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름. 2월 셋째 주 팀등반
날짜 : 2023.02.18.,19.
날씨 : 용대리 치고는 나쁘지 않은 날씨, 영상 3도
참석자 : 엄재원, 함형숙, 서희숙, 백호기, 박정호, 박종관, 송진철(도착순^^)
[새벽 1시가 되어서 자야지하고 누웠는데, 헉….. 베개가 묵은지인 줄 알았습니다(쉰네가 아주 그냥;; 혹시나 하고 뒤집어 보니 더 쉰;;;;)]
개요
22-23년 겨울시즌 공식적인 빙벽등반은 오늘이 마지막인 듯 하고, 형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김천에서 뉴페이스 선수님이 참석하셨어요. 올해 정등 빙벽반을 졸업한 형숙 선배님이 빙벽반 동기분을 모시고 왔습니다. 반가웠고 가져오신 샤인머스킷 엄청 달았어요(김천에서 샤인머스킷 농사를 지으신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두 분은 코오롱등산학교에서도 암, 빙벽반을 졸업하신 경력이 화려하신 분들이었더라고요.
앞으로 자주 뵙길 바랍니다.
팀등반준비
셋째주 초 매바위 등반을 위해 숙소를 알아보고 있는데 적절한 숙소를 잡기가 어려웠어요. 근데 등반사랑 카페에 들어가 보니 매바위와 아주 가까운 곳에 괜찮아 보이는 숙소가 있더라고요. 근데 아무리 찾아봐도 숙소 연락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윤정 동기에게 연락처를 받아 손쉽게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등반사랑이 남겨주신 기록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전날 등반장비를 챙기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어요. 로프는 60자? 120자?, 쉘터는?, 먹거리는?, 코펠, 버너, 가스는????
언제부턴가 적당히? 알아서? 가져오는 분위기가 되었어요. 게다 지방산행에는 먹거리도 좀 더 챙겨야 하니까 준비할 사항이 더 늘어나잖아요. 앞으로는 톡방에서 좀 더 상세하게 장비 등을 공유해서 중복을 줄여보는 건 어떨까요??
등반후기
매바위는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숙소에서는 엄청 깔끔한 소비와 분위기였고, 정확하게 7시 기상과 9시 출발이 잘 지켜졌습니다. 지난번에 준비해갔던 냉이된장찌개를 해 먹지 못하고 그냥 가져왔기에 이번에도 또 냉이된장찌개를 준비했습니다(재구매예요). 다행히 이번에는 잘 소비가 되었어요. 아주 맛있게 잘 끓여져서 부드러운 아침 식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침 식사 즈음 정호형님께서 숙소로 도착하셨고, 9시 반 즈음 회장님이 매바위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11시 즈음 진철형도 참석했어요. 그래서 일요일 참석자는 모두 7명이 되었어요.
리딩은 호기형님께서 수고를 해주셨고, 루트는 가장 안전해 보이는 중앙 골짜기에 100미터 로프를 사용해서 리딩을 시작하셨는데, 예상한 것보다 높이가 상당했어요. 확보하고 나니 높이가 70미터는 넘어 보였습니다. 할 수 없이 형숙선배님이 100미터 로프 끝을 묶고 120미터 로프를 갖고 후등자로 등반을 이어 올라가서 두 분이 하강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부터는 120미터 로프로 톱로핑으로 등반이 가능했습니다. 매바위는 120미터 로프를 꼭 가져가야겠더라구요. 다만, 우측으로 옮겨갈수록 빙벽 길이는 짧아져서 70자 또는 60자 로프로도 등반이 가능해 보였습니다.
