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과 접한 카페의 절경,데이트코스
서울 근교의 양수리·양평은 드라이브 삼아 지친 마음을 식히고 오기 좋은 곳이다. 본래 양평은 남한강을 가운데 둔 양쪽의 평야를 뜻하는데, 지금은 남한강변의 카페촌 일대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양쪽에 물이 흐른다는 뜻의 양수리(兩水里) 역시 엄연히 말하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을 뜻하지만, 남한강과 북한강 일대를 지칭하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어쨌든, 이러한 천혜의 자연을 끼고 많은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지만, 무작정 들어섰다가는 촌스러운 내부 인테리어와 입에 맞지 않는 식사에 실망감만 안고 돌아오기 십상이다. 오랜만에 나선 길을 후회하지 않도록 해줄 주부동이 엄선한 카페&레스토랑, 문화 공간 15곳을 추천한다.
남한강 최고의 볼거리, '두물머리 나루터'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이 나루터에는 4백년이 넘었다는 느티나무가 강변을 지키고 있다. 이 아름다운 절경 때문에 「시월애」, 「중독」 등의 각종 영화나 드라마 촬영 장소로 각광받기도 한 곳.
무엇보다 두물머리의 매력은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한적함에 있다. 이곳에 들렀다면 커다란 느티나무 밑에 앉아 잔잔한 강변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또 이른 아침에 들른다면 환상적인 남한강의 물안개까지 감상할 수 있다.
양수리 시장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난 길로 3분 정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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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산세와 강 위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의 운치에 실컷 빠져들 수 있는 '바탕골 예술관'은 공연과 상영, 미술 전시 등이 열리는 진정한 복합 문화 공간. DIY 작업이 가능한 도자기 공방, 공예 스튜디오, 한지방, 금속 공방 등 각종 문화예술 공간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특히 도자기 공방은 '바탕골 예술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부드러운 흙을 만지고 있으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아이들과 함께 넉넉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
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5시,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일요일·공휴일 오전 11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ㅣ양근대교에서 양수리 쪽 남한강변을 따라 10분 정도 직진, 왼쪽 ㅣ 031-774-0745
식사와 도예 체험을 한번에, '예마당'
버섯 모양의 외관이 인상적인 '예마당'은 양평군에서 지정한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호수에 사장님이 직접 키우는 오리들이 유유히 떠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곳의 별미는 11가지의 재료를 넣고 전통 가마솥에서 1시간 동안 쪄내는 대나무통밥.
담양의 그것보다는 덜하지만 입맛을 돋우기에 적당하다. 직접 키운 유기농 야채쌈밥과 옹기 항아리에 나오는 손수제비도 추천 메뉴. 별채에 마련된 공방에서 손님들이 직접 도예 체험을 할 수 있고, 멋쟁이 사장님의 라이브 공연도 열린다.
오전 10시~새벽 2시 ㅣ 대나무통밥 1만원, 유기농 야채쌈밥 1만원ㅣ 양수리 시장에서 양평 쪽으로 난 남한강변을 따라 직진, 약 7분 거리 ㅣ 031-77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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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보리밥집 '시골밥상'
황토로 지은 초가집이 고향의 정겨움을 선물한다. 구수한 보리밥 정식은 나물만 해도 16가지가 나오는 시골밥상의 으뜸 메뉴. 전주 출신인 주인 아주머니의 손맛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70% 이상이 단골손님인 이곳은 주말이면 사람이 많아서 번호표를 받아야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 식당 건너편에는 통유리로 된 별채를 따로 마련해 식사를 기다리는 손님이나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커피와 차를 즐길 수 있게 배려했다.
