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중랑구 면목동 용마산 자락에 있는 사가정공원이다.
사가정공원은 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 1번 출구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다.
전체 면적 10만 9,635㎡(3만 3천 2백여 평)에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대학자였던
서거정(徐居正)의 호 ‘사가정(四佳亭)’을 따서 지은 사가정공원이다.
서거정(1420∼1488)은 조선 전기의 문신으로 자는 강중(剛中)·자원(子元), 호는 사가정(四佳亭) 혹은 정정정(亭亭亭)이다.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지식인 서거정은 45년간 세종·문종·단종·세조·예종·성종의 여섯 임금을 모셨으며 신흥왕조의 기틀을 잡고
문풍을 일으키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원만한 성품의 소유자로 단종 폐위와 사육신의 희생 등의 어지러운 현실 속에서도 왕을
섬기고 자신의 직책을 지키는 것을 직분으로 삼아 조정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김시습과 쌍벽을 이룬 당대의 대문호였지만,
생육신인 김시습과는 달리 계유정난 때 세조의 편에 서게 되어 출세가도를 달린 고위관료였다.
명나라 사신 기순(祁順)과의 시 대결에서 우수한 재능을 보였으며 그를 통한 〈황화집 皇華集〉의 편찬으로 이름이 중국에까지
알려졌다. 그의 글씨는 충주의 화산군권근신도비(花山君權近神道碑)에 남아 있다. 시호는 문충이며, 대구 귀암서원(龜巖書院)에
제향 되었다.
'사가정' 공원 입구에 '한중(閑中)' 이 새겨져 있다.
오른쪽에는 시 한중(閑中)의 원문이 있다.
白髮紅塵閱世間
世間何樂得如閑
閑吟閑酌仍閑步
閑坐閑眠閑愛山
왼쪽에는 한글로 된 시문이 실려있다.
홍진에 백발이 되도록 세상을 살아보니
세상살이에 그 어떤 즐거움이 한가로움 같으랴.
한가히 시 읊고 한가히 술잔 들며 한가히 산보하고
한가히 앉아 쉬고 한가히 잠들고 한가히 산을 즐김에야.
서거정의 시 ‘춘일(春日)’이다.
金入垂楊玉謝梅 (금은 수양에 들고 옥은 매화에서 떠나는데)
小池春水碧於苔(작은 못의 봄물이 이끼보다 파랗구나.)
春愁春興誰深淺(봄의 수심과 흥취는 어느 것이 더 깊고 얕은가? )
燕子不來花未開(제비는 아직 오지 않고 꽃도 피지 않았네.)
그의 시 <독좌(獨坐) 홀로 앉아>이다.
찾는 손 없이 홀로 앉아 있으니(獨坐無來客)
빈 뜰엔 빗 기운이 어둑어둑(空庭雨氣昏)
물고기가 흔들어 연잎이 움직이고(魚搖荷葉動)
까치가 앉아 나무 끝이 너풀거리네(鵲踏樹梢飜)
거문고에 습기가 끼었으니 오히려 잘 울리고(琴潤絃猶響)
화로는 차가우나 불씨는 아직 남았네(爐寒火尙存)
진흙 길이 출입을 방해하니(泥途妨出入)
온종일 문을 닫아두어도 괜찮으리(終日可關門)
그의 시 <수기(睡起) 잠에서 깨어나라>이다.
주렴의 그림자 방안 깊숙이 드리우고(簾影深深轉)
연꽃 향기 연이어 방안으로 들어오네(荷香續續來)
홀로 낮잠을 자다 꿈에서 깨니(夢回孤枕上)
오동잎에 우두둑 떨어지는 빗소리(桐葉雨聲催)
서거정은 용마산 자락에 정자 사가정(四佳亭)을 짓고 살았다.
그는 정자에 그가 좋아한 매화 대나무 연꽃 해당화 네 가지 꽃과 식물을
심어놓고 만끽했다고 한다. 그의 호 사가(四佳)는 '네 가지의 아름다움'
'네 가지를 좋아함'을 뜻한다.
2005년 4월 13일 개장한 사가정공원은 면목동 산 50번지 일대의 면목약수터지구 입구에 약 3만3천2백여면 규모로 조성되었다.
공원의 명칭은 용마산 부근에서 거주했던 조선 전기의 문인인 사가정 서거정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그의 호를 따서 지어졌다.
또한 그의 대표적인 시 4편을 골라 시비를 만들어 설치함으로써 공원이용객들이 산책과 함께 명시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피크닉장, 어린이놀이터, 체력단련시설, 자연형계류, 사가정(전통정자), 다목적광장, 냇가휴게소 등
다양한 휴게시설과 운동시설, 조경시설이 갖춰져 있어 주민들의 수준 높고 쾌적한 휴식공간이자 중랑구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사가정공원 오른편에는 수영장과 체력단련장, 대체육관 등을 갖춘 지하2층, 지상3층 연면적 6,109㎡(1,848평)규모의
‘중랑문화체육관’이 2006년 9월25일 개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