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중산층입니까
미 경제학자들은 1930년대와 40년대를 ‘대압축의 시대’라고 부른다. 계층간 소득의 격차가 급격히 줄어든 시기다. 물론 대공황이후 경제부흥을 위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이 주요인이었다. 제조업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67%나 늘어나고 최고 부유층 1%의 실질소득은 17% 하락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에 의하면 이때가 미국의 중산층이 태동한 시기다.
그후 70년대 초까지는 중산층의 황금기였다. 미국의 생산성과 중산층의 소득이 똑같이 104%나 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 베이비부머는 이렇게 회상한다. “내가 자랄 때 우리집은 중산층이었지요. 아버지는 회사에 다녔고 어머니는 주부였어요. 부자는 아니었지만 가난하지도 않았지요. 집과 자동차, 약간의 땅도 있었고, 은행에 저축도 있었으니까요. 우리형제들은 비싼 것은 못 사도 필요한 것은 다 가질 수 있었고 아파도 보험이 있으니 걱정이 없었지요…”
열심히 일하면 별로 쪼들리지 않고 대부분 집과 차를 사고 자녀를 대학에 보낼 수 있었다. 그것이 바로 전 세계인의 동경의 대상이며 희망이기도 했던 ‘아메리칸 드림’이었다. 이같은 미국의 중산층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이후다. 그후 20여년동안 최고 부유층의 실질소득은 135%나 늘어났다. 나머지 대다수의 실질임금은 정체되거나 하락했다.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기 시작하면서 중산층도 점점 더 안정을 잃어갔다.
29일 발표된 미 연방센서스국의 보고서는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의 중간가구소득이 4만6,326달러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1.1% 늘어난 숫자지만 증가분은 65세이상 노년층의 투자와 소셜시큐리티 소득에 해당한다. 65세이하 9천만 가구의 소득은 0.5%가 줄어들었다. 무보험인구는 4,660만명으로 전년보다 130만명이나 늘어났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상황은 상당히 좋다. 2004년의 경우 4.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 최고부유층 1%의 실질소득은 자산증가를 빼고도 12.5%나 늘었다. 중산층을 포함한 대부분에겐 풍요 속의 빈곤이다. 당신은 중산층입니까 - 이 질문에 그렇다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연소득 10만달러에도 주택 모기지와 관리비, 자동차 유지비, 의료보험, 두 자녀 대학학비…‘필수 비용’을 지출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충분히 가난하지는 못해’ 자녀의 학비보조 혜택도 받지 못한다. ‘중산층이란?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세금을 내는 사람, 미국을 떠받치고 있지만 정부에 의해 철저하게 잊혀진 계층’이라는 비아냥도 일리가 있다.
누가 중산층인가. 개념정의도 정확치 않고 소득에 따른 분류도 여러 가지다. 중간 20%인 연소득 2만5천에서 10만달러 계층을 꼽기도 하고 연소득 1만4천달러에서 7만9천달러인 60%를 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숫자상의 중산층일 뿐이다. 전통적 의미의 중산층, ‘안정적’인 중산층 라이프스타일은 실현하기도, 유지하기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다수의 불만이 높아지면 정치가 뜨거워지게 마련이다. 두달 남은 선거와 2008년 대선까지를 겨냥, 공화당의 안보이슈에 맞서 민주당이 중산층을 되살리는 ‘아메리칸 드림’ 이슈를 들고 나왔다. 집권 보수파들은 소득의 불균형은 기술혁신에서부터 세계화된 경쟁에 이르기까지 경제 환경변화의 소산이며 정권의 책임은 아니라고 강변하고 야당 진보파는 부유층 세제혜택과 근로자 임금 및 베네핏 삭감을 부추긴 경제정책의 탓이 크다고 공격한다.
양쪽 다 일리가 있다. 경제환경 변화는 컨트롤하기 힘든 필연적 현상이다. 또 소득의 격차는 자본주의 경제의 원동력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성장의 혜택이 극소수에만 편중된다면, 그래서 중산층을 포함한 대다수의 꿈이 무너진다면 그 사회는 건강할 수가 없다. 그럴 때 우리는 정치를 바라본다. 성장의 혜택이 폭넓게 공유될 수 있는 정책을 기대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의 고민인 의료보험제도에 대한 획기적 개혁일 수도 있고 비숙련 근로자에 대한 훈련교육일 수도 있으며 중산층에 대한 자녀학비 보조나 세제혜택 확대일 수도 있다.
사흘 후면 노동절이다. 풍요로운 삶을 세계 어떤 나라보다 폭넓게 누려 온 미국인들이 ‘열심히 일하면 실현되는 아메리칸 드림’을 기리는 축제일이다. 노동절을 계기로 선거의 열기도 뜨거워진다. 중산층은 휘청대는데 집권당이 계속 ‘경제는 호황’이라고만 주장한다면 유권자들은 어디를 바라볼 것인가.
지난봄 퍼레이드 잡지가 실시한 서베이 결과에 의하면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84%나 되었다. 이 빌, 저 빌 다 보내고 나면 여유자금이 전혀없다는 응답이 83%나 되었고 ‘은퇴나 휴가는 잊고 산다’도 절반에 달했지만 80%가 아메리칸 드림의 성취는 아직 가능하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당신은 어떻습니까. 아직 아메리칸 드림을 믿고 있는 중산층입니까.
박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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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관리 유혹과 함정
우리 부서가 주정부 및 연방정부 자금을 거의 800만달러 정도 받는 관계로, 부서의 총책임자가 된 후에 매년 10군데도 넘는 정부기관들이 교대로 나오는 감사를 처리해야 했다. 그 때문에 정부 감사가 나오기 전에 USC 감사원들과 철저히 각 부서마다 먼저 내부 감사를 하고 미리미리 고쳐나가는데, 이제는 감사 준비하는 데에 일급 선수가 되어서 잘못된 부분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정도가 되었으며 크고 작은 재정관리 문제들을 고쳐나가고 있다.
