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은 이미 사라진 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현재 국내 결핵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8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결핵의 원인 균인 결핵균은 주로 폐로 침범하여
폐결핵을 일으키지만, 폐 이외의 신장, 뇌, 척추, 림프절 등
다른 장기 기관에 침범하면 폐와 마찬가지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결핵균이 몸에 숨어 있어도 아무런 증상이 없는 ‘잠복결핵’의 경우이다.
특히 대부분 결핵과 폐렴 초기 증상을 쉽게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핵에 걸렸다는 인식 없이 감기 몸살 기운이나 원인 모를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결핵성 척추염으로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결핵성 척추염은
일반적 척추 질환과 다르게 염증 반응으로 인한 체중 감소, 발염감, 피로 등의
전신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척추 결핵의 정식 명칭은 결핵성 척추염으로 척추에 생기는 결핵성 병변이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결핵균이 척추에 감염되어 생기는 질병으로,
척추에 들어간 결핵균이 괴사를 일으켜 척추 뼛속에 공동을 형성하면
척추의 변형이 일어나게 되고 신경 압박이 진행되어 척추 통증, 팔 다리의
방사통증 및 심할 경우 운동 장애까지 오게 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척추 파괴로 인해 척추뼈와 척추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척추 관절 등이 안정적으로 고정되지 못하여 디스크와 그 주변 부위를 압박하는
척추 불안정성이 발생하게 되며, 손상된 척추와 뼈 주위에 형성된 농양이
주변 조직으로 퍼질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특히 척수 신경 압박이 심할 경우
하지 마비가 동반될 수 있으며 치료 이후에도 척추가 굽는
척추후만증의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
임상 증상 관찰과 X-ray, CT, MRI 등의 영상 검사를 통해 척추결핵을
확인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를 채취하거나 조직 검사를 하여 얻어진
검체를 검사하여 결핵균을 확인할 수 있고, 괴사와 같이 결핵의 특정적인
조직 양상이 관찰되기도 한다.
결핵성 척추염의 치료는 항결핵제를 투여하게 되며 이때 사용하는 항결핵제는
폐결핵에 사용하는 약제와 같다. 치료 성공률은 70% 이상이며,
치료 시 적절한 안정, 영양제 공급, 보조기 착용 등 척추 자체에 대한 치료와
결핵 균을 종식시키는 내과적 치료를 동반하게 된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로는
병증이 해소되지 않거나 척추 골 괴사로 인한 불안정성이 심하여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후방 고정술이나 척추 유합술을 실시하여 회복할 수 있다.
척추결핵 환자의 경우 대부분 노령의 환자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합병증을 주의해야 한다. 결핵성 척추염에 대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4년~ 2018년 환자 연령별 요양급여비용총액 비율에 따르면 척추 결핵
전체 환자의 61%가 70세 이상 고령 환자인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단순한 척추 질환과 달리 6개월 이상의 내과적 치료를 동반해야 하므로
치료 이후에도 예후를 관찰하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척추는 비교적 많은 혈액이 통과하는 인체 구조물로 호흡기를 통해 들어온
결핵균이 혈액 내로 침투한 이후 혈류를 타고 흐르다가 척추에 정착하게 되면
결핵성 척추염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결핵 환자의 전염성이 사라졌다고
판단되기 전까지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고 사람이 밀집되어있는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통해 호흡기를 보호하여 예방하여야 한다.
특히 기존에 결핵 이력이 있거나 컨디션이 급격히 저하되고 발열 등
이상 증상이 있는 경우 조기에 검사해 발견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화농성 척추염이나 척추압박골절, 강직성 척추염과 같은 여러 가지
다른 척추 질환과 감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