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환조 혼합 형태의 마애불 천연 암벽에 몸체, 그 위에 얼굴 얹어 후사 없던 선종 불사 후 후사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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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은 천연 암벽에 불상 둘을 조각한 것이다. 오른쪽 석불은 사각형 모자, 왼쪽 석불은 둥근 모자를 쓴 모습이므로 ‘용미리 쌍미륵석불’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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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산의 한 편이던 바위에 법의(法衣)를 새기고 그저 세월의 두께였던 바위에 두 손을 빚으니 바위엔 ‘마음’이 깃들고, 언젠가는 오신다는 미륵의 얼굴 그 마음 위에 올리니 이제는 불(佛)이라, 바위 품었던 산도 이제는 그저 산이 아니라 도량이네.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보물 제93호)과 용암사다.
꿈에서 시작된 불사
아스팔트 도로 바로 곁에 일주문이 서있다. 장지산용암사. 마치 영화 ‘해리포터’의 한 장면처럼 순식간에 다른 세상을 만난다. 대웅전과 종각, 요사채, 건너편 삼성각. 작은 도량의 마당을 지나 산길을 몇 발작만 오르면 천 년의 세월이 다가온다.
작은 산기슭에 소나무를 구름처럼 두르고 마애불이 서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마애불이 아니다. 대부분의 마애불은 부조 형태이지만 용미리 마애석불은 부조와 환조의 혼합 형태이다.
높이 17m의 용미리 마애불은 천연 암벽을 몸체로 삼아 그 위에 얼굴을 따로 얹었다. 천 년 전 분명히 누군가의 손이 빚어놓은 것이지만 그 시절을 짐작해 볼 때 결코 쉽지 않았을 불사임이 또한 분명하기에 천년 전의 불사는 꿈속에서나 가능한 일처럼 다가온다. 그래서일까. 마애불의 전설은 꿈에서 시작된다.
고려 선종(재위 1083~1094)은 후사가 없어 고민했다. 후사를 위해 셋째 부인으로 원신궁주(元信宮主) 이 씨까지 맞았으나 역시 후사가 없었다. 어느 날, 후궁인 원신궁주가 꿈을 꾼다. 두 스님이 나타나 “우리는 파주 장지산 남쪽 기슭에 있는 바위틈에 머물면서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도를 아직 이루지 못했는데 먹을 것이 떨어져서 그러니 먹을 것을 좀 주시오.”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궁주의 꿈 얘기를 들은 선종이 사람을 보내 장지산 남쪽 기슭을 살펴보니 큰 바위 둘이 나란히 서 있었다. 며칠 후 궁주는 다시 꿈을 꾸는데, 두 스님이 다시 나타나 왼쪽 바위는 미륵불상으로, 오른쪽 바위는 미륵보살상으로 모실 것을 당부하며 “모든 중생이 와서 공양하며 기도하면 아이를 바라는 이는 아이를 얻고 병이 있는 사람은 병을 고칠 것이다.”고 말하고 다시 사라졌다고 한다.
선종은 그 바위에 불상을 모시고 절을 지어 원신궁주와 함께 정성을 다해 불공을 올렸다. 그리고 그 해 원신궁주가 회임을 하고 왕자 한산후를 나았다고 한다.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은 천연 암벽에 불상 둘을 조각한 것이다. 오른쪽 석불은 사각형 모자, 왼쪽 석불은 둥근 모자를 쓴 모습이므로 ‘용미리 쌍미륵석불’이라고도 한다. 거대한 바위를 다듬어 만든 것으로 바위 면에는 몸체를 새기고 몸체 위에는 목과 머리, 갓을 따로 조성해서 올린 것이 특이한 점이다. 자연석을 그대로 이용한 까닭으로 신체의 비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지만 워낙 당당하고 거대한 불상이라 엄청난 힘을 느끼게 한다. 이 불상들은 고려시대의 조각으로 우수한 편은 아니지만 고려시대 지방화 된 불상양식을 연구하는 귀중한 예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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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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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사는
조계종 봉선사의 말사이다. 앞서 말한 마애불상으로 알려진 도량이다. 창건 연대는 분명하지 않지만 마애불 조성 배경과 절의 창건에 얽힌 설화가 전하고 있어 마애불이 조성된 11세기(고려시대)를 창건 연대로 보고 있다. 창건 이후의 절에 관한 역사는 거의 전해지지 않고 있다. 조선시대의 기록이 없어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전란에 의해 한동안 절이 소실되었고, 근대에 들어 1930년대 절이 중창되었다. 1935년 장단군에 있던 장선환 대사가 주지로 부임하여 절을 수호했는데, 한 때 혜음사, 대승사로 불리던 사명을 현재의 사명인 용암사로 바꾸었다. 중창 이후에도 화재로 인해 대웅전 등 도량이 소실되어 1946년 대중에 의해 삼창이 이뤄진다. 1984년에 대웅전과 범종각을 중수했으나 1997년 대웅전이 다시 화재로 인하여 소실되었다. 2001년 복원 불사를 시작하여 2004년 대웅전 불사를 마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용암사에 가면
따사로운 낮의 햇살이 마애불을 비춘다. 할머니 한 분이 마애불 밑에 앉았다. 경전 위에 놓인 긴 염주를 붙들고 부처님을 바라본다. 부처님도 할머니를 바라본다. 염주알 하나가 경전 위를 건너간다. 할머니가 다시 부처님을 바라본다. 부처님도 다시 할머니를 바라본다. 염주알 하나가 다시 경전 위를 건너간다. 염주알 하나에 부처님 한 분씩이니 지금 이 자리가 마침내 미륵부처님 오신다는 그 날 그 자리가 분명하다.
