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이야기]한약 먹을 때 술 먹어도 되나
2009-06-15 오후 12:35:34 게재
분명히 많이 피곤하고 실제 기운도 빠져 심신이 지쳐있는데도, 한약 먹자고 하면 고개를 외로 젓고 거부하는 남성 들 중에는 바로 이 음주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제법 있다.
저녁 술 약속 때문에 아무리 한약을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하긴 대부분의 한의원에서 한약을 복용하는 기간 동안에는 음주를 자제할 것을 권고하니,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하다. 하지만, 정말 술 먹으면 안 되는 걸까?
물 대신 술로 먹을 때 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어떤 처방의 경우에는 물 대신에 술로 한약을 복용할 때도 있다. 보통 약의 기운을 급하게 상부로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경우,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즉, 반드시 술을 먹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또한 필자의 경우, 음주 측정에 안 걸릴 정도의 가벼운 반주는 신경 쓰지 말라고 권유한다. 물론 음주가 질병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막아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비교적 음주에 관해 너그러운 편이다.
우리 인체는 어느 정도 몸에 맞지 않는 것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충분히 그에 대처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해독능력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감당을 못하거나, 그 대처능력이상으로 과음하게 되면, 인체에 무리를 준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 없이 당연하다.
따라서 너무 음주 문제에 과민해서 한약 먹는 것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처방에 따라 다르며, 체질과 증상에 따라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처방 내려주는 한의사와 상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술을 전제로 처방 할 수도
직업상 사람을 많이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영업 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러하고, 언론이나 기타 관리직의 경우에도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보니, 의례히 음주가 빠질 수 없는 경우들이 많다. 실제 필자의 경우에도 협회 홍보이사를 맡다보니, 아무래도 술자리가 많을 수밖에 없기에, 그 고통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물론 술자리를 많이 가지지 않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과연 어떻게 한단 말인가.
‘동의보감’의 주상(酒傷)편에 보면, 각종 술로 인한 증상들을 치료하는 처방들이 나온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숙취해소음료도 엄밀히 말하면 각종 한약처방의 특정 성분을 이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니, 실제 전문가인 한의사가 제대로 처방한 숙취예방 또는 숙취해소 처방의 효과는 당연히 월등할 수밖에 없다.
바로 그 이유로, 아예 과음을 전제로 해서 한약을 처방받으러 오는 사람들도 많다. 도저히 술자리를 피할 수는 없으니, 한약을 먹어가면서 버티겠다는 것이다. 물론 의학적인 면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볼 수 있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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