오전 8시 30분~오후 9시ㅣ 보리밥 정식 8천원 위치 팔당댐에서 45번 국도를 타고 양평 방향 봉안대교 밑ㅣ 031-576-8355
절제된 미학 카페 '라리아'모던한 회색 건물 '라리아'는 지나가는 이들로 하여금 저절로 차의 속력을 늦추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청담동 카페를 연상시키는 내부와 외관은 전문 건축잡지에도 여러 번 소개되었을 정도. 통유리를 통해 남한강으로 지는 해를 감상할 수 있어 식사비가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 건물 옆쪽에는 원형 무대와 서구의 미니멀리즘 양식에 동양의 사원 분위기를 도입한 형태의 모던 가구 전시장이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오전 11시~오후 10시 ㅣ 라리아 코스5만원, 해물 스파게티 1만2천원 ㅣ 양근대교에서 양수리 쪽 남한강변을 따라 8분 정도, 우측(강쪽) ㅣ 031-774-9717
도자기 전시 카페 '몬티첼로'
카페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 곳곳에 도자기로 만든 공예품들이 손님들을 반긴다. 동그란 지붕의 2층 건물 중 1층에는 도예가인 사장님이 직접 만든 도자기가 전시·판매되고 있고, 3주 단위로 다른 작가들의 초청전이 함께 이루어진다. 2층은 아담한 카페로 꾸며져 있는데, 남한강의 일몰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맛과 주방을 담당하는 멋진 언니가 손수 구운 쿠키 맛이 일품이다. 치킨 데리야키와 스페셜 호기도 나쁘진 않지만 양에 비해 가격이 조금 비싼 것이 흠.
오전 10시~오후 10시 ㅣ 치킨 데리야키 1만7천원, 스페셜 호기 1만6천원, 커피 8천원 위치 양근대교에서 양수리 쪽으로 가는 남한강변을 따라 7분 정도 직진, 왼쪽 ㅣ 031-774-1332
| [출처 : 조인스 닷컴]
영화 <히치>의 데이트코치가 우리나라에도 있다. 결혼정보회사에서‘커플매니저’ 대신‘데이트코치’로 이름을 바꾼 것. 데이트코치 김려일 씨를 알게 된 후 “노총각 코치 한번 해주쇼”라고 끈질기게 조른 끝에 드디어 ‘수업’에 나섰다. |

밤샘 준비, 조금 잘난 척, 아쉬울 때 헤어지는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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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연가´ 준비, 땅! “재떨이 비우고, 세차 좀 하시죠!”
데이트코치에 따르면 목요일이나 금요일 오후 5시쯤 데이트 신청을 하는 것이 성공 확률이 높다. 주말이 가까워질수록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라는데. 주말을 앞두고 ‘오늘 뭐 재미있는 일좀 없을까’ 하며 휴대전화로 전화번호 검색하던 것을 떠올리니 수긍이 간다.
오늘의 코스는 양수리에서 서종면으로 이어지는 391번 지방도(옛 363번 지방도). 북한강을 따라 오롯이 난 길에 카페와 갤러리가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있다. 서울에서 가깝고 익숙한 곳이어야 여자가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데이트코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양평 방향 6번 국도를 타고 가다 ‘다산정약용유적지, 조안면’ 이정표를 보고 빠진다. 워낙 유명한 길이라 차가 좀 막힌다.
데이트코치가 “라디오 말고 CD나 테이프 틀어봐요”라며 쏘아붙인다. 음악이라면 FM 89.1과 91.9에서도 나오는데, 게다가 교통방송을 들으면 도로 상황까지 상세하게 알려주는데… CD나 테이프가 있을 리 만무하다. “먼 길 갈 때 음악 준비는 기본, 게다가 세차 좀 해요. 빈 캔도 버리고 재떨이도 좀 비우지 그래요!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빌리러 가요? 티셔츠 하나 달랑 입고 나오게.” 가슴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그런데 참 희한하다. 그녀의 말에 반박할 수가 없다. 갑갑해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문다.
“당장 차 세우고 나가서 피워요!” 다산정약용유적지로 간다. 그런데 정작 유적지는 뒷전이고 주차장 뒤로 난 좁은 길로 빠지란다. 유적지보다 멋진 풍경이 우선이란다. 역사 공부 하러 온 것이 아니라는 게 이유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시야가 탁 트인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북한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강변연가’라는 카페가 있다. “역시 분위기야!” 나무 난간이 있고 그 앞에 야외 테이블이 놓여 있다. 테이블에 털썩 앉아 “사이다 한 잔 마시죠!” 했더니 또다시 불똥이 튄다. “매너 없이 혼자 주저앉으면 어떻게 합니까! 야외 테이블에 앉을 때는 손수건으로 여자가 앉을 의자를 살짝 닦아주는 것이 에티켓이에요. 그래야 여자가 음료에 빨대라도 꽂아주죠.” 지척에서 북한강이 출렁이고 마음도 출렁인다. 다음부터는 손수건을 꼭 챙겨야겠다.
