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London, the BRIC Capital of the World (세계 브릭스 수도인 런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여기 런던에서는 오늘 올림픽 개막식이 개최되기까지 참으로 대단한 한 주를 보냈습니다. 오늘까지는 찬란한 햇살이 비추었습니다. 전세계 각국에서 선수와 방문객이 속속 도착하는 가운데 런던에는 맑은 하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필자는 매우 흥미로운 행사에 참석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또한 런던의 중앙로를 산보하다 보니 이 모든 것이 정말이지 매우 특별한 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 주최DNA(Decide Now Act) 조찬회의에 참석하였습니다. 혁신적인 사고와 세계에 공헌한 바를 인정하여 101명의 인사가 선정되었습니다. 세계에 기여한 바가 많은 전세계 다양한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그 중 몇몇은 숫자를 채우기 위해 초청된 듯 합니다만). 조찬회의의 MC였던 마크 프로어맨(Mark Florman)이 농담했듯이 –영국이 어떠한 성장도 달성할 수 없다 하더라도-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할 전세계 많은 중요 인사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선정된 이들은 기술, 자선활동, 운동, 음악, 언론 등에서 잘 알려져 있는 인물들이었습니다.
이후 필자는 영국 정부가 주최한 올림픽 개막 전 회의에 참석하였습니다. 세계 주요 투자자와 전세계 기업, 정책담당자들이 참석하였습니다. 영국 총리와 재무장관도 참석하였으며 각국 중앙 은행 총재, IMF 총재와 OECD도 참석하였습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유로화에 관한 중요한 발언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좀더 자세히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의 중간 휴식시간에, St. James 궁의 정원에서 멋진 리셉션이 벌이지는 가운데 런던이 모든 것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브릭스를 포함하여 몇몇 주요 정책담당자와 자리를 같이 할 기회도 있었으며,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모임들이 잡혀있습니다. 월요일에는 런던 시장 주최 회의에서 유로화 외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주요 사안들을 짚어보고 런던이 세계 브릭스 수도라는 필자의 의견을 피력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런던의 매력을 여러 앵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만 특히 시간대(time zone), 기술, 언어, 영국의 법률제도, 노동시장 유연성, 기업활동의 용이성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번 주 비교적 수월하게 일이 진행되긴 하였습니다. 앞으로는 날씨나 교통체계에 대한 언급이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만 그저 그래 보는 것일 겁니다.
적어도 언어와 (아시아) 브릭스의 부상에 관해서 필자는 International Affairs 최신판에서 매우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습니다. Srinivasa Madhur 가 쓴 “21세기 세계 경제지배구조에서 아시아의 역할(Asia's role in twenty-first-century global economic governance)”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고 정당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아시아 정책담당자가 취해야 할 조치로 주요 국가가 영어로 정기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또한 최근 일본 니케이 신문에서도 주요 기술기업 대표가 세계에 일본의 경쟁력을 다시 보여주는 주요 전략의 하나로 다른 일본기업도 영어를 유일한 통용언어로 채택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Chinese Developments (중국에서의 전개상황)
몇 주 전에도 언급했듯이 중국 외교관은 약 250,000명의 중국인 방문객이 런던을 찾을 것이라고 전해주었습니다. 앞으로 며칠 간은 해로드 백화점이나 버버리 매장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쉽게 찾아가는 장소는 아니겠다 싶은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필자는 중국의 주요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하는 행사 몇 군데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어떠한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얼마 전 중국의 주요 경제정책 관련 연구기관인 NDR(National development Research council)가 경제의 우선과제에 관한 흥미로운 발표를 했습니다. 에너지 및 환경보호, 신세대IT, 바이오 기술, 하이엔드장비, 신에너지, 소재, 신에너지 자동차 등이 2015년부터 2020년 사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두 배 이상 증가시킬 부문으로 선정된 것입니다. 이러한 목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영국에는 이들 분야에 도움이 될만한 기업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런던에서 수혜를 입게 되는 것은 관광쇼핑만은 아닐 듯 합니다.
이러한 우선과제를 산업과 연관시켜 생각해보니 이번 주 중국 국영 해양석유총공사(CNOOC Ltd.)가 캐나다의 넥센(Nexen Inc.) 인수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이 어떻게 언론에 비추어지고 있는지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번 주에는 중국의 경제지표가 많이 발표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 몇 안 되는 경제지표가 반가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징후가 확산되고 있으며 6월 Flash PMI지수가 49.5로 증가하였습니다.
전술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A Shares는 지난 24시간 벌어지고 있는 드라기 효과의 수혜를 입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인 투자자들이 여전히 걱정을 내려놓지 못하는 듯 합니다. 그것이 곧 다가올 지도부교체와 그로 인한 정책변화와 관련이 있는지, 혹은 그다지 연착륙인 것 같지 않다는 의구심 때문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며 중국 주식이 저평가되어 있는 듯 합니다.