용암사 뒤 산기슭에는 천 년 전에 누군가 꾸었던 꿈이 벽화처럼 남아있다. 그리고 그 꿈속에 또 누군가가 앉아 천 년 전처럼 부처님을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꿈은 천 년을 이어졌다. 마애불 위로 떨어지는 따사로운 햇살이 아득한 세월을 지나온 태양빛이듯 지금의 이 자리는 언젠가 오게 될 그 날의 모습이 아닐까. 용암사에 가면 먼 훗날 미륵불을 만나는 그 날을 미리 볼 수 있다.
주지 태공 스님의 ‘우리 절에만 있는 것’
이승만 전 대통령의 칠층석탑과 동자상
구전에 의하면 故 이승만 前 대통령 모친께서 용암사 마애석불 앞에서 득남 발원기도를 하여 이승만 前 대통령을 낳게 되었다고 한다. 1954년 이승만 前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시 용암사를 방문하고 참배하며 남북통일과 후손 잇기 기원 기념으로 동자상과 7층석탑을 세웠다. 동자상은 마애불, 왼쪽 미륵불상 오른쪽 어깨 옆에, 7층석탑은 동자상 뒤편에 세워져 있었으나, 이승만 前 대통령이 4.19로 인해 하야하고 미국 하와이로 망명한 후 재야관련 단체들로부터 문화재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자 1987년 철거되어 종무소 우측으로 옮겼다고 한다. 2009년에 현 주지 태공 스님이 일반인들의 관람을 위해 삼성각 옆으로 다시 옮겨 놓았다.
용암사 석등
대웅전 앞 오층석탑의 양쪽에 세워진 석등은 박정희 前 대통령이 참배 기념으로 세운 국토통일 천일기도 광명등으로, 왼쪽 등에는 ‘국태민안위하여 천일기도광명등’, 오른쪽에는 ‘구국통일위하여 천일기도광명등’이라고 적고 있다.
대웅전 수달
용암사 대웅보전에는 닫집기둥에 수달상이 있다. 잦은 화재로 법당이 소실되었던 과거를 생각해 지금의 주지 스님인 태공 스님이 화재 예방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주변보기 -보광사 / 경기도 광탄면 보광로 474번길 87
보광사는 신라시대인 894년(진성여왕 8년) 왕명에 따라 도선국사가 국가 비보사찰(裨補寺刹)로 창건했다. 고려시대인 1215년(고종 2년) 원진국사가 중창했으며, 법민대사가 목조불보살상 5위를 대웅보전에 봉안했다. 1740년(영조 16년)에는 보광사 인근에 숙종의 후궁으로 영조 임금을 낳은 숙빈 최씨의 묘인 소령원(昭寧園)의 능침사찰이 되면서 대웅보전과 광응전 (光膺殿)을 중수하고 만세루를 세웠다. 근대에 들어서는 6·25 한국전쟁 때 별당 등 일부 전각들이 소실되었으나 이 후 복원불사가 이루어졌고, 1981년에는 거대한 호국대불을 세우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파주삼릉(사적 제205호) /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삼릉로 89
조선의 제8대 임금 예종의 원비 장순왕후 한씨의 묘 공릉(恭陵)과 제9대 임금 성종(成宗)의 원비 공혜왕후 한씨의 묘 순릉(順陵), 그리고 제22대 임금 정조의 양아버지 진종(眞宗)과 효순왕후 조씨의 묘 영릉(永陵)이 있는 곳이다. 장순왕후와 공혜왕후는 한명회(韓明澮)의 딸들이다.
-반구정 /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사목리 190
1449년(세종 31) 황희(黃喜)가 87세의 나이로 18년간 재임하던 영의정을 사임하고 관직에서 물러난 후 갈매기를 벗삼아 여생을 보낸 곳이다. 전국 8도의 사림들이 선현을 추모하는 승적(勝蹟)으로 수호하여 내려오던 곳이었는데 6·25전쟁 때 불타버렸다. 그후 황희의 후손들이 복구하였으며, 1967년 6월 옛 모습으로 다시 개축하였다. 문산의 임진강변에 자리하여 앞에는 널찍한 모래톱이 있다. 맑은 날 정자에 오르면 멀리 개성의 송악산을 볼 수 있다.
<식당>
-명가람/ 031-948-3810 간장게장, 보리굴비 -오두산막국수 통일동산점/ 031-941-5273 막국수 -돌솥추어탕/ 031-962-0770 추어탕
<숙박>
-유신펜션/ 031-575-1188 광탄면 보광로 774 -혜숙민박/ 031-941-0374 광탄면 부흥로 519번길 46-84 -화이트벨리/ 010-3088-5333 광탄면 보광로 77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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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파주 용암사 향불교에서 법우님들과 함께한 사찰이네요. _()_
한번 더 가보고 싶은 절이랍니다.
지난 번에 다녀오니 반갑기도 하고 훤하지요 _()_
감사합니다. _()_
아주오래전에한번다녀온적이있는대 기역이 가물가물하내요
쌍 미륵 부처님 불교 문화의 극치 이지요.
눈이 오고나서 가면 더욱 극치 이지요....나무묘법연화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