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잦습니다. 아내는 싫다고 합니다. 야쿠르트를 배달하는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름이 `우기'라서 그런지 비가 좋습니다. 이름을 한자로 쓰자면 雨期가 아니라 佑基인데도 말입니다.
회보를 인쇄소에 맡기고 큰 걱정이 생겼더랬습니다.아래 글에서 한번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자그마치 620명이나 되는 주소를 어떻게 봉투에 붙이느냐 하는 것이 걱정이었지요.
하나하나 쓴다? 그냥 흰종이에 인쇄해서 풀칠을 한다? 이대로 선생님처럼 딴데 맡긴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인쇄소에 전화하여 물어보니, 엑셀 프로그램을 잘 쓰면 방법이 있다고는 했습니다만, 자기들도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이것 참 야단이 났습니다.
오늘 우연히 우리 회사 총무부에 갔습니다. 부장님이 뭘 인쇄(흔한 사무실용 출려기로)하고 있기에 다가갔습니다. 그냥 보는 흰종이가 아니어서 뭐냐고 물었더니 `라벨인쇄'라고 합니다.
그게 뭐냐고 꼬치꼬치 물었지요. 묻는 건 직업병입니다. 그했더니 수십명 되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일일이 쓰기가 귀찮아서 그냥 돈 좀 들이더라도 라벨인쇄용 종이를 사서 출력하는 것이랍니다.
귀가 번쩍 뜨이겠지요? 아하! 이거다. 흔히 쓰는 아래한글에서 도구-라벨-라벨 문서만들기를 활용하면 아주 쉽게 일을 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걸 몰랐을까요? 저도 아래한글을 쓴지 벌써 열해는 넘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이대로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주소록(엑셀파일)을 열고 복사하여 한글 문서로 만든 다음 오늘 저녁에 라벨 인쇄용으로 편집을 마쳤답니다.
내일은 라벨 인쇄용 종이를 사서(좀 비쌀 것 같습니다만, 하루종일 주소 붙이느라 아까운 시간 보내는 것보다는 낫겠죠), 제 출력기 잉크도 사서, 주소를 뽑습니다.
그러면 토요일 회보와 봉투가 나오면 월요일엔 주소를 붙여서 부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저는 오늘 주소 붙일 일을 해결하고 나니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이 글을 여기에 올려놓는 이유는 혹시 우리 회원들 중에서 동창회 총무나 집안 계모임 총무를 하는 분이 계신데, 저처럼 주소 붙이거나 쓰는 일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다면 저처럼 해보라고 알려드리기 위해서였답니다.
진주에는 내일도 비가 온다고 합니다. 저는 비가 오면 어쩐지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나 제 아내는 또 비가 오느냐며 투덜거리다 잠들었습니다. 제 네살배기 아들녀석은 새로 사준 노란 장화가 마음에 안 드는가 봅니다.
그럼.
진주에서 이우기 올림
카페 게시글
♧꿈나무 글쓰기 한마당
봉투에 주소를 어떻게 붙일까 생각하다가...
이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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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4.24 00:1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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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런데 나중에는 일일이 잘라서 풀로 붙여야 하는 건 아닌가요? 라벨 종이는 뒷 면에 풀칠이 미리 되어있나보죠?
라벨 종이는 뒤에 풀칠이 돼 있는 '스티커'와 같은 것이야. 그냥 손으로 떼서 붙이기만 하면 돼. 거기에 주소가 바로 인쇄되거든. 얼마나 쉽고 편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