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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1박2일 여정..(경주 아쿠아월드 및 유적지 가족여행)
□ 일시 : 2007.1.26(금) - 1.27(토) 1박2일
□ 장소 : 경주 대명콘도 아쿠아월드 및 경주 일원 유적지
□ 참석자 : 우리 가족 5명(나와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우리의 분신인 두 딸과 막내 아들)
□ 여행기 : 아래 서술
[우여곡절 끝에 출발...]
아내가 아이들 초등학교 현장체험학습으로 어디든 여행을 가자한다.
생각해보니 올 겨울방학동안 가족끼리 여행을 가본 데가 없다.
아이들은 계속 집에서만 뒹굴고 있고... 아내의 공부 성화에 컴퓨터, 텔레비전 시청도 금지해논 상태였다. 아이들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그래! 좋아 한번 떠나 보는 거야..
가족여행을 갈 꺼라고 지난 여름에 여행책자도 사 논 터였다.
근데... 어디로... 또 여행에 들어가는 경비는 어떻게 충당하지?
월급쟁이 벌이로는 일상생활도 빠듯하다. 또 명절도 다가오고 해서 돈들어갈 곳이 많은데... 그렇다고 안 떠날 수 도 없고... 며칠을 고민했다.
그래.. 이젠 나도 늙었나 보다.. 예전에는 앞뒤 생각하지 않고 저지르고 봤는데... 이제는 생활비 걱정하느라 여행한번 가기도 힘드는구나... 이런 생각에 아내와 같이 우울해 진다...
저절로 소주생각이 난다...
처제집에서 동서랑 소주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여행의 가닥이 잡혀 간다. 일단 여행지는 경주로 정하고.. 경주에서는 경주월드의 눈썰매장을 생각했다가. 우방랜드 자유이용권도 있는데 나중에 우방랜드에서 눈썰매장을 이용하기로 하고. 경주 대명콘도의 아쿠아월드를 처제가족이랑 같이 가보기로 했다.
자! 여행지가 정해졌으니 하루 휴가 내야지.. 금요일 휴가를 내고. 콘도 예약하고.. 처제가족은 다음날인 토요일 온단다.. 우리가족끼리만 오봇하게 숙박하게 되었다..
여행경비문제는 잊어 버리고 아이들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꺼리를 만들어 줘야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이번 여행에서 처제의 콘도회원권이 큰 도움이 되었다.
[경주 첫날]
아침 늦게 11시경 집에서 출발해서 경주 도착하니 12시 가량이 되었다.
대명콘도 가기전에 유적지부터 가기로 하고 첫 번째 행선지는 포석정으로 향했다.
입장료가 있었다. 겨울의 포석정은 황량했다.. 아이들에게 여기가 옛날 임금님이 술마시고 노는 데라고 설명하고 포석정을 돌아보니 아이들이 향로모양으로 생긴 쓰레기통에 더 관심을 보인다.. 이런 ^^. 내친김에 쓰레기통을 거꾸로 하면? 물어보니 통기레쓰란다.
유도질문에 성공!. 정답은 “쏟아진다” 이다.. ㅇㅜ ㄴ
겨울철이라 뭐 볼거리가 별로다. 아무튼 아이들은 다음에 언젠가 교과서 같은 곳에서 포석정이라고 나오면 아하! 하고 기억해 내겠지.. (무슨 의미가 있을지...)
점심먹고 3시이전까지 대명콘도로 가기로 하고. 예전 추억을 되살려 점심은 봉계에서 소고기를 먹기로 하고(봉계는 삼릉지나서 언양방면입니다) 봉계에 가보니 예전모습과 다르게 길가에 대형식당이 많이 생겼다. 일인분에 한 만원이나 만이천원 정도의 막구이를 예상했는데.. 허걱.. 1인분에 만팔천원이다.. 이런 촌에서의 고기값이 직장근처의 고급소고기 집 수준이다.. 나올수도 없고.. 초반부터 경비가 많이 깨지게 생겼다. 다행히(?) 아이들이 별로 먹지 않고(우리아이들은 삼천원짜리 돼지갈비에 익숙해 있다). 우리 내외도 별로 배고프지 않아 삼인분으로 식사를 마쳤다.
대명콘도에 도착하니 약3시.. 프론트 체크인하고 객실에 짐풀고. 수영복등 챙겨서 아쿠아월드에 입장하니 3시 30분 정도..
아이들 입이 점점 벌어진다.. 특히 수현이... 물 만난 고기가 따로 없다. 아이들 좋아 하는걸 보니. 참 잘 왔다 싶다... 아이가진 부모의 마음이 이런건가 보다.. 잘 노는걸 보니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풀장의 물이 따뜻하다.. 풀장의 벽면마다 수중마사지 시설이 되어 있어 강한 물줄기가 안마를 해준다... 워메 시원한거... 이제 눈을 돌려 본격적으로 탐험해 본다.. 메인풀장 옆으로 수중마사지기가 있고 그옆으로 유아풀... 물놀이미끄럼틀.. 닥터피쉬도 있다..