마지막 순서에서 톱로핑으로 한차례 등반을 마치고, 쉬고 있는데 서희숙 선배님이 직접 리딩을 하신다는거에요, 놀라웠습니다. 비록 호기형님이 설치한 스크류를 이용하긴 했지만, 사이사이에 스크류 4개를 더 설치하면서 상단까지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는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게다 아주 편하게 힘들이지 않고 올라가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호기형님과 서희숙 선배님이 설치하신 스크류를 이용해서 리딩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히단 쪽은 그나마 빙벽 각도가 세지 않아서 무난하게 줄을 걸며 올라갈 수 있었는데, 상단 수직 부분에 다다르니 몸이 약간 경직되는 느낌이었요. 게다 전날 마라톤 훈련 때문에 20km 지속주를 하고 왔던 터라 종아리에 경련이 살짝 올라오면서 발과 종아리에 통증이 좀 있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첫 리딩이었기에 다소 긴장도 하면서 웃기기도 하면서 '이거 좀 오바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면서 약간 아찔했지만, 무리 없이 상단까지 올라서 리딩을 마쳤습니다. 근데 줄이 정말 무겁더라고요. 퀵을 위해 당기는데 15미터 암벽과는 정말 큰 차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등반훈련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도...
아, 쉘터도 정말 잘 갖고 온 것 같았어요. 없었으면 다들 추위에 덜덜 떨었을꺼에요. 예전에 구매했다가 너무 낮고, 설치도 약간 번거로워서 안쓰고 방치되고 있다가 방출을 할까 고민하고 있던 장비였는데 이날 본전 뽑은 것 같았습니다.
바람이 불었는데도 모두 붙어서 설치하니 금방 자세를 잡고 잘 버텨주었습니다.
회장님은 원정등반 귀국 후 목이 안돌아가서 등반을 못하시는 바람에 이날은 '쿡' 지위에서 등반자들을 지원했습니다.
코베아 알파인 포트에 연신 육수를 끓이며 어묵과 소시지, 면 등을 내주시면서 우리의 속을 든든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주시면서도 동시에 입을 한번도 쉬지 않으시면서 원정 얘기 등으로 우리를 빵빵 터지고 즐겁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아무래도 원정의 목적은 얘깃거리를 찾으러 떠나시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후 3시가 넘자 다른 팀들도 철수하는 분위기였고, 저희도 두 세 차례 씩 등반을 마쳤습니다. 근데 줄과 장비를 회수하려는데 무엇 때문인지 회장님 목이 다시 잘 돌아가지 뭐예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줄과 장비를 회수해 주셨습니다.
회장님은 경쾌한 등반으로 줄과 장비를 회수해 주시고, 우리는 개인정비와 함께 아니온 듯 주변을 정리한 후 단체사진도 찍고 모두 안전하게 철수합니다.
마치며
토요일 밤에 생각한 매바위는 예상을 뛰어넘는 바람과 추위가 살짝 걱정이었는데, 실제 일요일 날씨는 우려했던 것 보다는 부드러웠습니다.
올 해는 호기형님과 회장님에게 등반을 배우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될 것 같아요.
마칠게요(호기형님 장갑 잘 쓰겠습니다, 아~ 요즘 왤케 멋찌시지👍)
가져오신 먹거리들(기억 순)
경북지부 : 부대찌개, 샤인머스킷, 잡곡쌀, 김치, 콩나물, 맥주, 와인
백호기 전임 회장님 : 소고기, 청주, 소금, 빙벽장갑(17만원 상당의 블다 퍼니셔 글러브)
나 : 아래 사진 참고(넘 많아서 다 나열할 수 없음)
첫댓글 수고했습니다 ㅎㅎ
등반사랑 덕이야 형!!
등반대장님 꼼꼼한 후기 잘 봤습니다^^
준비하시느라 넘 수고많으셨어요~~
참석하신 분들 덕분에 마지막 빙벽 잘하고 왔습니다..
먼 길 다녀가시느라 수고하셨어요
역시 재원이 후기글 좋다! 마치 함께 다녀온 듯! 나도 올해는 재원이랑 형들 따라다님서 빡시게 배우고싶네~
봄부터 효율적인 등반 해봐요 형👍
숙소사진 진짜 차만 없었으면 완전 귀곡산장이네ㅎㅎ
ㅎㅎ 근처에 가로등 같은 것이 없다 보니 더 그렇게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