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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坡集卷之八 / 詩○嘉林錄 壬午(1702)夏。謫居林川。林川號嘉林。
過車嶺
半生玆嶺幾躋攀。驅傳鳴鑼慣往還。誰料殘年佩玦路。暮雲疏雨作愁顏。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5
차령(車嶺)을 지나며
반평생 이 고개를 몇 번이나 오르내렸던가.
전령(傳令)을 몰아 종을 울리며 익숙히 왕래했는데,
누가 생각이나 했으랴, 늙어선 옥 패(玦)를 차고 가는 길이 될 줄이야.
저녁 구름과 드문드문 내리는 비에 근심 어린 얼굴이 된다.
☞옥 패(玦)는 반으로 끊어진 고리 모양의 옥 장신구로, 주로 고대 중국에서 신분이나 지위를 상징하는 장식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패옥(佩玉)이나 옥결(玉玦)은 관리나 사대부들이 허리띠에 차고 다니며 자신이 고위 관직에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시 속의 "佩玦"는 옥 패를 차고 있다는 표현으로, 늙어서도 관직을 지닌 채 고향을 떠나 먼 길을 가는 신세가 된 상황을 의미하며, 한편으로는 남은 생애에 대한 회고와 애상이 담긴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1702년(숙종 28) 민언량(閔彦良)의 옥사에 연루되어 충청도 임천에 유배되었다가 장성에 이배되었다. 다음 해 유배지에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