“야외에 나올 땐 입지 않더라도 겉옷을 가져오세요. 바람이 불면 여자의 무릎에 덮어주기도 하고. 그럼 분위기 좋아지잖아요.” 손수건뿐만 아니라 점퍼도 챙겨야겠다. 챙길 것도, 신경 쓸 것도 많다. ‘선수’라는 타이틀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닌가 보다.
다산정약용선생묘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산75-1
강변연가 031-576-1010 ㅣ 10:00~22:00 ㅣ 음료 5000원, 보양수제비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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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뻬르´에서 티타임 “할 얘기가 그렇게 없어요?”
다시 돌아 나와 양수대교를 건너 좌회전. 391번 지방도가 시작된다. 북한강이 길과 나란히 달린다. 10분 정도 가니 서종면 문화체육공원이 나온다. 파란 잔디밭 군데군데 철쭉이 피었다. 강도 보이고. “쉬었다 갈까요?”라고 했더니 “볕이 너무 세요. 이따 갈 때 들러요” 한다. 여자는 피부에 민감하다고, 기미 생기면 책임질 거냐며….
문호리 입구를 지나면 왼쪽으로 하얀 외벽이 인상 깊은 갤러리 ‘뻬르(PER)’가 나온다. 강가의 버드나무와 벤치가 제법 유명하다. 강가로 걸어 나간다. 요즘은 밭을 만들어 놓아 경치가 예전만 못하다. 그래도 여전히 나무가 있고, 그 그늘 아래 벤치가 있고, 벤치에 앉아 강물을 바라보는 낭만이 존재한다. “물수제비뜨기 내기할까요?” 했더니 “영화 찍어요?” 하며 혼자 하란다.
한창 예쁘게 보여야 할 때 온몸 비틀고 근육 드러내가며 돌 던지고 싶어 하는 여자가 어디 있겠느냐는 말일 게다. 뻬르에는 미술품도 미술품이지만 요즘 꽃차가 인기다. 목련꽃, 생강꽃, 살구꽃 등 주변에서 나는 야생화를 따서 직접 찌고 말려 만든 것이다. 꽃차를 앞에 두고 멀뚱멀뚱 앉아 있는데, “뭐 할 얘기 없어요?”라며 데이트코치가 묻는다. 별로 할 말도 없는데 마침 “어머, 연인이에요? 잘 어울리네”하며 이곳 안주인 김정숙 씨가 등장. 다행이다! 그런데 생기발랄한 미소는 보기 좋은데… 잔뜩 인상 쓰고 있는 남자와 무언가 못마땅한 듯한 표정의 여자가 잘 어울린다는 말은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게다가 연인이라니!
뻬르에는 미술품 외에도 간단한 도자기 소품 등을 전시, 판매한다. 데이트코치도 여자인지라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다. “시간 없어요. 차 다 마셨으면 갑시다”라고 했더니, 이게 더 예뻐 보인다거나 저건 비싸다거나 하며 적극 동참해야 점수를 딴다고 한마디 한다. 눈치를 봐서 여자가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 싶을 땐 예고 없이 “이거 하나 주세요, 선물하게”라고 종업원에게 외치면 게임 오버란다. 좀 의심스럽긴 하다.
갤러리 뻬르 031-771-6191 ㅣ 12:00~20:00(월요일 휴관) ㅣ 꽃차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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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듀´에서 점심식사 “묻지 말고 자기 얘기를 하세요!”
