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70은 사연이 많은 차다. 1997년 데뷔한 1세대 C70은 볼보가 처음 만든, 현대적인 의미의 컨버터블이었다. 왜건의 달인, 볼보가 낯선 분야에 도전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1990년 780 쿠페를 단종시킨 이후 볼보에겐 사브의 900과 후속 모델 9-3의 쿠페, 컨버터블에 대적할 맞수가 없었다.
사브 9-3 겨냥한 볼보의 야심작 그 사이 사브는 착실히 스웨디시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었다. C70은 이들과 경쟁을 벌이기 위해 볼보가 마련한 야심작이었다. C70을 쿠페와 컨버터블 두 가지 모델로 선보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첫 C70의 디자인은 피터 호버리의 작품. 뼈대는, 믿어지지 않겠지만, 세단 850을 베이스로 삼았다.
C70의 엔지니어링은 영국의 워크스 팀인 TWR(Tom Walkinshaw Racing)의 솜씨. 당시 볼보는 ‘안전지상주의’에서 ‘달리는 즐거움’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던 중이었다. 볼보가 1995년부터 TWR과 손잡고 영국 투어링카 챔피언십(BTCC)에 출전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C70은 성격에 있어서도 볼보에겐 도전이었던 셈이다. 한편, 볼보와 TWR의‘돈독한’관계는 개발 단계에 그치지 않았다. 볼보는 TWR과 세운 합작 기업에서 C70을 생산하기로 했다. 공장은 볼보의 고향, 예테보리 북서쪽에 자리한 우데발라(Uddeval!la)의 기존 생산 시설을 활용했다. 엔진은 직렬 5기통 2.3X에 저압ㆍ고압터보를 붙여 출력을 달리했고, 자동ㆍ수동 5단 변속기를 얹고 앞바퀴를 굴렸다. 1세대 C70은 2002년 초 국내에 선보였다. 직렬 5기통 2.3X 고압터보 240마력 엔진과 자동 5단 변속기를 짝지은 모델이었다. 성능은 매서웠다. 0→시속 100km 가속 7.9초에 마쳤고, 시속 235km까지 달렸다.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전복방지 시스템 ROPS까지 갖춰 ‘가장 안전한 컨버터블’로 널리 이름을 알렸다. C70의 얼굴엔 어떤 차와도 닮지 않은 볼보만의 개성이 가득했다. 인테리어의 감성 품질이나 소프트 톱 모두 딱히 흠잡을 데 없었다. 터보차저는 2천400rpm에서부터 엔진을 맹렬하게 쥐어짜 33.6kgㆍm의 토크를 뿜어 1천460kg의 무게가 무색한, 거침없는 가속을 이끌었다. TWR의 손길을 거쳤지만, 몸놀림은 ‘편안함’을 중시하는 볼보의 테두리 안에 머물렀다.
하지만 누군가 C70이 어떤 차냐고 물을라치면 대답은 장황해지기 일쑤였다. 엠블럼을 가려도, 볼보라는 사실을 눈치 챌 수 있는 차였던 까닭이다. 다시 말해 뚜껑이 활짝 열린다는 점을 빼면 볼보의 다른 모델과 딱히 다른 매력까진 찾기 어려웠다. 게다가 데뷔 당시 C70 컨버터블의 차 값은 8천360만 원. BMW 325Ci보다 비쌌다. 결국 C70은 스웨덴에선 사브와 맞씨름하며 제 역할을 다했을지언정, 국내에선 그리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라인업을 지켰다. C70 쿠페는 지난 2003년 단종되었다. 더 이상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까닭이다. 하지만 컨버터블은 지난해까지 7만6천809대가 공장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2세대 C70이 화려하게 등장했다.
