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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홍차(紅茶)① 완전 발효차로서 세계적으로 인기 홍차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6대 차류 중에서 완전발효차의 종류에 속한다. 차를 만드는 기본공정은 위조(萎凋), 유념(?捻), 발효(醱酵), 건조(乾燥)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중국의 홍차는 그 종류가 대단히 많고, 그 생산 범위 또한 대단히 넓다. 중국의 홍차는 크게 공부홍차와 소종홍차로 나눌 수 있지만, 인도나 스리랑카 등지에서 주로 생산되는 홍쇄차(紅碎茶)도 함께 생산하고 있다. 1) 공부홍차(工夫紅茶)의 종류 영국 런던 국제차시장에서 ‘차의 영웅호걸’로 불리는 ‘기문홍차’를 거론하기에 앞서, 먼저 홍차에 대한 전반적이고 기본적인 개념 정립을 위해 홍차의 종류와 구분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앞서 제4장 제다법에 의한 분류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홍차는 발효차 종류에 속한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홍차의 종류는 비교적 많고, 그 생산지 또한 비교적 광범위하다. 중국의 홍차에는 중국 특유의 ‘공부홍차(工夫紅茶)’와 소종(小種)홍차가 있고, 그 밖에 인도나 스리랑카 등에서 생산되는 홍차와 유사한 종류의 홍쇄차(紅碎茶:분쇄차) 등이 있다. 그 중에서 ‘공부홍차’는 중국 특유의 홍차이며 중국의 전통적인 외국(서양) 수출상품이기도 한다. 차는 중국의 17개 성(省) 중에서 생산되며, 그 중 12개 성(省)에서 공부홍차를 생산하고 있다. 공부차의 종류는 대략 ‘생산지명에 의한 분류’, ‘품종에 의한 분류’, ‘수출방식에 의한 분류’, ‘생산지역별에 의한 분류’ 등의 4가지 방법에 의해 구분되어진다. ①생산지명에 의한 분류 전홍공부(?紅工夫), 기문공부(祁門工夫), 녕홍공부(寧紅工夫), 의홍공부(宜紅工夫), 천홍공부(川紅工夫), 호홍공부(湖紅工夫), 민홍공부(?紅工夫), 대만공부(臺灣工夫), 월홍공부(越紅工夫), 강소공부(江蘇工夫), 월홍공부(?紅工夫)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차 이름에 생산지의 지명이 잘 나타나 있다. 단, 주의해서 볼 것은 과거와 현대의 지명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의 지명을 주의해서 잘 살핀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②품종에 의한 분류
▲ 홍차 선엽.
공부홍차의 품종은 ‘대엽(大葉)공부’와 ‘소엽(小葉)공부’ 2가지 종류로 나누어진다. ㉠‘대엽공부차’는 교목(喬木)이나 반교목(半喬木)형 차나무의 신선한 찻잎(선엽:鮮葉, 이하 선엽으로 칭함)을 원료로 사용한다. 일명 ‘홍엽공부(紅葉工夫)’라고도 하며, 대표적인 차로는 ‘전홍공부(?紅工夫)’와 ‘정화공부(政和工夫)’가 있다. ㉡‘소엽공부차’는 관목(灌木)형 소엽종 차나무의 선엽을 원료로 하며, 빛깔이 검어서 일명 ‘흑엽공부(黑葉工夫)’라고도 한다. ‘기문공부’와 ‘의홍공부’가 그 대표적인 차이다. ③수출방식에 의한 분류 수출방식에 의한 분류에는 호마공부차(號碼工夫茶)와 원상공부차(原箱工夫茶) 등의 2종류로 분류된다. ‘호마(號碼:번호를 의미)차’는 중국에서 기예나 무술, 다도 등에서 주로 즐겨 사용하는 용어인 ‘공부(工夫)’를 일컫는 것이고, ‘원상차’는 생산지명을 붙여서 표시하는 것으로 예를 들면, ‘기문공부’, ‘녕홍공부’ 등이다.
④ 생산지의 지역별에 의한 분류
▲ 홍차 건엽.