아줌마, 아저씨들 다리에 물고기가 가득 붙어 있다.. 그래 이까지 왔는데 돈 아끼지 말고 우리아이들도 한번 해줘야 겠다... 그리고 야외로 나가봤다.. 파도풀. 유수풀. 놀이터테마의 물놀이풀. 장미탕.. 사우나실.. 수영장 규모는 크지 않은데 아기자기 한 것이 놀기 좋다..
텔레비전에서 볼 때 제일 해보고 싶은 것이 유수풀에 둥실둥실 떠가는 것이었는데 이제 회포를 푸는구나... 흐흐... 튜브에 몸을 맡겨 둥실둥실... 정말 기분이 좋다.. 물도 따뜻하고.. 위에 공기는 찬데 물속에 담근 몸은 따뜻하다. 정말 색다른 경험이다. 아이들도 왔다갔다하며 너무 잘 논다.. 파도풀에 파도를 운영하는 시간이 따로 있는 가 보다.. 사람들이 몰려가는 것을 보고 아이들을 데리고 파도풀에 몸을 담갔다.. 물결의 요동이 장난이 아니다.. 안전요원의 통제로 안전한 곳에서 파도물결을 마음껏 즐겼다..
잠시 매점에 둘러 간식을 먹은후 다시 풀로 Go! Go! 나는 슬슬 지쳐가는데 아이들은 요지부동.. 워터슬라이드를 집중 공략한다. 참. 아이들 체력 좋다. 평소 집에서는 빌빌 대더니만.. 하지만 이제 손님들도 많이 빠져나간 저녁시간대... 숙소로 올라가야할 시간이 되간다. 마지막 코스는 닥터피쉬 체험으로..
서.. 나는 사진찍어 준다고 제외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닥터피쉬 탕으로 직행!.
우선 현주.. 처음에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꼼지락 꼼지락 대고 팔을 휘두르니 고기가 다 도망가고 없다.. 몇 번이나 윽박지르고 달래고 해서 가만히 있게 만드니 고기 몇 마리가 다리에 달라붙는다.. 현주 표현에 따르면 “아빠 ! 물고기가 쭉쭉 빨아요..” 하하하.. 그다음 수현이.. 난감하다.. 마지막 타임이라 우리가족만 탕에 들어갔길래 망정이지.. 간지럽고 징그럽다고 난리법석이다.. 아무리 말려도 손발을 휘젓는 바람에 고기가 몰리지 않는다.. 할 수 없지.. 우리 막내 윤제는 처음에는 몇 번 손을 휘 젓더니 완전히 영감님 마냥 꼼짝도 하지 않고 즐기고 있다. 이 아이가 6살짜리 맞는가? 속으로 놀랐다. 정말 약30분을 꼼짝도 않고 닥터피쉬의 안마(?)를 즐기고 있다.
사진을 찍고 나니 안전요원이 가족임을 알아차리고 마지막 타임이라고 공짜로 탕에 들어가도 된다 한다. 고맙게 스리.. 가만이 앉아 있으니 물고기가 몰려온다. 그것도 탕에 있는 물고기 절반정도가 내한테 달라붙는다. 처음에는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그 느낌이란... 말로 표현이 어려운데 굳이 표현해 보자면... 닥터피쉬가 있는 부위에는 약하지 만은 않은 전기가 통하는 것 처럼 찌릿찌릿 하다가.. 간지럽다가.. 아무튼 희안한 경험이다. 누구나 한번 권할 만 하다.. 문제는 너무 많은 물고기가 달라붙는걸 보니 내 다리에는 무언가 맛있는 물질이(?) 가득 묻어 있나 보다..
마지막으로 야외 유수풀에 가보았다. 밤이 되어 날씨가 쌀쌀해 졌지만 물속 조명이 보라색, 초록색, 분홍색, 파란색등으로 형형색색으로 수시로 바뀌고 있는 것이 너무 아름다워 보이고 신기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숙소로 올라가 저녁을 먹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우리가족끼리만 있으니 혼자서 술 마시기도 뭣하고 해서 나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경주 둘째날]
피곤했는가 보다. 눈을 떠 보니 10시가 다 되어 간다.. 서둘러 아침먹고 체크아웃하니 11시가 조금 넘었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경주 문화유적을 탐방하는 거다.
오래전에 경주 돌아다닌 기억으로 분황사부터 둘러 보기로 했다.
처제네 가족이 경주에 도착해서 아쿠아 월드에 간단다.
윤제가 오늘도 아쿠아 월드에 가겠단다. 그래 잘 되었다. 우리 가족이 갓난쟁이 지운이를 보기로 하고 처제에게 윤제를 맡겼다. 잘 놀아라 하고 우리끼리 문화유적지로 출발...
