 잘 놀아줬어! 그래서 슬기 하나도 안 슬펐어!!"
기뻐하는 슬기의 모습을 보니 덩달아 자신도 기뻐하는 경은.
"킁킁. 이거 물만두 냄새지?"
"우리 슬기 주려고 했어. 가서 먹고 있어-"
고개를 끄덕이고 부엌으로 가는 슬기. 경은은 휴대폰을 들고 승규에게 전화를 건다.
[전화할 줄 알았다.]
경은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얘기하는 승규.
"어떻게?"
[슬기한테 얘기 들었을 거 아니야. 얘기 듣고 전화했지?]
"(끄덕)응. 그런데 어떻게 된 거야? 약속 있다면서."
[처음부터 약속 따윈 없었어.]
승규의 말이 어리둥절해하는 경은.
[놀래켜주려고 거짓말 친 거였어. 원래부터 가려고 계획했었고.]
"……."
[이야. 수업참관일이라는 거 재밌더라? 내년에도 하냐? 하면 내년에도 내가 가도 되지?]
승규의 장난스런 말에 경은은 픽하니 웃음이 나왔다.
[어라? 너 왜 웃어?]
"고마워. 오빠."
[뭘 이정도 가지고.]
"오빠 아니었으면 슬기 혼자였을 거야. 혼자 있는 거 싫어하는 앤데… 정말 고마워."
경은이 자꾸 고맙다는 말을 하니 괜히 쑥쓰럽기도 하고, 할 말이 없어지기도 했다.
[너무 그러는 거 아니야?]
"그, 그런가?'
[걔 진짜 아빠나 찾아.]
"……."
아무 말 없는 경은 때문에 승규는 아차한다. 이 얘기 하는 건 아닌데. 젠장.
"3일 뒤면 지빈이 퇴원하니까 그 때 찾을 거야. 그러니까 걱정 마."
바보야. 누가 걱정한댔냐? 얼른 니가 나한테 얘기하란 말이야.
[그래, 꼭 찾아.]
"응. 오늘 수고했어. 푹 쉬어!"
전화를 끊고 물만두를 먹고 있는 슬기에게 다가갔다.
"승규 오빠가 재밌게 해줬어?"
"응! 아빠 같아서 좋았어!!"
슬기의 말에 경은은 애써 웃으며 슬기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이 순간 슬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엄마는 우리 아빠가 승규 오빠라는 걸 모르나? 알면 슬기한테 얘기할 텐데. 그리고 승규 오빤 왜 엄마한테 비밀로 하라고 하는
걸까?'
네 살 짜리 슬기에게 너무 어려운 문제였다. 슬기는 물만두를 입에 문 채 가만히 있다.
"슬기야? 슬기야!"
"응? 왜 불러?"
"음식을 입에 물고 있으면 어떡해?"
경은의 말에 슬기는 물고 있던 만두를 입에 넣었다.
'어른들은 복잡해!'
다음날. 인안고등학교 점심시간.
급식소에서 교실로 올라오면서 어제 얘끼를 나영에게 한 경은. 경은의 얘기를 들은 나영은 놀란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그게 정말이야?"
"응! 슬기도 그랬고 나도 설마하는 마음으로 오빠한테 전화해서 물어봤어!"
"와아. 멋있다!"
우유를 먹던 나영이 싱긋 웃으며 말한다. 경은은 아직도 복잡한지 표정이 묘했다.
"그나저나 지빈이는 언제 퇴원해?"
"오늘이 23일이니까… 내일 모레에 해!!"
"확실해?"
"당연하지. 자기 입으로 직접 그랬으니까. 왜?"
"아니. 내 눈에 헛것이 보여서 말이야."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며 말하는 나영. 나영이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영이 가리킨 곳은 1학년 6반 교실이었다.
"나영아. 내 눈에도 헛것이 보여."
"너 어제 너무 충격 먹어서 피곤한가봐!"
"그럼 너는?"
"난… 공부를 많이 해서?"
"으이구. 암튼 교실에 가자!"
