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의 서쪽
지리와 덕유가 병풍처럼 둘러치고 맑은 물줄기가 들판을 적시며 흐르는
수려하고 유서 깊은 역사를 간직한
영남 사림의 사상적 배경이 되었던 땅 함양
그곳에
와인 잔을 거꾸로 엎은 듯 범상치 않은 산들의 이어짐
백두대간에서 살짝 비켜선 남덕유 동봉에서 이어지는 소백의 맥이
남령과 월봉을 거쳐
좌 로 뻗어나가다 휘어 금원산을 넘으면 기백산에 이르고
우로는 곧바로 거망산을 지나 함양군 서하면과 안의면을 나누는 곳에서 다시 한 번 솟구쳐
오르면 황석산이다
황석산은 높이 1190m로 산성을 좌우로 두고 칼날 같이 솟은 두 개의 거대한 바위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북으로 화림 삼동의 하나인 유명한 용추계곡을 사이에 두고 기백산 금원산과 마주 하고
산 남쪽 아래로는 거연정 동호정 군자정 농월정등을 품은 화림동계곡과 충절의 고장 안의가 있다
산 정상 부위에는 지형적 특성인 바위절벽을 이용한 황석산성이 있고
정상 바로 아래에는 정유재란 때 죽음으로 이 땅을 지키고자 했던 안의 사람의 애국충절을 간직한 피바위가 있다
*좌아래 산성과 황석산 정상
일 시 : 2008년 8월 10일
산 행 지 : 황석산 1190m 함양
산 행 코 스 : (들머리)유동마을--연촌마을--망월대--황석산--거북바위--피바위--탁현마을(날머리)
산 행 시 간 : 5시간 10분 (후미기준)
산행 난이도 : 중
날 씨 : 맑음
참 여 인 원 : 28명
접 근 방 법 : 부산 교대앞--남해고속도--대진고속도--안의 지곡 나들목(IC에서 나와 좌로 거창 안의 뱡향)--
3번 26번국도(거창방향)--안의 지나 거창방향--용추계곡 삼거리에서 좌로 진행--
유동마을 입구에서 좌로 진행--유동마을(등산로는 유동마을회관 조금 못미처 삼거리에서 좌로)
<참고>
산행은 유동마을 회관 조금 못미쳐 있는 삼거리 들머리에서
연촌마을 지나 오르는 코스의 오름길은 좁기는 하나 뚜렷하다
유의 할 점은 황석산 정상을 오르고 하산 시 방향감각을 상실 할 수 있다 점.
거망산 가는 길은 황석산 정상바로아래 로프 메어진 바위길이 끝나는 지점 갈래 길에서 우로 진행하여야 한다
또 거북바위 바로 지나 탁현마을로 하산하는 내림 길은 길도 가파르고 바위 투성의 험한 길이라
가능하면 뫼재 까지 진행하여 하산하는 것이 옳을듯하다
(탁현마을 좌아래 사평교위에 큰주차장있음)
산행 들머리(10:50분)
유동 마을회관 조금 못미처 좌로 난 좁은 도로
한가로운 산촌 길가 옆으로 서있는 밤나무 가지에는
하얀 꽃송이를 길게 늘어뜨린 밤꽃을 본지가 엊그제 인데
서너 살 먹은 아이 주먹만하게 성근 밤송이가 따가운 8월 햇살에 토실 토실
속살을 채우며 여물어 가고
길 섶 아래 길게 이랑을 낸 고추밭에는 늙은 농사꾼 아낙의 손길에
탐스럽게 영근 주렁주렁 푸른 고추가 하나 둘 아래부터 붉게 물들어 온다
모르는 사이
산골 과수원 종이 봉지에 감추어진 사과에도
아무렇게나 심어져 눈길 한번 주지 않은 호박에도
가을이 저만치 다가와 있다
연촌마을 끝 마지막집 오른쪽으로 있는 마을 샘터 위로 난 좁게 파인 길로 들어
산양 산삼 재배지와 무었인지 모를 약초 재배지 사이로 난 길 따라 조금 오르다
산길을 들어 오른다
짙은 녹음이 드리워진 숲속
계곡 위 저만치 능선허리에 길게 이어지며 좁지만 뚜렸한 등로에는
아래 골짜기로부터 서늘해진 바람이 연신 불어오지만
말복과 입추를 지났음에도 조금도 물러 설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는 더위에
시작부터 장작불 가마솥처럼 달구어져서 인지
연신 솥아 내는 땀방울로 마치 물에 빠진 모습들이다
염천산행에 욕심을 부릴 일이 아니여서 쉬엄 쉬엄 여유롭게 쉬어감이 마땅하다며
가늘게 졸 졸 흐르는 계곡 옆으로 억지 자리를 내기도 하고
바람 좋은 곳에선 틈만 있으면 수시로 쉬어간다
그저 그런 평범한 산길 후 녹녹치 않은 오르막
고도를 높일수록 가파름은 더하여져 흘러내리는 땀방울의 양도 늘어만 간다
서늘 한곳에 짱박을 생각뿐 악으로 깡으로 오르는듯하다
산 숲 위로 길게 하늘선이 보이고 이정표가 있는 지능선에 올라선 다음 좌로 오르고
조금의 여유로운 진행이 있은 후
법천사에서 올라오는 갈래길과 이정표를 하나 더 지나고서는
다시 산길은 가파르다
로프가 메어져있는 된비알을 오르고서 있는 좁은 바위 전망대
달을 바라보는 곳이라 하여 망월대라 부르는 곳에는
백주 청산에 명월은 간 곳이 있을리 없고
멀리 풍류와 유림의 자존심 함양 땅이 여유롭다
*망월대
좌안동 우함양
영남 사림의 양대산맥으로 조선유림의 인재들이
