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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에 나도 일정대로 기행 할 계획
◉부산의 서(西)에서 동(東)으로 발걸음을 옮긴 이야기
여정 순서
: 부산역 – 태종대 – 부산 태종대 앞 바다의 유람선 투어 – 송도 해수욕장 – 자갈치시장 – 오륙도 – 동백섬 – 금정산 부산학생교육원 한빛마루 –기장군
☻ 태종대의 유람선
겨울 바다라 바람도 많이 불고 추웠는데도 은근 우리 일행들처럼 유람선을 타고자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 황량(荒涼)하지는 않았다.
◀유람선 탑승 대기장에 붐비는 사람들
유람선이 도는 코스가 나와 있는 유람선 승선증을 보고는 한 번 쯤 유람선 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1인당 1만원으로 유람선 승선증을 샀다.
유람선이 출발하였다. 멋있고 아름다운 바다 풍경! 바다를 내려다보니 속은 뻥 뚫린 상태처럼 맑고 환했다. 역시 바다는 4계절, 어느 바다를 봐도 너무 좋다고 느껴졌다.
갈매기랑 친구하기 위해서 사람들 손에는 새우깡들이 들려있었다. 나도 살 걸! 그렇지만 벌써 마음이 늙었나 봐. 다른 사람들이 갈매기랑 노는 것을 구경하는 것이 더 즐겁다는 생각이 앞선 걸 보니까. 갈매기들이 엄청 많이 날아들었다. 새우깡을 물 위에 던져 주다가 머리 위로 손을 올려 들고 있어도 언제 날아 왔는지 잽싸게 낚아챘다. 한두 번 받아먹은 갈매기가 아닌 듯 했다. 그러한 갈매기의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즐거웠다.
◀깎아지른 듯한 절경이 너무 아름답다.
태종대의 명소인 자살바위, 전망대, 거북바위가 보인다. 태종대에 오면 자살바위나 전망대 위의 육지에서만 유람선이 다니는 바다를 바라보곤 했는데, 오늘은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태종대 쪽 육지를 보니 느낌이 또 달랐다.
전망대쪽을 지나니 신선한 해물들을 파는 포장마차가 보이고 유람선 탑승장도 보였는데, 이 유람선 탑승장은 유람선을 타고 가다가 내려 전망대 등에 갔다가 구경하고 다시 유람선을 타고 출발지로 가도록 한 곳이라 했다.
아름다운 경치도 구경하고 유람선도 타고, 바로 이를 두고 1석 2조라는 거겠지. 그런데 우리가 탄 배에는 전망대에서 내리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지나왔다.
넓은 바다를 달리고 있으니, 약간의 추위에도 추위로 여겨지지 않고 오히려 일상사에 막힌 가슴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기분이어서 너무 좋았다.
태종대 앞 바다의 유람선에서 갈매기들의 호위를 받음은 물론 흘러간 옛 노래 소리의 장단에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부산항 풍치를 즐겼다.
뒤 따라 오는 유람선의 모습▶
유람선을 타고 태종대를 경유하여 부산 앞 바다를 한 바퀴 돌고 유람선 탑승장까지 오니 언제 시간이 흘렀는지 1시간 이상이 지났다.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으니 즐거운 유람선 여행이었나 보다.
이렇게 태종대 유람선을 타고 부산 앞바다를 누비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여행의 사연은 이렇다. 나에게는 모임이 여러 개 있다. ‘친구가 많아야 장수한다’는 어떤 글의 논리에 의해서 많은 친구를 사귄 것이 아니라 그저 친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임이 많다. 그렇다고 부모 팔아 친구 산다는 옛 말의 실천은 아니다. 그렇지만 친구를 사귐에 호불호(好不好)를 따지지 않고 손익(損益) 따지러 애쓰지 않는다. 그러기에 친구들이 나를 모임의 일원으로 챙기는가 보다. 옛 직장 동료 부부의 모임이 있어 1년에 두어 번씩 부부 동반하여 산 좋고 물 좋다는 풍치 좋은 곳을 찾아 나서는데, 바로 이번 이들 일행의 모임에서 찾은 곳이 부산이다.
☻ 부산역으로 가자
2016년 1월 23일(토) 08:30, 애초에는 사상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파라곤호텔 정문 앞에 일단 모여 아침 식사를 하고 승용차를 사상역에 주차해 두려고 했으나 주차비 지출해 가면서 사상역주차장에 둘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섰다. 그래서 그렇게 멀지 않은 우리 아파트에 주차해 두자고 제안했고, 만장일치(滿場一致)로 흔쾌히 ‘OK’였다.