나영과 경은은 1학년 6반 앞에 있는 물체를 외면하고 교실로 들어가려는데,
와락.
"세상에나! 서방 모른 척하는 마누라가 어딨어?! 죽을래?!!"
프리의 주저리*
안녕하세요
프리입니다^^
이제 시험도 끝나서 마음 놓고 소설을 쓸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뻐요~!!!!
가끔 생각하는 건데... 제가 전개를 너무 느리게 하는 건
아닌가 싶네요.
솔직히 답답하시죠? 저도 얼른 전개 시키고 싶은데 너무 빨리 끝나면
재미가 없잖아요~!!!
아무래도 장편으로 늘려야 할까봐요. 정해진 양이 50편을 넘을 것 같단 말이에요?ㄷㄷㄷ
여러분 의견은 어때요~?
첫댓글 조아요조아요!!! 장편이 좋아요!!>_< 근데근데근데근데근데근데!!!!!!!!!!!!!!!!!!!!!! 누구에요!!!!!!!!!!저 이려면 궁금해서 오늘 아무것도 못한단 말이에요..ㅠㅠ 전전전전전 역시 개인적으로 승규를 사모(?) 하기때문에.. 승규였으면 좋겠지만, 지빈이 이야기가 나와서 왠지 지빈이 일것 같네요>_< 꺄아~ 다음편 언제나와요?
정말요정말요?!!! 장편이좋아요?!>_< 저도승규였으면좋겠지만지빈이겠죠?? 담편얼른올려드릴게요^-^학교때문에시간이없어서자주못올리는점사과드립니다.
장편당연 찬성이죠~~ 지빈이 귀여워요~~ 다음편 기다릴게요><
정말요~?? 지빈이칭찬감사합니다!! 담편얼른올려드릴게요><
저야 당연히 찬성이죠!!! ㅎㅎㅎ 담편도 기대할게요^^
그러시군요!!! ㅎㅎㅎ 담편얼른올려드릴게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허윽 ㅜㅜ 함께달려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승규는제꺼니까좋아하시면안돼요??ㅋㅋㅋ후하 담편얼른올려드릴게요^_^
장편이 좋아여~~
그러시군요~!! 의견참고하겠습니다~!!!
저두 씨쏘님과 동감 !!!
그러시구나 ㅋㅋㅋ 알겠습니다^ㅇ^
나눈 좋아~~ 언니 길게 썸~~ 아니 짤게 쓰면 담 소설도 좋고~~ 재밋게 재밋게~~ 나두 이제 슬슬 소설이 끝나감~~ ㅎㅎ
이소설끝나고다음소설올릴지안올릴지모르겠어ㅜㅜ 니소설끝나가는구나ㅜㅜ 아쉽지않나???
지빈은 이만물러가야되지않아요???..승규가있는데ㅡㅡ//경은이도 좀웃기네요 무튼 빨랑 승규랑 경은이랑 잘되야되욨!!!!
지빈이왜가만히있는지나중에알게될거에요^^
승규가 빨리 경은이 한테 나 알고 있다고 말해서 정식으로 결혼 했으면 좋겠어요
결말은해피엔딩으로할예정이에요^^
지빈이가 불쌍하지만 경은이는 승규랑 연결시켜주세요~~~
저도그렇게해보도록할게요~~!!
하하 장편좋은데요 지빈이랑 빨리 관계를 마무리하구 승규랑 잘됫으면 좋겟어요 !!!!! ㅠ.ㅠ 결말은 승규랑 경은이겟죠 ? 그렇게 믿을께요 !!!!!!!!!! 하하
하하 저도장편이좋답니다~!! 저도얼른그랬으면좋겠어요~!!!!!
하긴 소설이 꼬여야지 재밌지요ㅋㅋㅋ 잘풀리면 너무 이상할꺼예요ㅋㅋ 소설잘쓰시네요~ 고정으로 볼생각인데 소설많이올려주세요~^^
그러니까말이에요ㅜㅜ 님이제맘을잘아시네요!! 고정으로보신다면저야환영이죠~!!소설많이올려드릴게요^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