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선 단체장인 홍낙표 무주군수의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최근 사법기관이 도내 일부 자치단체에 대해 단체장 본인이나 그 가족·측근의 비리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이면서 올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홍 군수도 이같은 소용돌이에 휩쓸려 있다. 경찰은 폐기물 처리업자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홍 군수의 부인, 그리고 이를 도운 혐의로 무주군 비서실장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홍 군수의 처남은 승진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에 대한 수사 및 사법처리 결과에 상관없이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은 홍 군수는 현직 프리미엄에도 불구, 민심을 끌어안지 못하면서 3선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북일보가 지난 8∼9일 무주지역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홍 군수는 지지율 선두권에서 멀어졌고, 단체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게 나타났다.
지역 민심이 출렁인 가운데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실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황정수 전 전북도의원이 지지율에서 현직 단체장을 앞서 관심을 모았다.
△ 무주군수 선거 가상 다자대결
무주군수 선거 입지자 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지도 조사에서 황정수 전 전북도의원이 34.6%의 지지를 얻어 다른 입지자들을 오차범위(±4.4%p) 밖에서 앞섰다.
이어 이미 출마를 선언한 황인홍 구천동농협 조합장이 19.5%로 황 전 도의원을 추격했고, 홍낙표 군수는 18.1%를 얻어 황 조합장과 함께 오차범위 내에서 2위권을 형성했다. 또 무주군수 3선 연임 후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중도하차한 김세웅 전 군수(8.7%)와 백경태 전북도의원(5.1%), 이해연 전 무주군의회 의장(4.6%)이 뒤를 이었다. 무응답은 9.4%였다.
황 전 도의원은 3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으며, 홍 군수는 30대(37.2%)에서만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안철수 신당 창당을 가정할 경우 안철수 신당 지지층은 황정수 전 도의원에게 64.8%에 달하는 높은 지지를 보냈고, 민주당 지지층은 황인홍 조합장(29.1%)과 홍낙표 군수(27.2%)로 견해가 엇갈렸다.
△ 홍낙표 군수 직무평가
홍 군수의 민선5기 직무수행에 대해서는 ‘매우 잘했다’(13.6%)·‘다소 잘했다’(24.7%)는 긍정적 평가가 38.3%에 그친 반면, ‘다소 잘못했다’(19.2%)·‘매우 잘못했다’(28.9%)는 부정적 평가는 48.1%에 달했다. 무응답은 13.6%로 나타났다.
최근 부인과 처남·비서실장이 비리 혐의를 받으면서 홍 군수에 대한 주민들의 실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별로는 20∼30대와 60대 이상에서 긍정적 평가가 더 높았지만 여론 주도층인 40대(64.9%)와 50대(62.7%)에서 부정적인 견해가 매우 높았다.
△ 현 군수 연임·교체에 대한 견해
홍낙표 군수의 연임, 또는 교체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23.2%만이 ‘한번 더 하는 것도 괜찮다’고 답했다. 반면 ‘다른 인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견해가 59.6%로 절반을 넘었으며, 무응답은 17.2%로 집계됐다.
성·연령에 관계없이 전 계층에서 교체 요구가 높은 가운데 특히 40대(74.3%)와 50대(69.7%)에서 그 비율이 높았다. 또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연임(28.6%)보다 교체 요구(54.9%)가 2배 가까이 높아 홍 군수의 3선 도전에 험로를 예고했다.
이같은 조사결과를 전북일보가 지난해 5월 26∼27일 ‘리서치뷰’에 의뢰, 무주군민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 ±5.7%p) 결과와 비교할 경우 우선 홍 군수의 직무수행과 관련, 긍정적 평가는 60.6%에서 38.3%로 22.3%p나 떨어졌다. 반면 부정적 평가는 32.7%에서 48.1%로 15.4%p 늘었다. 또 ‘홍 군수가 한번 더 하는 것도 괜찮다’는 응답은 39.0%에서 23.2%로 15.8%p 급락했다.
△ 정당 지지도
무주군민들은 현재 지지하거나 더 호감이 가는 정당으로 42.0%가 민주당을 꼽았다. 이어 새누리당 14.4%, 통합진보당 4.5%, 정의당 1.6%, 다른 정당 8.5% 였으며, 무당층은 28.9%로 나타났다.
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을 가정한 정당 지지도에서는 민주당 33.0%, 안철수 신당 33.3%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11.4%, 통합진보당 1.9%, 정의당 1.2%, 다른 정당 2.3%, 무당층은 16.9%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여성(32.6%)과 19세 및 20대(48.6%)·40대(36.1%)·60대 이상(28.6%)에서, 안철수 신당은 남성(36.7%)과 30대(29.8%)·50대(40.3%)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 여론조사 어떻게 실시했나
이번 조사는 전북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에 의뢰, 지난 8∼9일 이틀간 컴퓨터 자동응답시스템(ARS)을 이용해 유선전화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은 무주군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2013년 12월 말 기준, 국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로 추출했으며 응답률은 7.9%(총 6352통화, 500명 응답)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 포인트.
응답자는 남성이 245명(49.0%), 여성이 255명(51.0%) 이었고, 연령별로는 19세 및 20대가 11.2%, 30대 12.0%, 40대 15.8%, 50대 19.8%, 60대 이상이 41.2%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