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신탁·역모기지론 각광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아직은 유언서 보관 서비스 수준으로 연간 2~3건 정도에 불과하지만 일본에서는 많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사후에 있을 수 있는 법적 분쟁을 대비할 수 있고 상속 관련 법률문제에 대해 종합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언서를 보관만 할 경우에는 계약할 때 10만원, 매년 5만원의 보관 수수료를 내야 하며, 유언 집행을 맡길 경우에는 대상 재산의 1% 정도가 보수로 잡힌다.
국민은행이 내놓은 ‘KB 실버웰빙 연금신탁’은 예비 노인을 위한 노후대비 상품이다. 최저 10년 이상 불입하면 55세부터 매월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연금신탁과 비슷하지만 매년 납입금액의 100% 범위 내에서 최고 24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하나은행이 판매하는 ‘신노후생활연금신탁’은 원금 보장에 2,000만원까지 추가로 세금 우대가 된다.
역(逆)모기지론은 노년층을 위한 실버상품 중 가장 최근 등장한 상품이다. 노인들의 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에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는 대신 일정 주기마다 대출금을 연금식으로 받도록 설계돼 있다.
신한·조흥은행이 내놓은 역모기지론의 경우 대출금액을 1억원으로 했을 때 10년 동안 매월 62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변동금리 5.7% 기준). 대출 만기가 되면 다른 대출로 전환하거나 담보주택을 처분해 대출금을 갚을 수 있다. 농협이 내놓은 ‘농촌형 역모기지론’은 농지를 담보로 제공한 농지 가격의 최대 60%까지 금리 연 6%(변동금리)에 빌릴 수 있다.
도심형 실버타운 자리잡아여행·금융 부문에서 실버상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국내의 실버산업은 ‘표류’하고 있었다는 것이 보다 정확한 평가다.
실버타운(유료 복지시설)이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불린다. 90년대 중반부터 도입된 실버타운은 부동산 개발붐과 맞물려 구매력 있는 노인층을 겨냥해 전국 곳곳에 지어졌다. 그러나 사업 타당성 분석 없이 유행처럼 번져 ‘분양광고’를 내는 경우가 허다했다. 특히 초기의 실버타운 대부분이 전원휴양형으로 건설됐지만 고립된 생활이 오히려 노인에게 좋지 않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대개는 파산하고 말았다.
도입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국내에서 운영과 사업성에서 검증받은 실버타운으로는 서울시니어스타워와 삼성생명 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삼성노블카운티 정도가 꼽힌다.
송도병원을 기반으로 하는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서울 약수동의 시니어스타워를 비롯해 발산역 인근의 시니어스강서타워, 분당의 시니어스분당타워를 운영하고 있다. 이종균 이사장은 “도심 한복판에 세워졌다는 측면에서 접근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며, 시설과 서비스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다”고 말했다.
시니어스타워는 방마다 공기순환장치, 건강관리 센서가 부착돼 있다. 수영장·월풀사우나·가라오케는 기본, 당구장·대강당 등을 만들어 취미활동을 배려하고 있다. 97년 시니어스타워를 시공할 당시 평당 430만원의 건축비용이 들어갔다. 당시 아파트 건축비용이 평당 2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2배가 넘는다.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연 두차례.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너싱홈(노인전문요양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이용요금은 분양형과 입소보증금 방식이 있다. 평당 1,000만원 정도에 분양받거나 보증금을 내고 월 40만원가량의 관리비를 내야 한다. 평당 900만원대에 분양한 시니어스강서타워의 경우 현재 시세가 1,300만~1,600만원대로 프리미엄까지 생겼다.
경기도 기흥에 지난 2001년 개원한 삼성 노블카운티는 보증금이 4억~5억원대, 생활비를 포함해 월 이용료는 부부 기준으로 250만원선이다. 노블카운티 관계자는 “현재 340여명의 입주자 가운데 변호사·의사 등 현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30%에 이른다”며 “나이 든 전문가 계층에서는 안정적으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는 실버타운 입주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