자동차 주차 걱정을 든 일행들에게 바로 코앞에 닥친 과제는 아침을 어디서 먹지? 마침 생각나는 음식점, 바로 우리 아파트와 가까이 있는 장수돼지국밥집이 떠올랐다. 부산하면 돼지국밥이지만 간혹 싫어하는 여자분들이 있어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모두들 시장해서 그런지 맛있게 먹고 09:00경 사상 도시철도역에서 부산역으로 향했다. 부산역 부근 아리랑호텔 가까이에 있는 부산시티투어버스를 타기 위해서였다. 부산 시티투어 버스는 부산역에서 아침 9시 45분부터 오후 4시 45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출발하고 있다. 좋은 점은 온종일 표 하나로 자유롭게 타고 내리며 부산의 명소를 둘러보는 것이다.
부산역 시티투어 탑승장에 도착하니.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부산시티투어 탑승객들이 길게 늘어 서 있었다. 그런데 저 많은 승객들! 우리 일행들은 언제 버스를 타지? 난색을 표하며 무슨 해결책이 없을까 하고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아니! 저 쪽 구석에 있는 승합차에서 어떤 신호가 왔다. 시티투어버스가 아닌 24인승 승합차를 이용해서 부산시티투어하는 것이 어떠냐는 신호다. 일행들에게 ‘저 쪽 승합차로 가자’고 한 후 달려갔더니 예상이 맞았다. 뜻밖에도 시티투어버스비보다 싼 가격으로, 거기에다 기다림도 없이 곧바로 부산시티투어에 나서게 되었고 금상첨화(錦上添花)라 운전기사의 구수한 입담까지 곁들어져 우리는 금방 즐거운 여행으로 모드가 바뀌었다.
차는 우리 일행과 충청도에서 왔다는 젊은 여인 6~7명을 태우고 부산시티투어에 나섰다. 영도다리를 지나면서 오후 2시에 이 다리가 도개(道開)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절영로, 목장원, 75광장을 지나 태종대 입구로 향했다.
◀영도 절영로의 시작점
중리 바닷가(묘박지)에 정박된 외항선박들▶
태종대 매표소 입구에서 잠시 차를 멈추더니, 곧 유람선 타는 곳으로 안내함으로써 오늘의 부산시티투어가 시작되었다.
☻ 해양문화의 중심! 국립해양박물관
태종대 유람선 선착장에서 태종대와 이별을 고(告)한 후 찾은 곳은 국내 최초의 종합 해양박물관인 ‘국립해양박물관’이다.
국립해양박물관은 2012년에 개관되어, 이후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특별전, 대한민국 남·북극 진출 30주년 기념 특별전과 같은 다양한 전시회를 선보이는가 하면 이외에도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체험학습도 운영하고 있으며, 해양역사, 문화, 과학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교육프로그램을 대상별로 제공하여 누구나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가히 국립해양박물관을 해양문화의 중심이라고 불러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았다. 누구나 기회가 된다면 꼭 국립해양박물관을 방문하여 바다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조금 더 키우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2시 30분경 해양박물관을 관람 후 운전기사의 안내 덕분으로 영도 제1의 맛집에서 복어탕으로 시원한 점심을 즐기고 송도해수욕장으로 갔다.
☻ 송도해수욕장의 낭만
우리나라 제1호 해수욕장! 동양의 나폴리! 60~80년대 송도의 추억으로 잘 알려진 송도해수욕장이 그 동안 해마다 반복되는 태풍 피해와 모래유실로 좁고 갈라지고 자갈마당이라 여길 만큼 삭막했었다.
◀ 송도해수욕장에 설치된 시설물
그러던 해변이 수중방파제와 이안제로 아름다운 친수 공간이 되고, 사장(沙場)은 희고 고운, 더 넓은 모래사장이 되었으니 2000년부터 5년여 간의 대대적인 연안정비사업의 결과이었다. 이제 수중방파제엔 물고기들이 집을 짓고, 아름다운 분수와 녹지 공간, 더 넓어진 모래사장은 차라리 눈이 부실지경이었다.
◀해안도로변 자연암벽에는 높이 20m, 넓이 30m의 2단 수직형의 송도폭포와 명물 음악분수
해상다이빙대! 2013년 해수욕장 개장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복원한 것으로 인근 거북섬에 착안해 어미 거북이(높이 5m)와 아기 거북이(높이 3m)를 형상화해 만들어 자신에게 맞는 높이에서 다이빙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했다.▶
일행들은 송도해수욕장 동편에 있는 송도구름산책로를 탐방했다. 마치 바다 한 가운데를 걸어 들어가는 듯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며, 특히 일부 구간은 9.3m 아래 바다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강화유리 바닥으로 돼 있어 스릴감을 맛볼 수 있었으며 산책로의 끝에는 휴식공간도 있어 사진을 찍으며 여유롭게 푸른 바다를 조망할 수 있었다. 입구에는 거북섬을 스토리텔링화한 젊은 어부와 용왕의 딸 인룡(人龍)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청동조각상이 세워져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즐감했다.
