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월드10을 추억하며(B급감성, 스포주의)

[위험한불나방]

서론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속칭 중꺾마. 작년 말,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문장입니다. 물론 이 문장을 만든 당사자들의 기적의 미라클 런이 있었기에 유행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이 말이 '인간 찬가'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 한 문장으로 얘기할 수 없는 너무나 많은 시련이 지난 몇 년간 우리 모두에게 일어났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일이 온다는 희망, 꺾이지 않고 버티면 내일이 온다는 믿음. 그것을 결과로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 말에 울림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가디언테일즈도 자세히 보면 인간 찬가적인 모습이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챔피언 소드에 있는 영웅들을 보면, 만년 영웅 지망생, 인종차별 소녀, 친구 또는 사부의 죽음. 이 모든 시련을 딛고 걸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공주 역시 언니와 왕국이 멸망했음에도 씩씩하게 부유성을 지키고 있죠.

시즌 1의 마지막인 '기록되지 않은 세계'도 이러한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모든 것이 점령당한 암울한 세계임에도, 포기하지 않은 기사와 공주의 외침에 응답한 모두는 결국 부유성을 다시금 탈환하게 되고 그 엔딩을 본 유저 분들 모두가 전율했었습니다.

오늘은 그 찬란했던 시즌 1 마지막의 시작인 월드10을 추억하고, 나아가 인간의 가능성을 보여준 그 요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바로 부유성의 명물, 쥐꼬치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이름 모를 상인의 노력의 결과물, 도마뱀 튀김입니다!!!!!!

(제목에 B급 감성이라 썼잖아요 뭘 기대했나요)

준비물

재료 : 계란 1개, 물(180ml), 튀김가루(종이컵 1컵, 약 150g), 식용유, 치자가루(2g, 티스푼 하나 정도), 도마뱀

요리과정

먼저 물 반컵 정도에 치자가루를 넣고 잘 풀어줍니다.치자가루는 뭉쳐지면 튀김이 얼룩덜룩하게 나오니 잘 저어서 남김없이 풀어줍시다. 이렇게 튀기게 되면 튀김 색이 노랗게 나오게 됩니다. 튀김 맛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 굳이 안넣어도 됩니다. 하지만 사진을 잘 보시면 도마뱀 튀김이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상인의 이름을 우린 모르지만 그의 노력은 기억해줘야 할 것입니다.

계란 노른자를 하나 넣어서 잘 풀어줍니다. 계란을 넣게 되면 튀김옷이 조금 더 바삭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저는 조금이라도 더 노랗게 나오기 위해 넣은 겁니다.

튀김 가루를 넣고 섞어줍니다. 튀김가루와 물은 1:1 비율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넣게 되면 튀김반죽이 상당히 묽게 나오고, 집에서 튀김할땐 기름을 많이 쓰기가 어렵기 때문에 후라이팬에 두른 기름으로도 잘 튀겨질 수 있도록 걸쭉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물을 종이컵 기준 반컵을 넣은 다음 물을 조금씩 첨가해가며 섞었습니다.

걸쭉하게 잘 됐습니다. 튀김반죽은 많이 저을수록 덜 바삭해지니 조금 덩어리가 져있어도 대충 하고 넘기는게 좋습니다.

이제 제일 중요한 오늘의 재료 도마뱀입니다. 원래는 야생 도마뱀을 구해와야하지만 헤븐홀드와 달리 대한민국은 멸망하지 않았고 저의 비위는 소중하니 아쉬운대로 마트와 편의점에서 서식하는 츄X츕X 인공 도마뱀젤리를 잡아왔습니다. 잠자리채를 땅바닥에 꽂는 대신 카드리더기에 카드를 꽂아주면 잡을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최고. 도마뱀들은 튀김옷이 잘 묻을 수 있게 지퍼백에 튀김가루를 조금 넣고 흔들어줍니다.

쉐낏쉐낏

이제 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달궈줍니다. 튀김의 적정 온도는 재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180도 전후입니다. 튀김 온도가 너무 높아지게 되면 겉만 순식간에 익고 안은 덜익어서 하면 안되지만 우리의 재료는 도마뱀이 아닌 [도마뱀젤리]기 때문에 속이 익어버리면 큰일납니다. 200도까지 올린 다음 튀겨주겠습니다.

젓가락질이 서툴러서 카메라랑 동시에 들고 찍기 어려워서 집게로 했습니다.

돌격! 약진 앞으로!!

튀김이 튀겨지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이렇게 몇 번 더 과정을 반복한 다음 잘 튀겨진 도마뱀을 설날 산적만들고 남은 나무꼬치에 꽂으면 완성입니다. 그럼 함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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쨔잔. 용X리 치킨이 되었습니다.

사실 도마뱀 원형 보존해볼라고 150도에서부터 조절해본 끝에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해도 안되더군요.

공모전 보니까 요리 고수분들 많던데 좋은 방법이 있을지 고견 부탁드립니다.

살짝 잘라서 보니 안에 속살이 쭉쭉 늘어납니다. 이제 보니 용가X 치킨이 아니라 피자나라 치킨공주였네요.

공모전 도전 하나로 브랜드 하나의 정체성을 완벽하게 구현해 냈습니다. 역시 인간은 위대합니다.

이제 슬슬 후기를 써야 해서 한입 먹어봐야 하는데 마음이 꺾일 것 같습니다.

마치며

발렌타인데이 맞아서 회사 직원들과 지인들 초콜릿 만들어주려고 재료 사다 갑자기 도마뱀 젤리 보고 장난기가 들어서 만들어봤습니다.

한입 먹어본 결과 쓸데없이 바삭하게 잘된 튀김옷과 젤리 특유의 달고 신맛이 혀에 닿자마자 녹는 살살 어우러지는게 두입 먹었다간 배탈날 것 같은 맛이네요.

초콜릿 만들고 남은 초콜릿들로 데코와 마지막 촬영을 끝낸 채 저는 이제 설거지 산으로 갑니다.

긴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한 주말 되세요.

[서울찍는미남]

내 감성 돌려내!

[타이밍]

튀기면 지우개도 맛있어진다고 했는데, 자본주의가 낳은 도마뱀 튀김의 맛은 어떠했나요 ?

[위험한불나방]

쓸데없이 바삭한 튀김옷과 녹아서 쫀득쫀득한 도마뱀의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이었습니다! 둘 다 죽을 것 같거든요...

[타이밍]

죽지 않으셔서 다행입니다. ㅋㅋ

[정중한 기사]

안녕하세요 기사님!
먼저, 가디언 테일즈 요리왕 공모전! 이벤트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참여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래에 안내드리는 양식의 내용이 반드시 본문에 포함되어야만 참여로 인정되오니 내용 추가를 부탁드려요.

◆ 요리왕 공모전 참여
1. 참여 분야: (금손/아이디어)
2. 음식명:
3. 사진 또는 영상 첨부
4. 작품 설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