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45여 종에 이르는 혹파리과는 우리 주변에도 많이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보게 되는 것이 쑥, 참나무, 느티나무, 붉나무, 쇠무릎 등~
하얀 솜처럼 보이는 것이 벌레혹입니다.
혹안에 조그만 파리가 살고 있어서 혹파리라 부르는데 4월쯤에 탈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쑥에 붙어 있는 목화솜 같은 것이 '극동쑥혹파리충영(벌레혹)'으로 몸길이가 3mm, 흰 솜처럼 생긴 거품 속에서 겨울동안 애벌레들이 기생합니다.
'충영'은 식물의 줄기나 잎ㆍ뿌리 등에서 볼 수 있는 비정상적인 혹모양으로 곤충이나 벌레혹, 진드기 등의 기생, 산란에 의한 자극으로 식물의 조직이 이상하게 발육한 것을 말합니다.
붉나무충영 '오배자'
껍질 안쪽은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풍부하고 바깥쪽은 타닌산과 리그닌이라 소화 되지 않는 보호층 역할을 합니다.
참나무 충영의 경우 60%, 붉나무의 충영인 오배자는 70%가 타닌산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오배자 속을 들여다보니ᆢ
붉나무충영인 오배자는 불규칙한 모양으로 속이 비어있고 맛은 떫은 신 맛?!
한방에서는 위궤양이나 십이지 궤양 등에 효과가 있다 하고 타닌 성분이 많아 탄닌제를 비롯, 염모제나 잉크의 원료로도 쓰입니다.
꽃모양의 떡갈나무충영(벌레집)
떡갈나무충영은 떡갈나무의 어린순에 혹벌이 알을 낳아 기생하는 벌레집으로 마치 꽃처럼 보입니다.
모든 곤충이 충영을 만드는 것은 아니고 진딧물, 나방, 딱정벌레, 기생벌, 파리만 만든다고 합니다.
쇠무릎의 굵은 부분도 쇠무릎 혹파리 충영, 느티나무 외줄면충, 벚나무 잎에 기생하는 사사끼혹진딧물 충영, 솔잎 혹파리, 때죽나무에서 볼 수 있는 바나나모양의 벌레혹은 납작진딧물의 벌레혹~
안쓰러운 느티나무충영
식물이 스스로 충영을 만드는 건 자신을 공격한 곤충으로부터 다른 식물조직에 더 이상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자신을 보호하는 방어기전이라면, 곤충의 입장에선 안전한 보금자리와 먹이 확보를 위해 식물을 자극해 충영을 만들게 한다는 것.
씨앗보다 커서 열매로 오해받는 벌레혹
공생이 아닌 기생으로 만들어지는 충영은 곤충의 생존방식과 식물의 자기보호방식이 만들어 낸 것이니, 누가 더 영리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