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대로 브라질은 역대 올림픽에서 모두 20개의 금메달을 땄다. 종목별로는 요트(6), 배구(5), 육상(4), 유도(2), 수영(1), 사격(1), 승마(1) 등에서 금맥을 캤다. 그런데 이상하다. 축구가 빠져 있다. 자그마치 5번이나 월드컵을 제패한 브라질이라면 응당 올림픽 축구에서도 금메달 몇 개쯤은 가벼이 수확했을 것 같은데, 역사는 다른 말을 하고 있다. 브라질은 올림픽에서 축구로 1등을 한 적이 없다. 노력을 게을리했거나 무관심한 탓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지난 대회까지 브라질은 올림픽에 11번 출전했다. 남미 최다 기록이다. 세계적으로도 브라질보다 올림픽에 많이 등장한 팀은 이탈리아와 미국뿐이다. 브라질과 라이벌 관계인 아르헨티나는 올림픽에 7번 나서 금메달, 은메달을 각각 2개씩 챙겼다. 브라질은 1984올림픽에서 축구로 첫 메달을 건졌다. 6전 7기 끝에 빚은 결실이다. 색깔은 은이었다. 이어 4년 뒤에도 2위를 차지했다. 당시 브라질 스쿼드에는 클라우디오 타파렐, 베베토, 호마리우 등의 레전드가 포함돼 있었다. 이후 콜롬비아와 파라과이에 밀려 1992올림픽을 거른 브라질은 독을 품고 1996년 대회를 맞았다. 때마침 23세 초과 선수를 팀당 3명씩 뽑을 수 있는 와일드카드 제도가 생겼다. 그러자 브라질은 우승을 목표로 작심하고 드림팀을 꾸렸다. 디다, 호베르투 카를루스, 베베토, 호나우두, 히바우두, 주니뉴 파울리스타가 바로 이때의 멤버들이다. 실로 화려했던 진용이다. 게다가 선수와 지도자로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마리우 자갈루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그래도 소용이 없었다. 브라질은 4강에서 복병 나이지리아에 패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고 결국 3위에 그쳤다. 그 뒤로도 좌절은 계속됐다. 약관의 호나우지뉴가 얼굴을 드러낸 2000올림픽에서는 8강이 한계였고 2004년에는 본선 출전권마저 놓쳤다. 2008올림픽에서는 젊은 감독 둥가와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한 캡틴 호나우지뉴가 사상 최초의 금 사냥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알렉산더 파투, 하미레스, 디에고 등 젊은 재능도 대거 가세했다. 출발은 산뜻했다.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8강까지는 기세 좋게 전승으로 내달렸다. 그러다 4강에서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구에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앙헬 디 마리아, 후안 리켈메 등이 포진한 아르헨티나를 만났다. 브라질은 0-3으로 완패했다. 전력상 열세였다. 브라질은 뒤이어 열린 3, 4위 결정전에서 애꿎은 벨기에를 상대로 3-0의 분풀이를 하고 동메달을 가져갔다. 지난 60년 동안 줄기차게 올림픽의 문을 두드렸으나 단 한 번도 최고의 자리를 정복하지 못한 브라질은 말 그대로 ‘무관의 제왕’이다. 12번째 도전인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며 세운 목표 역시 변함없다. 당연히 정상 등극이다. 그리고 오로지 금메달을 갈구하는 브라질 팬들의 눈은 한 선수에게 고정돼 있다. ‘미래의 메시’ 또는 ‘새로운 펠레’로 극찬 받는 샛별 네이마르다. 원래대로 클럽월드컵에서 메시를 상대하는 '포스트 메시' 네이마르. (사진 : 포포투)? 사실 브라질 국민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의 축구팬, 아울러 각국의 언론 또한 네이마르를 주시한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세계 유력 미디어들이 꼽은 기대주 명단을 보면 네이마르의 이름이 어김없이 거론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축구선수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네이마르의 실력을 면밀히 관찰, 분석할 목적으로 영국에 파견된 유럽 명문 클럽 소속의 스카우트도 한둘이 아니다. 물론 발 빠르게 움직인 클럽은 이미 오래전부터 네이마르의 일거수일투족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당사자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네이마르는 얼마 전 <포포투>와의 인터뷰에서 "날 보러 브라질까지 날아오는 유럽의 스카우트도 꽤 있다고 들었다. 그들은 산토스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꼬박꼬박 나타난다. 때로는 브라질대표팀의 해외 훈련 및 원정까지 따라나서기도 한다"고 밝혔다. 지금 네이마르를 향하는 시선에는 각도와 입장에 따른 온도차가 있다. 우선 브라질 팬들은 새로운 역사를 쓸 희망의 주인공이 바로 네이마르라고 여긴다. 그만큼 기대감과 신뢰도가 높다. 그에 반해 브라질 바깥의 일반 축구팬들은 단순히 호기심 어린 눈으로 네이마르를 바라본다. 