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리더쉽*뜻대로 리더쉽(탈출:32,1-6.25;32,26)
모세는 하느님의 가르침인 십계명을 받기 위해 시나이산에서 오래 머물러야 했다. 기다리다 지친 백성들이 동요하더니 급기야 아론에게 몰려와 말하였다.” 일어나 앞장서서 우리를 이끄실 신을 만들어 주십시오. 우리를 데리고 온 저 모세라는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탈출 32,1) 그러자 아론은 마지못해 아니면 기다렸다는 듯이, 그들이 금붙이를 모아 수송아지를 만들었다. 그러자 사람들이 외쳤다.”이스라엘아 이분이 너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오신 너희 신이시다“(32,4)
그들의 기쁨에 찬 환호를 본 아론은, 제단을 쌓게 한 뒤 백성들과 더불어 예배를 드리고 잔치를 벌인 뒤 흥청거리며 먹고 마시며 놀았다. 제멋대로 하려는 백성과 제멋대로 하는 아론의 리더쉽이 아삼육이 되어 만들어낸 불륜과 타락의 한 모습이다.
이런 모습에 하느님이 진노하시어 재앙을 내리고자 하니 모세가 애원하였다. 모세의 애원을 듣고 하느님은 징벌을 거두셨는데, 하느님을 말리던 모세 자신이 정작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모세는 증언 판을 깨트렸으며, ‘제멋대로’에 가세한 무리를 처단하였다. 그런데 한 가지 커다란 의문? 부화뇌동하는 백성을 진정시키기는커녕 한술 더 떠 타락으로 끌어낸 지도자 아론은 첫번째로 가장 엄중하게 치워버려야 할 인사임에도 웬일인지 살아남아 영예로운 대사제까지 역임할 수 있었다. 모세의 신앙과 정의도 핏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나?
공자님의 말씀 논어에 “삼인행三人行 이불아사언必有我師焉 택기선자擇其善者 이종지而從之 기불선자이개지基不善者而改之”가 있다고 한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그중에 나의 스승이 있다.”라는 것이다. 그 가운데 나보다 나은 사람의 좋은 점을 골라서 그것을 따르고 나보다 못한 사람의 좋지 않은 점을 가려내어 그것을 바로잡는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오늘날에도 이 가르침은 교회와 사회에 만연해있고 또 나에게도 부지불식간 마귀처럼 다가와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나는 오늘도 성서백주간이라는 거룩한 부담 때문에 이 말씀을 보았고 다시 또 아론이 ‘세상만사 멋대로’ 가르침과 모세의 ‘하느님 뜻대로’ 가르침에서 무엇을 따라야 할지 분명하게 알 수 있으니 감사하다. 나의 정체성? 그것은 천주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천주교인이다.
입력:최마리 에스텔 2023년 10월 0일 AM 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