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미별맛 갑판장이 반한 '평양소주'

[강구호 갑판장]

2009년 3월 18일부터 강구막회에서는 북한산 증류식 소주인 '평양소주'를 판매합니다. 

 

평양소주

상품명 : 평양소주

제조사 : 평양소주공장(북한산)

알콜함량 : 23%

원재료 및 함량 : 강냉이 72%, 흰쌀 24%, 찹쌀 2%, 벌꿀 2%+지하 170m 천연 암반수

판매가격/용량 : 7,000원/360ml

판매 개시일 : 2009년 3월 18일(수) 부터

갑판장이 평양소주를 처음 마셔 본 것은 아마도 십 수년 쯤 전이지 싶습니다. 당시에 갑판장이 다니던 회사에서 금강산온천에 광고물을 설치 했었기에 일반 관광객이 아닌 광고주의 입장으로 다른 광고주들 및 관광단지개발 투자단과 함께 현대아산의 초대를 받아 금강산에 다녀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당시로서는 일반 관광객들이 갈수 없는 곳들을 현대아산측과 북한당국의 협조로 버스 한 대를 따로 운영하여 그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비교적 자유로이 다닐 수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행들중 절반이 금강산지역에 호텔 및 콘도미니엄 등의 부동산 개발 및 투자를 염두에 두고 오신 분들이었으니 말입니다.

암튼 그 때 갑판장은 현대아산측과 북한당국의 배려(?)로 관광객들에게는 개방되지 않았던 북한측에서 직접 운영하던 식당에 초대를 받았었는데 그 곳에서 평양소주를 처음 맛 보았었습니다만 아쉽게도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과 북한 사람들과 직접 접촉을 하게 된 것에 흥분을 하여 술맛은 물론이고 음식맛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없습니다. ㅡ.,ㅡ;;

지난 주 금요일(3/13) 강구막회의 영업을 마친 야심한 시각에 갑판장은 선장님을 모시고 부천에 있는 한 참치집을 방문했었습니다. 부천을 기반으로 암약중인 친구가 가격대비 만족스러운 참치집이 있다며 갑판장부부를 초대했기 때문 입니다.

"이 집에 평양소주도 있는데 한 번 드셔보실래요? 저번에 마셔보니 괜찮던데요."

"글쎄...소주가 뭐 다 똑같지 굳이 비싼 소주를 마실 필요가 있어...그냥 우리나라 (희석식)소주나 마시자고."

"평양소주의 알콜함량이 23%인데도 증류식 소주라 맛이 괜찮고 벌꿀로 감미를 해서인지 부드럽게 느껴지던데..."

"그럼 경험삼아 한 병만 마셔볼까나..."

우리나라의 희석식 소주를 한 병 비운 후에 친구의 강권에 못 이기는 척 평양소주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갑판장은 물론이고 평소에 알콜함량이 20.2%인 참이슬도 독하다며 안 마시던 선장님도 평양소주는 술술 잘만 드시더만요.

밍밍한 듯 쓴맛이 나는 희석식 소주에 비해 증류식 소주는 고유의 향과 맛(갑판장은 이를 불맛이라고 표현합니다)이 깊게 배어 있습니다. 그래서 증류식 소주가 처음인 분들은 간혹 희석식 소주에 길들여진 입맛을 기준으로 호불호를 가리곤 하는데 증류식 소주에 익숙하신 분들은 오히려 그 맛과 향을 즐깁니다. 증류식 소주는 알콜 함량이 40% 이상입니다만 평양소주는 증류식 소주에 지하 170m 천연 암반수를 섞어 23%로 알콜함량을 낮췄습니다. 거기에 벌꿀로 감미를 더해 은은한 단맛이 느껴집니다. 갑판장처럼 정통 증류식 소주를 즐기는 인물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맛이기는 합니다만 정통 증류식 소주의 비싼 가격과 희석식 소주의 허접한 맛을 감안하여 점수를 매긴다면 가격대비 만족도는 평양소주가 단연 높지 싶습니다.

강구막회에서 판매중인 소주 오총사

상품명	제조방법	알콜함량	용량	판매가격
화요41	증류식	41.0%	500ml	45,000원
평양소주	증류식	23.0%	360ml	7,000원
참이슬	희석식	20.2%	360ml	3,000원
참이슬 후레쉬	희석식	19.5%	360ml	3,000원
처음처럼	희석식	19.5%	360ml	3,000원

화요41과 평양소주는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마시는 희석식 소주(참이슬, 참이슬 후레쉬, 처음처럼 등)와는 달리 증류식 소주입니다. 그렇다면 증류식과 희석식 소주의 차이점을 아십니까?