과연 명불허전의 실력을 가진 게 맞는지, 아니면 소문이 과장된 것인지를 올림픽을 통해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네이마르의 기량이 유럽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정도의 수준인지를 점검하는 데 관전 포인트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러나저러나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축구판의 이목이 네이마르로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4년 전 불어닥친 메시 열풍에 견줘도 될 만큼 주목의 기운이 뜨겁다. 유럽에 적을 두고 활동하지도 않는 어린 선수가 이토록 눈길을 모으기는 쉽지 않다. 극히 이례적 현상이다. 네이마르, 도대체 누구인가. 원래대로 2005년 호비뉴와 함께한 네이마르. 이젠 그의 두 발에 브라질의 미래가 달려있다. (사진 : 포포투)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 하나, 네이마르는 월등한 축구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 부친의 영향이 컸다. 그의 아버지 네이마르 시니어는 비록 하부리그를 전전했지만 그래도 젊은 시절 어엿한 축구선수로 활동했다. 어릴 적 길거리에서 볼을 차며 틈틈이 풋살을 통해 기본기를 연마한 네이마르는 11살에 산토스 유스팀에 입문했다. 어느 연령대에 속해 있든 두각을 보였다. 공격 관련 킥도 늘 도맡았다. 성장세는 가팔랐다. 불과 15살에 산토스와 정식 계약을 맺더니 2년 뒤에는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해 네이마르는 48경기에 출전해 14골을 쐈다. ‘제2의 펠레’가 출현했다는 소문이 브라질 전역에 돌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즈음이다. 이듬해에는 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기록이 증명한다. 2010시즌 네이마르는 60경기에서 무려 42골을 퍼부었다. 자연히 각종 시상식에 참여하는 횟수도 늘어났다. 브라질 축구계 유명인사들의 찬사 또한 줄을 이었다. 2010월드컵을 앞두고 펠레와 호마리우는 네이마르가 남아공에 꼭 가야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면서 둥가 감독을 압박하기도 했다. 특히 펠레의 목소리가 컸다. 펠레는 네이마르가 벤치만 달구다 귀국하더라도 월드컵 참가 자체만으로 귀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둥가 감독은 끝내 마음을 열지 않았다. 2010월드컵이 끝난 후 새롭게 브라질대표팀을 맡은 마노 메네제스 감독은 전임자와는 다르게 여론에 귀를 기울였다. 18살의 신예 네이마르를 전격 발탁한 것이다. 이에 보답하듯 네이마르는 미국을 상대로 치른 A매치 데뷔전에서 곧장 골을 터트렸다. 메네제스 사단의 황태자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나 진배없었다.? 2011년에 접어들어 네이마르는 진군에 한층 속도를 냈다. 그 결과 다방면에서 큰 성취를 일궈냈다. 남미유스챔피언십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며 런던올림픽 출전 티켓 확보에 결정적 공을 세웠고, 소속팀 산토스가 48년 만에 코파리베르타도레스를 제패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냈다. 독보적인 활약상을 직접적으로 설명해주는 성과물이 2011남미 올해의 선수상 수상이다. 10대 소년이 쉽사리 손에 넣을 수 있는 상이 아닌데, 네이마르는 겨우 19살에 그것을 가뿐히 쓸어 담았다. 괄목할 일이다. 그러나 영예만 누린 것은 아니다. 나름 상처도 입었다. 2011코파아메리카에서 기대치를 밑도는 플레이로 비판의 도마에 오른 게 대표적이다. 네이마르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에콰도르를 상대로 2골을 몰아친 것 외엔 두드러지는 차별성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0살도 되지 않은 유망주에게 필요 이상으로 지나친 짐을 지우는 것 아니냐며 아직은 경험이 모자란 만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흘러나왔다. 원래대로 네이마르와 네이마르의 아버지 (사진 : 포포투) 네이마르의 플레이스타일은 장단이 뚜렷한 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장점으로는 안정적이며 화려한 테크닉을 들 수 있다. 보통 때는 기본에 충실한 모습을 주로 보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공을 가지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기술이 출중하다. 특히 드리블 구사 능력은 단연 압권이다. 지난 3월 코파리베르타도레스에서 인터나시오날을 상대로 쏘아 올린 65.8m 전력 질주 드리블 골은 그야말로 신기로웠다. 워낙에 임팩트가 강해 과거 마라도나의 환상 드리블에 비교되기도 했다. 네이마르의 드리블은 빠른 속도에 기반을 둔다. 신속히 이동하는 와중에 각종 잔기술을 걸고 방향까지 자유자재로 전환하는 게 특징이다. 더구나 메시와는 달리 양발을 모두 쓰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 무게 중심 또한 비교적 낮게 형성돼 공과의 일체감도 좋다. 따라서 한번 가속이 붙으면 그 어떤 수비수라도 막아내기 힘들다. 