전문직으로 어느 정도 실력을 쌓으며 매니저로 승급하면 작게 크게 돈 관리를 하게 된다. 특히 비영리단체의 경우는 정부 자금, 재단 자금, 기부금 등의 공금을 관리하게 되는데, 조심하지 않으면 잘못된 유혹과 함정에 빠질 수 있게 된다. 정부 자금일 경우는 영락없이 감사가 3년 5년 7년 후에라도 나올 수가 있으며, 정부 규칙에 맞지 않게 쓰여진 금액은 얼마나 많건 간에, 얼마나 오래됐건 간에 고스란히 물어내야 하며, 심한 경우는 형사법에도 걸릴 수가 있다.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비즈니스와 비영리단체 운영은 비슷한 부분도 많지만 다른 부분도 많다. 비영리단체 매니저뿐만 아니라 직원은 물론, 이사들도 다른 점을 정확히 배워야 한다. 공금은 각 기관과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최저의 비용으로 최고의 목적 달성을 위해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그러나 회사나 정부 자금, 혹은 기부금 등을 위탁관리하는 사람들이 제일 쉽게 빠지는 유혹은 공금을 마치 개인의 돈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본인들의 맡은 책임과 직무의 정당성을 억지로 갖다 붙이며 자기 돈처럼 신나게 쓰게 되면서 함정에 걸리곤 한다. 또 많은 경우, 본인의 개인 월급보다 훨씬 많은 돈을 관리할 때에 마치 본인이 백만장자인 듯한 착각에 빠져 큰 돈을 정당한 이유를 붙일 수 없는 데도 쓰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USC에서도 자체 감사에 걸리고 정부 감사에 걸리고 잘못 쓴 돈을 물어내고, 어떤 경우는 관리 부실로 매니저 자격 미달로 해고당하는 사례들을 많이 보았다. 개인 돈으로는 절대로 안 사고 못 사는 최고급품, 최신식 전자제품을 사들이는 경우, 집에서 사무를 본다며 최고급 가구와 최신식 컴퓨터 등을 집으로 가져가는 경우, 높은 사람들이 하는 행사를 보고 흉내를 내서 특별 행사를 마련, 최고급 호텔에서 하루 저녁에 웬만한 직원들의 6개월분 월급을 써버리는 경우, 부서 대표로 본인이 해야 할 일을 비싼 컨설팅 돈을 주고 대신 시키는 경우, 물건 파는 사람들의 유혹으로 식사대접 받고, 쓸데없는 물품들을 사서 잔뜩 스토리지에 쌓아놓는 경우, 본래 프로젝트에는 관계없는 데 본인이 특별히 관심 있는 분야에 많은 돈을 써서 쓸데없는 일을 벌이는 경우… 대개 큰 공금 횡령의 경우는 문제가 되는 것은 알지만, ‘Grey Area,’ 즉 회사 정책이나 정부기관의 규율에 나와 있지 않은 부분은 돈을 쓰고 싶은 유혹에 빠져서 억지로 정당화시키면서 교묘하게 쓴 후 말썽이 되기도 한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s), 즉 본인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나 가족이나 친척들에게 공금을 쓰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부인, 남편, 자녀들을 부하 직원이나 컨설턴트로 채용하는 경우, 또 스페셜 프로젝트로 기금이 나가는 경우, 친척들에게 하청을 주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것 등인데 심각한 형사문제로도 발전할 수 있다. 보통 비즈니스에서는 정당하게 소개비를 받을 수도 있고 개인 비즈니스는 가족들이 운영에 참석할 수 있지만 비영리 단체의 경우는 다르다.
내 책상에 ‘직장 윤리’(Ethics)라는 책이 항상 놓여 있다. 총장 주관의 연례 리더십 트레이닝에서 받는 책인데 우리 전직원에게 복사해 돌리고 나도 책상에 올려놓고 가끔씩 다시 보곤 한다. 그 책에 따르면, 사무실에서 돌아다니는 연필이나 공책도 집으로 가져가는 것은 직장윤리에 어긋나는 것이다. 공금으로 산 연필 하나도 정확히 구분하라는 가르침이다.
공금을 위탁받은 매니저들은 공금을 쓸 때마다 매번 정당하게 쓰여지는지, 만일 이 돈이 내 개인 재산이라도 이렇게 쓸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본인의 자산 관리하듯, 아니 그보다 더욱 조심스럽고 정직하게 자금 관리를 할 줄 아는 성공적인 매니저로 스스로를 늘 훈련시켜야 한다.
케이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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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블레스 아메리카
미국을 제국주의라며 비아냥대는 나라들도 꼭 하나 인정하는 게 있다. '축복 받은 땅'이라는 것이다. 건국한지 오늘로 230년밖에 안 되는 나라가 초강국이 된 것도 그리고 이민이 끊이지 않는 것만 봐도 미국이 축복 받은 나라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역사를 되짚어 보면 위기의 순간 마다 신은 늘 미국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1 민병대 쯤이야…
미국이 독립을 선포하자 영국은 캐나다에 주둔하고 있던 1만5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전쟁을 마무리지으려 했다. 처음엔 오대호의 수로를 이용 상륙해 적의 배후를 공격하려 했지만 사령관이 제동을 걸었다. '민병대 쯤이야…'하고는 육로를 택한 것. 교만이 화를 불렀다. 길을 잃고 헤매는 영국군을 기습공격한 민병대. 세계 최강 영국군은 사라토가 전투에서 항복하고 말았다.
영국군이 안전하게 뱃길을 따라 들어왔더라면…. 독립전쟁은 한낱 반란에 불과했지 않았을까.
#2 제퍼슨의 저녁 모임
1790년 6월의 어느날. 토머스 제퍼슨은 몇몇 인사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환담을 나누는 자리였으나 뜻하지 않게 미국의 역사를 새로 쓰게 만든 모임이 됐다. 강력한 연방정부의 구성과 수도를 포토맥 강변(워싱턴 D.C.)으로 정하자고 논의한 것.
이날 저녁 모임이 없었더라면…. 미국은 전쟁 당시 13개주가 저마다 독립하겠다고 나서 지금쯤 몇개 국가로 쪼개져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3 나폴레옹을 물리친 모기떼
1802년 나폴레옹은 대규모 원정군을 카리브해 연안의 아이티로 보냈다. 신대륙에 거대한 식민지를 건설할 야욕을 품은 것. 당시 프랑스는 뉴올리언스에서 부터 몬태나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 이른바 '루이지애나'를 점유하고 있었다. 아이티를 평정하면 곧바로 이곳에 군대를 투입해 대륙을 집어 삼킬 속셈이었다.
하지만 아이티 원정은 실패로 끝났다. 때마침 모기떼가 극성을 부려 성홍열이 돈 것. 전염병이 창궐해 대부분 병사하고 말았다. 신대륙 정복의 꿈을 접은 나폴레옹. 루이지애나를 미국에 헐값으로 팔아 넘겼다.
모기가 없었더라면…. 지금쯤 미국은 프랑스 땅이 되지 않았을까.
#4 트루먼의 한마디
6.25가 터지자 군부쪽에선 '한반도 포기'를 강력 건의했다. 개입하면 소련이 이 틈을 타 서유럽을 점령할까 우려해서였다. 트루먼 대통령이 질문을 던졌다. "도쿄에 있는 '노인'의 의견을 들어봤느냐." 일본 점령군 사령관 맥아더를 지칭한 말이었다. 7순을 넘겨 은퇴를 생각했던 노장군. "한반도가 적화통일되면 일본도 위험하다"며 워싱턴의 군부지도자들을 호되게 나무랐다.
트루먼의 질문 한마디…. 한반도는 물론 아시아의 공산화를 막는 계기가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5 실리콘 밸리의 신화
1957년 9월 18일. 샤클리 연구소의 엔지니어 8명이 뛰쳐 나가 회사를 차렸다. 실리콘을 원료로 한 반도체 개발을 제의했으나 거부당한 때문이다. 인텔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이들이 상사의 지시에 순순히 따랐더라면…. 실리콘 밸리의 신화 제 2의 산업혁명이란 말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역사의 고비 마다 신의 손길이 작용한다고 믿고 있는 미국. 오늘 밤 전국 곳곳에서는 불꽃 축제가 펼쳐진다. 불꽃 처럼 활활 타오르는 자유에 대한 열정. 이게 바로 신이 미국에 내린 축복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Happy 4th of July!'
박용필 ****************************************************************************************
미국인 후진국이라고?
미국이 선진국이냐 후진국이냐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의 한인들은 '선진국'이라고 답할 것이다.
'미국은 선진국이 아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귀를 기울이는 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미국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일축해 버리는 이들이 더 많을 것도 같다.
더 나아가 아예 '미국은 후진국'이라고 해버린다면 아마 제정신이 아닌 사람으로 비칠 가능성도 있다.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이라는 이름의 후진국'이라는 책을 낸 젊은 지식인이 있다.