중국의 차생산지는 크게 지역별로 구분하면 화동공부(華東工夫), 중남공부(中南工夫), 서남공부(西南工夫) 등의 3종류로 분류된다. 화동공부의 대표적 홍차로는 ‘기문홍차’가 있고, 중남공부의 대표적인 홍차는 ‘호남공부(湖南工夫)’, 서남공부의 대표적 홍차로는 ‘전홍공부’와 ‘천홍공부(川紅工夫)’ 등이 있다. 중국의 공부차는 대략 1~7등급으로 나누어지며, 홍차의 품질보증을 위해 ‘전홍공부’와 ‘기문공부’만 1~7등급으로 분류하고, 기타 공부홍차들은 일반적으로 2등급부터 시작하여 7등급까지로 분류된다. 다시 말해 ‘전홍공부’와 ‘기문홍차’에만 1등급을 매길 수 있고, 그 외의 공부홍차에는 아무리 최상급이라 할지라도 2등급부터 매기게 된다. 그만큼 ‘전홍공부’와 ‘기문공부’의 품질이 기타의 공부홍차보다 월등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2) 차(茶)의 영웅으로 불리는 ‘기문홍차(祁門紅茶)’
기문공부홍차는 중국 전통공부홍차의 진품(珍品)이며, 생산된 지 이미 백여 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주요 생산지는 안휘성 기문현(祁門縣)이며, 인접하고 있는 석태(石台), 동지(東至), 이현(?縣) 및 귀지(貴池)현 등에서도 소량의 생산을 하고 있다. 연 생산량은 약 5만 근 정도이다.
문헌에 의하면, 청나라 광서 이전에 기문에서 생산하는 녹차가 있었는데, 품질이 우수하고 제법이 육안녹차(六安綠茶)와 비슷하여 ‘안록(安綠)’이라 하였다. 광서 원년(1875)에 이현(?縣)사람 여간신(余干臣)이란 자가 복건의 관리직을 사퇴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장사를 하려고 지덕현(知德縣) 요도가(堯渡街)에 차장을 세우고 ‘민홍(?紅)’제법을 모방하여 홍차를 제조하였다. 1876년 여(余)씨는 ‘지덕’에서 ‘기문’으로 옮겨와 서로(西路)의 력구(歷口)와 섬리(閃里) 등지에 차장을 세우고 생산과 구매를 확대하였다. 이어서 남로(南路) 의 귀계(貴溪)일대에서도 어떤 이가 홍차를 제조하는데 성공하였다. 차 가격이 높고, 판로가 좋아 사람들은 서로 다투어 차의 제조법을 개조하여 홍차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기문일대에서는 홍차가 상승세를 일으키기 시작하면서 점점 ‘기문홍차’를 형성되게 되었다.
▲ 기문홍차 책자.
기문홍차의 창제와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으로는 또 꼽을 수 있는 이가 바로 ‘호원룡(胡元龍)’이다. 호원룡은 ‘호앙유(胡仰儒)’라는 이름으로도 부르는데 기문 남쪽의 귀계(貴溪)사람이다. 청나라 함풍 연간 이전에 이미 귀계에서 버려진 황무지 산을 개척하여 차나무를 광범위하게 심었는데, 그 규모가 무려 300만 헥타르에 이르렀다. 광서 원년과 2년(1876년) 사이에 녹차 시장이 불황을 맞게 되자, 홍차 연구에만 집중적으로 몰두하였고, 이어서 곧바로 자금을 끌어 모아 일순차창(日順茶廠)을 설립하여 녹차를 홍차로 개조하는데 성공하였다. 홍차의 개조에 성공하자 그는 개인의 이윤 추구에만 안주하지 않고, 직접 각지의 차밭을 돌아다니며 자신이 개발한 ‘홍차개조법’을 널리 보급하고 교육하는데 힘썼다. ‘기문’은 자연환경이 우수하기 때문에 찻잎의 품질이 좋을 뿐만 아니라, 제다기법 또한 해가 갈수록 발전하여, 기문홍차만의 독특한 향기로 급기야 홍차에서의 독자적인 영역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기홍’은 당시 중국 내에서 이미 유명하던 민홍, 녕홍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기홍의 생산지는 점차적으로 확대되어 기문과 지덕현 외에도 인접한 귀지(貴池), 부량(浮梁)에서도 홍차로 개조하여 제다하게 되었다. 