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강좌 44강
이번주 디카시 강좌에는 2024 제17회 경남 고성 국제 디카시 페스티벌 대학생 국제 교류전에 출품된 전현주 작가의 디카시(월급)와 <뉴스 경남>에 탑재된 이기영 시인의 '디카시 한편'(성환희)을 소개한다.
#디카시
월급 / 전현주
일반적으로 월급(月給)이란,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1개월마다 받는 봉급을 의미한다. 작가는 소시민의 얼굴로 진술하고 있는 가운데, 쥐꼬리만큼 받는 월급로 어찌어찌 살아가는 우리 시대 노동자들의 자화상을 그려내고 있다. 적은 급여이지만 그들에겐 삶의 동맥이고 생계일 정도로 소중한 일터이기도 하다.
취업난으로 인해 취준생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어렵게 구한 직장으로 향하는 가장의 발걸음은 무겁다. 입에 겨우 풀칠할 정도로 빈곤한 현재 속에 살아가야 하는 우리 시대의 가장은 생계의 어려움을 감내해야 한다.
가계 지출은 점점 더 늘어나는데, 노동으로 얻은 수입은 항상 정해져 있다. 당연히 가계 빚이 늘어나고, 마이너스 대출을 받아 써야 하는 현실과 조우해야 한다. 행복해야 할 삶의 하루하루가 금이 간 벽처럼 쩍쩍 갈라진다.
작가는 소시민적 삶의 애환을 진술함으로써 결국 리얼리티를 확보하고 있다. 이 작품이 왜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가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디카시는 시적 화자에 따라, 민초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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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경남>에 탑재된 이기영 작가의 디카시 한 편(성환희)을 소개한다.
도반
키 색깔 모습 달라도
봄날 태어나 봄이 된 우리는
- 성환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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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종도 다르고 꽃의 크기도 빛깔도 다 다르지만 ‘봄’이라는 이름으로 한 몸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니 저렇게 잘 어울릴 수가 있는 것이겠지. 함께 어깨를 맞대고 싱글벙글 유유자적 봄길을 가는 것이겠지. ‘도반(道伴)’이란 ‘함께 도를 닦는 벗’이라는 뜻이지만 함께 공부하면서 기쁨도 함께 나누고 슬픔도 함께 하는 가까운 벗을 의미한다. 저 정원의 꽃들은 정말 잘 어울리는 봄의 도반들이다. 예전에는 벚꽃과 매화가 피는 시기가 달랐다. 매화가 어느 정도 지고 나면 벚꽃이 피었지만 요즘은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개나리, 진달래, 벚꽃, 매화가 거의 같은 시기에 피어버린다. 서로 시샘하는 것도 없이 잘난 척 하지도 않고 제가 가진 모든 아름다움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만 같아 봄이 더 찬란하고 황홀할 수밖에 없다.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왔다가 순식간에 져버릴지라도 봄은 꽃이 있어 봄인 것이다.
글. 이기영 시인
◇ 이기영 시인은 (현) 한국디카시인협회 사무총장과 한국디카시연구소 사무국장이다.
https://www.newsgn.com/news/articleView.html?idxno=41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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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는 가장 짧은 한편의 극순간 예술이다. 디카시인은 디지털 세상을 창조하는 감독이다. 또한 디카시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1초 , 또는 3초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디카시는 디지털 세상을 물들이는 감동의 극순간 영화다."
[금주의 디카시]에 윤정희 님의 <발의 역사>를 선정한다.
#금주의디카시
발의 역사 / 윤정희
윤정희 님의 '발의 역사'는 가장의 의미를 숙고하게 만드는 사부곡이다. 아버지의 슬픈 훈장, 장화는 한 집안을 지켜준 가족이다. 장화는 농부에게 있어 가장 유용한 신체의 일부다. 이에 새벽 농작물을 보러 갈 때부터, 저물 무렵 귀가할 때까지 아버지의 수족이 되어 항상 따라 다닌다.
어디 그뿐인가. 뱀이나 해충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해주는 농부의 수호신이기도 하다. 흙 묻은 장화는 고된 가장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화상이다. 비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신경통처럼 달고 살아야 하는 농부의 삶 또한 그려진다.
특히 디지털 영상, 디지털 글쓰기, 디지털 제목 3종 세트를 연동시켜 가장의 진솔한 애환 역시 묻어난다. 양지 바른 곳에 세워져 있는 장화들을 디지털 영상으로, 가장의 한숨과 애틋한 사연을 디지털 글쓰기로 노래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아버지의 고된 삶이 고스란히 모인 '발의 역사'를 디지털 제목으로 회자시키고 있다.
디카시가 K-열풍을 몰고 있는 디지털 세상에서 절절한 사부곡을 탄생시키고 있다.
"디카시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전달되는 디지털 번개다. 스마트폰이 켜져있을 때 디카시 심장소리 즉, 디카, 디카, 디카 소리가 들리면 디카시를 신앙적 존재로 여기는 우리 시대 진정한 디카시 선구자다."
정유지(부산디카시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