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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집 3의 성격장애
1) 회피성 성격장애(Avoidant Personality Disoder)
가) 증상과 특성
회피적 성격장애는 낮은 자존감, 거부에 대한 극도의 예민함, 불안과 불신, 사회적 두려움, 소심함, 사회적인 불편, 당황하거나 바보스럽게 행동할 지도 모른다는 자기의식 등을 갖는 억압되고, 내향적이며, 불안한 행동유형이다. 이 장애는 분열성 성격장애와 마찬가지로 사회적으로 철수경향을 드러내고 있지만, 분열성 장애가 사회적 무관심과 정서적 메마름이 특징인 반면, 회피적 성격장애는 사회적 관계를 갖고자 하지만 이에 대한 불안과 근심이 특징이다. 다시 말하면 이 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관계에 대한 욕망은 강렬하지만 너무 수줍고 억압되어 있고, 그런 관계를 얻기에는 너무나 두려운 것이다. 이 회피성 성격장애는 의존성 성격장애와 상당히 중복된다는 보고가 있다(Kass et al., 1985; Trull et al., 1987). 회피적 성격장애와 의존적 성격장애는 대인관계의 불안정성과 대인관계에 대한 강한 욕망, 낮은 자존감 등을 공유하고 있다. 회피적 장애자들은 대인관계를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의존적 장애자들은 대인관계를 끝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회피적인 사람들도 의존적인 내담자와 마찬가지로 일단 관계가 시작되면, 이 관계에 집착하고 관계가 끊어지는 것에 대해 상당히 두려워한다.
2) 의존적 성격장애(Dependent Personality Disoder)
가) 증상과 특성
의존적 성격장애는 일상적인 일이나 결정에 있어서조차 스스로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성향이 특징적이다. 혼자 있을 때 무력함을 느끼고 자신이 없으며 생활에서 끊임없이 중요한 타인의 보증을 요구하며, 다른 사람의 요구에 순종하는 경향이 높다. 이 내담자들은 의존관계를 중요시하고 지속하기 위하여 관계속의 다른 사람의 무시나 학대까지도 잘 참고 견디며, 인정을 받기 위해 자신의 지위를 격하시키기까지 한다. 자기 주장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는 전혀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한다. 예컨대 어느 여고생은 친구가 자기를 떠날 것을 걱정하여 그녀가 여러 번 약속을 어기는 것이 못마땅하였지만 그 때문에 혼자 울음을 터뜨리기까지 하면서도 한 번도 항의를 못하였다.
이 장애는 DSM-Ⅲ 이전까지는 수동-공격성 장애와 같은 유형으로 분류되었다. 이 장애는 수동-공격성 장애와 마찬가지로 복종적인 대인관계가 위주인데, 후자는 적대적인 복종인 반면, 전자는 우호적인 복종으로 특징 지워진다. 이 장애는 여성에서 더 발생빈도가 높은데, 이에 대해서는 성 편견을 제기하는 학자가 있다. 즉, 건강한 행동에 대한 남성의 편견이나, DSM-Ⅲ의 진단 준거가 여성적 행동에 대한 고정관념을 반영하고 있어서 남성의 의존적 행동형태를 간과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Kaplan, 1983).
나) 사례
R씨는 자존감이 결여되어 있고, 무슨 일을 하든지 어머니의 도움 없이는 엄두를 못 낸다. 새로운 옷을 사는 것, 친구 사귀는 것이나 대학학과 선택하는 것 등 어떤 행동도 어머니가 결정을 돕지 않은 경우가 없을 정도이다. 이 때문에 어머니를 멀리 떠나는 것이 어려워 집 가까운 대학에 진학하였고, 결혼도 어머니가 괜찮다고 허락한 청년과 교제하다가 결혼하게 되었다. 다행히 남편도 어머니처럼 잘 돌보는 사람이어서 남편에게 지극히 헌신적인 결혼생활을 하였다. 결혼 후 잘 지냈는데 시간이 경과하면서 R씨는 불안하고 초조해져 상담을 받게 되었다. 상담에서 어머니나 남편이 점점 나이가 드는데 혹시 자기를 떠나게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하였다. 남편의 권유로 회사에 다니는데 근래 들어온 윗사람이 때로는 개인적 일까지 R씨에게 시키고 성추행에 흡사한 행동을 하는데도 이를 단호히 대처하지 못하고 남편이 알까 봐 걱정을 해왔다(Kendall과 Hammen(1996)의 사례에서).