저자는 조홍식. 올해 39살. 아프리카에서 초.중학교를 다녔고 프랑스에서 고교를 마치고 파리정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에서 연구원.교수.신문기자를 하다가 하버드 대학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며 미국경험을 했다.
그는 미국을 후진국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는 요인을 10가지로 압축했다.
1.범죄와 폭력이 난무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재소자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2.심각한 인종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피부색에 따라 세상살이에 결과가 달라진다.
3
.직원을 해고하기에 가장 쉬운 나라다. 이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란 표현으로 위장되어 있다.
4.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가난한 사람이 병들면 치료받기가 정말 어렵다.
5.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이 급격하게 심화되고 있다.
6.빈부차에 따른 교육 차별이 심각하다. 교육이 국민의 권리가 아니라 사고파는 상품으로 취급되고 있다.
7.비만 인구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과체중은 이미 부의 상징이 아니라 가난과 자포자기의 결과다.
8.세계최대 환경 오염국이면서 지구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는 가장 소극적이다.
9.국민참여를 통한 대중정당이 존재하지 않는다.
10.산업화가 진행된 국가의 특징인 이성적이고 세속적인 사고보다는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혼.낙태.안락사 등의 문제에서 개인의 권리에 기초한 합리적 판단을 내리기 보다는 중세적 가치관에 의존한 교조주의적 태도가 지배하고 있다.
저자가 꼽은 10가지 미국의 '후진국적인 면모'에 대해서는 조목조목의 반박이 있을 법하다.
어떤 항목은 미국의 피상적인 면만 보고 성급하게 진단했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또 어떤 항목은 제법 설득력 있어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목한 부분은 저자가 제시한 사실(팩트)들이 맞느냐 맞지 않느냐 하는 부분이 아니다. 저자의 저술 의도도 그런 쪽은 아니다.
그는 "독자들의 미국관을 바꾸거나 반미성향에 불을 지르려는 의도는 아니다. 소박한 기대는 미국신화에 사로잡혀 있는 수많은 한국사람들이 신화의 솥뚜껑을 제쳐버리고 자신의 자유로운 생각을 되찾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책을 읽은 다음 후배에게 '미국은 선진국이야 후진국이야?'하고 물어봤다. 약간 고민하더니 '선진국의 탈을 쓴 후진국'이라는 답을 내놨다. 의외였지만 저자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사는 땅이니까 무조건 '이쁘게' 보이거나 또는 그렇게 보려는 심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착시에 사로잡혀 있으면 참모습을 보지 못한다. 한번쯤 '미국이 후진국'이라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혹시 '미국' 이라는 프리즘으로만 세상을 보는 환각에서도 벗어나게 해주는 좋은 치료제가 될 수도 있을 테니까.
이원영 ****************************************************************************************
알래스카 인디언 되살리기
알래스카에 온지도 벌써 4년이 되었습니다.
알래스카의 겨울은 9월에 시작되어 다음해 5월까지 계속됩니다. 이곳 겨울날씨 정말 대단합니다. 화씨 영하 40도 마치 거대한 냉동창고 안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 뜨거운 커피를 밖에 뿌리면 하얀 수증기와 함께 커피는 금방 작은 얼음조각이 되어 떨어집니다. 하루 낮은 2-3시간 밖에 되지 않아 길고 긴 깜깜한 밤이 더욱더 춥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나그네의 겉옷을 벗긴 것은 구름이 아니라 해였다고 하지 않습니까. 제아무리 무서운 알래스카 겨울이라도 떠오르는 햇볕을 당해낼 수 없지요. 드디어 5월이 왔습니다. 아직 30-40도의 기온이지만 사람들은 아이들 손을 잡고 거리로 나옵니다.
긴 겨울로부터의 해방감과 얼마 안되는 여름날씨를 조금이라도 더 즐기려는 알래스칸들의 몸부림이지요.
하얀 눈들이 녹아내리며 그 밑에서 웅크리고 있던 잔디들 이 파릇파릇 기지개를 켭니다. 잔인하고 혹독한 눈의 식민지로 부터 자유를 되찾은 것이지요. 이곳 사람들은 푸르름에 목말라 있습니다. 꽃이며 나무들이 3개월 밖에 살 수 없기에 사람들은 지극정성으로 화초를 보살핀답니다. 마치 자식사랑하는 듯 말입니다.
저도 앞마당에 2년전 부터 잔디를 심고 가꾸었습니다. 출입문 앞보다 잔디밭 위의 눈을 더 먼저 치웠습니다. 작년 겨울이 오기 전에는 영양제까지 뿌려줬습니 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 귀한 잔디 사이에 잡초가 생겼습니다. 뽑자니 잔디가 다칠것 같아 잡초만 죽이는 약을 사서 뿌렸습니다. 잡초가 없어진 것을 확인했을 땐 마치 위기의 시민을 구한 영웅이 된 듯 했습니다.
인디언은 잔디같은 사람들입니다. 재능 많은 사람들인데 도박장에서 술집에서 그만 잡초처럼 자라고 있습니다.
인디언 사이에서 자살은 마치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인디언 피가 16분의 1이상이 되야 알래스카 인디언으로 분류하고 혜택을 주는데 무분별한 성 문화로 인디언이라 불리지 못하고 정체성을 잃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디언이 되지 못한 아이들은 입양됩니다. 자신들의 말과 신앙을 잃어버린채 잡초가 되어 뽑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잡초가 좀 있다고 잔디밭이 잡초밭이 되겠습니까. 매년 미국 전역에서 유럽에서 특히 뉴욕에서 날아온 한인 젊은이들이 단기선교를 통해 물을 주고 밭을 갈고 있습니다. 얼마가지 않아 멋진 잔디밭이 될 것입니다 .
잔디 말입니다. 그거 잘 자라게 물을 주고 깍아줘야 합니다. 잘 깍아주면 정말 예쁜 잔디들입니다. 수고스럽지만 우리가 깍아주면 안되겠습니까.
고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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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 보는 영국인
늘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TV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단연 영국인 심사위원 사이먼 코웰일 것이다. 참가자들의 눈물을 쏙 빼놓는 그의 신랄한 평가와 독설은 이미 첫 시즌부터 '아메리칸 아이돌'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 잡았다. 사이먼 코웰은 영국인 음반 프로듀서로 '아메리칸 아이돌'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인 '팝 아이돌' 을 영국에서 히트시킨 장본인이다.
"당신이 노래를 잘 해서 올라온 줄 아나? 외모로 10대들한테 어필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그만 끝내지!" "옷이 그게 뭔가? 무슨 밤무대 가수 같잖아" 등등 거침없는 말을 해서 참가자들의 약을 한껏 올리는 그는 "음반업계는 상당히 험난한 곳이므로 처음부터 현실을 직시하는 편이 낫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듣고 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나 실제로 그가 내뱉는 독설은 때때로 제 3자가 봐도 얼굴이 붉어질 정도다. 특히 전형적인 영국식 영어 발음은 더 날카롭고 못되게 들린다.