기홍공부차(祁紅工夫茶)는 찻잎의 꼬임새가 견고하고 차 싹이 좋으며, 외형은 빛깔이 검고 잿빛이 둘러져 있어 ‘보광(寶光)’이라고도 한다. 차향은 짙고 오래가며 난 꽃 향을 품고 있다. 탕색은 맑은 선홍색이며, 맛은 순후하여 회감이 오래가고, 엽저는 연하고 부드러운 붉은 빛을 띤다. 기홍은 국제적으로 인도의 ‘다즐링’, 스리랑카의 ‘실론티’와 더불어 ‘세계 3대 홍차’이기도 하다. 서양에서는 중국적인 독특한 향기의 기문홍차를 일러 ‘왕자차(王子茶)’ 또는 ‘차의 영웅호걸’이라 칭한다. 기문홍차는 우유나 설탕을 타지 않고 순수하게 찻잎만 우려 마시게 되면 더욱 더 그 특유의 향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홍차(紅茶)② 자극성 약하나 회감은 신선하고 상큼 3) 운남의 ‘전홍공부(?紅工夫)’
기문공부(祁門工夫)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사천(四川), 귀주(貴州) 등과 더불어 차의 원산지로 유명한 운남(雲南)의 ‘전홍공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전홍공부는 지난 호에서 언급한 ①‘생산지명에 의한 분류’, ②‘품종에 의한 분류’, ③‘수출방식에 의한 분류’, ④‘생산지역별에 의한 분류’ 4가지 방법 중, 첫 번째인 ‘생산지명에 의한 분류’에 의해 명명된 공부홍차의 한 종류이다. 운남의 공부홍차를 왜 ‘전홍(?紅)’, 또는 ‘전홍공부(?紅工夫)’로 부르게 되었는가? 운남성에서 생산되는 공부홍차를 ‘전홍공부홍차’로 명명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전(?)’이란 운남성(雲南省)의 약칭이다. 전은 원래 고대 중국서남부 지역 일대인 전지(?池)에 살던 부족의 명칭이다. 명대 이전에는 곤명(昆明)주변 일대만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명대 이후로 운남성 전역을 가리키는 약칭으로 사용되었다. 중국인들은 무엇이든 직접 서술하거나 길게 서술하기보다는 은유적이거나 간명하게 서술하기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그러다보니 ‘운남공부홍차’라는 명칭 대신에 ‘전홍’ 또는 ‘전홍공부’로 사용한 것이다. 이와 비슷한 예로 ‘사천성의 차’를 가리켜 ‘촉명(蜀茗)’ 또는 ‘촉차(蜀茶)’라고 한다든가, 중경(重慶)과 사천성(四川省)을 합칭하여 ‘파촉(巴蜀)’, 호남성의 요리를 가리켜 ‘상차이(湘菜)’라고 부르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운남(雲南)은 사천과 더불어 세계 최초의 차엽 발원지인 동시에 그 유명한 차마고도(茶馬古道)의 시발점 중의 한 곳이다. 그러므로 사천, 귀주와 더불어 사오백년에서 길게는 수 년 된 거대한 야생 고차수들이 가장 많이 분포된 지역으로 유명하다. ‘전홍(?紅)’은 현재 운남의 보이차(普?茶)와 더불어 운남을 대표하는 명차 중의 하나가 되었다. 사실 운남에서의 홍차는 역사는 보이차 만큼 오래되지는 않았다. 1938년 말에 ‘운남중국차엽무역주식회사(云南中?茶??易股?公司)’가 설립되자, 회사는 순녕(順寧)과 불해(佛海) 두 곳으로 사람을 나누어 파견하여 홍차 제조를 시도하였다. 그로부터 끊임없는 노력으로 홍차의 기술을 실험연구, 개발하고 생산하였지만, 계속 시험적 단계에 불과하였다.