네이마르의 또 다른 강점은 탁월한 결정력이다. 지난 2월5일 20번째 생일에 그는 팔메이라스전에서 프로무대 100호골을 터트렸다. 데뷔 3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낸 기록이다. 이에 대해선 특출한 킥 솜씨에 남다른 감각, 그리고 창의성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1970월드컵 우승 멤버이며 브라질대표로 A매치에서 30골 이상을 넣은 포워드 출신의 토스타오는 “네이마르가 가진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할 때가 종종 있다. 내 머리로는 상상조차 못하는 동작을 실제로 펼쳐 보일 때는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면서 “다양한 장점을 상황에 맞게 섞어 사용할 줄 안다는 점이 무엇보다 놀랍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네이마르도 단점은 있다. 다수의 브라질 전문가들은 네이마르가 유난히 밀착 방어에 약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비수들에게 에워싸이면 좀처럼 헤어 나오질 못한다는 것이다. 이따금 좁은 공간에서 볼을 질질 끌다 팀의 공격 흐름을 끊는 버릇도 손을 봐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체중이 가벼워 빠르기도 하지만, 뒤집어 보면 몸싸움에선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네이마르의 장단점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브라질의 전문가들은 그가 센터포워드보다는 윙에 어울린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당장은 측면에서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면서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요령을 키운 후 차차 중앙공격수로 옮겨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무리시 하말류 산토스 감독은 네이마르를 센터포워드와 날개 공격수로 번갈아 기용하는 반면 마노 메네제스 브라질 감독은 레프트윙으로 적극 활용하는 차이점을 보인다. 4-2-3-1 포메이션을 애용하는 메네제스 감독은 지난 7월20일 영국과의 평가전에서도 레오나르도 다미앙을 최전방에 두고 그 아래 네이마르-오스카-헐크를 배치하는 시스템으로 재미를 봤다.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올림픽에서 네이마르는 레프트윙으로 출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축구황제 펠레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네이마르는 자신의 영웅처럼 과정과 결과를 모두 중시하는 플레이어가 되길 희망한다. 다시 말해서 이기는 경기를 추구하는 동시에 팬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도 끊임없이 선사하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뜻이다. 여가시간에는 절친한 동료 간수와 함께 컴퓨터 게임에 빠져든다는 네이마르는 오락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드리블 트릭을 발견하면 지체 없이 공을 갖고 잔디밭으로 뛰어나간다고 했다. 실전에 사용 가능한지 연습해본 후 괜찮겠다 싶으면 플레이에 반영해 팬들에게 선보이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습관이다. 이처럼 네이마르는 축구에 대한 열정과 탐구욕이 강하다. 브라질 축구인들이 너나할 것 없이 네이마르의 미래를 낙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호나우지뉴는 “머잖은 장래엔 네이마르가 세계 최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고 자신한 바 있다. 하지만 전제 조건은 있다. 바로 유럽 빅리그 진출이다. 네이마르의 유럽 진출 문제는 수년 전부터 브라질을 달군 논쟁의 핵이다. 호나우지뉴처럼 유럽 메이저 무대를 경험한 선수 출신들은 대체로 네이마르가 미련 없이 떠나야 한다는 태도를 취한다. 그러나 유럽 무대 적응해 실패해 조기 복귀할 경우 브라질의 2014월드컵 우승 도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잔류를 외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브라질 팬들은 자국에서 개최되는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는 네이마르가 유럽행 티켓을 끊지 않기를 원한다. 네이마르 측에 따르면 그동안 레알마드리드, 첼시, 바르셀로나가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왔으나 다 거절했다. 뜨거운 논란거리였던 이 사안은 네이마르가 고심 끝에 일단은 머물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앉은 양상이다. 그의 소속팀 산토스 또한 서두르지 않고 있다. 