쿠페-컨버터블로 화려하게 거듭나 뉴 C70의 뼈대는 마쓰다가 디자인한 포드의 C1 플랫폼. S40, V50도 함께 쓴다. 길이와 휠베이스는 각각 133, 25mm 줄었지만, 너비는 21mm 늘었다. 트레드는 앞은 30mm, 뒤는 90mm나 넓어졌다. 높이는 1천400mm로 예전과 같다. 새 C70은 전동식 하드톱을 갖추면서 쿠페와 컨버터블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C70의 디자인은 미국 출신 디자이너 존 킨지가 이끄는 팀의 작품이다. 볼보는 새 C70 디자인을 캘리포니아, 스페인, 스웨덴 등 세 곳의 스튜디오에 경합을 붙였다. 우리가 만난 새 C70은 경쟁에서 이긴 캘리포니아 팀의 작품이다. 루프는 존 킨지의 지휘 아래 이태리의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와 함께 다시 한 번 손질을 거쳤다. 볼보는 이번 C70 역시 스웨덴의 우데발라에서 외부 기업과 손잡고 생산한다. 파트너는 디자인 작업에서부터 참여했던 피닌파리나. 1세대 C70 개발ㆍ생산을 함께 했던 TWR과는 계약이 종료될 즈음 잡음이 많이 들리더니, 끝내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볼보가 피닌파리나와 손잡게 된 배경도 TWR과 불화의 영향이 없지 않았다. 한편, 이번에 국내 시장에 선보인 모델은 C70 T5. 볼보의 고성능 모델 S60R과 같은 블록의 직렬 5기통 2.5X 고압터보 220마력 엔진을 가로로 얹는다. 이전의 2.3X 엔진보다 보어와 스트로크가 각각 2, 2.1mm 늘었다. 변속기는 자동 5단 기어트로닉. 기어비는 5단만 이전 C70과 같을 뿐, 1~4단, 후진 기어와 최종감속비까지 새롭게 손봤다. 1세대 C70 T5보다 출력, 토크가 줄었지만, 성능은 거의 엇비슷하다. 0→시속 100km 가속을 8초에 마치고, 시속 235km까지 달린다. 1천500rpm에서부터 최대토크를 뿜는 까닭에 가속 페달을 조금만 건드려도 바로 ‘전력 질주’ 모드에 돌입한다. 터보의 존재가 두드러지는 정지 가속과 달리 추월 가속은 기대만큼 감동적이진 않다. 같은 엔진을 얹은 S40 T5에서의 폭력적인 느낌까진 기대하기 어렵다. 무거운 탓이다. 새 C70의 휠베이스는 S40과 같되 트레드는 S60과 같다. 그러다 보니 강성 유지를 위해 고강성 스틸을 많이 썼다. 게다가 전동식 하드톱 시스템까지 얹었으니 S40은 말할 나위도 없고, S60보다 몸무게가 더 나간다. 1세대 C70 컨버터블과 비교하면 무게가 200kg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잃은 게 있으니 얻은 것도 있을 터. 이전의 C70 컨버터블보다 보디 강성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단단한 차체 강성은 굽이진 길을 헤집을 때 진가를 발휘했다.
이전 모델보다 핸들링이 다소 날카로워졌다. 한편,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여전히 자잘한 진동과 충격을 부지런히 삼켜 부드러운 승차감을 전한다. C70의 앞뒤 무게 배분은 톱을 닫았을 때 56 : 44, 톱을 열었을 때 54 : 46. 33kg 정도의 차이다. 무게 배분의 변화가 적다는 하드톱 컨버터블의 존재 당위성을 보란 듯이 충족시킨 셈이다. 따라서 쿠페, 컨버터블 때 몸놀림의 차이가 딱히 두드러지지 않는다. 제동 성능은 볼보의 다른 모델이 그렇듯 흠 잡을 데 없이 훌륭하다. 볼보 C70의 실내 공간은 4명의 성인에게 부족함이 없다. 감성품질은 한껏 물이 올랐다. 안전장비는 더없이 영리해졌다. 값은 이전 모델보다 저렴한 6천850만 원. 하지만 위상은 여전히 애매하다. 보다 저렴한 컨버터블도 많거니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모델과의 값 차이가 크지 않은 까닭이다. 볼보코리아가 풀어내야 할 숙제인 셈이다.