처음엔 그 생산량도 많지가 않아 첫 생산량은 겨우 500담(擔)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운남성의 차엽 총생산량이 78만 담이었으니, 전홍공부차는 운남성 전체 차엽생산량의 20%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비록 작은 생산량이었지만, 당시 ‘홍콩부화공사(香港富?公司)’라는 중개회사를 거쳐 영국 런던으로 수출하게 되었는데, 1파운드 당, 800펜스라는 고가로 팔릴 정도로 영국인들로부터 뜻하지 않은 호평과 환영을 받게 되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당시 영국 여왕은 전홍(?紅)을 유리잔에 넣고 관상(觀賞)용으로 즐기며 마셨다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아마도 그 당시 영국 귀족계층 간에서도 전홍은 분명 대단한 인기와 명성을 누렸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부터 전홍(?紅)은 홍차로써의 명성을 대내외적으로 떨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연이은 전쟁으로 인해, 전홍의 생산과 명성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1950년 후반에 이르러 다시 회복과 발전하기 시작하게 되었으니, 겨우 60년의 역사가 고작이다. 운남은 중국 서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경 97˚~106˚, 북위 21˚ 9?~29˚ 15? 사이다. 주된 차엽 생산지역은 기본적으로 대략 동서(東西) 횡관(橫貫)으로 23˚ 27? 에 분포된다. 이 위도는 대략 북회귀선 부근의 3˚를 초과하지 않은 범위이며, 이 일대는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생물우생지대(生物優生地帶)’로서, 생물이 생장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는 것이다. 운남은 128개 현(縣) 중에서 120개 현(縣)에서 차를 생산하며, 23개 중점 차 생산 현의 대부분 지역은 해발 1천에서 2천미터에 해당한다. 운남은 우기(雨期)와 무더위가 한 계절에 공존함과 동시에 건조하고 서늘한 기후가 동시에 공존하는 특성을 가졌다. 연 평균기운은 15~18˚C를 유지하며, 주야 일교차는 평균 10˚C를 초과하지 않는다. 찻잎의 채취는 대략 3월 초에 시작하여 11월 말까지, 약 9개월 동안 찻잎을 수확할 수 있다. 운남의 지형은 기본적으로 험준한 산령이 사방으로 뻗고, 강이 깊고 물길이 거세어, 한마디로 아주 복작하고 험악한 지형이다. 전반적으로 운남의 지세는 대부분 서북쪽이 높고 험준하며, 동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산세가 낮고 완만하다. 그러므로 서북의 대륙성 찬 기운의 유입을 막고, 반대로 인도양과 태평양과 접해 따뜻한 계절풍기후가 유입되어 각 지형에 따라 온도의 수평과 수직의 변화가 생겨남으로 인해, 독특한 고원계절풍 기후와 산지 기후를 형성하고 있다. 차생산 지역은 산의 기복이 꽤 심하며, 온통 운무로 둘러 싸여있다. 산골짜기 계곡물은 산을 가르며 흐르고, 강우량 또한 풍부하여, 토양이 매우 비옥하다. 토질은 홍황(紅黃)의 토양이고, 부식질(腐植質)이 풍부하여 차를 생산하기엔 천의(天意)의 환경 조건을 갖추었다. 운남은 지역적으로 통상, 전서(?西), 전남(?南), 전동북(?東北) 등 세 지역으로 구분이 되며, 전홍은 바로 전서와 전남의 두 ‘자연구(自然區)’에서 생산이 된다. ‘전서차구(?西茶區)’는 임창(臨滄), 보산(保山), 덕굉(德宏), 대리(大理) 등의 4개 주(州) 지역 일대를 포함하여, 운남성 전체 차밭 면적의 52.2%를 차지하며, 차엽 생산량은 운남성 전체의 65.5%를 차지하여 전홍의 최대 주요 산지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봉경(鳳慶), 운현(雲縣), 쌍강(?江), 임창(臨滄), 창녕(昌寧) 등의 현(縣) 단위의 지역에서 전홍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 전홍공부차
전홍은 외형은 찻잎의 가닥이 새끼처럼 꼬여있고, 견실하며, 찻잎이 크고 실하여 웅장하다. 건엽(乾葉)은 검고 빛깔이 윤택하며, 찻잎 뒷면의 금빛 터럭[金毫]이 두드러진 것이 특징이다. 탕색은 곱고 밝으며, 향기는 아주 산뜻하고 그윽함이 오래간다. 맛은 농후하면서도 상쾌하여 자극성이 풍부하다. 찻잎을 우려내고 난 ‘엽저(葉底)’는 붉고 부드러우며, 빛깔이 밝다.
