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의 3대 명절과 한국교회

[최성길/장로]

우리나라에는 설날, 추석, 단오, 동지 등과 같은 고유명절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에도 유월절, 칠칠절, 수장절 같은 고유명절이 있습니다. 한국교회에서는 이스라엘의 고유명절을 지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칠칠절은 맥추감사절로, 수장절은 추수감사절로 헌금도 받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굳이 예수님을 부인하는 유대교의 절기를 지킬 필요가 있을까요? 이스라엘의 절기를 지키면서도 정작 가장 핵심인 유월절은 왜 빼놓고 지키고 있는 것인가요?

이스라엘의 3대 명절

유월절

“유월(逾越)”이란 말 그대로 “넘어갔다(pass over)”란 뜻입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종살이 하고 있을 때에 하나님께서 이집트의 모든 장자나 처음 난 동물들을 치시는 밤에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른 집은 그냥 지나치셨는데 이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유대민족은 이 사건을 기억하며 가정과 국가적으로 큰 명절로 지키게 되었는데 이 명절은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명절로 그 후 현재까지 약 3,500년간 지켜 내려오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 된 절기가 되었습니다. 그 절기는 다음과 같이 지켜졌습니다.

우선, 기간은 아빕월 14일부터 7일간 입니다. “아빕월”(16:1) 이란 양력으로는 3~4월인데, 이스라엘의 달력으로는 1월 달입니다. 원래 이 아빕월은 유대민족의 민간달력으로 보아서는 7월 달입니다, 그러나 출애굽 사건 이후 이를 기념하고자 국가적으로 아예 아빕월이 한 해의 첫 번째 달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후에 이 말은 유대민족이 바벨론 포로생활을 마치고 귀한 이후부터는 비벨론 명칭인 ‘니산월’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서는 제사물을 준비하여야 헸습니다 그것은 소나 양으로 첫날 저녁 제사들 드리고서는 아침까지 그것들을 남기지 말아야 했습니다. (16:2, 4) 부패방지의 차원도 있었지만 함께 나누어 먹기 위함이었습니다. 특별히 어린양은 온 인류의 죄를 속하기 위해 희생제물이 되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 합니다. (고전 5:7) 따라서 이것은 사람들을 위하여 희생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몸과 정결한 피를 욕되게 하거나 더럽히지 말라는 상징적인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12:10)

또한 빵은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먹었는데 이는 무교병이라 부르며 이스라엘이 출애굽 하는 밤 워낙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발효시킬 시간도 없이 밀가루 반죽을 그대로 옷에 싸가지고 나온 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유월절은 무교절 이라고도 합니다.

이 빵은 이 명절 기간 동안 계속 먹어야 했는데 이 고난의 빵을 먹음으로 평생 출애굽 한 날을 기억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16:3) 그 외의 누룩이 들은 어떤 과자나 빵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16:4) 유월절에는 6가지 음식이 있는데 이를 ‘세데르 음식’이라고 합니다. 정강이 뼈, 삶은 달걀, 쓴 나물, 파슬리나 셀러리, 양상추, 소금물 하로셋 입니다.

유월절은 출애굽 당시는 각 가정에서 지켰으나 모세는 여호와의 이름으로 선택된 곳, 즉 예루살렘 성소에서 지킬 것을 명령했습니다. (16:5-6) 그 곳에서 제사를 드리되 명절 마지막 날(7일째 되는 날)에는 총회로 모이고 이 명절 동안은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16:8) (출12: 16) 원칙으로 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모여 이 절기를 지키는 것이나,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으므로 모세는 남자들에 한하여 한 장소에 모일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16:16) 즉, 1년에 세 번씩 유월절, 칠칠절, 장막절에 이스라엘 성인 남자들은 여호와께 나와야 했는데 그때에는 예물을 준비하여 나와야 했습니다. (16:17)

예루살렘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이것이 가능하였으나 후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전 세계에 펴져 디아스포라로 살 때에는 그나마 이것을 지키기에는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일 평생 한 번이라도 성지 예루살렘을 방문하는 것은 그들의 의무이자 소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유월절을 예루살렘 성전에서 지키라는 의도는 유대교 순수성의 보전과 유대민족의 결속을 다짐하는 데에 있습니다.

