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바다
지난 3일 이른 아침 한 대의 승용차에 탄 일행은 아주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제41회 군항제가 열리고 있는 진해를 향해 출발했다. 덕유산과 산청휴게소를 거쳐 대전을 떠난 지 약 세 시간만에 남강휴게소에 닿았다.
휴게소 주차장에는 관광과 여행사의 대형버스들이 여러 대 들어 와 주차장을 채우고 있었다. 대형버스의 물결은 봄나들이 상춘이 무르익었음을 웅변하고 있었다. 관광철만 되면 항상 만원을 이루는 화장실에는 입구마다 줄을 이어선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어 화장실 입구마다 인산인해 사람 꽃이 만개했다.
이 곳 주차장에서는 새로운 주차공간 경로우대석을 보았다. 휴게소를 떠난 지 20여분만에 산인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마산시내로 들어섰다. 마산의 명소라 자랑하는 무학산을 끼고 아래로 가포에 이르는 무학로 양쪽에는 벚꽃이 절정을 넘기고 낙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벚나무에는 새순 새 잎이 돋아 벚꽃과 두 집 살림을 차리고 개나리꽃은 새 잎에 자리를 내주어 꽃이나 잎이나 반반을 이루고 있었고 새순 새 잎을 틔운 느티나무가 시원하게 꽃바람을 타고 있었다.
11시30분쯤 무학로 끝자락에서 눈앞에 확 트이는 가포 앞 바다를 눈에 가득, 가슴에 가득 담으며 우리 모두의 내 고향 남쪽 바다를 마음껏 즐겼다.
때가 되어 여러 곳에 홍보가 된 한 아구(귀)탕 집을 찾으며 입맛을 다셨다. 어렵게 찾아 든 아구탕(찜)집 주인은 주차할 공간을 묻는 말에 집 옆길에 주차하라고 한마디하고는 안으로 들어 가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여러 곳에 홍보가 된 그 집의 아구찜 맛은 별로 입에 와 닿지를 않아 그리며 벼르던 아구찜의 맛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아쉬움만 가지고 나왔다.
그러나 이런 모든 아쉬움은 마산을 넘어 진해로 접어드는 고개를 넘어서며 싹 가셨다. 오후 1시 반쯤 고개를 넘어서면서부터 눈앞에 펼쳐지는 벚꽃, 벚꽃, 벚꽃에 그만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이 자꾸 벌어졌다. 아니 저 게 모두 벚꽃 나무들이야! 아니 저게 모두 벚꽃이야!
진해는 온 시가지가 벚꽃으로 만개했고 진해 주변 산야에도 온통 벚꽃나무가 무성했다. 그야말로 말로만 듣던 진해의 벚꽃 축제는 벚꽃바다 축제 바로 그것이었다. 진해시가지 한가운데를 흐르는 맑은 시냇물! 그 시냇물을 타고 아름답게 흘러 내려가던 떨어진 벚꽃의 마지막 유유한 봄 여행길은 눈길을, 마음을 놓아주지 않았다.
관광객 차 행열 속에 밀리고 밀려 군항제 기간에 개방되는 해군기지사령부, 해군사관학교관람, 이어 장천부두에 정박중인 해군함정을 관람한 것 이외에 벚꽃에 쌓였던 내수면연구소 관람도 좋았다.
저무는 석양에 서둘러 안민터널을 지나 되돌아 안민고개를 내려오며 탄성을 연발했던 벚꽃 길은 구도로의 추억까지 되살려 줘 군항제 관람 대미를 더욱 아름답게 장식해 주었다.
4월의 진해에는 장천부두 앞 바다와 또 다른 벚꽃 바다가 있음을 이번에야 알았다고 나...
(2003. 4. 9 )
첫댓글 좋은 구경했군 그래 나도 매 해 벼르기만 했는데 금년에도 시기를 놓쳐버렷군 내가 갔다온듯 느껴지는 천규 글로 대신해야겠어 나들이 할 수 있는 천규의 건강을 감사하며 마리아 자매님께 축하애
말로만 듣고 TV로만 보던 벛꽃 축제를 실물로 보고 왔다니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