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밥상- 요즈음 부쩍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래서 예전에 없던 웰빙(wellbeing)과 웰빙족 등 삶의 질을 강조하는 신조어까지 등장, 사용되고 있다. 웰빙의 사전적 의미는 행복, 안녕, 복지다. 그러므로 웰빙족은 물질적 가치나 명예를 얻어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삶이 아니라 건강한 영육을 유지하고 균형있는 삶을 척도로 삼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의미를 가진 단어들이 상업적 유행어로 번져 나가 요가나 피트니스클럽을 즐기고 비싼 유기농 식재로 만든 음식만을 선호하는 등 물질적인 풍요와 고급화, 지나친 건강과 미용에 대한 집착 등으로 그 의미가 많이 왜곡되고 있다, 이런 밥상차림과 생활과 달리, 옛 사람들이 즐겨 먹었던 된장국, 김치, 제철 야채, 보리밥이 웰빙식이고, 큰 욕심 없이 살았던 사람들이 진정한 웰빙족이라 할 수 있으니 진정한 웰빙은 오늘의 것이 아나라 옛날의 것이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어떤가? 언제부턴가 우리 밥상을 점령한 온갖 가공 인스턴트식품, 심지어 부패 방지를 위해 방사능을 쪼인 식품도 즐겨 먹으니 신선한 야채가 가득한 옛날 음식문화와 입맛은 사라지고 있다. 어른들의 식탁이 이러니 아이들은 더 말할 것 없다. 아이들이 즐겨먹는 햄과 소시지에는 몇 달이 지나도 부패되지 않게 방부제가 많이 들어가고 예쁜 색갈로 보이도록 발색제 등 화학 첨가물이 사용되고 있다. 이런 가공, 인스턴트 식품을 즐겨 먹기에 원인불명의 질병을 앓는 어른과 아이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키는 크고 살은 쪘지만 체력이 약한 아이들이 많아지고 정서불안과 폭력성 아이들이 수를 더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아이들에게 창조 활동의 바탕이자 생명의 기본인 먹거리 불량이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른도 아이도 제철 채소와 과일을 먹어야 '철든 사람'이 될 텐데도 하우스에서 키운 사계절 출하품을 먹고 있으니 '철 없는 사람들'이 세상에 가득하다. 우리 집에서는 '철 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철에 난 식품들을 먹어야 제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어 대체로 제철 것들을 사 먹는다. 생각해 보면, 옛날 어릴 적 아이들은 1년에 명절이나 제사 때 말고는 소고기를 맛보기 어려웠다. 귀하기도 값도 비싸 단백질은 콩으로 대체했고 밭에서 갓 따온 신선한 야채와 보리밥, 고구마 감자를 많이 먹었기에 비타민, 섬유소, 미네랄 등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었다. 그런 음식들을 먹고 자라서 그런지 대부분 기초 체력도 튼튼했다. 우리 몸에 독성이 쌓여도 금방 분해할 수 있는 기본 면역은 우리 땅에서 나는 풍부한 제철 음식덕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 우리 아이들은 모유보다는 분유를, 이가 나기 시작하면 고기씹는 방법부터 배우고 걷기가 시작되면 패스트푸드와 햄 등 가공식품을 즐겨 먹고 있다. 그 결과 면역성은 떨어지고 아토피 등 알 수 없는 질환에 시달리며 정서 불안과 심한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밥상이 있기까지는 수많은 생명의 순환과 그 생명을 위해 땀 흘려 수고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에게 감사할 줄 아는 아이들이야 말로 우리의 희망이다. 공부만 잘 하고 예의 없는 아이를 키우기보다 공부보다 배려 공감 감사할 줄 아는 아이를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이런 아이들에게 우리 땅에서 난 제철 음식을 먹이고 어머니 손맛이 베인 생명의 밥상을 차려줄 때 건강한 삶 속에서 학업에 충실할 수도 그들의 희망도 한껏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세상을 만들고 웰빙과 건강한 밥상을 위한 식생활의 대안은 바로 이런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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