칠칠절

칠칠절은 곡식에 낫을 대는 날부터 7주를 계산하여 맞는 명절을 말합니다. (16:9) 즉, 유월절 다음 7주 후 50일 만에 지켜지는 절기입니다. 그래서 오순절이라고 합니다. 그 때에는 처음 곡식을 수확할 때이었으므로 이스라엘은 이 추수의 첫 열매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리며 복의 양대로 예물을 드렸습니다. 그 예물은 종류에 상관 없이 자원하는 마음이면 되었습니다. (16:10) 첫 열매를 드렸다고 해서 초실절, 맥추절(출 23:16)이라고도 합니다.

이 명절은 한 가족만 지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유대 공동체 전체를 아우릅니다. 특별히 기업이 없는 레위인이나 노비와 이방인들과 과부들과 고아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명절이어야 하였습니다. (16:11) 이는 이스라엘이 과거 이집트에서 노예로 억압을 받았던 역사를 기억하여 이와 비슷한 형편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 그 어려움을 구원해 주라는 하나님의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16:11-12) 이 명절에도 이스라엘 성인 남자들은 예루살렘 성전에 나아가 성회로 모여야 했으며 이 기간 동안 모든 노동 역시 금지되었습니다.

초막절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추수가 대개 칠칠절에서부터 시작하여 초막절에서 끝나게 됩니다. 초막절은 모든 추수가 끝난 후 히브리 달력으로 7월 15일부터 일주일간 지키는 감사절기입니다. (16:13) 추수가 끝나서 모든 수확물이 창고에 들어갔다고 하여 수장절(收藏節)이라고도 합니다.

이 명절에는 특별히 백성들이 초막을 지어놓고 7일간 그곳에서 생활하였습니다. 이는 그 옛날 조상들이 출 애굽하여 40년 동안 초막(장막)생활을 하였던 고난에 동참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자는 뜻이었는데 그래서 초막절, 장막절이라고 합니다.

초막절도 칠칠절과 같이 모든 유대공동체가 함께하는 명절이었습니다. 아들 딸들과 남 종들과 여종들과 레위인들과 이방사람들과 과부들과 고아들과 함께 나누며 즐거워하는 절기이었습니다. (16:14) 이 명절 역시 예루살렘 성소에서 모여 지켜져야 했습니다. (16:15)

이스라엘 20세 이상 남자들은 이 절기에 참석함은 물론이었습니다. (16:16) 이때 역시 빈손으로 나가면 안 되었고 받은 은혜만큼 예물을 드려야 했습니다. 예물은 마음과 예의의 문제입니다. 당시 팔레스타인의 풍습에 따르면 백성들이 왕 앞에 나아갈 때는 예물 없이는 절대로 나아 갈 수가 없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만 왕의 왕이십니다. 하나님은 그 예물이 필요하신 것이 아니라 그 감사하는 마음을 보시고 그 기쁨이 온전해지도록 더욱 복을 주시기 위함이라고 성경에서는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16:17)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고유명절을 지킵니다. 한국은 한국 고유의 명절을 지킵니다. 한국교회는 이 점을 혼동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다만, 기독교의 뿌리가 구약에서 나왔으므로 이 3대 명절을 기독교인이라면 몰라서는 안 되겠지요. 하나님께서 이 명절들을 왜 이스라엘백성들로 하여금 지키게 하셨는지 그 원하시는 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이 행하신 은혜를 잊지 말고 하나님 경외하기를 배우며 하나님을 섬기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정신대로 살면 되겠지요.

한국은 기독교 국가가 아닙니다. 이스라엘처럼 3대 명절을 국경일로 지킬 수는 없습니다. 대신 각 가정이나 교회마다 하나님께서 크게 은혜 베풀어 주신 날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날을 기념하여 가정 별로 교회 별로 정규적으로 지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날은 온 가족이 모여 혹은 온 공동체 멤버들이 모여 식사를 하며 하나님께서 행하신 그 놀라운 이적과 기적 같은 사건들을 후손들에게 알려 주며 서로 축복해주는 축제의 날로 지키는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명절입니다. 단순히 이스라엘의 명절을 답습하지 말고 가정이나 교회에서 성경의 근본취지에 부합하는 명절을 지키는 것이 명절의 의미를 살리는 길입니다.

[출처] 신명기 16장 1부- 이스라엘의 3대 명절과 한국교회|작성자 행복한 순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