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 점보기 A380의 등장
수퍼 점보 A380이 등장하면서 일등석 객실은 좌석(First Class)의 개념을 뛰어 넘어
호화유람선처럼 객실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A380 제1호기인 싱가폴항공(SQ)의
A380에는 일등석 객실(Suite)에 침대형 좌석이 아니라 좌석과 별도로 침대를 내장하였고
옆 좌석 사이의 파티션을 낮추면 더블베드로 변신하여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다.
제2호기 에미레이트항공(EK) A380의 일등석 객실에는 단 12석의 일등석 승객만
이용할 수 있는 샤워시설도 갖추었다.

* A380 제1호기인 싱가폴항공 9V-SKA, 2007년10월에 첫 취항,
2015년 3월 홍콩 첵랍콕공항에서 촬영.
비행기가 크면 좌석도 넓을까 ?
이런 초호화판 객실은 어차피 극소수 부유층이나 특권층이 이용하는 것이라
우리 같은 서민들은 그림의 떡이다.
그러면 과연 점보기 B747 보다 50% 가까이 객실면적이 넓은 초대형 A380의
널널해진 면적이 일반석 승객한테도 혜택이 돌아갈까 ?
결론부터 얘기하면 비행기가 큰 것과 좌석이 넓은 것과는 상관관계가 없다.
객실 좌석은 항공기제작사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항공기를 주문하는 항공사의 정책에 따라
객실좌석의 형식과 좌석의 간격 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같은 항공사라도 대형기종의 좌석이 작은 기종의 좌석 보다 좁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에어프랑스의 B777기종은 일반석 좌석 폭이 17인치로 A320 기종의 18인치 보다 좁다.
원래 B777 기종의 좌석배열은 3-3-3 또는 2-5-2로 한 열에 아홉 좌석이 표준인데
3-4-3 배열로 좌석을 하나 더 놓기 위해 좌석 폭을 17인치로 줄였기 때문이다.
B777의 객실 폭은 5.86m 인데 객실 폭이 6.1m으로 훨씬 넓은 B747과 같은 3-4-3 배열을 하려니
좌석 폭을 줄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자료 출처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실측, 그외 항공사 자료는 seatguru.com 참고.
기종에 관계없이 가장 넓은 일반석은 ?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현재 A380 기종을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는 대한항공(KE)과 아시아나항공(OZ) 등을 포함하여
모두 13개 항공사다. 이들 항공사들은 똑 같은 크기의 A380의 객실을 다양하게 꾸미고 있다.

* A380 일반석 중에서 가장 넓은 대한항공, 피치가 34인치, 폭은 18인치로 A380 중에서 가장 넓다.
- 대한항공 A380 제1호기 HL7611, 2011년 6월, 나리타-인천 노선에서 촬영.
가장 좌석 수가 적은 항공사는 대한항공으로 407석,
싱가포르항공(SQ)이 두 번째 버전이 409석 이다.
가장 좌석 수가 많은 항공사는 루프트한자항공(LH)으로 526석 이다.
일반석을 기준으로 가장 좌석이 적은 항공사도 대한항공으로 301석 이다.
대한항공은 좌석 수가 가장 작은 만큼 좌석공간은 일반석 피치가 34인치, 폭이 18인치로
가장 넓은 편이다. 대한항공의 일반석 좌석은 A380 뿐만 아니라 장거리 노선에 투입되는
B747, B777기의 경우도 피치가 34인치, A330기의 경우는 33인치로 경쟁항공사들 중에서
가장 넓은 편이다.
대한항공은 Skytrax의 조사에서 일반석좌석이 가장 좋은 항공사로 2위에 올랐다.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A380 일반석 좌석비교
(좌) 대한항공 : 좌석 등받이가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두꺼워 쿠션이 좋다. 좌석피치 34인치
(우) 아시아나 : 좌석 등받이가 얇아 쿠션이 딱딱한 편이다. 좌석피치 33인치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 보다 좌석 간격이 1인치 좁지만 좌석등받이가 얇은 슬림형이라 실제로
승객이 느끼는 공간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좌석의 안락감은 슬림형이 떨어 진다.
아시아나항공 A380 슬림형 좌석 ......
대한항공에 비해 좌석 간격이 1인치 좁지만 비슷한 좌석 공간
아시아나항공의 A380도 다른 항공사에 비해 좌석이 넓은 편이다. 아시아나항공 A380 일반석
좌석피치는 대한항공 보다 1인치 좁은 33인치. 좌석피치는 실제 승객이 느끼는 공간은 아니다.
피치의 기준은 좌석의 배열 간격이다.
항공사들은 승객이 느끼는 좌석공간을 유지하고 좌석수를 늘려 배치하기 위해 좌석등받이를
얇게 만든 슬림형 좌석을 선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A380 일반석 좌석도 슬림형으로
승객들이 느끼는 공간은 다른 항공사의 34인치 피치와 같은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나 슬림형 좌석은 쿠션의 두께를 줄였기 때문에 장시간 앉아 있을 때 착석감이 딱딱하다는
단점이 있다. Skytrax에서 발표한 아시아나항공의 일반석 좌석순위는 9위다.