요즘 한창 인기리에 방송되는 '내니'라는 프로램을 보면 역시 영국인 '내니(보모)'가 등장해 미국 부모들과 상담을 하고 자녀를 교육시키는데 그 방식이 자식들에게 약한 미국인들이 보기엔 상당히 엄격하고 혹독하다. 사이먼 코웰이나 이 영국인 내니의 신랄함이 미국인들에게 상당히 무례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이는 프로그램의 재미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실 미국의 TV나 영화를 보면 영국인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영국인들 중 상당수는 악역이거나 아주 고약한 성품으로 그려진다. 영화 '다이하드'나 '리설 웨펀(Lethal Weapon)'의 악역은 모두 영국인이다. 이전에는 미국인과 영국인을 구분해서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는데 미국에 온 뒤로 영국인 남편과 사귄 영국인 친구들 덕분에 두 나라의 문화의 차이점을 종종 느끼게 된다.
우선 TV 프로그램이나 대중 영화들에 국한시켜 보면 미국인들은 영국인들에 비해 감정적이고 상대방을 비판하는 일에 상당히 조심스럽다. 미국의 리얼리티 쇼를 보면 지적이나 비판을 받고 눈물을 흘리는 미국인들이 수도 없이 등장한다. 반면 영국인들은 일단 겉으로 보기에 차갑고 매우 솔직하다. 등장인물들이 눈물을 흘리는 감상적인 미국의 리얼리티쇼를 볼 때면 남편은 5분도 못참고 "미국인들은 너무 약해!"하면서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영국에서 히트한 BBC 드라마들을 보면 정말 사이먼 코웰 같은 사람이 왜 나왔는지 이해가 될 정도로 상당히 솔직하고 신랄하며 시청자들은 그 분위기를 재미있게 즐기는 것 같다. 일례로 직장인들의 고충을 리얼하게 그려내서 인기를 얻고 있는 NBC 시트콤 의 경우 BBC의 히트 드라마를 그대로 리메이크한 것인데 같은 스토리에 같은 캐릭터 임에도 BBC편이 미국편에 비해 훨씬 리얼하고 삭막하다. 특히 BBC에 나오는 상사는 정말 못되기가 그지 없는데 미국편의 상사는 못됐지만 그래도 인간미가 있는 완화된 캐릭터로 미국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게 그려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가깝고도 먼나라인 것 못지 않게 영국과 미국도 조상도 같고 전쟁에서 같은 편이면서도 상당히 다른 나라이다. 은근히 영국식 영어를 진짜 영어라고 생각하는 남편이 본인 덕분에 내가 미국식의 굴리는 영어를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할 때면 이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미묘한 민족감정(?)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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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과거에 비해 여러모로 많이 바뀌어
어릴때 영화에서 보아왔던 그런 모습을 대도시에서는 보기가 힘들 정도다. 그리고 일반서민들은 우리와 비교해서 교육의 정도가 낮다고 느낄 때도 많고 우리네 처럼 일 처리하는 속도도 빠르지도 않고,재치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미국을 교육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도 정직을 중요시하며, 규칙을 지키도록 다양하게 가르쳐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이도록 한게 자유분방한 사회 속에서도 질서가 잘 지켜지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래 글들은 미국 생활 초년생이 바라본 또 다른 미국을 보며 느끼는 글이다.
휘청거리는 미국 가계
지금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이다. 또 미국민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생활 수준을 즐기고 있다. 그런 미국 가정의 재정은 얼마나 탄탄한 기초 위에 놓여 있을까. 연방 준비 제도 이사회가 최근 발표한 소비자 재정에 관한 보고서는 충격적이다. 보통 미국 가정이 은행 구좌에 갖고 있는 돈은 3,800달러. 이들이 살고 있는 집의 가격은 16만 달러지만 그 중 9만5,000달러를 빚지고 있다. 가구 당 소득은 4만3,000달러고 평균 2,200 달러의 크레딧 카드 빚이 있다. 개인 은퇴 구좌가 있는 가정의 전체의 절반 정도, 그나마 있는 사람도 거기 들어 있는 총액은 3만 5,000달러에 불과했다.
여러 연령 계층 중 소득이 높은 45~54세 그룹의 경우 겉으로 보기에는 형편이 가장 나아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연 소득은 6만1,000달러가 되지만 이들도 돈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버는 대로 다 써버리기 때문이다. 이들의 은퇴 구좌에 들어 있는 돈은 불과 5만 5,000달러. 재정 전문가들이 편안한 은퇴를 위해 가구당 필요한 액수인 150만 달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게다가 이들에게는 더 이상 노후를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다. 10만 달러 이상의 최고 소득층이 갖고 있는 은퇴 자금도 30만 달러 선이다.
35세 이하 가구의 은퇴 자금 총액은 불과 1,800달러.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이야말로 노후에 대비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30년이란 세월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달러가 매년 10%씩 불어나면 30년 후 8배가 된다. 얼마나 일찍부터 저축을 시작하느냐가 얼마나 안락하게 생의 황혼을 마감하느냐를 사실상 결정짓는 셈이다.
늘어나도 시원치 않은 판에 일반 가정의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 소득은 2004년 전년에 비해 2.3%나 줄어들었고 재산도 2001년 이후 가장 느린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수년간의 부동산 붐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의 평균 주택 에퀴티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집 값 오른 것 이상 뽑아 썼기 때문이다. 그토록 뜨거운 부동산 열기 속에서도 미국인들의 에퀴티가 줄어들었다면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식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는 물어보나 마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수년간 14번이나 금리를 인상한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FRB)는 앞으로도 여러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FRB의 금리 인상 상한선이 당초 예상했던 5%대를 넘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그 동안 좀처럼 오르지 않던 장기 금리도 3년 반만에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금리의 상승은 소비자들에게는 크레딧 카드 부채 부담을, 변동 이자율을 택한 주택 소유주들에게 모기지 상환 부담을 더 무겁게 할 것이 분명하다.
1930년대의 대공황을 경험한 세대들은 다시는 호경기가 돌아오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최악의 시절이 지난 지 30년이 된 1960년대까지 침대 매트리스 속에 돈을 숨겨 둔 이들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숱한 은행이 망하는 것을 본 이들은 은행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 20여 년 간 장기 호황을 경험한 미국인들은 자신에게 이런 어려운 시절이 닥치리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지금까지 이렇게 살았는데” “다들 그렇게 사는데” 등등의 이유로 버는 대로 쓰고 부족한 것은 빚을 내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있다. 미국인들의 평균 저축률이 사상 최악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이런 사고방식 탓이다.
그러나 길게 보면 장기 호황도 장기 불황도 예외적인 것이다. 그리고 이상하게 예기치 못한 재난은 준비하고 있지 않는 사람에게 잘 찾아온다. 한인 사회도 유례없는 부동산 붐에 도취돼 흥청망청 쓰는 것이 정상이고 돈을 아껴 저축하는 사람이 이상하게 보이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더 늦기 전 앞으로 다가올 어려운 시절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 경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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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식? 미국을 알고 하는 소리야?"
필자는 2004년도 말에 주식투자에 기회가 있다는 글을 머니투데이에 기고했다. 다행스럽고 운 좋게도 그 뒤로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몇몇 언급한 종목이 많이 오른 탓인지 지금이라도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되겠느냐는 질문 메일이 온다. 그러나 지금은 다가올 위험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미국 경제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2006년도에 미국이 경기 침체되어서 전 세계가 동반 경기 후퇴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비관론자가 아니다. 미국이 실제로 내년에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들어간다고 장담하는 건 아니다. 단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래서 다가오는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게 좋다고 말하고 싶다.
왜 미국경제가 문제인가?
미국경제가 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이기 때문에 만약에 미국의 경제가 붕괴된다면 전 세계적 공황을 격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미국경제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이제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여 진다.
