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할아버지들
50대의 아들 며느리같은 봉사자들
20대의 손자 같은 군인 아저씨들
이렇게 3대의 모습으로 오늘 하루는 외로운 노인들에게
한가족이 되는 그런 날입니다
먼저 노인의날을 맞이하여 원장님의 축하 인사가 있고난뒤
여러단체에서 준비해온 장기자랑순서가 되엇습니다
이벤트회사에서 좋은 음향기기를 찬조하셨네요 ..^^
김해시를 대표하는 시민가수가 나와서 몇 곡의 노래를 부르고 나니
노인무용단의 화관무가 있었고 시조창등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흥을 돋으려 보현행원 직원들이 준비한 품바 공연이 벌어졌습니다
가장 서민적이고 또 오랫동안 익숙하게 보아오셨던 탓인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무척이나 좋아하시더군요
무대의 주인공이 될 건지 아님 객석의 주인이될 건지는 화관무를
추시는 노인무용단 할머니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어서 재가노인과 시설노인들의 경기참여가 있엇습니다
저는 김순자 할머니의 경기보조요원이었는데
할머니는 공굴리기에 참여를 하셨습니다
백군이 경기에 좀 뒤쳐져 있을즈음
할머니 차례가 되어서 저와 군인아저씨의 도움으로
반환점을 돌아서 청군과의 거리를 좁혀 놨지요
결국 백군이 뒤지긴 했지만 독거노인인 김순자할머니의
오늘 날씨 많큼이나 맑고 환한 웃음을 오랫동안 볼 수 있엇습니다
처녀 할머니와 전통혼례만 올리고 신방을 거절하셨던
신랑쪽 기일성 할아버지도 오셨습니다
홀아비의 꾀재재함이 그대로 배어있는 영감님 ..
순자할머니는 그래도 할아버지의 두손을 꼭 붙잡고 영감님의
옆을 떠날줄을 모릅니다
두분의우정 여러분들이 보기에도 참 아름답습니다
주위분들의 짖궂은 요청으로 할머니를 업어드리기도 하고
볼에 뽀뽀도 살짝 해 주십니다
수줍어 하시는 영감님 대신 할머니는 연신 신이납니다
그러고보니 순자 할머니 분단장을 이쁘게 하셧습니다
볼그스레 연지까지 찍으셨네요
역시 나이잡수신 할머니도 본능적인 여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77세의 백할아버지..
백구두에 흰장갑 흰모자 흰조끼..그기다 흰 가운까지 ..
화려한 담배 케이스는 한 층더 할아버지의 멋을 돋보이게 합니다
신명이나서 잠시도 자리에 앉아 계시지를 못하시네요
마음에 드신 동갑 할머니의 어깨에 연신 손을 올리시며
사랑표현 하시느라 옆자리할머니의 눈치도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이층의 시설할머니쪽으로 눈길이 잠시 머뭅니다
건강이 안좋으셔서 행사에 참여는 못하시고
창문너머로 힘없이 고개를 내미십니다
올 봄에 어버이날 행사에서 보았던 할머니십니다
그때는 건강하셨는데 ..
얼굴 표정으로 봐서 앉아 계시는것도 무척이나 힘겹나 봅니다
마음이 아파옵니다
무자식상팔자라지만 ..
돌보아 주는 가족이 없으시니 내한 몸 늘 건강해야 하거늘 ..
마음속으로 할머니의 빠른 쾌유를 빌어봣습니다
털이 숭숭한 장단지를 내놓고
요즘 보기 힘든 조선 백구두 (흰고무신)에 검정치마 흰저고리
부직포로 만든 빨간장미 가슴에 달고 붉은 스카프 목에 걸친
군인아저씨의 모습이라니 ..
행사장의 요긴한 악세사리 역활을 훌륭히도 해냇습니다
사탕먹기 낚시하기 박터뜨리기등등 몇 가지 경기가 끝나고 할머니와의
셋쩨주 월요일 벌거벗은(목욕봉사하는날) 만남을 기약하면
아쉬운 이별을 고하였지요
법당에 들러 부처님께 삼배올리며 병석의 힘없이 내려다 보시던
할머니의 빠른 쾌유를 다시한 번 빌어드렸습니다
보조요원으로라도 이런행사에 참여할 수 잇는 기회를 주신
보현행원 관계자외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종종 걸음으로 부산으로 발길을
돌렷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