3) 강박적 성격장애(Obsessive-Compulsive Personality Disoder)
가) 증상과 특성
강박적 성격장애는 완벽을 추구하고, 행동적으로 엄격하며 정서적으로는 위축되어 있고, 원칙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의례를 중요시하며, 지나치게 꼼꼼한 것이 특징이다. 강박적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들을 희생시켜가며 자신의 일에 헌신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자신의 일을 즐기는 것이 아니며 자신의 잠재력을 완전히 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 이유는 그들이 과도하게 완벽을 추구하거나 엄격하고 그런가 하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유부단하기 때문이다.
강박적 성격장애는 현재 임상장면에서 자주 진단되는 장애가 아니다. 이런 성향은 대학생을 비롯하여 일반 사회생활 하는 사람 가운데 상당히 있지만 상담이나 치료를 받으려는 경우는 드물다. 어떻게 보면 강박성 성격은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현대사회에서 잘 적응하기도 한다. 강박적 성격장애자들은 상당 부분, 강렬한 욕망과 경쟁심, 시간에 쫓기며 쉽게 적대적이 되는 A유형의 성격과 일치한다. 이 성격은 스트레스에 취약하기는 하지만 성취 지향적이고 성공적인 생활을 하는 경우도 많다. 강박성 성격장애자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갱년기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는 보고도 있다. 이 장애는 불안장애의 하위유형인 강박장애와는 다르다. 이 성격장애자들이 강박장애로 발전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며 강박장애 환자들의 기저의 성격도 강박성 성격이 아닌 경우가 많다.
나) 사례
강군은 대학원생으로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인데 지나치게 완벽주의적인 생활태도 때문에 공부가 비효율적으로 잘 안되고. 1차 고시에 합격하고도 세 번씩이나 고시에 실패하여 무기력해져서 상담을 받게 되었다. 그는 평소에 빈 틈 없이 생활을 하고 있고, 자기 방도 철저하게 잘 정리하고 있다. 고시 공부할 때에도 한 주제, 한 주제 공부하면서 완벽하게 이해하고 기억하지 않으면 다른 주제로 넘어가기 어려워 많은 시간을 공부에 할애하면서도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강군은 고등학교 때에도 이런 특성이 뚜렷하였는데, 한 가지 예를 든다면 고교시절 집단 지능검사를 받았는데 IQ가 103점이었다고 한다. 전교에서 5등 안에 늘 들었는데, 지능지수가 낮아서 담임선생으로부터 너는 머리는 별로 안 좋은데 노력을 엄청나게 하는 모양이라는 말을 여러 학우 앞에서 들어서 창피하였던 기억을 회상하였다. 강군의 최근 개인지능검사에 의한 지능지수는 IQ 140이었다. 이런 차이는 강군이 지나치게 완벽적이어서 정답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 때문에 집단검사에서 시간제한에 걸려 점수가 낮게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학부 3학년 때 고시를 보기로 작정하였는데 변리사 시험을 볼 것인지 회계사 시험을 볼 것인지 결정하는데 1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결정하는 데에서의 이런 비능률과 공부방식의 효율성 때문에 우수한 능력을 갖고도 고시에 합격하는데 무려 4년이 걸렸다.
4) 수동-공격성 성격장애(Passive-Agressive Personality Disoder)
수동-공격성 성격장애는 원래 Abrham의 구순적-가학적 성격에서 비롯되었지만 수동-공격성 성격장애를 처음으로 이름붙인 것은 2차대전 중 한 군의관에 의해서였다(Unitet States Joint Armed Services, 1949). DSM-Ⅰ에서는 이 성격장애가 3가지 하위범주의 하나로 받아 들여졌다. 즉 수동-의존적 성격장애, 수동-공격적 성격장애 그리고 공격적 성격장애이다. 이 중에서 수동-공격성 장애만 DSM-Ⅲ에 포함되었는데 진단준거와 발생빈도가 낮아서 DSM-Ⅳ에서는 빠졌다. 그러나 이 성격장애가 우리나라의 임상장면에서는 드물지 않게 관찰되고 있어서 우리나라 문화와 관련되는 문화증후군으로 보려는 학자도 있다(김광일, 1995). 수동-공격성에 대한 DSM-Ⅲ의 진단준거에 따르면, 권위에 대한 수동적 저항 뿐 아니라 불평, 비난, 분개, 짜증내는 성향 등을 보인다.
