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늦가을 단풍에 붉게 물든 창덕궁 후원 반도지 모습입니다.
산과 물 그리고 나무 바위만 있으면 산은 산이고 물은 그저 물입니다.
또 나무 역시 나무이고 바위도 그저 바위일 뿐입니다.
그 산수간에 정자가 놓이면 그때 비로소 산과 물 나무 바위 그 자연은 인간과 어우러지는 정원으로 변모합니다.
창덕궁은 그 후원과 함께 조선의 법궁 경복궁을 제치고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오르게 됩니다.
"경복궁은 장려하나 이 도성의 바른 명당은 바로 창덕궁이다."
세종이 그 아들 문종에게 창덕궁의 자연과의 어울림과 아름다움을 극찬합니다.
그로부터 600년 유네스코는 세종의 격찬대로 1997년 창덕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것입니다.
창덕궁의 세계문화유산 기념비문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창덕궁은 '세계문화유산 및 자연유산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 1997년 12월 6일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세계유산'이란 세계적으로 뛰어나고
보편적 가치가 있어 인류전체를 위하여 보호하여야 할 문화유산을 말하는데
창덕궁이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것은 인류의 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 받았음을 의미한다.
조선 3대 임금인 태종 5년(1405년)에 경복궁의 이궁(離宮 궁성밖에 마련된 임금의 거처)으로
건립한 창덕궁은 조선시대의 전통적인 건축으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건축과
조경의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며 특히 왕궁의 정원인 후원(後苑)은 한국의 전통적인 정원으로 꼽힌다."
창덕궁은 조선의 도읍지 한양에 있는 5대 궁궐 가운데 가장 탁월한 건축미와 자연과의 어울림
그리고 조선의 전통 멋을 한껏 뽐내고 있는 가장 우수한 문화유산입니다.
벌써 5년이 흘렀습니다. 그때 여름 독일의 생태학자들이 창덕궁 후원을 찾아 한옥의 멋에 감탄했습니다.
"21세기 서양건축이 인류가 살아야 할 건축으로 찾아낸 생태건축이 한옥이다."
전원주택은 그저 자연 속에 지은 집이라고 했습니다. 전원주택은 꼭 천연의 재료로만 지은 집은 아닙니다.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이 반드시 친환경적이지는 않습니다. 생태주택은 자연에서 나는 천연의 재료로만 지어야 하고
자연과 하나 되고 싶어하는 친환경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사는 집이라고 했습니다.그 생태주택의 원형을 자연과의 합일
(合一)을 추구하고 있는 창덕궁 후원에서 찾았다고 그들은 흥분하였습니다.
그 독일인들을 그렇게 흥분시킨 창덕궁 후원 옥류천 북쪽에 있는 청의정(淸漪亭)입니다.
작은 연못을 파고 그 가운데 정자를 앉혔다. 역시 인조 14년(1636)에 세웠습니다.
청의(淸漪)란 맑은 물결이라는 뜻으로 청의정은 맑은 물결을 감상하는 정자라고 하겠습니다.
정조는 '청의정시(淸漪亭詩)'로 청의정 옆을 흐르는 맑은 여울물을 노래하였습니다.
청의정은 창덕궁 후원에서 유일하게 초가지붕을 얹었습니다.
청의정에 있는 주련이 이 정자와 주변을 조성한 사람의 생각을 잘 전합니다.
"신선의 이슬은 길이 요초에 푸르게 맺혔고
채색 구름은 깊이 옥지를 곱게 감쌌네.
물고기는 물결 위에 뛰어 때로 첨벙거리고
꾀꼬리는 짙은 나무에 들어오래 서성거리네."
네모 반듯한 터정에 논을 풀고 모를 심게하고 석대를 모아 정자 청의정을 세웠습니다.
하나의 건물에 여러가지 도형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정자입니다.
청의정은 바닥의 평면은 네모(方形)졌지만 서가래 구성은 팔각형이고 지붕은 원형으로 지어졌습니다.
바닥의 방형은 네모지다고 여긴 땅을 상징하고 원형의 지붕은 둥글다고 생각한 하늘을 상징합니다.
도형학적으로 원형과 방형 팔각형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원형과 그에 내접하는 방형 사이에는 8각형이 자리합니다.
원형과 방형 사이에 있는 팔각형은 바로 인간을 상징합니다.
원형과 방형 그리고 팔각형으로 이루어진 창의정은 천지인(天地人)의 삼재(三才)
바로 전통적인 우주관을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청의정에는 64개의 서가래를 쓰고 있다. 64괘를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청의정이 원래는 '작은 못' 속에 있다고 했습니다.지금은 연못이 아니라 '작은 논'속에 있습니다.
왕이 이 논에서 농사체험을 한 친경례를 치렀다고 합니다.
창덕궁과 그 후원의 답사는 11월 12일(수) 오전 10시 돈화문에서 출발합니다.
참고로 창덕궁 입장료는 3천원입니다. 후원은 별도로 5천원의 입장료를 내야합니다.
11월 창덕궁 후원 특별관람은 10월 14일 예약을 해야 합니다.
답사를 하실 회원들은 10월 13일까지 참가신청을 하여야 합니다.
휴대전화 011-412-5224로 문자메시지나 이메일 youheech@hanmail.net로
참가신청을 받습니다. 그날까지 답사참가신청을 하여야 합니다. 꼭 명심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