그렇게 ‘욕’을 먹었는데도 배가 고프다. 뻬르를 지나 10여 분 달리면 언덕 위에 모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앤듀(ANDEW)’가 있다. 지난해 7월에 문을 열었다. 실내는 깔끔하다. 유리창을 통해 북한강이 한눈에 바라다 보인다. 나무로 만든 야외 테라스도 있다. 지대가 높아 더욱 멋있다.
언젠가 갔던 허름한 동치미 국숫집보다는 분명 나아 보인다고 했다가 핀잔을 듣는다. 파스타와 스파게티, 안심과 바다가재 요리 등 분위기 잡기에 딱 좋은(?) 음식이 가득하다. 게다가 칠레 와인 등 다양한 와인도 갖췄다. 점심식사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강변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는 스테이크가 제격이란다.
“여자가 고기 안 좋아하면 어떻게 하죠?” 라고 물었더니 데이트코치가 ‘이제 깨달았구나’ 하는 표정으로 “바로 그거예요. 그러니 사전 조사가 필요한 거죠. 상대의 식성이나 좋아하는 것, 취향 등을 미리 알고 데이트 코스를 짜는 것이 기본이죠. 이제 좀 말이 통하네”라고 말한다.
“친해지기 전에는 신발 벗고 들어가서 먹는 곳은 적당하지 않아요. 서로 예뻐 보이고 싶은 때라 그래요. 아참! 그리고 아무리 자리가 많아도 예약은 필수예요. 입구에서 종업원이 예약 여부를 체크해 이쪽에 자리 마련해 두었다고 이야기해 주면 기분 좋잖아요?” 코치가 좀 친절해졌다.
스테이크 한 점 썰어 입에 넣기가 무섭게 “맛있죠?” 하고 물었더니, 밥 먹을 때는 자신의 얘기를 하라고 또 잔소리다. “저는 고기를 좋아해요. 이곳 고기는 연하네요. 저는 강이 보이는 곳을 좋아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듯 하세요. 그래야 친해집니다. 어때요? 맛있어요? 좋아요? 무슨 취조하는 것도 아니고.” 그럴 듯하다.
고기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접시를 깨끗이 비웠다. 소화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차를 몰아 찾아간 곳은 수입교 근처. 다리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이항로 생가 반대 방향이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운치 있는 경치가 펼쳐진다. “이쪽 그늘로 걸어요.” 이 상황에서 여자는 기미에 약하다는 말을 생각해낸 자신이 놀랍다.
앤듀 031-775-5250 ㅣ 11:00~24:00 ㅣ 파스타·스파게티 각 1만5000~1만7000원, 안심과 바다가재 요리 4만5000원, 와인 3만~14만원, 음료 7000~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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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일미술관´ 산책 “적당히 아는 척하세요”
양평과 가평 경계에 이르면 가일미술관이 나온다. 미술관과 휴식 공간을 갖춘 곳이다. 요즘은 ‘피카소, 달리 그리고 20세기 유럽 판화전’이 열린다. 피카소! 아는 이름이라 반갑다. 그림 앞에 서서 그림은 안 보고 누가 그렸는지부터 살핀다. 피카소가 나오면 “피카소네요”라고 했다. “이 그림은 꼭 만화영화 <미래소년 코난>에 나오는 인물 같군요. 나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저 그림 속 저 남자는 코가 너무 납작하네요. 눈만 커다랗고. 참 희한하게 생겼네요.”
데이트코치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공부하세요! 피카소나 달리가 어떤 사람인지 2분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는 준비를 했어야죠. ‘피카소네요’가 뭡니까.” 데이트코치는 “너무 장황하게 설명하면 ‘잘난 척’으로 보이니 주의하라”고 덧붙인다.
이곳에선 토요일 저녁에 야외 테라스에서 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 시간 잘 맞춰 도착하면 분위기 잡기 딱 좋겠다. 강변 드라이브하고, 갤러리에서 꽃차 마시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고기도 썰고, 미술관에서 피카소의 판화 작품도 보고. 이만하면 근사한 데이트가 아닌가. 스스로 만족스럽다.
가일미술관 031-584-4722 ㅣ 10:00~19:00(월요일 휴관) ㅣ 입장료 1500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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