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실록 6권, 태조 3년 11월 4일 경자 2번째기사 1394년 명 홍무(洪武) 27년
병권과 정권 장악한 조준·정도전을 비판한 변중량 등을 국문하다
전중 경(殿中卿) 변중량(卞仲良)을 순군옥에 가두고, 대사헌 박경(朴經)과 순군 만호 이직(李稷) 등으로 하여금 국문하게 하였다. 당초에 중량이 병조 정랑 이회(李薈)와 말하였다.
"예로부터 정권(政權)과 병권(兵權)을 한 사람이 겸임을 못하는 법이라, 병권은 종친에게 있어야 하고 정권은 재상에게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조준·정도전·남은 등이 병권을 장악하고 또 정권을 장악하니 실로 좋지 못하다."
〈그후〉 중량이 또 이 말을 의안백(義安伯) 이화(李和)에게 말했다. 화가 임금에게 고하니, 임금이 중량을 불러서 물은즉, 중량이 사실대로 대답하고 또 말하였다.
"박포(朴苞)도 또한 전하께서 국정을 잘못하여 여러 번 별의 변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임금이 성이 나서 말하였다.
"이들은 모두 나의 수족과 같은 신하들로 끝끝내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을 의심한다면 믿을 사람이 누구냐? 이런 말을 하는 자들은 까닭이 있을 것이다."
즉시 중량과 포와 회를 국문하게 하니, 포와 회가 중량과 더불어 서로 따지면서 자기만 모면하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