전홍은 찻잎을 채취하여 만드는 시기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 품질 또한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춘차(春茶)는 하차(夏茶)나 추차(秋茶)보다 훨씬 좋다. 춘차는 찻잎의 가닥의 꼬임 상태가 견실하며, 청결도(淸潔度)가 매우 양호하며, 엽저의 상태도 연하고 균일하다. 여름차는 마침 장마철을 맞이하기 때문에 차싹과 찻잎의 생장 속도가 다른 계절에 비해 매우 빠른 편이다. 그러므로 마디 사이의 간격이 길며, 비록 차싹 뒷면의 터럭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긴 해도 청결도가 그리 높지 않다. 엽저의 상태 또한 춘차에 비해 좀 질기고, 균일하지 않다. 추차(秋茶)는 서늘한 계절의 영향으로 인해 차나무의 생장 면에 있어 차나무 생장대사(生長代謝) 작용이 쇠약하여 찻잎 자체가 견실하지 못하고 가벼운 편이며, 그 엽저 또한 춘차나 하차에 비해 부드럽고 고르지 못한 편이다.
전홍공부의 최대 특징은 찻잎 자체에 녹용의 털[茸毫]같은 터럭이 있다는 것인데, 그 털의 색깔[毫色]은 담황(淡黃), 국황(菊黃), 금황(金黃) 등의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봉경, 운현, 창녕 등지의 공부차는 대부분 국황색을 많이 띠며, 맹해, 쌍강, 임창, 보문(普文) 등지의 공부차는 대부분 금황의 호색을 띤다. 같은 차밭에서 생산된 차일지라도 봄에 제다한 것은 일반적으로 호색이 비교적 연하고, 담황색을 많이 띠며, 하차(夏茶)는 국황색을 많이 띠게 되는데, 유독 추차(秋茶)만이 금황색을 많이 띠는 편이다.
전홍공부차는 본질은 향기가 그윽하고 맛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향기는 전서(?西)지역의 운현, 봉경, 창녕 등에서 생산되는 것이 좋은 편이다. 특히 운현의 일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공부차는 향기가 우아하고 오래감은 물론 꽃향기를 지니고 있다. 전남(?南)지역의 공부차는 맛이 진하고, 자극성이 비교적 강한 편이다. 전서(?西)지역에서 생산되는 공부차는 비교적 맛이 순후(醇厚)한 편이며, 자극성이 좀 약하긴 해도 회감하는 맛은 아주 신선하고 상큼하다.
중국의 홍차(紅茶)③ 천연적 조건에서 우수한 품질 자랑 4. 강서성의 ‘녕홍공부(寧紅工夫:ning hong gong fu) 전홍공부(?紅工夫)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녕홍공부(寧紅工夫)를 소개하고자 한다. ‘녕홍공부’는 중국 최초의 공부홍차(工夫紅茶)이다. 주생산지는 중국의 강서성(江西省) 수수(修水)현이며, 무녕(武寧)과 동고(銅鼓)는 그 다음 주산지이며, 아울러 수수현과 인접한 호남(湖南)성의 평강(平江)현 장수가(長壽街) 일대서 생산되는 홍모차(紅毛茶) 또한 바로 수수(修水)차창(茶廠)에서 가공하여 녕홍공부차로 재탄생된 것이다. 이 차는 중국 내지는 물론 해외에까지 아주 독특한 풍격을 가진 공부홍차로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수수현의 종차의 역사는 이미 오래되었으며, 홍차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대략 청나라 도광(道光) 초년(1820년대 초)부터이다. 기문홍차가 광서(光緖) 원년(1875년)에 생산하기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약 사오십년은 앞선 것이다. 의녕의 역사를 기록한《의녕주지(義寧州志)》에 의하면 “도광(道光) 연간에 녕차(寧茶)의 명성은 날로 유명해져, 거의 모든 마을에서 차를 심고 재배하였으며, 아울러 청차(靑茶), 홍차, 오룡, 백호(白毫), 화향(花香), 차전(茶?) 등의 각종 제다법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으니, 실로 당시 의녕주(義寧州:??