Euro Area Fun and Games (유로존의 혼란)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유로존은 관심의 제일선에 있었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영국 런던의 한 컨퍼런스에서 어제 한 발언은 그 중 압권이었습니다. 필자는 이번 주말 Sunday Telegraph에 스페인 문제와 유로존에 관한 글을 기고하였습니다. 필자가 판단하기에 유럽중앙은행은 모든 현실적 카드를 쥐고 있습니다. 또한 당사는 이번 주 초 “유럽이 난국 헤매기를 할 수 있을까요? (Can Europe Muddle Through?)”라는 제하의 Monthly Insights를 발표하였으며 본고에 이를 첨부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유로존 17개국에게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앞날을 그려보았고, 이들 국가, EU, 유럽중앙은행 간의 상호작용에 대해서도 논하였습니다. 다만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향후 2년 이상 난국 헤매기(Muddling Through)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안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항구적인 어떤 조치를 취하여 채권 금리가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당사가 구상할 수 있는 경로는 대부분 진정한 의미의 유럽합중국(United States of Europe)에 가까운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유로화가 향후 수년간을 버티기도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이번 주에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 이전에도 7월 Flash PMI 조사가 매우 실망스러웠고, 독일의 제조업지수도 매우 저조한 모습을 보이는 등 중요한 유로존 이벤트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또한 무디스는 핀란드를 제외한 모든 AAA 등급 국가를 부정적 관찰대상(credit watch) 으로 지정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독일 등지의 보수파의 마음은 더욱 굳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Berlusconi) 전 총리가 2013년 정계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비롯하여 다양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필자가 존경하는 경제학자인 마틴 펠스타인(Martin Feldstein)이 금주 유로화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글을 FT에 기고하였습니다. 회의론적 시각으로는 마틴 펠스타인을 따를 자가 없기에 모든 회의론자들이 필독해야 할 법한 글입니다. 마틴 펠스타인은 오랜 동안 회의론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었고 그의 경력은 그 누구보다도 훌륭합니다. 그의 이번 기사가 흥미롭다고 평가한 이유는 유로존이 붕괴하느니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국가들이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과거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 하였으며 그의 이러한 주장은 일리가 있습니다. 그가 이번 글에서 주로 주장한 것은 유로화가 추가로 하락하도록 허용하거나 그렇게 되도록 격려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필자에게는 이러한 주장보다는 다른 내용이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The Draghi Comments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의 발언)
이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상황을 크게 변화시키는 무언가가 될 것인지 여부입니다. 이는 목요일 밤 열린 가든 파티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되었으며 많은 이들이 새로운 견해를 피력하였습니다. 회의론자들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강력하긴 했지만 유로화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정치인들의 손에 달렸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7월 Monthly Insights에서 당사가 설명한 이슈들로 인해 공감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가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내용을 언급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만 드라기 총재는 몇몇 국가가 실질적이고 믿을만한 변화를 일구어내고 있다고 지적하였고,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과 모국인 이탈리아를 그 예로 들었습니다. 바로 전날 상대적 단위노동비용에 관한 업데이트 자료를 통해 이들 국가, 특히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또한 정도에 있어서는 다소 떨어지지만 그리스 등이 경쟁력을 되찾아가고 있음을 확인하였기에 이는 필자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제임스 리스데일(James Wrisdale)은 지금은 아일랜드와 스페인이 프랑스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목을 집중시켰던 발언은 전술한 중요한 내용들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3가지 점입니다;
1. 유럽중앙은행은 유로화 존속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2. 유럽중앙은행은 유럽중앙은행에게 맡겨진 임무에 충실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드라기 총재는 다른 이의 책임을 없애주는 것이 유럽중앙은행이 해야 할 일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3. 다만 (필자가 판단하기에 가장 중요한 점으로) 국채 스프레드가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관련 의사결정의 영향력을 파괴하는 수준으로까지 움직인다면 이는 유럽중앙은행의 검토사항이 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하였다.
이미 지난 주말 드라기 총재는 유럽중앙은행의 정책에 관한 것이라면 “금기”시할 것이 없다고 언급하였으며, 곧이어 같은 맥락의 발언을 한 것입니다. 이번 주 초반 여러 건의 인터뷰에서 필자가 주장했듯이 유럽중앙은행은 이번 위기를 해결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스프레드를 낮출 수 있는 충분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런던에서 보기 힘든 화창한 날씨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유럽중앙은행이 이를 실행에 옮길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시장이 “돈(의지)을 보여주라(Show me the money)”고 주장할 것입니다. 곧 보게 될 것 같습니다.
The UK Data (영국의 경제지표)
영국 정책담당자는 어제 능숙한 수완으로 전날 발표된 다소 우울한 2분기 GDP 예측치에 관해 대처하였습니다. 영국 통계청(ONS) 에게는 전면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듯 합니다. GDP 예측치를 발표하고 실망스러웠던 저조한 성적을 결국 수정 발표하는 일이 반복 되면서 이제는 예측치 발표와 이후의 수정발표, 그 자체가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PMI 조사(PMI 의 향후 수년간 실질 GDP에 관한 예측치는 통계적으로 훨씬 신뢰할만합니다)가 제시하는 사뭇 상반된 내용에서 수정변수를 추출하여 적용하거나 아예 예측치 발표를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Enjoy the Games (올림픽을 즐기십시오)
드디어 기다리던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12시간 안에 올림픽의 화려한 막이 오를 것이며, 적어도 한 주간은 유로 위기를 잊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골드만삭스 글로벌 투자리서치의 휴고 스캇-골(Hugo Scott-Gall)은 오늘 아침 “스포츠: 세계가 열광하는 성장산업(Sports: the World’s Favorite Growth Industry)”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였습니다. 프린트하여 들고 다니다가 화창한 이번 주말 교통체증을 겪을 때, 아니면 공항에서, 혹은 기차 안에서 한 번 읽어볼 만한 내용입니다.
시장에 관한 한 드라기 효과로 인해 S&P는 그 동안 왔다갔다하던1225-1280의 중간쯤으로 올라섰습니다. 이번 주 초 한 브로커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현재 연초대비 S&P의 성과는 2000년 이후 최고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필자가 이번 주 이야기를 나눈 결과 바닥을 치고 있는 시장 심리는 이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그렇게 높은 것이며, 필자가 강세론자들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런던의 지금을 즐기십시오.
짐 오닐(Jim O'Neill)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