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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나눔 〉
제품의 연결 관계에 대해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보완재에 대해 다루었기 때문에 보완재를 중심으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보완재에 대해 이미 알고 있으신 분들도 있겠지만 지난 주처럼 살짝 개념 정리부터 해 보면서 그 의미를 되새겨 보려고 합니다.
보완재는 어느 한쪽 재화의 수요가 증가하면 다른 쪽 재화의 수요도 같이 증가하는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와 휘발유, 펜과 잉크, 빵과 버터처럼 서로 보완하는 관계에 있는 재화입니다.
보완재와 같이 언급되는 대체재도 있습니다. 대체제는 어느 한쪽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락)하면 다른 쪽 재화의 수요가 증가(감소)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버터와 마가린, 소고기와 돼지고기, 샤프와 연필처럼 서로 대체하여 사용할 수 있는 재화를 말합니다. 쇠고기 가격이 오르면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 등을 보면 이해가 될 겁니다.
이렇게 보면 보완재와 대체재를 명확하게 구분 지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2005년 하이트맥주에서 진로 인수를 하기로 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맥주와 소주가 보완재라면 인수를 하는 것이 문제가 없겠지만 이것들이 대체재라고 한다면 시장이 같기 때문에 독과점으로 인수할 수 없었습니다.
과연 맥주와 소주는 대체재일까요, 보완재일까요? 맥주 가격이 오르게 되면 소주의 소비가 늘어난다는 점으로 보았을 때에 대체재입니다. 하지만 ‘소맥’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소주와 맥주는 보완재로 여겨집니다. 이렇게 양측 주장이 팽팽히 맞섰는데요.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맥주와 소주가 시장이 다른 보완재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소비계층과 계절에 따른 소비량도 크게 다르기 때문에 대체재로 볼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또한 제품의 특징(도수, 용량, 맛, 수요 형태)도 다르기 때문에 소주와 맥주는 각각의 별개의 시장으로 본다는 결정입니다.
이렇듯 대체재와 보완재는 어떤 측면에서 보느냐에 따라 같은 시장으로 볼 수도 있고 다르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에 따라 하이트맥주의 진로 인수가 독과점이냐 아니냐도 결정됩니다. 이처럼 보는 관점과 그에 대한 해석이 사업의 방향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봅니다. 종이 신문과 온라인 신문을 보죠. 한쪽이 다른 쪽의 가치를 감소시키므로 이 둘을 대체재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떻게 보면 보완재처럼 보입니다. 사람들이 종이 신문에서 기사를 읽다가 온라인 신문에서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보게 되거나 반대로 온라인 신문을 보다가 종이 신문을 읽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타당한 말로 들립니다. 종이 신문과 온라인 신문이 보완재인지 아니면 대체재인지 구분하기 위해서는 그 제품이 없을 때 각 항목의 사람들이 무엇을 사용했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종이 신문과 온라인 신문에 똑같은 콘텐츠를 담아 제공한다면 독자들에게 인쇄와 디지털을 대체재로 받아들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인쇄 버전과 디지털 버전에 서로 다른 콘텐츠가 들어간다면, 콘텐츠를 한쪽 버전에만 독점적으로 넣든지, 내용을 가공해서 양쪽 버전에 다 넣든지 해서 2개의 보완재를 손에 쥘 수도 있습니다. 종이책과 전자책의 가격을 달리 해서 제공하면 독자들에게는 두 제품을 별도로 구분해서 대하라는 뜻으로 들립니다. 둘을 묶어서 할인된 가격에 팔면 고객은 두 제품 모두를 살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제품들 간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대체제가 보완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보완재는 제품들 간의 연결에 의해 따로 떨어질 수 없는 공존ㆍ공생 관계를, 대체제는 한 제품이 다른 제품에 의해 대체되어 가치가 떨어지거나 심하면 사라지는 소멸 관계를 말합니다. 그래서 보완제와 대체제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주에 애플이 아이튠즈를 아이팟의 보완재로 활용한 예를 들었습니다. 아이튠즈로 이익을 보지 못하더라도 아이팟을 팔아서 이익을 보기 때문입니다. 보통 우리는 제품(또는 서비스)의 품질을 중요시합니다. 이러한 품질은 디자인, 조직 구조, 비전 같은 요인에 의해 바로 결정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환경이 변하면서 개별 단위 제품의 품질만으로 소비자의 기호를 모두 충족시키기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보완재의 활용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기업의 성운은 대체로 그 제품의 보완재를 얼마나 훌륭하게 잘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보완재는 사용자가 두 가지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데서 얻는 가치가 두 제품을 따로따로 사용할 때 얻는 각각의 가치를 더한 것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2개의 보완재를 함께 팔면 고객은 두 제품을 따로따로 구입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도 구입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가격 효과의 관점에서 보면, 보완재 중 한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면 나머지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게 됩니다. 이렇게 보완재는 제품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성공한 회사는 자신이 제공하는 제품과 경쟁 환경에 대해 더 좁게 보는 게 아니라 ‘더 발전적으로 더 넓게’ 생각합니다. 애플, 아마존 같이 오늘날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들 중에서도 똑같이 행동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제품 간의 연결 관계라는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나면, 타이어 제조사가 레스토랑 안내서를 만들거나 극장이 탁아시설을 만드는 것이 논리적일 뿐만 아니라 꼭 필요한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대체로 회사가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원인 중 하나는 연결 관계의 논리를 잘못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대체재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보완재가 될 수 있듯이 부정적인 연결 관계라고 받아들였던 것들은 종종 긍정적인 연결 관계가 되기도 합니다. 제품 간의 연결 관계가 긍정적이 되고, 기회가 저절로 손안에 들어오리라 여기며 마냥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 기회를 포착하고 빚어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에 제시한 보완재의 4가지 교훈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다음 주는 ‘PART 3 기능적 연결 관계 나머지’를 같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참조글 〉
O 대체재와 보완재
O 대체재와 보완재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ogle1000&logNo=90136249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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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해가 뜨고 지는 일이 늘 반복되지만
그래도, 어제보다 좀 더 나은 내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더불어 함께, 새로운 오늘을 충실히 잘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남과의 비교가 아닌,
어제 나와의 비교를 통해 하루하루 성장하는 나를 만나고 싶습니다.
-새날 드림/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