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향산일지(장흥 가지산)
○ 일자: 2006. 5. 31. 수요일(지방자치 선거일)
○ 장소 : 장흥 보림사(寶林寺) 가지산(迦智山)
○ 참석 ; 산고수장․요산요수․정병윤 +1(임양춘)
○ 보림사(寶林寺)
5․31 지방자치 선거일 휴무일이다. 3일전부터 광주지구 향산회 산행을 연락하다. 장소는 그동안 수차에 회자한 장흥 가지산이다. 일명 자지산. 몇 차례 가지산 계획만 했다가 막상 산행시에는 다른 곳에 밀려 미루고 미루었던 곳이다. 선거일 비상으로 이용남 선수는 공무수행이고, 안 바쁜 우리 세 사람만 출발한다. 아침 등산 배낭을 맨채로 집 앞 문흥초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치다.
09:50, 봉선동 정병윤 집에서 장흥을 향해 출발하여 정확히 한시간만인 10시 50분 장흥 유치면에 소재한 보림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보림사 넓은 주차장이 텅텅 비어있다. 휴무일인데도 주말이 아니어서인지 등산객도 신도(信徒)도 보이지 않는다.
입구 안내판에 보림사에 대한 설명은 여느 절과 똑 같다. “보림사는 동양 3보림(인도․중국․한국)의 하나로 우리나라 선종(禪宗)이 가장 먼저 들어온 가람으로 선종 사찰이다……”
정문의 현판 「迦智山 寶林寺」는 단정하면서도 위엄 있다. 여느 유명사찰이 인파로 붐비는 것에 비하면, 조용하고 차분함은 마치 선(禪) 도장(道場)을 찾아 온 듯하다. 정문에 들어서면 정면에 대적광전(大寂光殿)이라는 단정한 건물이 마치 대웅전 인 듯한 위치에 자리 잡고, 건물 앞에는 국보 44호인 ‘보림사 3층 석탑 및 석등’이 서있다.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석탑과 석등이 일부 상처도 없이 잘 보존되어 있다. 대적광전 건물 안에는 국보 117호인 ‘철조비로자나불좌상(鐵造毘盧舍那佛坐像)’이 모셔있다. 함께한 정 선생의 설명에 의하면 예술적 가치는 별로인데, 특이하게 건조연도가 불상 어깨에 새겨져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한다. 비로자나불(毘盧舍那佛)은 부처가 설법한 진리가 태양의 빛처럼 우주에 가득 비추는 것을 형상화한 불상이란다(법당 앞 안내판 참조).
대웅전은 입구의 우측에 가지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2층으로 된 건물이 특징이다.
(대적광전 앞에서, 사람 뒤로 3층 석탑과 석등이 보인다)
○ 산행
11:20 산행출발. 대적광전 좌측에는 건축용 목재 재단에 분주하다. 톱밥 냄새가 친근하다. 인부들이 틀어 놓은 트로츠가 산골을 뒤덮는다. 산사에 목탁소리는 간데없고 유행가 소리만이 진동한다. 절 뒤로 산행방향을 잡는다. 금세 이정표가 보인다. [가지산 정상 1.3km, 소나무산림욕장 0.7km, 비자림산림욕장 0.2km]. 산행 길 오르막이 급하다. 초여름 날씨가 따가운데, 다행히 산행 길이 모두 그늘이다. 야생 차(茶)나무가 여기저기 보인다. 차향(茶香)과 녹음(綠陰)의 상큼한 내음이 뱃속까지 상쾌하다.
느티나무․단풍나무 외 이름표를 단 잡목도 많다. 100년이 넘은 직한 소나무들이 기품 있다. 300년이 넘었다는 소나무가 안내판을 앞에 두고 서있다. ‘봉덕송(鳳德松)’이다.
그늘 진 산행이지만 가파른 오르막에 무더위까지 겹치니 땀이 이마에서 뚝뚝 떨어진다. 누구랄 것도 없이 알아서 휴식이다. 쉬는 인심이 풍부해서 좋다. 독촉하는 사람도 없다.
30분을 오르니, 삼거리에 소나무 산림욕(山林浴)장이 나온다.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다. 나무의자가 잘 정비되어 있다. 또 휴식이다. 이정표[↑가지산 정상 0.6km, ←학생의 집 0.7km, ↓보림사 1.1km]. 잠시 휴식 후 또 출발이다. 이제 보림사 쪽 전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상이 가까워 오자 마지막 급경사가 나온다. 또 쉰다. 이마에 땀이 범벅이 될 무렵 정상에 도착한다. 12:20. 정확히 1시간 오르막이다.