* 동남아시아 항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A380의 일반석 좌석피치는 32인치 이다.
(상) : 타이항공 A380기, 도쿄 나리타공항에서 촬영.
(하) : 말레이지아항공 A380기,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촬영.
그 외 싱가폴항공(SQ), 중국남방항공(CZ), 말레이시아항공(MH), 타이항공(TG) 등의
아시아 항공사들과 에미레이트항공(EK), 에어프랑스(AF)은 일반석 피치가 32인치를
유지하고 있다.

* 에어프랑스 A380의 일반석 좌석피치는 유럽항공사 중에서 가장 넓은 32인치다.
드골공항에서 촬영.
초대형기 A380을 무색하게 만든 유명 항공사의 A380 일반석
한편 A380의 공간을 좌석 당 공간을 늘리기 보다는 좌석 수만 늘려 초대형기라는 자랑을
무색하게 만드는 항공사들도 있다. 호주의 콴타스항공(QF), 유럽의 루프트한자항공(LH),
영국항공(BA) 등과 중동의 에티하드항공(EY)의 일반석 피치는 31인치로 대한항공에 비해
3인치 좁다. 이 정도는 대한항공이 국내선에 취항하고 있는 일부 B737NG 기와 같은 수준이다.

* 독일 루프트한자 A380, 2014년 11월, 중국 샹하이 푸동공항에서 촬영.

* 호주 콴타스항공 A380, 미국 로스앤젤리스 공항에서 촬영.

* 영국항공 A380, 2015년 3월 홍콩 첵랍콕공항에서 촬영
- 위 항공사들은 A380기의 일반석 좌석이 31인치로 가장 좁다.
얼핏 생각하면 승객들의 체격이 큰 유럽 항공사들이 아시아 항공사들에 비해 좌석공간이
넓을 것 같지만 정 반대의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A380기종뿐만 아니라
다른 기종도 같은 형편으로 유럽과 미국 항공사들의 좌석이 아시아 항공사들 보다 훨씬
좌석이 좁다.
닭장 수준의 A380의 등장
지금 까지는 A380이 등장하면서 항공사들은 넓어진 공간에 일등석을 호화롭게 꾸미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일등석을 없애고 좌석 수를 대폭 늘인 A380도 등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A380 최대 주문 항공사이자 최대 보유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은
앞으로 A380에 일등석을 없애고 비즈니스석 수도 58석으로 줄이고 일반석을 557석으로
총 615석의 2 class A380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을 32석을 줄이고
일반석이 130석~158석이 늘어나는 셈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우선 금년 말 코펜하게 노선에
취항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 A380 최대 주문항공사(140대)이자 최대 보유 항공사(60대)인 에미레이트항공. 인천공항에서 촬영.
반갑지 않은 A380의 진면목 ... 아래층 11석 배열
에어버스는 2017년에는 일반석 좌석배열을 현재 아래층 3-4-3 10석 배열을 3-5-3 11석 배열로
늘린 기종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배열로 2 class로 운영한다면 좌석 수가
670석으로 늘어나게 되니 정말 초대형기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셈이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전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 대한항공 A380 아래층 일반석 객실. 좌석배열이 3-4-3 이다. 2011년6월 나리타-
인천 노선에서 촬영.