미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는 뭔가?
미국 경제는 빚으로 꾸려나가고 있다. 정부 부채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부채가 너무 많다. 대다수 미국인은 빚으로 산다. 현재 미국인은 저축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신용카드로 빚을 얻어 외국제품을 마구 사용하고 있다. 이제 빚이 너무 커져서 지탱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개인저축률은 2004년 1.8%로 추락했는데 지금은 마이너스로 추정되고 있다. 2003년에 이미 개인 빚 규모는 가처분 소득의 108%가 되었다. 지금은 더욱 악화되었을 것이다.
지난 3년 간 금리가 1% 이하로 지속된 바람에 개인들의 빚은 더욱더 늘어났다. 미국인은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집을 수리하고 자동차를 샀다. 또 많은 미국인이 부동산 붐에 편승하기위해서 모기지를 얻어서 집을 샀다.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신종 모기지 대출 상품을 이용하여 집을 구입한 사람이 4명중 1명이라고 한다. 부동산 붐 동안에 대출금융기관의 대출기준은 매우 느슨했다.
빚더미 미국경제는 언제 붕괴될 수 있나?
이제 미국의 저금리 시대는 끝났다. 미국은 단기금리를 몇 차례 올렸지만 장기금리는 그동안 꿈쩍 않고 오르지 않아서 이런 기이한 현상을 그린스펀은 수수께끼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의 장기금리도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장기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한다면 무리하게 많은 빚은 얻어서 집을 산 미국인들과 대출금융기관들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이미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연체율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모기지 금리도 이미 오르기 시작했다. 부동산도 거품이 사라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6년도에는 집값 하락에 따른 개인들의 구매감소로 경기가 침체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몇 년간 부동산 붐에 따른 소비지출 확대를 얻었지만 이제는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마이너스 자산효과를 우려해야 할 처지이다. 금리상승에 따른 부동산 버블붕괴가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것이다.
미연준(FRB)은 부동산 버블 붕괴를 막을 수 있나?
그린스펀은 부동산 버블 붕괴를 막기 위해서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우선 생각해볼 것이다. 그러나 이제 금리는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낮출 수가 없다.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서 오히려 금리를 올려할 처지이다. 만약 미국이 금리를 낮춘다면 , 달러자산의 매력은 떨어지고, 그동안 미국 채권을 사서 미국의 재정적자를 메워준 아시아 중앙은행(일본,중국,홍콩,대만,인도)들이 일제히 달러화를 매도할 수 있고, 이는 달러화가 폭락하는 최악의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지금처럼 달러화의 신인도가 의심받고 유가상승에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는 미국 경제 상황은 금리인하 같은 통화정책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두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미국의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정부의 장기적 부채는 일인당 1억 5천 만 원 정도이다. 가구당 4억5천만원수준이다. 그린스펀도 미국 재정적자 규모가 너무 커서 미국경제가 부동산 버블이나 무역적자로부터 충격에 취약하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적자를 더 늘리기 어렵다. (물론 돌파구로 이란과의 전쟁을 통해서 재정지출을 더 늘릴 수도 있지만 이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며 문제를 연기한 것에 불과하다)
미국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뭔가?
유일한 해결책은 장기적으로 많이 저축하고 적게 소비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이러한 고생스런 내핍 생활을 추진할 의지가 있을까? 오히려 미국은 이라크전쟁을 통하여 국방비 지출을 늘려서 소비를 늘리고 허리케인 리타와 카트리나의 피해를 복구하기위해서 재정지출을 대규모로 늘리고 있다. 빚을 줄이는 대신에 빚을 늘림으로써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돈을 찍어내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처방은 지속될 수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언젠가는 계산서를 갚아야 할 시기가 오게 된다. 지금의 어마어마한 부채는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
미국 경제는 개인이나 정부 모두 빚더미에 올라있는 불균형 속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언젠가는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정확히 언제 추락할지 예측하긴 어렵다. 2006년이 될 수도 있고 2007년이 될 수도 있다. 타이밍을 맞추긴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가지고 있는 불균형은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언젠가는 내파될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이것은 중력의 법칙과 같다. 미국 경제 붕괴를 촉발하는 방아쇠는 뭘까? 유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때문에 상승할 수밖에 없는 금리가 부동산 버블을 붕괴시키고 이것이 미국 경제 공황의 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경제가 그리 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가상승에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금리를 계속 올려야하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과연 미국 경제가 얼마나 금리인상을 견딜 수 있을까? 금리인상으로 인해 이미 바람이 빠지고 있는 미국 부동산 버블은 붕괴될 수 도 있다. 부동산 버블붕괴는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고 전세계공황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상황인데 지금 미국이 금리를 높이고 부동산 버블은 바람이 이미 빠지고 시작하고 있다. 미국은 부동산 버블을 연착륙시킬 수 있을까? 아니면 붕괴될까? 아마도 확률은 반반이다. 그러나 두 가지 경우 모두 미국경제의 침체를 가져올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지금은 다가올 위험에 대비해서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싶다. 일반 투자자는 낙관적인 생각만 하지만 현명한 투자자라면 최악의 상황도 대비한다. 자산 중 일정부분 현금을 보유해야 한다.
브라운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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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살고 있건 그렇지 않건 간에 “미국은 세계 최고의 강국이다”라는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세계 최강국으로서의 지표를 나타내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중요한 요소들에는 국방, 경제, 자원, 소비규모 등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것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도 미국을 세계 최강국이라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이 모든 분야에 있어서 자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포지셔닝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국가 부채에 있어서도 세계 최고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미국은 2005년 7월 26일 현재 총 7.8조 달러의 국가 채무를 가지고 있는데 이 수치는 실로 어마어마한 것으로 미국인 1인당 26,534달러의 채무를 의미한다. 2004년말 기준으로 약 203조원의 부채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 비해 약 40배의 부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부채의 증가율인데 2004년 9월부터 하루에 약 16.4억 달러씩 미국의 부채가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국가 부채의 단순 비교가 한 나라의 경제의 펀더멘탈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이다. 경제라는 것이 어떤 단순지표로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필자가 주목하는 점은 언뜻 보기에 세계 최대의 부채국인 미국이 어떻게 동시에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미국이 패권 국가의 필수 요소들인 국방, 경제, 자원, 소비규모 등을 조화롭게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위에서와 같은 가시적인 지표들 이외에 미국을 진정한 세계 최강국으로 만든 진정한 힘은 과연 무엇일까? 2003년 여름 이곳 LA에 처음으로 정착할 무렵, 모든 이방인들이 그러하듯이 필자도 비자며 운전면허 그리고 소셜카드 등을 받기 위해 미국의 관공서들을 발로 뛰어 다녀야 했다. 그 무렵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선진국답지 않은 미국 행정 시스템의 원시성과 전근대성이었다. 이미 인터넷 등 전자 민원이 일반화 되어 있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대부분의 행정 업무를 직접 방문하여 처리해야 했고, 보조 수단으로서의 전화와 우편을 사용하고 있었다. 한 민원 사무실에서 서너 시간 기다리는 것은 다반사였는데, ‘어떻게 이런 행정 시스템을 가지고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 되었을까?’하는 의문이 생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국 같으면 고성이 오갔어도 여러 번 오갔을 상황에서도 이 나라 사람들은 그 시스템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원칙과 규율 앞에서는 누구나 예외 없이 그것을 준수하여야 하는 평범한 시민이 되는 것이다.