유럽의 명문 클럽들이 수백억원의 돈다발을 세차게 흔들면서 유혹하지만, 네이마르의 몸값은 앞으로도 오르면 오르지 내릴 가능성은 낮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네이마르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잇달아 밀려드는 후원 계약만으로도 산토스는 상당한 돈을 긁어모으고 있다. 돈에 관해서라면 네이마르도 아쉬울 게 전혀 없다. 네이마르는 스폰서십으로만 연간 2000만달러 이상의 고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3월 그는 나이키와 11년간의 장기 계약을 맺었다. 이뿐 아니라 파나소닉, 폭스바겐, 레드불, 루포, 암베브 등 여러 기업으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후원을 받고 있다. <프랑스풋볼>의 발표에 따르면 네이마르는 현재 세계 축구선수를 통틀어 7번째로 많은 돈을 번다. 지금 추세라면 네이마르의 통장 잔고는 시간이 갈수록 무섭게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 가치가 날로 치솟기 때문이다. 스포츠의 비즈니스 측면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영국 월간지 <스포츠프로>는 지난 5월 세상의 모든 운동선수 가운데 가장 상품성이 높은 인물로 네이마르를 선정했다. 리오넬 메시는 3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5위에 랭크됐다. 이번 올림픽에서 브라질은 긴긴 잠에서 깨어나 우승 숙원을 풀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선 전망이 꽤 엇갈린다. 절호의 찬스라는 데는 동의하는 시선이 많지만, 브라질 팬들을 제외하면 누구도 대놓고 무언가 장담하기를 꺼린다. 따져야 할 변수가 간단치 않은 탓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네이마르의 활약 가능성에 대해선 전문가 상당수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코파아메리카, 리베르타도레스, 클럽월드컵 등 ‘어른들의 무대’에서도 호평 받은 실력이라면 23세 이하 선수들이 대부분인 올림픽 정도는 수월하게 치를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바탕을 둔 예측이다. 더욱이 네이마르는 이번 올림픽에서 혼자만의 특별한 축구화를 신고 뛰는 것으로 알려져 색다른 관심을 더한다. 후원사에서 제공하는 신제품 ‘나이키 GS’가 바로 그것인데, 무게가 160g에 불과해 특유의 장기인 고속 드리블을 한결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네이마르가 이번 올림픽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브라질에 사상 최초로 금메달까지 안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4년 전 메시의 사례를 잣대로 놓고 봤을 때 네이마르의 경력은 일대 전환점을 맞을 개연성이 크다. 단박에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할 수도 있다. 그의 시대 개막이 앞당겨질 가능성 또한 높다. 어쩌면 2014년 이후로 미뤄둔 유럽행 계획에도 변화가 생길지 모른다. 네이마르는 멋들어지게 한껏 날아오를 수 있을까. 곧 알게 될 것이다. 원래대로 [네이마르 일문일답] Q. 당신은 유명인이다. 인기를 실감하는가? A. 실감한다. 어디를 가든 날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심지어 뉴욕을 방문해도 날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 한번은 어떤 남자 팬이 내게 셔츠를 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한 적도 있다. 유니폼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셔츠였는데….? Q. 골을 터트리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던데? A.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내 플레이를 지켜보는 모든 팬들을 늘 즐겁게 해주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그것이 내 방식이며, 브라질의 방식이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펠레의 방식이기도 하다. Q. 축구 외에는 뭘 좋아하는가? A. 브라질 힙합 스타일의 패션(반바지+발가락슬리퍼+티셔츠+야구모자). 그리고 술자리도 좋아한다. 오해는 말라. 술을 마시진 않는다. 난 혼자 있는 게 싫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이라면 뭐든 좋다. 스누커(당구의 일종), 비디오 게임, 영화 관람, 외식 등등….? Q. 축구를 사랑하는가? A. 당연한 말씀! 난 축구를 통해 행복을 얻는 사람이다. 내게는 그라운드가 집처럼 편한 공간이다.? Q. 돈은 물론이고 당신의 경력까지도 아버지가 관리하는 것으로 안다. 그래도 괜찮은가? A. 물론이다. 아버지는 나의 거울이다. 경기장 밖에선 내 우상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조언이 내게는 너무도 큰 힘이 된다. 또 아버지는 날 위해 헌신적으로 온갖 장애물을 제거해 주시는 분이다. 아버지를 전적으로 믿고 의지한다.? Q. 당신의 유럽행에 대해 여전히 많은 말이 나온다. 