C70은 사연이 많은 차다. 1997년 데뷔한 1세대 C70은 볼보가 처음 만든, 현대적인 의미의 컨버터블이었다. 왜건의 달인, 볼보가 낯선 분야에 도전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1990년 780 쿠페를 단종시킨 이후 볼보에겐 사브의 900과 후속 모델 9-3의 쿠페, 컨버터블에 대적할 맞수가 없었다.
사브 9-3 겨냥한 볼보의 야심작 그 사이 사브는 착실히 스웨디시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었다. C70은 이들과 경쟁을 벌이기 위해 볼보가 마련한 야심작이었다. C70을 쿠페와 컨버터블 두 가지 모델로 선보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첫 C70의 디자인은 피터 호버리의 작품. 뼈대는, 믿어지지 않겠지만, 세단 850을 베이스로 삼았다.
C70의 엔지니어링은 영국의 워크스 팀인 TWR(Tom Walkinshaw Racing)의 솜씨. 당시 볼보는 ‘안전지상주의’에서 ‘달리는 즐거움’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던 중이었다. 볼보가 1995년부터 TWR과 손잡고 영국 투어링카 챔피언십(BTCC)에 출전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C70은 성격에 있어서도 볼보에겐 도전이었던 셈이다. 한편, 볼보와 TWR의‘돈독한’관계는 개발 단계에 그치지 않았다. 볼보는 TWR과 세운 합작 기업에서 C70을 생산하기로 했다. 공장은 볼보의 고향, 예테보리 북서쪽에 자리한 우데발라(Uddeval!la)의 기존 생산 시설을 활용했다. 엔진은 직렬 5기통 2.3X에 저압ㆍ고압터보를 붙여 출력을 달리했고, 자동ㆍ수동 5단 변속기를 얹고 앞바퀴를 굴렸다. 1세대 C70은 2002년 초 국내에 선보였다. 직렬 5기통 2.3X 고압터보 240마력 엔진과 자동 5단 변속기를 짝지은 모델이었다. 성능은 매서웠다. 0→시속 100km 가속 7.9초에 마쳤고, 시속 235km까지 달렸다.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전복방지 시스템 ROPS까지 갖춰 ‘가장 안전한 컨버터블’로 널리 이름을 알렸다. C70의 얼굴엔 어떤 차와도 닮지 않은 볼보만의 개성이 가득했다. 인테리어의 감성 품질이나 소프트 톱 모두 딱히 흠잡을 데 없었다. 터보차저는 2천400rpm에서부터 엔진을 맹렬하게 쥐어짜 33.6kgㆍm의 토크를 뿜어 1천460kg의 무게가 무색한, 거침없는 가속을 이끌었다. TWR의 손길을 거쳤지만, 몸놀림은 ‘편안함’을 중시하는 볼보의 테두리 안에 머물렀다.
하지만 누군가 C70이 어떤 차냐고 물을라치면 대답은 장황해지기 일쑤였다. 엠블럼을 가려도, 볼보라는 사실을 눈치 챌 수 있는 차였던 까닭이다. 다시 말해 뚜껑이 활짝 열린다는 점을 빼면 볼보의 다른 모델과 딱히 다른 매력까진 찾기 어려웠다. 게다가 데뷔 당시 C70 컨버터블의 차 값은 8천360만 원. BMW 325Ci보다 비쌌다. 결국 C70은 스웨덴에선 사브와 맞씨름하며 제 역할을 다했을지언정, 국내에선 그리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라인업을 지켰다. C70 쿠페는 지난 2003년 단종되었다. 더 이상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까닭이다. 하지만 컨버터블은 지난해까지 7만6천809대가 공장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2세대 C70이 화려하게 등장했다.