앨 고어 전 대통령 후보가 스피드로 교통위반 스티커를 발부 받았다는 TV 뉴스가 그리 어색하게 받아 들여지지 않는 것도 이러한 미국의 시스템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제 한국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려 하고 있다. 많은 부분에서 원칙과 질서가 강조되고 있으며 실제로 대다수의 국민들도 그에 걸 맞는 질서의식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치안의 마지노선인 파출소에서, 생명을 다루는 병원에서 그리고 각종 민원 기관에서는 시스템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의 높은 언성들이 가십성 기사로 보도 되곤 한다. 필자가 보기에 미국을 세계 최고의 국가로 만든 가장 큰 힘은 국방, 경제, 자원, 소비규모 등의 가시적인 지표들이 아니라 기본을 중요시 하는 국가 시스템과 그 시스템을 또한 가장 중요시하는 미국인들 인 것이다.
신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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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주의자, 그들은 누구인가
행세께나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모름지기 반(反)미에 나서야 한다. 상당히 되먹은 지식인이란 소리를 듣고 싶다. 그러면 미제국주의를 매도하는 글줄이라도 써야 한다. 한국 이야기인가.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반미주의는 바야흐로 첨단의 유행이고, 또 전 세계적 현상이니까. 돈밖에 모르는 천박한 물질주의자들이다. 문화를 증오하는 족속이다. 거기다가 광적일 정도로 종교적이다. 한 마디로 무식하고 촌스럽다. 바보 같다. 추악하기는 또 어떻고…. 파리의 카페, 프랑크푸르트의 맥주 집에서 흔히 들리는 이야기라고 한다.
미국과 미국인들에게 쏟아지는 말들이다. 그러기를 몇년째인가. ‘enough and enough’-. 요즘 관심은 오히려 친(親)미주의자에 쏠리는 것 같다. 뭐랄까. 점차 없어져 가는 것, 희귀종에 대한 관심이라고 해야 할지. 반미가 시대정신이라도 된 것 같은 이 때 친미주의자는 그러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대처 총리를 기억하는 영국의 중소 기업인일 수 있다. 공산주의라면 지긋지긋한 폴란드 지식인일 수도 있다. 인도의 주식거래인, 필리핀의 제조업자일 수도 있다.
‘포린 폴리시’지가 열거한 친미주의자들의 국제적 스테레오 타입이다. 전형적인 반미주의자들, 말하자면 성난 아랍의 근본주의자들, 좌파 신문인, 맥도널드의 상륙에 분개한 프랑스 농부들의 모습과 대조시키고 있다. 이 친미주의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리하기가 어렵다. 서구형 반미주의와 아랍형이 다른 것처럼 친미의 이유 역시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공통점은 찾아낼 수 있다. 그 단초를 제공하는 게 퓨 국제연구소가 발표한 최근의 여론조사 내용이다. 17개국의 1만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밝혀진 사실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한때 극도로 팽배했던 반미감정이 상당히 누그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모로코, 레바논, 요르단 등 아랍 회교권 국가에서 미국에 대한 반감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왜 낮아졌을까. 관련해 주목할 포인트가 있다. 이들 국가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소망이 높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반(反) 이슬람적’이란 이유로 극력 기피하는 게 민주주의다. 이 민주주의의 침투를 막기 위해 자살테러도 불사하고 있는 거다. 민주주의에 그런데 80% 이상의 국민이 굳건한 신뢰를 보였다. 무엇을 말하나. 세계적인 보편가치에 대한 동의가 높을수록 반미의 골은 낮아진다는 사실이다. ‘보다 명확한 민주적인 가치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친미주의자들의 지닌 공통점을 정리해 본 것이다. 지나친 단순화인지 모르겠지만. 또 이런 정의도 가능할 것 같다. ‘세계화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반미주의는 이 맥락에서 그러면 어떻게 정의될까. “수세기 동안 미국은 전 세계로부터 가난한 자, 박해받는 자들을 품어왔다. … 한국인, 쿠바인, 그리고 베트남인. 이 땅에서 부를 일군 이 이민자들은 오늘날 미국의 가치관을 굳건히 신봉하고 있다. 미국사회의 당당한 일원이다. 이 미국, 다시 말해 인류의 소우주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을 증오한다는 건 인간, 그 자체를 부정한다는 의미다.” 종교사학자 폴 존슨이 내린 반미주의에 대한 정의다. 다분히 미국 중심의 시각으로 보인다. 이 정의에 동의하는 사람이 그런데 결코 적지 않다. 바로 퓨 국제연구소 여론조사가 밝힌 사실이다. 친미주의자는 결코 희귀종이 아니고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베트남, 필리핀에 이르기까지 지구촌 곳곳에서 오히려 늘고 있다. 이 여론조사의 또 다른 결론이다.
“반미는 새로울 것도 없다. 새로운 것은 반미정서가 한국사회 전 계층에 스며들었다는 사실이다. 정부 정책결정자들은 말할 것도 없다. 지식인에서 중산층, 그리고 젊은 세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반미정서에 물들어 있다.”
아시아 타임스의 보도다. 밖에서 본 한국의 모습이다. 한 마디로 거칠 것 없는 반미다. 이 사태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 복잡한 설명은 피하자. 판단은 각자의 몫이니까. 한 가지는 그러나 분명한 것 같다. 작용은 반작용을 불러온다고 했나. 반(反)한의 목소리가 미국에서 날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미에서 시작돼 반미로 일관되고 있는 한국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점차 가중되면서 말이다.
옥 세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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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 동양인 그리고 한국인
이제 미국에 정착한지도 거의 2년이 되어간다. 출장으로야 여러 번 와 보았지만 소셜 넘버를 받고 아파트를 얻고 차를 구하고 자격도 안 되는 미국 법원의 배심원 요청을 거절해 보기도 하며 2년을 살아보니 미국은 내가 알던 것과는 많은 면에서 달랐다.
가장 많이 느낀 차이는 한국인들이 인종적으로 분류되어 있는 동양인 그룹과 서양인들의 차이랄까? 미국인들은 한국이라면 가난한 동네에 속하는 산동네나 바닷가를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다. 꽤 유명한 인사가 살고 있는 선셋 블러버드 어디쯤에서 한참 올라간 산동네에 초대 받은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 동네가 미국 유명 배우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란다. 높은 지형에 위치한 집이라 전망이 좋았으며 집값도 많이 비싸단다. 한국 같으면 말 그대로 ‘달동네’인데 이곳 LA에서는 최고의 부촌에 속하는 것이다. 바닷가 집들도 거의 마찬가지 인 것 이다.
출장으로 라스베가스를 가 보면 동양인과 서양인들의 차이가 좀 더 뚜렷하게 들어난다. 슬랏머신에서 몇 백달러 이상 터졌을 경우 서양 사람들은 주변에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환호를 한다. 반면 비슷한 행운이 찾아 왔는데도 동전이 짤짤 떨어지는 것을 옆 사람들에게 잘 들리지 않도록 손을 대고 소음을 차단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동양인들인 것이다. 서양인들에 비해서 동양인들은 좀 더 내성적이랄까?
일반적으로 말하는 陽人의 기질이 확실이 백인이나 흑인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것 같다. 논리의 비약일 수도 있으나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루어낸 서양인들의 눈부신 과학기술 업적 뒤에는 바로 이런 기질이 숨어 있던 것이 아닐까?