◀겨울 바다, 송도의 클라이맥스 송도구름산책로
송도해수욕장을 찬찬히 뜯어보며 가까이에서 멀리, 먼 곳에서 가까이로 이리저리 시선을 바꾸며 즐겼는데 그 시간이 너무 길었나? 벌써 시계는 오후 3시를 가리킨다. 좀 서두르자. 그런데 아무리 바빠도 부산 투어라면 빼 놓을 수 없는 곳 자갈치시장은 들려야지.
☻ 자갈치시장에는 자갈이 없다
자갈치 시장은 부산광역시 중구 남포동 해변 일대의 시장을 말했다. 자갈치란 해변 자갈이 많은 마당을 메워서 이룬 매축지라는 뜻이라고 했다. 해변 일대의 전 지역을 자갈치시장이라고 하는데 그 가운데 자갈치시장이라는 신축 건물이 있으며 그 건물에는 자갈치 마켓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자갈치시장은 영도대교에서부터 충무동 교차로까지 넓은 지역인데 그 안에는 건어물 시장, 수산물 시장, 자갈치시장(마켓), 신동아회센터와 생선구이 식당 및 각종 횟집, 뷔페식당, 게스트 하우스 등이 있었으며 잡화상들이 함께 어울려 있는 종합 시장이었다.
일행들은 2층 건어물 시장에 몰려가 구미(口味)대로 한 가지씩 사들고 서둘러 차를 타고 다시 영도대교를 건너 부산항대교에 올랐다.
☻ 오륙도는 몇 개의 섬인가
부산항대교를 오르는 인터체인지는 마치 내가 곡예사가 되어 곡예를 부리는 듯 아슬함을 겨우 넘기는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매력이 있었다. 부산항대교 위를 달리는 차창 너머로 바라다보는 부산항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바다를 감싸고 동서로 늘어진 부산의 아기자기한 모습은 산들과 어울러 더욱 풍치를 더 했으니 세계 어느 도시가 이렇게 아름다울까?
부산항대교를 타다가 신선대부두에 내려 달려 간 곳은 오륙도! 오륙도 에스케이 아파트 앞으로 펼쳐진 오륙도를 낀 부산만에서 남‧동해 바다의 푸름과 광활함을 만끽하면서 크게 숨을 들이 쉬었다.
◀ 멀리 오륙도가 보인다
◀ 이기대공원의 스카이워크
이기대공원의 스카이워크는 절벽에 돌출 전망대를 만들어 아래로는 유리로 되어 아찔한 조망을 제공하고 있었다. 미끄러져 다칠까봐 덧신을 신고 스카이워크를 걷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었고 아찔했으나 재미있었다. 스카이워크는 송도해수욕장의 구름산책로와 비슷했다. 그런데 스카이워크의 좁은 공간이 미어터지도록 인파가 붐비는 것을 보니 모두들 아찔한 즐거움을 느끼려는 본능이 있는가 보다. 한편 많은 인파로 스카이워크가 부러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일기도 했는데 눈앞에 펼쳐져 있는 오륙도가 내 마음을 아는 듯 싱긋 웃으며 안심하라고 말했다.
☻ 해운대 동백섬에는 누리마루가 있다
이기대공원을 잠시 둘러본 후 차는 해운대 동백섬으로 곧장 달렸다. 오후 늦은 시각이다. 본래 섬이었는데 이제는 육지화된 동백섬!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걷고 있었다. 동백섬 끝자락에는 누리마루! 누리마루 역시 부산 앞바다를 조망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로 시원한 바다와 수목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아름다운 곳 누리마루!
이곳은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APEC 기간 동안 회의와 만찬을 즐겼던 국제적인 회의장이다. 세계를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 ‘누리’와 꼭대기를 의미하는 ‘마루’라는 단어가 합해진 누리마루의 전체 조형은 한국전통 건축인 정자를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하여튼 세계 정상들이 머물다간 이곳에서 누구나 정상의 자리를 느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런 체험이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동백섬을 한 바퀴 산보하고 돌아왔다. 온종일 부산투어를 함께 한 충성도 아가씨들이 숙소를 해운대 달맞이 고개 입구에 정했다고 하면서 작별인사를 하려했다. 여기서 작별? 아니지. 승합차는 달맞이 고개를 향했다. 그녀들을 예약해둔 숙소에 내리게 한 후 우리 일행은 숙소로 향했다. 기사가 또 고맙게도 서면까지 태워주겠다고 하니 ‘감사!’를 연발하며 승합차를 타고 가는데 웬걸 차가 가다 멈추다, 도로를 꽉 메운 차량들로 이래가지고서는 언제 숙소가 있는 금정산성까지 가나? 안 되겠다고 싶어 승합차에서 내려 센텀역으로 가 도시철도를 탔다. 역시 지하철은 거침없이 달렸다. 사상역까지 30분가량 소요되었을까? 느낌으로는 금방이었다. 아침에 세워둔 승용차를 각자 몰고 부산광역시학생교육원 한빛마루에 도착하여 18:30경, 금정산성 안동집(금정구 북문로 49, 금정구 금성동 산 18-1. T. 051-517-5850)으로 가 저녁 만찬을 즐겼다. 숙소에 와서도 한 잔 하면서 오늘 여행 이야기 등으로 정담을 나누니, 어느덧 밤이 깊었다.