대체 어떻게 되는 것인가? A. 부모님과 깊이 상의한 끝에 결론을 냈다. 당장은 브라질에 남기로 했다. 지금은 그게 최선인 것 같다. 나중을 기약하겠다.? Q. 올림픽에 나서는 각오는? A. 빨리 뛰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 브라질 국민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선물을 전하고 싶다. 꼭 금메달을 들고 귀국하고 싶다.? Q. 듣자 하니 이번 올림픽에서 특별한 축구화를 착용한다던데, 실제 도움이 될 것 같은가? A. 훈련하면서 계속 신어봤는데, 느낌이 좋다. 가볍고 편하다.? Q. 올림픽이 끝나면 월드컵 준비로 다시 바빠질 것이다. 치열한 내부 경쟁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나? A. 월드컵만 생각하면 온몸이 흥분된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23인 스쿼드에 포함된다면, 세상을 손에 넣은 듯한 행복감을 느낄 것 같다. 상상만으로도 감동이 밀려온다. 그 벅차고 짜릿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도록 더욱더 열심히 훈련할 것이다.? Q. 브라질 국민들은 2014월드컵 우승을 염원하고 있다. 당신은 어떤가? A.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 현재 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목표가 바로 그것이다.?? ? [주변인들이 말하는 네이마르] Q?: 네이마르는 어떤 성격의 인물인가? 토스타오(축구해설가/前브라질대표) : 상당히 외향적이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행동한다. 아무 데서나 춤추고 노래한다. 축구 외적인 일로도 많은 화제를 몰고 다닌다.? Q : 네이마르의 재능을 언제 처음 발견했는가? 네이마르 시니어(네이마르의 부친/前축구선수) : 아들이 6~7살 무렵이었을 것이다. 아주 작은 꼬마였는데도 공을 다루는 게 남달랐다. 나중에 커서 축구로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재능을 타고났다는 것을 직감했다. 하지만 축구를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아들이 진정으로 좋아한다면 그때 재능 계발을 돕겠다는 생각이었다. 쭉 지켜보고서 확신하게 됐다. 아들이 정말 축구를 사랑한다는 것을….? Q : (네이마르에게 전해 듣기로는)아들에 대한 칭찬에 인색하다던데? 네이마르 시니어 : 만약 지금처럼 뛰어난 선수로 성장하지 못했다면 더 많이 격려하고 보듬어줬을 것이다. 사실… 매일 칭찬만 해줄 수는 없지 않겠나?? Q : 축구선수로서 네이마르가 가진 장점과 단점은? 페페(前브라질대표/前산토스 공격수) : 네이마르가 12살이었을 때부터 지켜봤다. 정말 좋은 재능을 가졌다. 움직임도 날카롭고, 드리블 실력과 득점력 또한 뛰어나다. 상황 판단력에 대해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나 상대 수비진에 갇혀 있을 때 쉽사리 돌파구를 찾아내지 못하는 게 흠이다. 몸도 더 강해져야 한다. 최고점에 이르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Q?: 펠레와 비교해 본다면? 페페 : 그러고 싶진 않다. 펠레는 내가 본 유일하게 완벽한 선수다. 펠레와의 비교는 네이마르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Q : 네이마르가 어느 선까지 올라설 것으로 보는가? 토스타오 :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졌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더 발전해야 한다. 그러자면 보다 큰 경기, 보다 큰 무대를 꼭 경험해봐야 한다.? Q : 네이마르가 유럽 무대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호나우지뉴 : 당연하다. 가야 한다. 유럽은 그에게 많은 기회를 안겨줄 것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려면 유럽의 빅 클럽에서 뛰는 게 필수적 수순이다. 어떤 리그, 어떤 팀에 가더라도 네이마르는 잘 적응할 것이라고 본다. 기대가 크다. 토스타오 : 브라질 사람들은 대부분 네이마르의 유럽행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유럽에 가면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스타일의 선수와 전술을 접할 수 있다. 그 모든 게 소중한 재산이 될 것이다. 실패의 위험은 있지만, 그래도 더 큰 발전을 위해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 Q : 이번 올림픽에서 네이마르의 맹활약을 기대해 봐도 좋을까? 토스타오 : 잘해낼 것이다. 이번에 네이마르가 상대할 팀들은 그리 뛰어나지 않다. 그 정도 수준의 팀들은 이미 수없이 겪어봤다. 그래서 사실 잘해도 본전이다. 글 | 포포투 [▶ 동영상 : 브라질 축구의 새 역사를?쓰는 네이마르] 동영상 ※ <매거진S>가 런던 올림픽 기간(7.28~8.16)동안 휴간합니다. 8월 17일(금)에 더욱 재밌고 충실한 내용의 191호로 독자 여러분을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