경상좌도인 안동과 경상우도인 함양에서 많이 배출된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산자수려한 이곳에 학문적 뿌리를 두고 이상과 마음에 맞는 선비들과 함께 세를 이루고
후학을 거두어 가르치던 유림의 도피안처였던 함양땅
그 맑고 빼어남이 발치아래 아득하다
잠시 휴식후
1110봉 좌로 우회하는
내리막길을 조금가다 황석산 정상 0.6K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중식(12:40--1:40)
이것 저것을 펼쳐 담고
산 꾼들의 속 깊은 정도 넉넉하게 함께 담아 먹고
정상을 향해 또다시 산길을 오른다
그리 힘들지 않은 오름
작은 안부공터 하나를 지나 올라서면
천년의 세월을 두고 당당하게 버티어선 황석산성이다
*황석산성
정상은 황석산성에서 우로 꺽어 오른다
흐트러진 바위를 타고 넘어 굵은 밧줄이 메어진 짧은 슬랩을 지나 바위턱을 걸쳐 올라서면
위태롭게 솟아있는 좁은 바위정상(오후 2시 20분)
황석산 바위 정상 아래로
깊은 골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S-라인 몸짱 여인네의 허리곡선 처럼 부드럽게 휘어 흐르며 골짜기와 강줄기가 어어 나가고
마루금 능선 따라 높고 빼어난 산들은 줄줄이 사탕
*황석산 정상아래 바위 길을 오르며
*정상에서 내려 본 황석산성(안의 쪽)
*황석산 정상은 위험하고 좁은 바위봉. 왼쪽에 아주 작은 정상석이 있다
이르는 말에
함양산청에 간다함은
산 좋고 물 맑은 곳으로 여유로움을 즐기로 간다라는 뜻과
동시에 삼수갑산 간다는 말과 비견되는 말로
한마디로 인생 “땡 땡” 종쳤다는 중복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선대의 전하는 말이 허허로운 것이 아닌 것처럼
겹겹 지리와 덕유가 병풍처럼 둘러치고 가지를 내리는 심심두메산골
왠만이 높고 깊지 않으면
명암도 못 내미는 맑고 수려한 곳 이다
*정상아래
*황석산 정상아래 바위길
*황석산 바위길 바로아래 산성과 거북바위 아득히 보이는 거망산
*거북바위쪽 산성에서 본 황석산
정상에서 되돌아 바윗길 내려 바위길이 끝에서 우로 잠시가면 바위절벽 아래로 산성은
다시 이어진다
황석산성은 육십령으로 통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있는 산성으로
정유재란 때 죽음으로써
마지막까지 저항하였던 안의 사람의 기개가 서려있는 역사적 유적지이고
탁현으로 내려가는 하산 길에 있는 피바위는 그 애듯함을 간직한 곳으로
안의 가 충절의 고장임을 상징하고 있다
함양과 안의에 가면
살아있는 함양 열사람이 죽은 안의 한사람 못 당한다는 말을 자주하는데
그 말의 유래가 여기에서 유래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 을 하며
산성을 지나고
바위문과 거북바위를 지나 있는 탁현마을로 내려가는 하산 길을 잡는다 (오후2시 50분)
*거북바위 못미쳐 있는 바위문
*거북바위
피바위를 보기위해 선택한 하산 길이었으나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듯 내려가는 길에 연이어
험한 경사 바위길이 한동안 이어져
나무 바위 등을 부여잡고 통사정하듯 내려오니 오름길보다 힘이 더든다
거친 바위 길을 찾아 내리느라
피바위는 어디 있는지 아무생각이 없다
(오후 3시 20분)
뫼재에서 내려오는 하산길이 만나는 이정표 있는 곳에서 부터 길은 유순진다
그 길을 한동안 쉽게 내려와
그럴듯한 계곡물에 족탕하고서
새로 불사 중이어서인지 어수선한 사찰을 지나고 시멘트포장 큰길 따라 내리다
밤나무 과수원을 지나 여유롭게 내려오면 2차선 포장도로가 있는 탁현마을
*삼거리에서 오늘 산행여정을 마감한다 (오후3시50분))
첫댓글 산인지교님 수고 많이 하셨네요! 좋은사진 담아오시랴, 산행기 장편으로 올리신다고 고생하셨습니다. 감사!!
어디서 요런 생각 글들이 나오는지 ~~~~역시 도사님은 도사님 이슈;;;;;;
아~~대사님 ..할말잊고 잠깐 이 글에 푹 빠졌습니다 ..저가 딱좋아하는 산이구먼...아쉽다 ...! 넘 멋지고 그기에 또 유적지 까지 ..우리 선운님 역사 공부 잘하시네 대사님 덕분에..ㅎㅎㅎ 저 요즘 산 고프고 했는데 산행기 보고 그나마 시장기는 ...좀 ㅋㅋㅋ...이 글보면서 저혼자 5시간 산행했습니다..아휴 ~~~땀나네...덕분 앉아서 이좋은 산행 할수있고 고맙습니다..마이 산행기 궁금.. 빨리보고 싶고 했는데 역시 ..입니다 감사하구..저 가지고 갑니다 ....고맙다구 곡주 한잔 대접할께요...좋지예...^*^산행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