☻ 기장군 장안사에서 부처님께 참배
2016년 1월 24일 일요일 늦잠을 잤다. 본래 계획은 07:30경 일어나 간단한 요기 후 금정산 정상으로 등산을 갔다 온 후 10:30경 숙소 떠나 12:00경 일광해수욕장 내 일광아구찜식당(기장군 일광면 삼성리 33-8번지 T.051-721-5250)에서 아・점식사를 하고 13:00경 장안사(기장군 장안읍 장안리 597)를 탐방하기로 했으나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될 수 없는 법!
잠자리에서 뒹굴며 이야기하다가 10시경 여장을 챙겨 바로 기장군에 있는 장안사로 향했다. 장안사는 기장군 장안 불광산에 자리한 사찰로서 1400년 된 고찰이었다. 대웅전에서 기도를 드리면 한 가지 소원은 이루어지고, 명부전에는 지장보살님과 10대 대왕이 모셔져 있어 여가 기도와 건강기도를 통해 많은 신도들이 영험을 얻는다고 하며 나한전은 사업성취, 대학입시 기도 등의 가리를 받는다고 한다. 또 극락전에 기도를 하면 내생의 업장 소멸과 부처님의 평안을 느끼게 되고, 계단을 내려가면 포대화상이 놓여 있는데 아이를 못 낳는 사람들이 배를 만지면 다산한다하여 많은 관광객이 만져 까맣게 변해 있었다.
일주문을 나와 앞산을 보니 불광산 끝자락의 바위의 형상이 삼존불을 연상케 한다. 사찰 입구의 벚꽃 가로수와 사찰에서 흘러나오는 염불소리는 정신세계를 맑게 하는데 과히 부산의 명찰(名刹)이라 할만 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 한 겨울인데도 장안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 일광아구찜 식당에서 이별을 고하다
여행하면서 종종 보는 현상인데, 혼자 외따로 있는 음식점보다 함께 많이 여러 음식점이 있어야 찾는 사람이 많게 되는 경우를 더러 볼 수 있기도 하고, 아니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어 그 식당 근처에는 단 한 집뿐일 지라도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물론 그 음식점은 다른 음식점과는 무엇인가 색다른 점이 있었다. 맛이 다르거나 같은 음식이라도 가격이 싸거나 했다.
이번 여행에서 일행들과 함께 방문한 일광아구찜식당은 집이 깨끗하여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수준은 전혀 아닌 낡은 집인데도 적게는 몇 십 분, 어떤 때는 1시간 이상 은 기다려야 겨우 자리에 앉을 정도로 손님으로 붐비는 식당이었다. 이번에도 여느 때와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앞선 손님이 먹고 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아구찜에 아구수육, 그런데 아구찜도 최고라 했지만 아구수육이 일품이었나? 그 가격에 어느 아구수육집에 가더라도 그 만큼 많은 양을 주지도 않았고 맛도 이 음식점 수육 맛이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그야말로 게 눈 감추듯 했다.
얼마 전에 일광아구식당에 가니 그 식당 바로 옆집에도 아구찜과 수육한다는 간판을 걸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아니, 왜 일까?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일광아구식당에 가기 위해 기다리기 보다는 그 옆 식당에 갈만도 한데 아무도 찾지 않는 것이었다. 옆집으로 가 보자고 했으나 모두들 식당은 ‘손님이 많은 곳에 가야 한다.’고 하면서 반대(反對)한다. 결국 오래 대기하다가 일광아구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왔다. 세상인심이란 누군가 선동하면 자신도 모르게 휩쓸리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인가 보다. 오늘 일광아구식당에 들리니 그 옆집이 ‘낙지’집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제 그 옆집 식당에도 제발 손님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제 헤어질 시간인가 보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나름대로 부산의 일면을 보고 즐기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모임을 가지고 정기적으로 모이지 않으면 개별적으로는 함께 자리를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모두 개별적으로 만나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모이는 단체를 만들고 정을 나누는가 보다.
헤어짐에 아쉬움이 있어 본래 저녁 식사도 함께 하기로 계획을 세웠으나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서 이번 모임은 이렇게 종지부를 찍었다. 모두들 늘 건강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