분황사.. 여기도 입장료를 받는다.. 가랑잎에 옷깃 젓는다고 금액이 만만치 않다. 이런 유적지 마다 입장료를 낸다면 부담이 크다.. 하지만 오늘은 아이들에게 특별한 날인 만큼 무조건 고!. 사실 분황사에 왔지만 준비가 부족하여 유적지에 대한 설명을 아이들에게 해주지는 못했다. 그냥 안내표지판에만 의존할 뿐... 반성할 점이다.. 사전에 계획을 가지고 꼼꼼하게 준비해야 하는 건데.. 어쩌랴.. 분황사 앞의 잔디 터는 황룡사 절터 이다.
광활한 대지에 옛날 건물들의 영화를 알리는 추춧돌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정말 넓다. 내 기억에는 앞이 논밭이었는데... 안내판을 보니 살던 민가 100여호를 이주 시키고 복원해 놓았다고 한다. 정말 경주는 땅만 파면 유적지 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나름 상상의 나래를 펴서 황룡사 8층(9층?)목탑에 대해서 이야기도 해주고 몽고의 침입으로 전부 불타버렸다는 이야기도 하며, 나쁜 민족이라 흉도 보고 했다.. 아이엄마는 지운이 우유 준다고 차에서 기다리고..
그다음 코스는 천마총.. 여기도 주차료에 입장료다.. 그런데 제일 본전을 뽑았는 것 같다. 천마총의 유적은 훌륭했으며 나름 볼거리가 많았다. 아이들에게 천마도에 대한 엉터리 해설을 늘어놓고 있는데.. 아이 엄마가 옆에서 해설중인 문화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어 보란다. 아마 시티투어의 해설사 인듯 한데 젊은 남자가 아주 재미있는 입담으로 해설을 해준다. 아이들이랑 같이 들어보니 내가 더 재미를 느꼈다. 천마총에서 출토된 칼에서 남자의 무덤이란 것과, 왕의 무덤이 아니기에 왕관이 아니고 금관이라는 것.. 천마도는 벽화가 아니고 말 안장 옆가리개라는 사실등을 얼마나 재미있는 비유를 들어가며 이야기해 주는지 이야기가 귀에 속속 들어온다. 얼마나 재미있게 이야기를 했으면, 천마총 내부에 문화해설사가 여러명이 돌아 다녔는데도 불구하고 이 젊은 해설사에게만 사람들이 점점 몰려들어 나중에는 사람들이 처음에 몇배나 몰려다니며 듣고 있다. 역시 인기있는 강사의 역량은 지식과 재미의 조화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수 있는것 같다. 천마총... 적어라 적어.. 수첩과 볼펜을 주고 아이들에게 적으라고 윽박지르고 나서^^;
이제 석빙고로 향한다. 근데 수현이가 석빙고를 안단다. 초등1년이 어떻게 석빙고를 아냐? 물어보니 인터넷으로 접해서 안단다. 옛날 냉장고란다. 어라. 제대로 알고 있네.. 석빙고를 한바퀴 둘러보고 이젠 경주 박물관으로 GO! 그전에 점심을 천마총 인근 할매 보쌈집에서 먹었는데.. 가격이 일인분에 8천원.. 오. 센데.. 근데 맛은 별로.. 할매 손맛이 별로 감동스럽지 못하다.. 대충 때우고 경주 국립박물관 도착하니 매월 넷째주 토요일은 입장료가 공짜란다. 공짜!. 이 얼마나 듣기 좋은 단어 인가.. 룰루랄라. 휘파람을 부르며..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도 보고 유적물도 관람했다.
솔직히 토기 이런거 봐서는 어떤 감흥도 느끼지 못하겠다.. 아이들 데리고 다니는데 갑자기 힘이 쭉 빠져 더 이상 엉터리 해설조차도 힘들다... 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겨 관람하는데 처제에게서 연락이 왔다. 다 마치고 나왔단다.. 벌써 해가 어스름 하게 넘어가고 있었다. 박물관 주차장에서 만나 같이 대구로 돌아왔다. 처제집에서 동서랑 같이 소주한잔 기울이니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는 듯 하다.
[맺는 말]
아이들에게 여행은 매우 유익한 것 같다. 아직 아무것도 모를것 같은 초등2학년과 1학년이지만, 벌써 석빙고도 알고 에밀레종도 알고 하는 것을 보니.. 이런 경험들이 이 아이들의 역사지식과 세계를 바라보는 안목을 길러주는데 좋은 기초가 되리라 기대 된다.
그리고 여행을 떠날때에는 사전에 꼭 필요한 정보를 챙겨야 겠다는 생각이다. 박물관에서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보이는 어떤 학생은 아예 유적물을 프린터 해 와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스스로의 힘으로 정보를 찾아내고 이를 확인하고 보고서를 작성 하는데서 아이의 학습태도를 잘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 여행에는 일방적인 여행계획을 잡는 것 보다는 아이들과 같이 정보를 찾아보는등 관심을 유도한뒤 여행을 간다면 훨씬 교육적이고 효과적인 여행이 될 것 같다.
천상에서 갓 내려온 아기천사
한번만에 다 돌아본다는 생각보다는 구역별로 천천히 그러나 꼼꼼히 준비해서 가볼만한 도시이다. 얘들아.. 다음에도 또 경주 가자!
첫댓글 아기천사 넘 귀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