정상에는 조그만 정상 표시석이 서있다. 산 규모가 작아서 표시석도 작은가 보다. 글씨도 희미하다. [가지산 해발 509.9m]. 맑은 날씨에 전망도 좋다. 남쪽 정면으로 강진군 병영의 수인산이 보인다. 좌로는 동남쪽에 장흥 제암산이 드높고, 우로는 서쪽으로 영암 국사봉이 보인다.
(가지산 정상)
○ 내려오는 길
절도 산도 모두 조용하다. 산행객도 없다. 정상에서 만난 산행객 2명이 전부다. 정상아래 그늘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 참석도 못한 산고수장 형수씨가 정성스럽게 찰밥을 해서 보내셨다. 우리 형수씨 마음씨만큼이나 맛있는 찰밥이다. 과일에 커피까지 먹어댄다. 산상(山上)의 정식(定食)이다. 한 시간 등산에 점심도 한 시간이다.
정상에 도착하면 먹는 일이요, 먹고 나면 하산이다. 우리네 인생은 먹기 위해 사는 것이데 뭐.
13: 10 하산 출발. 올라온 길 반대편으로 하산이다. 거리가 더 짧으니 경사는 심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 산중턱에 축대를 쌓고 벽돌담장까지 쳐 놓았다. 가까이 보니 공주이씨 선산이다. 명당인가 보다. 저렇게 큰 공사를 해 놓은 것을 보니-
하산 길에는 땀도 없다. 울창한 수목 길을 걷노라니 신록의 향기에 취한 듯하다. 20여분을 내려오니 전망대란 정자가 있다. 보림사가 한눈에 들어온다.(13:35). 목조건물이어서 오름도 상쾌하다. 여기저기 이정표도 많아 산행이 쉽다.
10여분 내려오면 비자나무산림욕장이 나온다(13:45). 나무의자며 시설은 정성스럽다. 이용객이 없음인지 깨끗하지 아니하다. 비자나무 향이 너무 좋다. 나주 불회사(佛會寺) 비자나무 이야기도 나누다. 버섯재배 농장이 나온다. 생물전공인 정 선생 왈, 운지버섯이란다. 그 옆이 바로 보림사 요사채 건물이다. 13:50 도착. 점심 1시간 포함해서 2시간 30분의 산행이다. 마을 뒷산 정도의 정감 있는 산이다. 거리도 짧고, 그늘진 산행 길은 여름산행에 알맞은 곳이다.
역시 절은 한가하다. 승려도 신도도 안 보인다. 부부인 듯한 관광객 2쌍만이 넓은 마당을 건너고 있다.
○ 삼한지 테마파크(주몽 촬영지)
짧은 산행이다. 시간이 이르다. 나주 공산면에 요즘 방영중인 연속극 ‘주몽’(?내가 잘 몰라서)의 촬영지 구경 가잔다. 최근 물이 가득 찬 유치호(湖)를 건너 나주로 간다. 영산포에 이르자 길가에 “삼한지 테마파크”란 안내판이 곳곳에 붙어있다. 공산면 면소재지를 지나자 같은 방향으로 가는 승용차들이 많다. 경찰이 교통정리까지 하는 것을 보니 가깝나 본다. 차가 밀린다. 한 시간 이상 달려온 거리다. 15:20.
밀리는 차량행렬이 심상치 않다. 앞을 보니 1 km 이상 승용차가 정체되어 있다. 기다리기엔 행렬이 너무 길다. 회군하기로 의견일치. 돌아온다. 시골길, 막걸리 생각에 지나치기 아깝다. 공산 면소재지 시골 주막에 들어선다. ‘웅어’회, 처음 듣는 물고기이다. 막걸리에 곁들이는 웅어 회는 별미다. 서대 회 비슷하기도 하고. 주몽 촬영지 대신 멋진 회 맛을 보다.
봉선동에 도착한 정 선생, 기어이 생맥주 한잔씩 더 하잔다. 매일 소주 두병씩 마신다는 정 선생, 건강 조심하시게나-
6시 넘어 집에 도착하다. 투표가 마감되고 출구조사에 한나라당 압승으로 알려온다. 저녁 뉴스에는 온통 한나라당 판이다.
(2006. 5. 31. 이 철 환)
첫댓글 어이 요산 사진 올리는 기술이 아직 서툴러 못올렸네.
모르는 것은 배우면 되네. 밥택이 성한테 물어보게나-
오르지는 못했지만 산행기로 가지산 등산했다오!
사진을 이제야 올립니다.
푸하하~~ 여보게, 친구. 왜 그리 엉엉 우시나? 체통을 지키시게 , 체통을! 한나라당에 패배한 울분을 쏟아내는 것 같아 민망하네. 정치꾼도 아니 것 같구먼. 아니지~~~머리를 질끈 동여맨 폼하며 멋진 모자로 멋부린 폼하며 혹시 어르신들 '독립투사 와 카우보이, 길잃고 헤매다 황야에서 만나다' 동서양 합작 영화 찍으시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