반면 우리가 흔히 서양인들이라 부르는 미국에 사는 백인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은 문화의 향기를 난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에게서 느낄 수가 있다. 특히 한자 문화권을 가진 한, 중, 일 3개국 사람들만이 가진 무어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공감대를 난 내가 살아온 경험을 통해 느낄 수가 있다.
사실 이 점은 예를 들기가 쉽지 않은데, 일단 외모에서 풍기는 유사성, 인사법과 같은 예절, 쌀밥이 주식인 음식문화, 술을 마시는 습성 등 참 여러 가지 면에서 이 세나라 사람들은 닮았다. 역사적으로 많은 우여곡절들이 있었지만 한자권 문화의 아시안들에게는 묘한 공감대가 있는 것이 틀림 없는듯 하다.
수천년의 유구한 역사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술과 자본의 부족으로 할리웃의 영상과 음악에 지배 당하던 아시안들이 이제 자신들의 문화를 범아시아적인 창작 언어로 표현하기 시작하였으며 그것은 소위 한류라는 이름으로 할리웃 액션보다는 훨씬 더 가까이 아시아인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미 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중국 여성 쿵후 고수 2명과 중국에서 신성시되는 두 마리의 용(龍)을 차례로 무찌르고 승리한다는 내용을 담은 나이키 TV 광고와 중국인 남자 고객 1명이 땅에 꿇어앉아 맥도널드 체인점 사장의 바지를 잡고 가격할인을 조르는 모습을 담고 있는 맥도널드 광고가 금지되었다.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인 것이다.
요즘 중국 본토와 미국에 사는 중국인들 사이에 번지는 ‘대장금’의 열풍과 그 이유를 과연 백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필자의 의견은 네거티브이다. 21세기를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또 그러한 시대에 아시아 대중문화를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 바로 여기에 문화의 중요성과 한류의 이유와 또 우리의 기회가 있는 것이다.
미국 레이저총 개발 |
미군이 지상의 군사 목표물을 민간인 피해없이 파괴할 수 있는 첨단 레이저총을 개발, 실험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타임스의 인터넷 시사주간지인 `인사이트'가 2일 보도했다.
C-130H 수송기에 장착될 새 레이저총인 '신형 전술 레이저(ATL: Advanced Tactical Laser)'는 레이저 광선을 발사해 민간인의 부수적 피해없이 적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 관리는 ATL은 특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시가전에 투입됐을 경우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것은 몇분만에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는 무기"라고 주장했다.
사거리가 10마일(약 16㎞)에 이르는 ATL이 실전 배치되면 전장의 군사적 역동성을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ATL 개발 계획은 그동안 미 공군과 보잉의 미사일방어시스템(BMDS)이 공동으로 추진해왔다. ATL을 장착할 공군의 C-130H 수송기는 이미 고에너지 레이저를 수용할 수 있도록 개조됐으며 전투관리 및 레이저 광선 통제를 위한 하부 시스템도 함께 구축될 예정이다.
BMDS는 오는 7월 고성능 레이저 대신 저성능 레이저를 이용해 ATL 실험을 한 뒤 2007년까지 실전 배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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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꾸러기 미국 |
미국의 쌍둥이 적자(twin deficits) 가 미국경제와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는 이미 몇 해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의아해한다. 미국이 곧 망할 것처럼 몇 년 전부터 호들갑을 떨었지만 현재 미국경제와 부시 행정부는 저토록 건재하지 않느냐고,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이 그렇게 쉽게 망하겠냐고…. 맞는 말이다. 미국은 분수에 넘치는 과소비와 명분 없는 전쟁을 계속하면서 이를 다른 나라들로부터 빌린 달러로 충당하는 비정상적인 경제구조를 놀라울 정도로 오랫동안 '잘' 유지해 왔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였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이는 세계 최고의 수출품인 '달러'를 찍어내서 얻는 이익, 즉 미국의 시뇨리지가 해외의 잉여달러를 빨아들여 죽어가는 미국경제에 산소를 공급해준 덕분이다. 특히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달러재활용(dollar recycling)'이라는 놀라운 재활용 정신을 발휘하며 미국경제의 산소호흡기 역할을 떠맡아 왔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재생불능 상태가 되지 않기 위한 조정(adjustment)은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되어 있다. 경상적자와 재정적자를 합쳐 국내총생산(GDP)의 10%(2004년 기준)가 넘는 경제는 결코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불안한 기초 위에 형성된 달러의 가치는 필연적으로 하락할 것이고, 달러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 상실이 이를 가속할 것이며, 그 결과 미국 경제가 불황에 빠져드는 반전이 일어나는 시기가 분명히 올 것이다. 그래서 현재 세계 경제전문가들의 관심은 미국경제가 쓰러지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미국경제의 조정(adjustment)이 과연 언제 어떻게 일어나느냐에 쏠려 있다. "미 경상적자가 GDP 8% 넘으면 전세계 저축으로도 감당 못 한다" 삼성경제연구소(SERI)는 최근 경상수지가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되는 경험을 한 25개의 국가들을 연구한 결과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상수지 적자가 GDP의 5% 수준에 이른 시점에서 통화의 절하와 경기의 침체를 동반한 조정을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현재 경상수지 적자가 GDP의 6%에 육박하고 있는데도 세계 기축통화 발권국가로서의 시뇨리지 이익에 힘입어 경상적자가 더욱 확대되는 상태를 지속시켜 갈 수 있었다. 그러나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돼 달러화에 대한 세계 투자자들의 신뢰가 유지될 수 없는 정도에 다다르면 이런 시뇨리지 효과도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경상적자가 GDP의 8%(2004년 기준)보다 많아질 경우 이는 전세계의 초과저축을 모두 흡수해야 보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물론 미국이 전세계의 저축을 100% 흡수하는 일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미국의 경상적자가 GDP의 8%에 도달하면 이와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대외불균형 미국경제의 향후 행보…2006년~2010년에 탈 나나? 지난해 12월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발표한 '미국의 대외불균형 조정 시나리오와 시사점' 보고서에는 앞으로 미국의 대외불균형 문제가 언제 어떻게 조정될 것인지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되어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시나리오별 조정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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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1 |
시나리오 2 |
시나리오 3 |
급격한 조정 시작 시점 |
2009년 |
2006~7년 사이 |
원만한 조정 |
재정수지 |
연평균 -3.5%대 지속 |
연평균 -3.5%대 지속 |
2012년 이후 흑자 반전 |
무역수지 |
· 2006~8년 : -5% · 2009년 이후 : 점차 개선 |
· 2006~7년 : -6.5% · 2008년 이후(2007년 이후) 점차 개선 |
-1% (2012년) |
환율 |
· 2006~8년 : 5% 절하 · 2009년 이후 : 35~40% 급락 후 소폭 상승 |
· 2006~7년 : 변동없음 · 2008년 이후 : 20~30% 급락 |
25%까지 점진적 절하 |
경제성장률 |
· 2006~8년 : 3% · 2009년 이후 : 경기 침체 후 2% 미만의 성장정체가 5년 이상 지속(마이너스 성장도 가능) |
· 2006~7년 : 3.5% · 2008년이후 : 경기침체가 발생하여 1%미만의 성장정체가 2년간 지속된 후 반등 |
2~3%대 지속 | |
자료 : 삼성경제연구소(SERI) |