증류식 소주는 쌀이나 보리 등으로 술(청주)을 빚은 다음에 이 술을 소주고리 등을 이용하여 알콜의 끓는점인 78℃(물의 끓는점은 100℃)로 가열을 하면 알콜이 증기로 추출이 됩니다. 이 증기를 차갑게 식히면 다시 액체가 되는데 이것이 바로 증류식 소주입니다. 반면 희석식 소주는 고구마나 타피오카 등 비교적 저렴한 원료를 발화시켜 정제한 주정에 물과 각종 감미료와 향료를 주입하여 소주 맛을 낸 것 입니다. 쉽게 말씀을 드리자면 증류식 소주와 희석식 소주의 차이는 오렌지쥬스와 오렌지맛 음료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일본이 대한민국을 강제로 침략했던 시기 이전이었던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각 지역은 물론이고 집안마다 대를 물려 내려오는 가지각색의 가양주가 존재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조상을 섬기고 예를 중시하는 사회였기에 제사를 지내기 위한 음식과 더불어 가양주 문화도 대를 이어가며 발전을 했던 것 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암울했던 일제시대를 거치며 그들의 수탈정책(양조세)에 의해 일반인들의 술 제조가 금지되며 가양주의 명맥이 거의 끊겼습니다. 그나마 몰래 숨어서 간간히 이어오던 몇 종의 가양주마저도 해방 후인 1965년도에 곡물부족해소를 위해 정부가 시행한 양곡관리법(쌀을 원료로 한 술을 빚을 수 없음)에 의해 거의 초토화 되다시피 했습니다. 이 때를 기점으로 증류식 소주가 희석식 소주로 대체된 것 입니다.

1991년부터 다시 쌀로 술을 만들 수 있게 되었지만 한 번 끊겨진 가양주문화를 다시 부활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게다가 근대화를 거치며 도시로 급격하게 유입된 운 노동자들에겐 쌀로 빚은 술은 사치였습니다. 또한 한 번 길들여진 대중들의 입 맛을 되돌리기도 쉬운 일이 결코 아닙니다.

음주를 꽤나 즐기는 갑판장도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희석식 소주를 선택할 때가 많습니다. 맥주나 양주(또는 와인)를 마시는데는 술값에 과감해지면서도 유독 소줏값엔 민감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 병에 3천원을 기준으로 그 보다 싸면 착한 술이고, 단 돈 1천원이라도 비싸면 비싼 술이라는 게 대다수 주당들의 (1차)술값에 대한 인식입니다. 그래서 일행 중에 소주를 비선호하는 인물이 청하(4천원)라도 한 병 주문할라치면 여기저기서(특히 술값을 치르는 사람이) 야유를 퍼붓는 일도 종종 목격하곤 합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을 마실 때 미리 주종을 희석식 소주로 정해놓고 어떤 안줏감을 곁들일까에 공을 많이 들입니다. 육류이건 전골류이건 또는 회나 일식, 심지어는 양식이건 불문하고 1차에서는 무조건 희석식 소주가 주종을 이루는 것이 우리의 음주세태입니다. 하지만 갑판장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우리가 어떤 음식점에서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가에 치중하는 것 만큼 함께 마실 술에 대해서도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음식과 술 상호간의 궁합이 맞고 균형이 맞아야만 서로의 맛을 더욱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때는 갑판장도 음주를 편안하게 즐기기 보다는 취하기 위해 전투적으로 퍼 마시는 부류에 속했었습니다. 그러다가 각각의 음식 고유의 맛과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음식에 대한 관심은 다양한 술과 차문화에 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갑판장의 작은 바램은 여러분들께도 갑판장이 느끼는 맛과 세상을 전달하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것 입니다.

갑판장은 앞으로도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술'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갑판장>

[shura]

가격 대 성능비가 너무너무 만족스러운 술이더군요. ^^ 다이어트 끝나고 나면 꼭 한번 양껏 마셔보러 갈 생각입니다. ^^

[씨콤]

으흐.. 참치그라 가셨군요 -_- 지난주에 팀원들 데리고 팀회식하러 가서 평양 소주 2병이랑 사케 (이름이 잘-_-) 한병 비우고 왔는데.. 가격 대비 만족도가 확실히 높은 집.. 강구막회에도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