州) 일대의 차(茶) 생산이 얼마나 번성했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수수(修水)와 무녕(武寧)은 모두 당시에 의녕주에 속한 현이었기 때문에 이 일대에서 생산되는 홍차는 모두 ‘녕주홍차(寧州紅茶)’라고 불렀다. 그 후, 간략히 칭하여 ‘녕홍(寧紅)’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또한 차의 생산지역에 의해 붙여진 ‘차명(茶名)’이라 하겠다. 광서(光緖) 18년에서 20년(1892~1894년) 사이에는 최고 연간 수출량은 30만 상자(한 상자 무게 25kg 기준)에 이르렀으며, 수출량을 포함한 차엽의 총생산량은 1만 톤을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광서30년(1905년)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900 톤의 수준을 유지하였으며, 그 가치는 은자(銀子) 천 만 원 이상으로, 이는 당시 강서성(江西省) 전체 농업 수입의 절반을 차지한다. 당시 의녕의 수수(修水)현 일대에는 고산과 평지는 물론 농촌의 논밭 길 곳곳에 모두 차를 재배하였다. 특히, 수수현의 고향(高鄕), 숭향(崇鄕), 봉향(奉鄕), 무향(武鄕), 인향(仁鄕), 서향(西鄕), 안향(安鄕), 태향(泰鄕) 등의 8개 향은 모두 차엽 생산구(生産區)이다. 그 중에서도 무향(武鄕)의 산구(山口)와 만강(漫江)에서 생산되는 차품(茶品)을 최고로 치나, 그 생산량은 오히려 백학갱(白?坑),양당(梁塘), 적강(赤江), 만갱(萬坑), 대장(台莊), 정림(靖林), 계구(溪口), 상장(上莊), 포조마유(布早馬?), 사진(渣津), 고시(古市), 백사(白沙) 등지가 비교적 많은 편이다. 당시의 차시장(茶市場)은 백학갱, 만강, 산구, 동도항(東渡港) 및 고시 등에 있었으며, 차장(茶莊)은 임립(林立),수수(修水)가 총생산량의 80%가량을 점유하고 있었다. 무녕현(武寧縣)의 차 생산구역은 현(縣)의 서남지역과 수수현(修水縣)에 인접한 석문(石門), 나계(羅溪), 선탄(船灘), 예계(禮溪), 횡로(?路) 등의 지역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총생산량의 14%를 차지한다. 동고현(銅鼓縣)의 차 생산구역은 현의 서북 방면에 있는 기평(棋坪), 항구(港口), 대단(大段), 유거(幽居) 등지로 분포되어 있으며, 품질은 만강(漫江)에서 생산되는 차와 비슷하여 ‘녕홍(寧紅)’의 상등품(上等品)으로 친다. 동고현의 생산량은 총생산량 6%를 차지한다. 수수현, 동고현과 인접한 호남성의 평강(平江)현 장수가(長壽街)와 유양(瀏陽) 대위산(大圍山) 일대의 고산차(高山茶)는 역사적으로 모두 수수현으로 보내져 가공하여 왔고, 부량(浮梁: 현,경덕진)의 홍차 또한 나중에는 녕홍차의 생산구역으로 편입되었다. 녕홍의 최전성기 때는 유럽 등지에서 인기리에 판매되었는데, 그 수출량이 무려 30만 상자에 달하여 명실상부 ‘중국명차(中國名茶)’의 하나로 주목받게 되었다. 광서(光緖) 연간, 나곤화(羅坤化)라는 상인은 만강(漫江) 두시(杜市)에 ‘후생륭(厚生隆)’이라는 차장(茶莊)을 개설했을 당시 ‘태자차(太子茶)’ 백 상자(1상자=25kg)를 생산하여 러시아 차상(茶商)에게 팔았는데, 한 상자 당 가격이 무려 은(銀) 100양에 달할 정도였다. 이에 비싼 찻값을 치르고 차를 구입하여 돌아가던 러시아 상인이 “차개중화(茶蓋中華), 가갑천하 (價甲天下)” 라고 쓴 액자를 나곤화에게 증정하였다고 한다. “차는 중화를 덮고, 그 값은 천하의 으뜸이다.” 즉, 중국을 덮을 정도로 중국 천지에 널린 게 차이지만, 그 찻값은 세상에서 비길 바 없이 비싸지만, 하는 수 없이 사갈 수밖에 없음을 비아냥거림이 아니겠는가. 중국의 현대 다성(茶聖)으로 알려진 오각농(吳覺農: 중국차엽학회 명예이사장)은 ‘녕홍(寧紅)’과 ‘기홍(祁紅)’을 병칭하여 “세계에서 으뜸[世界之首]!”이라고 극찬하였다.