* 에어버스 A380 아래층의 11석 배열. 가운데 좌석이 하나 늘린 경우. 자료출처 : 에어버스사
- 창가 좌석을 자세히 보면 좌석 아래 벽면이 안쪽으로 경사져서 성인 승객이 다리를 뻗기에
불편할 것이 예상 된다..
A380 아래층 객실 폭은 6.54m로 보잉 B747 객실 폭 6.1m 보다 44cm(17인치) 넓다.
보통 장거리 기종의 일반석 좌석 폭은 17~18인치. B747의 좌석배열이 3-4-3으로 10석 이니
A380 아래 층에 3-5-3 11석으로 해도 계산상으로는 충분하다.
에어버스사는 A380에 좌석 하나를 추가해도 좌석 폭 18인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에어버스의 주장에는 숨겨진 공간을 이용하게 되어 실제 승객이 느끼게 되는 불편함은
상당히 클 것 같다. 우선 창가 좌석의 위치가 현재 보다 훨씬 객실 벽으로 가까이 이동하게 된다.
현재는 객실 벽이 위로 약간 벌어지는 곡면이기 때문에 창가 좌석의 창쪽 팔걸이와 객실 벽의
공간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

* (좌) A380 객실벽의 모습 - 곡면구조로 실제 최대 객실 폭과 객실 바닥의 폭에 큰 차이가 있다.
* (우) B747 객실벽의 모습 - 거의 수직구조로 최대 객실 폭과 객실 바닥의 폭에 오차가 거의 없다.
* A380이 B747 보다 객실 폭이 44cm 넓어도 좌석을 장착할 수 있는 유효 객실 폭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아 좌석을 하나 추가하는데 무리가 따른다.

* A380 아래층 창가 좌석의 여유. 대한항공 A380 기내에서 촬영.
- 좌석배열을 11석으로 늘리게 되면 좌석을 창가 쪽으로 바짝 붙여야 한다.
그러나 에어버스가 3-5-3 배열로 변경하려면 창가 쪽 좌석이 창가 쪽으로 바짝 다가가게 되며
이럴 경우 창가에 앉는 승객은 한 쪽 발을 제대로 바닥에 똑 바로 세우지 못하고 옆으로
비스듬히 뻗어야 하는 불편이 예상된다. 이런 불편은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 초기시절
제주항공 Q400이나 한성항공 ATR72의 경우 창가 좌석에 앉으면 객실의 중간 폭 보다
객실 바닥의 폭이 좁아 바깥 쪽 다리를 안쪽으로 기울여야 하는 불편과 같은 현상이다.

* 대한항공 A380 아래층 객실 일반석 좌석 바닥.
- A380의 아래층 객실에 좌석을 하나 추가하여 11석으로 만들면 좌석이 오른쪽 창가로
밀려나게 되어 발을 편하게 아래로 뻗을 수 없게 된다.
A380의 위층 객실 폭은 B777 (5.86m) 보다 불과 6cm 좁은 5.8m로 거의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777의 표준좌석배열인 3-3-3 또는 2-5-2와 달리 A380의 위층에
좌석을 2-4-2로 만든 것도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A380 위층 객실 벽은 급경사의 곡면으로 위로 올라 갈수록 좁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바닥 면적은 좌석을 9개 장착할 수 있지만 실제 승객의 상체를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바닥 보다 크게 좁아지게 때문 이다.


* 객실 폭이 비슷한 A380 위층 객실(5.8cm)과 B777 객실(5.86m)의 비교사진
(상) A380 위층은 객실 벽이 위로 급경사를 이루어 실제 유효 객실폭은 5.8m 보다 훨씬 좁다. 2-4-2배열.
(하) B777은 최대 객실 폭과 실제 유효 객실 폭의 오차는 적은 편이다. 3-3-3 배열.
- 즉 A380 위층과 B777의 객실 폭은 비슷해도 A380 위층의 좌석배열은 B777 보다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항공사가 마음만 먹으면 좌석 폭을 16.5인치 정도로 좁힌다면 A380 위층에도 좌석배열을
2-4-2 한 줄 8석에서 하나 늘려 2-5-2 또는 3-3-3으로 배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쯤 되면 11열 배열 A380기 아래 층 창가 좌석과 위층의 창가 좌석은 다리가 바닥에 닿지 않거나
앉은 키가 낮은 어린이용 좌석전용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글, 사 진 / 김동주
Backpac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