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a Fide Holder - 善意의 管理者
- 당연히 있다고 믿어지는 곳에 의외로 없어
- 계약서 상 요식행위 정도로 그 의미의 중요성인식 소흘
- 피해자가 묵과하지 않아야 개선기대
무역에 입문하여 깨알같은 裏面 約款을 들여다 본 사람이면 자주
나타나는 "선의의 관리자의 注意로서" 하는 구절을 보게 되는데
의미를 알아보고는 그저 계약서의 "요식행위" 거니 하는 정도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말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란 매우 광범하고 엄정하여 분쟁이 생겼을 때에는 흔히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되곤 한다
그런데 세상에는 상식적으로 이런 일은 당연히 "선의의 관리자의
주의로서 관리되고 있는 곳" 이라고 생각되는 곳이 그렇지 않은
곳이 허다하다
세상의 상식에는 仁術을 펴는 곳이라는 종합병원에서 단골 長期患者에게 "선의의 관리자의 주의" 로서 대하지 않는 병원이 있겠냐고 하겠지만 내 경우 두 번의 큰 수술 후 의료보험조합에서는 병원이 과다징구 했다면서 두 번이나 수십만 원씩 찾아주었다 처음
것은 찾아내는데 병원 측이 "이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지 않을
생각이냐?" 는 등의 협박성 말을 환자에게 하며 이의를 철회하라고 병원에 갈 때마다 원무과에서 종용했다.
문의를 낸 의료보험조합에는 회신을 하지 않아 돈을 찾아내는데
근 일년이 걸렸다 우리 나라의 유명한 대학병원이요 미션계의 병원이 이 꼴이다 그 후에도 병원에 갈 때 원무과에서는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설령 필요하다해도 당신은 이의제기를 할 사람이니 의료보험법에서 정한 시술이외에는 할 수가 없으니 그렇게 알라고 경고인지 협박인지를 계속하고 있다
원무과의 담당자가 바뀌어도, 병원에 갈 때마다 내가 가면 접수를
안 해주고 나보고 원무과에 들어가 보라고 하든가 나를 세워 놓고
원무과에 내가 온 것을 알린다 이런 일련의 사태는 종합병원에서
조직적으로 의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선의의 관리자의 주의가 아니다
종합병원에서 큰 돈 들어가는 검사를 했을 경우 그 결과를 보러
아침 10시에 예약이 되어 있는데 그 날 외래에 온 손님이 많으면
오전에 온 손님의 맨 꼴지 쯤에야 진료를 받게 되는 것은 거의 공식과도 같다 오래 기다리더라도 다른 데로 갈 리가 없는 환자이니
새로 온 환자들을 다 보느라 제일 뒤로 진찰 순위가 밀리는 것이다
위의 경우 둘 다 다른데 갈 수가 없는 확실한 고객이 되면 "선의의 관리자의 주의" 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선의의 관리자의 주의란 이들 머리 좋은 의료업자들에게는 새로운 고객을 끌기
위해 새로운 고객들에게만 공여 되는 특별배려인 것이다. 물론 운영진의 짓거리이지 의료진의 의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같은 결과이다
큰 컴퓨터회사의 제품을 샀는데 보증판매기간 중 수리를 의뢰했더니 부품을 공급받으려면 3-4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느냐고 했더니 기본 부품은 구비해 놓지만 원체 수리가
많이 들어와 부품을 새로이 공급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애프터서비스 하는 부서가 원래는 그 회사의 일부였다가 종업원들을 퇴출시키면서 독립회사가 되어 이름만은 그 회사이지만 내용은 전혀 별도 회사가 되어 메이커의 신용과 책임보다는 별도 회사의 이익관리가 더 중요한 것이 되었기에 어차피 다른 데로 갈 리가 없는 보증수리는 시간이 남을 때 해준다는 발상이 부품하나 교환에 3-4일씩 걸리는 것이다.
무역에서 수입상이 수출상에게 해상운임을 문의하며 그것을 자기가 부담하겠다고 할 때 최선의 싼 요금을 찾아서 알려주어야 하는데 그런 노력 없이 그냥 자기에게 리베이트를 주는 선사의 요금을
알려주고 그곳으로 선적하는 일이 흔한데 이것 역시 "선의의 관리자의 주의" 는 아니다
나의 편의나 이익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유리하게 관리해 주는 것을 "선의의 관리자의 주의" 라는 용어로 무역계약에서는 이것을 定意하고 있는데 이 개념은 무역계약 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관계에서 적용되는 말이다 그런데 당연히 이것이 지켜져야 하는
곳에서 위와 같이 지켜지지 않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이것은 상대방의 선의를 담보로 상대방을 배반하고 나의 이익을
쫓는 배신행위가 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일을 대할 때 그런 일은 세상의 상식이니 나 하나가 유별나게 항의하거나 따져보았자
나만 손해라는 피해의식에 빠져 타산적인 생각으로 그냥 못 본 척
용납한다 우리의 普遍常識이 이런 일을 용납하지 않을 때, 우리
사회는 보다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 이호영 -
E-mail : hafenhbg@hanmail.net
【물류신문】 2002년 4월 15일자 『이호영의 千字칼럼』(39)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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