가) 임상적 특성
수동-공격성 성격장애는 빈둥거리기, 늦장 부리기나 잊어버리기, 고의적으로 무능하게 보이기 등과 같은 행동으로 수동적이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권위, 요구, 의무, 책임 등에 저항하는 성향이 위주인 성격장애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불평을 잘 하고, 푸념을 늘어놓고, 따지기 좋아하며, 비난하고, 비판적이며, 만족할 줄 모르고, 심술 사납기 쉽다. 특히 외부에서 주어지는 일이나 요구가 있을 때 그런 행동을 보인다. 이들은 화가 나거나 불만스러울 때 이를 직접적으로는 인정하거나 표현하는 대신, 저항적이고 부정적인 방식으로 표현한다. 예컨대 직장에서 상사가 마음에 들지 않은 일을 하도록 요구받게 되면 못하겠다는 반응 대신 특정한 자료를 요구하거나 구실을 붙여서 일을 유보하거나 미루는 것으로 불만을 드러낸다. 이들은 자기 자신은 언제나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으며 오해받고 있고 불만족과 학대받는다는 의식이 강하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수동-공격성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신체적 장애나 우울장애로 발전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 장애의 진단에서 문제로 제기되는 것은 이 장애가 다양한 상황에 걸쳐 일관되고 분명한 특징을 보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Widiger & Frances, 1985).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보고 된 임상연구가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흥미 있는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김광일과 조연규(1995)의 연구에 의하면 이 장애를 보이는 사람들은 대체로 4단계의 경과를 밟는다고 한다. 즉,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하는 단계가 있고, 좌절이나 기대에 어긋나는 경험을 하면서 의욕을 상실하고 자존감이 손상되며 주의 장애나 신체증상을 보이는 좌절단계가 있다고 본다. 그러다가 모든 좌절의 원인을 부모에게 돌리고 부모의 기대와는 반대로 어깃장을 치는 행동을 하는 단계가 있다. 이때에는 자기를 망치는 행동을 자초하면서 부모를 괴롭힌다. 끝으로 이런 행동이 좀 더 진전되면 적극적으로 부모에게 공격행동을 하기도 하고 기물을 파괴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렇듯 단계마다 다른 행동특징을 드러내고 있어서 이 성격장애는 우울장애나 경계선 성격장애, 알코올중독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50% 가까이 된다.
나) 사례
60년대 말 하 군은 대학 2학년 때 학교를 자주 빠지고 대마초를 피우고 이웃사람의 생활을 방해하여 문제가 되어 입원했던 학생이었다. 그는 입원 전에 학교는 거의 안 나갔고 팝음악에 심취해 있어서 밤늦은 시간에 대마초를 피우면서 팝음악을 듣는 것이 일상생활이 되었다. 그는 며칠 전 옆집 사람이 생활에 방해된다는 항의를 받고 알았다고 말하고는 더 크게 음악을 틀었다고 한다. 그 사람이 참다못하여 파출소에 신고하였고, 파출소에 불려가 한 번만 더 그러면 경범죄로 고발하겠다는 경고를 받았다. 그 후 이틀쯤 지나서 밤에 술을 마시고 들어오면서 이웃집 대문을 발로 서너 번 찼다고 한다. 이런 여러 가지 행동 때문에 부모가 이런 행동을 조절하고자 정신과에 입원을 시키게 되었다. 하 군은 고교 상급반 때에도 줄담배를 많이 하고 지각조퇴를 자주하는 등 문제가 생겨서 입원한 적이 있다. 그와 면접에서 안 사실은 다음과 같다. 당시 중학교 입학시험이 있을 때인데, 서울의 명문중학교에 입학하였고 중학교 2학년 까지만 해도 모범생이었으며 우등생이었다고 한다. 고교에 입학한 후 성적이 떨어졌고, 이때부터 하 군은 공부를 안 하고 누워있거나 무기력해졌다가 고 1년 2학기쯤에 술 담배를 하기 시작하였고 부모와 어긋나기 시작하였다. 고 2때 반에서 주먹 쓰는 김 군과 언쟁을 하게 되었는데 방과 후 보자고 하여 싸우게 되었다고 한다. 많이 얻어맞았지만 다음 날 하 군은 김 군에게 또 도전하였고, 맞으면서도 5~6차례 계속 도전하였더니 나중에는 김 군이 무릎을 꿇고 빌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그 후 고교시절 내내 학교선생에게 야단맞으면 조퇴와 지각을 더 번번이 하였으며 집에서도 야단을 덜 칠 때에는 학교에 그런대로 잘 다니다가 야단맞으면 오히려 어깃장을 치곤하였다. 하군 스스로도 부모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부모를 괴롭히고자 일부러 어깃장을 친 때도 있었다고 하였다.
참고문헌
Walter Mischel 저 손정락 역(1997) 성격심리학 서울 교육과학사
원호택(1997) 이상심리학 서울 법문사
Sol. L, Garfield 저 원호택 역(1989) 임상심리학 서울 법문사
박영숙 저(1994) 심리평가의 실제 서울 하나의학사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1994) DSM- Ⅳ Washington 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