쿠페-컨버터블로 화려하게 거듭나 뉴 C70의 뼈대는 마쓰다가 디자인한 포드의 C1 플랫폼. S40, V50도 함께 쓴다. 길이와 휠베이스는 각각 133, 25mm 줄었지만, 너비는 21mm 늘었다. 트레드는 앞은 30mm, 뒤는 90mm나 넓어졌다. 높이는 1천400mm로 예전과 같다. 새 C70은 전동식 하드톱을 갖추면서 쿠페와 컨버터블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C70의 디자인은 미국 출신 디자이너 존 킨지가 이끄는 팀의 작품이다. 볼보는 새 C70 디자인을 캘리포니아, 스페인, 스웨덴 등 세 곳의 스튜디오에 경합을 붙였다. 우리가 만난 새 C70은 경쟁에서 이긴 캘리포니아 팀의 작품이다. 루프는 존 킨지의 지휘 아래 이태리의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와 함께 다시 한 번 손질을 거쳤다. 볼보는 이번 C70 역시 스웨덴의 우데발라에서 외부 기업과 손잡고 생산한다. 파트너는 디자인 작업에서부터 참여했던 피닌파리나. 1세대 C70 개발ㆍ생산을 함께 했던 TWR과는 계약이 종료될 즈음 잡음이 많이 들리더니, 끝내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볼보가 피닌파리나와 손잡게 된 배경도 TWR과 불화의 영향이 없지 않았다. 한편, 이번에 국내 시장에 선보인 모델은 C70 T5. 볼보의 고성능 모델 S60R과 같은 블록의 직렬 5기통 2.5X 고압터보 220마력 엔진을 가로로 얹는다. 이전의 2.3X 엔진보다 보어와 스트로크가 각각 2, 2.1mm 늘었다. 변속기는 자동 5단 기어트로닉. 기어비는 5단만 이전 C70과 같을 뿐, 1~4단, 후진 기어와 최종감속비까지 새롭게 손봤다. 1세대 C70 T5보다 출력, 토크가 줄었지만, 성능은 거의 엇비슷하다. 0→시속 100km 가속을 8초에 마치고, 시속 235km까지 달린다. 1천500rpm에서부터 최대토크를 뿜는 까닭에 가속 페달을 조금만 건드려도 바로 ‘전력 질주’ 모드에 돌입한다. 터보의 존재가 두드러지는 정지 가속과 달리 추월 가속은 기대만큼 감동적이진 않다. 같은 엔진을 얹은 S40 T5에서의 폭력적인 느낌까진 기대하기 어렵다. 무거운 탓이다. 새 C70의 휠베이스는 S40과 같되 트레드는 S60과 같다. 그러다 보니 강성 유지를 위해 고강성 스틸을 많이 썼다. 게다가 전동식 하드톱 시스템까지 얹었으니 S40은 말할 나위도 없고, S60보다 몸무게가 더 나간다. 1세대 C70 컨버터블과 비교하면 무게가 200kg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잃은 게 있으니 얻은 것도 있을 터. 이전의 C70 컨버터블보다 보디 강성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단단한 차체 강성은 굽이진 길을 헤집을 때 진가를 발휘했다.
이전 모델보다 핸들링이 다소 날카로워졌다. 한편,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여전히 자잘한 진동과 충격을 부지런히 삼켜 부드러운 승차감을 전한다. C70의 앞뒤 무게 배분은 톱을 닫았을 때 56 : 44, 톱을 열었을 때 54 : 46. 33kg 정도의 차이다. 무게 배분의 변화가 적다는 하드톱 컨버터블의 존재 당위성을 보란 듯이 충족시킨 셈이다. 따라서 쿠페, 컨버터블 때 몸놀림의 차이가 딱히 두드러지지 않는다. 제동 성능은 볼보의 다른 모델이 그렇듯 흠 잡을 데 없이 훌륭하다. 볼보 C70의 실내 공간은 4명의 성인에게 부족함이 없다. 감성품질은 한껏 물이 올랐다. 안전장비는 더없이 영리해졌다. 값은 이전 모델보다 저렴한 6천850만 원. 하지만 위상은 여전히 애매하다. 보다 저렴한 컨버터블도 많거니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모델과의 값 차이가 크지 않은 까닭이다. 볼보코리아가 풀어내야 할 숙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