녕홍의 생산구역은 ‘감강(?江)’의 서북쪽 변두리에 위치하며, 호남의 막부(幕阜)산에서부터 강서성의 구궁(九宮)산으로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 사이에 위치한다. 이 지역은 산이 많고, 밭이 적으며, 지세가 험준하고, 수목이 울창하다. 강우량이 풍부하여 토질이 부식질(腐植質)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매우 비옥하며, 기후가 온화하여 매년 봄과 여름 사이에는 특히 심산유곡에 구름이 일고, 고산준령에는 늘 안개가 덮여있다. 이러한 환경 조건은 차나무의 생장(生長)에 있어 매우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였다. 차나무의 뿌리는 깊게 내리고, 찻잎은 무성하다. 또한 차의 싹(茶芽)이 크고 알차며, 찻잎(茶葉)은 두텁고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안으로는 화학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녕홍공부’의 우수한 품질의 천연적 조건을 잘 형성하고 있다.
▲ 녕홍공부차(건엽)
녕홍공부차(寧紅工夫茶)는 외형은 찻잎의 가닥이 꼬여있어 견실하고 둥글며 곧다. 잎은 뾰족하며 잎 속의 가는 심 줄기가 약간 붉은 빛으로 드러나 있고, 찻잎 전체의 색깔은 검은 붉은 빛을 띠며, 광택이 있다. 향이 진하며 오래가는 것이 ‘기홍(祁紅)’과 많이 닮았다. 맛이 순후하여 사람의 입맛을 흡족하게 한다. 탕색(湯色)은 붉게 빛나며, 엽저(葉底)는 균일하다. 최상품인 ‘녕홍금호(寧紅金毫)’는 꼬여있는 찻잎의 가닥이 견고하고 가늘며, 그 모습이 매우 수려하다. 그리고 찻잎 전신의 금호가 현저하게 드러나 보인다. 산봉우리같이 뾰족하게 나온 싹이 많으며, 그 색깔은 짙어 검은 빛의 윤기가 흐른다. 향과 맛은 산뜻하고 순후하며 상쾌하고, 탕색은 맑고 붉은 고운 빛을 띤다. 엽저는 부드러운 붉은 색의 차싹이 많이 보인다.
‘녕홍’은 외형이 한 잎 한 잎 흩어져 있는 ‘산차(散茶)’의 종류 외에도 ‘속차(束茶)’ 란 것이 있다. 즉, 꽃다발을 묶듯이 한 다발 한 다발로 묶었다 하여 ‘속차(束茶)’라고 하며, 그 묶어놓은 외형이 마치 용의 수염을 닮았다하여 일명, ‘용수차(龍鬚茶)’라고도 한다. 참고로 대륙에서는 간체자로 ‘용수(龍鬚)’를 '??'라고 쓴다. 용수차는 독특한 공예를 첨가하여 가공된 차이다. 가늘고 긴 찻잎을 마치 볏짚이나 꽃다발을 한 다발씩 묶어두듯 붉은 실을 이용하여 그물처럼 이리저리 엮어서 묶는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용수차는 “찻잎이 다 만들어지면 온몸에 붉은 도포를 걸친다.[成茶身披?袍]”고 표현하기도 한다. 한 다발씩 묶어 놓은 그 찻잎의 한 가닥 한 가닥이 삐죽삐죽 빠져나온 것이 마치 용의 수염을 닮았다고 하여 ‘용수차(龍鬚茶)’ 라고 이름 하였다. 강서성 수수현(修水縣) 만강(漫江)향, 녕홍(寧紅)촌에서 생산된다. 이 차는 ‘녕홍공부차’와 함께 제다되어 이름이 나기 시작했다. 매년 녕홍공부가 수출될 때, 녕홍 차상자 속에 5개에서 24개까지 함께 포함되어 포장되어 수출되었으며, 용수의 외형의 그림은 좋은 길조의 상징으로 상자 외면의 상표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박영환/중국 사천대학 객좌교수
/ 불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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