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욱한 담배연기, 일구 일구에 신경을 쓰고 나이스 큐를 외치는 사람들. 한켠에서 자장면을 시켜 먹으며 당구를 치던 젊은 날을 기억하던 사람들이 많다.
사실 이러한 당구장의 모습은 현재도 대학가나 사무실 주변의 당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이처럼 당구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레포츠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지난 26일 오후 과거 대학시절 당구치던 때를 기억하며 찾은 서울 서초동 한국당구아카데미.
일반 당구장과는 달리 깨끗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동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당구를 즐기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에서 당구를 칠 때는 금연, 흡연실이 따로 있었다.
한국당구아카데미 손형복 원장은 "1200만여명 정도 추산되는 동호인을 갖고 있는 국내 최대 레포츠인 당구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 이어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며 전문 스포츠로서 성장했다"면서 "대학의 당구 전공 신입생 모집, 중-고등학교에서 특활활동에서 당구 프로그램 적용, 노인대학-스포츠센터-문화센터 등에서의 당구 프로그램 진행 등 당구에 대한 스포츠로서의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구 종목은 보통 4구, 포켓볼, 스투커, 3쿠션, 예술구 등으로 나뉜다. 4구는 당구장에서 흔히 즐기고 있는 게임으로 자신의 볼로 2개의 볼을 맞추면 된다.
최근에는 여성 동호인도 포켓볼보다는 4구를 더 선호하는 추세다.
아직도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포켓볼은 한 선수가 1∼7번까지의 볼을, 상대방 선수가 9∼15번까지의 볼을 당구대 구명에 집어넣은 뒤 마지막에 8번 공을 넣는 경기. 스투커는 아직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종목으로 22개의 볼을 6개의 구멍에 넣는 게임으로, 빨간볼과 6종류의 다른색 볼을 번갈아 치며 얻은 점수로 승자를 가린다.
3쿠션은 당구대 쿠션에 3회 이상 맞춘 뒤 목적구를 맞추는 게임. 예술구는 말그대로 전문가들이나 칠 수 있는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
그럼 당구를 치면 어떠한 효과가 있을까. 물론 운동량이 상당해 건강에도 좋다. 당구대 주위를 돌아다니며 치기 때문에 1시간 이상 치면 좀 힘들다는 느낌이 온다. 또한 집중력 향상, 혈액 순환,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손 원장은 "당구는 집중력이 요구되는 두뇌 스포츠로 청소년들에게는 집중력 향상, 노인들에게는 치매 예방에 특히 좋다"면서 "보통 1시간 정도 게임을 하면 1㎞ 정도 걷는 운동효과가 있어 주부 노인 등의 참여가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이 당구도 자세가 중요하다. 당구는 기본자세를 완벽하게 익히면 실력이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반대로 나쁜 습관과 잘못된 자세로 익히면 실력향상에 걸림돌이 된다. 따라서 자세와 스트로크가 매우 중요하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손 원장은 "대부부의 당구장이 도박, 음주, 소란 등 환경적인 요소가 절대 부족하고 이용자의 90%가 남성 위주로 체계적인 교육도 안되고 있다"면서 "현재 용인대, 성덕대, 경문대 등 각 대학의 당구학과 개설로 입시 학생의 관심이 높아 체계적인 교육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멤버십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당구아카데미(02-598-3877)는 체계적인 이론과 실기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당구를 보급하고 우수선수 조기 발굴, 당구 지도자 육성 및 남녀노소가 다함께 참여하는 건전 레포츠로 정착시키고자 전국에 분원(서울시 23개 포함해 60개 분원)를 설립할 계획으로 있으며, 그 첫번째 분원으로 오는 11월 중순 대전에 1호점이 개설될 예정이다. /글-사진=심이섭 레포츠전문가
<동호회/빌리아드 우먼클럽>
세계적인 여성 당구 선수인 자넷 리가 TV CF에 출연, 뭇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적이 있었다. 여성들에게도 당구에 대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당구에 괸심을 갖는 것보다 직접 게임을 하며 승부욕에 사로잡혀 있는 여성 당구 모임이 있다. 바로 전통의 여성 당구 동호회인 빌리어드 우먼클럽(회장 장민화).
1993년 1월에 결성한 빌리어드 우먼클럽은 여성 당구 인구의 저변확대와 당구 이미지 쇄신 등으로 남녀노소는 물론 온 가족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레포츠로서의 당구의 신풍속도를 열어가고 있다. 현재 회원은 60여명 정도.
초-중-고교생 6명, 대학생 10명, 미혼 30명, 기혼 12명, 기타 3명 등이며 최연소 10세, 최고령 65세로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실력 또한 웬만한 남자들을 능가하는 300점의 실력을 갖춘 회원들이 즐비하다.
또한 대한스포츠당구협회 포켓볼 선수로 등록된 회원도 다수 배출했다. 대표적으로 장민화 회장, 양순이 부회장, 전미숙 총무 등이 바로 그들.
매주 마지막주 일요일 실력향상을 위한 회원간 침목도모 대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당구 이미지 개선을 위한 이벤트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빌리아드 우먼클럽은 동호회를 고등학교 이하 여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주니어 클럽, 18세 이상 59세 이하 여성 회원들의 모임인 우먼클럽, 60세 이상 여성의 실버클럽, 동호회 소속 여성 선수로 구성된 스타클럽 등으로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다. 여성 당구 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한 것이다.
장민화 회장은 "여성들은 생각보다 승부욕이 강하지만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레포츠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당구는 마음을 다스리면서도 승부욕을 불태울 수 있어 좋다"면서 "포켓볼의 경우 남성들과 달리 허리를 90도 각도로 엎드리기 때문에 여성들의 요통에도 효과가 있는 등 건강과 미용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연신 당구에 대한 예찬론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