樹影濃加幄 나무 그늘이 장막을 친 듯 짙은데
幽禽屢報時 산새들은 철이 돌아왔다고 자주 알려주네.
海棠花正發 해당화 꽃이 한창 피었고
山杏子初肥 살구 열매도 이제 막 굵어지는데,
心遠雲無定 마음이 멀어지자 구름처럼 정처 없고
身閑日更遲 몸이 한가로워 하루 해가 길구나.
晴窓覓佳句 맑게 개인 창가에서 아름다운 시구를 찾아
聊復寫新詩 새로운 시를 다시 짓는다네.
重到佋陽江上樓 소양강 위의 누각을 다시 찾아오니
滿樓春色更風流 다락 가득한 봄빛이 더욱 풍류스럽네.
雲烟花月閑吟處 구름과 연기 꽃과 달을 한가롭게 읊는 곳에서
消遣縈盈客裏愁 얽히고 설킨 나그네 시름을 풀어보려네.
我衰閑臥草廬中 내 몸이 쇠약해져 초가집 속에 누워 있으니
世味全無有道風 세상 맛은 전혀 없어도 도(道)의 바람은 있네
不是大兄居近處 형께서 가까운 곳에 살고 있지 않았더라면
揮毫朗詠與誰同 그 누구와 함께 붓 휘두르며 시를 읊으랴.
매산 오성환 선생 명제
休將有限趂無涯 유한(有限)함으로 무한(無限)을 좇지 마시게.
燕坐觀空可以爲 편안히 앉아 허공을 바라봐도 할 수 있다네.
此去必應多所得 이제 떠나면 반드시 얻는 것 많으리니
還家設法問何時 집에 돌아와 설법할 때는 언제쯤 되시려나.
去路應從楓岳過 가는 길에 아마도 풍악(楓岳)을 지나실테니
長陽山色照淮波 장양(長陽)의 산 빛이 회양(淮陽) 물결에 비추리다.
想知信馬閑吟處 말에 내맡기고 한가롭게 시 읊으시면
鞭末淸江漾碧羅 채찍 끝 맑은 강에 푸른 비단 일렁이리다.
穩坐忘歸對水流 흐르는 물 앞에 두고 떠날 줄을 모
樹陰溪影別藏秋 나무 그늘 시내 그림자가 가을을 갈무리했네
野禽亦感賢侯德 들새도 어진 원님 덕화에 감화되어
隔岸相呼勸久留 언덕 너머에서 우짖으며 오래 머무시라 권하네
浮雲起滅是尋常 뜬 구름(浮雲)은 언제나 일어났다 스러지고
消長隨時理亦當 소장(消長)하는 이치도 때를 따라 그러하네.
世故溺人終不弭 세상 일(世故)만은 사람을 빠뜨리고 끝내 건지지 않으니
擧頭天地自玄黃 머리 들자 하늘과 땅이 스스로 검고 누렇구나
夕陽明滅隱西山 저녁 해가 가물가물 서산에 지는데
溪岸柴門尙未關 시냇가 사립문은 아직 닫지 않았네.
何處樵童乘月返 어디선가 나무꾼들이 달빛 받으며 돌 아오는지
笛聲搖落翠微間 푸른 그늘에 피리 소리가 흩어지네.
첫댓글 좋은시 잘보고 갑니다
위 시는 현보 정홍석님의 운곡대전 3체 체본 시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