최악의 시나리오: 당장 미국경제 위기 닥친다 먼저 미국 정부의 재정정책에 아무런 변화가 없고 달러화 가치의 조정도 일어나지 않을 경우, 미 쌍둥이 적자의 반전 시점은 2006년이나 2007년으로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시나리오 2) 부시 정부가 감세 및 사회보장비 지출의 확대를 특징으로 하는 공화당 전통의 경제정책을 고수하면 미국의 재정 부문은 향후 10년 간 연평균 GDP 대비 3~3.5%의 적자를 지속할 것이다. 한편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통화가치 상승 등이 일어나지 않고 달러화 가치가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소폭의 상승세를 보인다면 이르면 올해 안에 미국의 무역적자는 GDP의 6.5%, 경상적자는 GDP의 8%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미국경제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고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급격한 조정이 시작될 것이다. 이렇게 경기침체를 동반한 급격한 조정이 단기적으로 이뤄진 후에는 향후 2년간 1% 미만의 성장정체가 있을 예정이다. 달러화 가치 떨어지면 위기는 4~5년 미뤄질 것 한편 미국 정부가 현재의 경제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달러화 가치가 주요 통화들에 비해 5% 이하로 조정되는 경우 쌍둥이 적자로 인한 위기는 2009년 이후로 몇 년 정도나마 미뤄질 수 있을 것이다. (시나리오 1)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5% 절하되면 무역수지 적자는 GDP의 5% 수준에서 그럭저럭 유지될 수 있지만, 경상수지 적자는 대외부채 누적에 따른 이자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악화될 것이다. 그 결과 2009년 대외순채무는 GDP의 55%에 달하게 될 것이고 바로 이때 달러화의 급락과 금리의 급상승을 동반한 급격한 조정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전세계의 많은 경제전문가들도 구체적인 수치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이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2010년 내에는 이런 급격한 조정이 일어날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캐서린 맨 존스홉킨스대학 국제학 교수는 미국의 경상적자가 GDP 대비 13%(2004년 기준)에 이르는 2010년이 되기 전에 미국경제가 급격한 조정을 겪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국제개발센터(CGD)의 윌리엄 클라인 박사도 미국의 경상적자가 GDP의 8%(2004년 기준), 대외순채무가 GDP의 55%(2004년 기준)에 이르는 2010년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았다. 국제공조에 힘입은 연착륙 시나리오 물론 이런 급격한 조정 시나리오와 다르게 미국의 쌍둥이 부채가 완만한 속도로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이런 연착륙(soft landing)이 가능하려면 미국은 현재의 재정적자를 2% 미만으로 줄여야 하고 달러화의 가치도 주요 통화에 비해 25% 정도 절하돼야 한다. 이 경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3% 대에서 유지되면서 세계경제의 불균형 문제도 완만하게 해소된다는 것이다. (시나리오 3) 이는 물론 부시 정부가 쌍둥이 적자 문제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재정수지의 개선에 힘씀과 동시에 국제적 공조를 통해 달러화 가치를 조정해나갈 것이라는 가정 아래 만들어진 시나리오다. 이대로는 경착륙 가능성이 높다 지난 몇 년 동안 국제통화기금(IMF), 선진7개국(G7), 전세계의 경제학자들이 미국의 쌍둥이 적자와 세계경제의 불균형(imbalance) 문제를 지적하며 미국경제의 연착륙(soft landing)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도록 국제적 차원에서 노력하자고 촉구해 왔다. 안타깝게도 현재로서 개연성이 더 높은 시나리오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와 국제경제의 불균형이 지속되다가 이런 불균형 상태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위기 국면을 맞아 급격한 조정, 즉 경착륙(hard landing)이 일어나는 것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국의 경상적자는 GDP의 3%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적자가 이 수준에서나마 유지되면 현재 GDP의 28%에 달하는 미국의 해외순채무를 줄이지는 못할지언정 더 늘어나는 것만은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GDP 3% 수준의 경상적자는 미국의 평균 경제성장률과 실질이자 수준을 감안한 '외채 증가 저지선'인 셈이다. 미국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에드윈 트루먼 박사에 따르면 미국의 경상적자를 현재의 절반 수준인 GDP 대비 3%로 줄이려면 미국 국민들이 각각 1인당 2350달러의 부담을 져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의 경기둔화로 줄어들게 되는 1인당 GDP 1350달러에 달러화 가치의 상승으로 인한 무역손실액 1000달러를 더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조지 부시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의 정치인들이 대부분 쌍둥이 적자의 심각성을 못 본 체하고 필요한 조정을 임기 중에 하지 않고 뒤로 미루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다. 미국 국민들에게 각각 2350달러의 비용을 부담하라고 주장해 자신의 정치생명을 위태롭게 할 정치인이 과연 몇이나 될까. 경제정책에 관한 한 미국 정계에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스칼렛 오하라'식 처방이 유행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달러화 가치 하락도 미국인 과소비 못 막는다 게다가 미국의 경우 달러화 가치를 감소시켜도 수출이 늘어나고 수입이 줄어들어 무역수지가 개선되는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 환율의 변화가 수출품과 수입품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환율의 전이효과(exchange rate pass-through)'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린다 골드버그 박사와 스페인 나바라 대학의 호세 마누엘 캄파 교수가 공동 연구한 바에 따르면 달러 가치에 10%의 변화가 생기면 미국 내 수입품의 가격 변화는 3개월 안에 고작 2.5%, 몇 년이 지나도 4%를 초과하지 않는다고 한다. 연준의 자체 연구결과에 의하면 환율의 전이효과는 아예 제로에 가깝다. 따라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다 해도 미국인들의 구매력은 별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이는 달러화 가치에 조정이 일어나도 미국인들이 과소비를 계속해 경상적자가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세계경제가 성장하면 불균형 문제는 악화된다 한편 미국이 아닌 나머지 국가들, 특히 아시아의 정치인들은 미국의 대외적자가 확대됨으로써 생기는 경제적 이득으로 자국에서의 정치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자국 화폐 가치의 인상 등을 포함하는 국제적 조정(global adjustment)에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은 자국 정부가 언젠가는 이 엄청난 미국의 대외불균형 문제에 대한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정책을 수립하지 않는다. 현재의 불균형 상태가 계속 유지될 수 있으리라는 비합리적인 가정 하에 이들이 움직이면 세계경제의 불균형은 더욱 더 심각해진다. 현재 세계경제 구조는 미국을 제외한 세계 전체 경제가 연간 1%만큼 성장하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0.7%만큼 늘어나는 기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세계경제가 1%로 성장할 때 미국의 수출은 1%만큼만 늘어나지만 수입은 이보다 훨씬 높은 1.7%만큼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만의 고유한 현상이다. 다른 국가들의 경우 세계경제가 성장하면 덩달아 수출도 늘고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며 국내 경기도 호전된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세계경제의 호황이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미국의 쌍둥이 적자 문제는 심각해질 것이고 그 결과 세계경제의 불균형 문제는 더욱 더 심화될 것이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고 할까 이처럼 미국인들도, 미국 정부도, 다른 국가의 정부들도 당장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유리한 유인(incentive)들만 많은 상황에서 미국의 쌍둥이 적자와 세계경제의 불균형 문제는 한계점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앞으로만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모두 세계경제를 균형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현재의 불균형 상태를 뒷짐 지고 구경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미국경제와 세계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인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미국을 포함해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게임을 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고양이(미국의 쌍둥이 적자와 세계경제의 불균형)의 위협은 알지만, 누구도 섣불리 나서서 그 고양이의 목에 방울을 달겠다고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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