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의 법칙-결혼의 심리학

[햇님아씨]

      매력의 법칙-결혼의 심리학     

<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이란 영화가 있다.

피어스 브로스넌과 줄리안 무어가 출연하는 영화로, 두 사람은 이혼전문 변호사로서, 아일랜드 성을 둘러싸고 이혼소송을 의뢰한 스타 연예인 부부의 변호를 맡아 법정에서 처음 만나게 된다.

이 두 사람은 증언을 확보하기 위하여, 의뢰인 부부의 성이 있는 아일랜드로 출장을 떠나게 된다.

때는 아일랜드 축제였고, 서로를 견제하던 그들의 마음은 아일랜드 축제의 밤이 깊어갈 수록 점차 사라지고, 마침내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그런 이야기이다. 원제목은 Laws of Attraction으로, 우리 말로는 매력의 법칙인데, 이 영화 속에서는 명쾌하게 매력을 느끼게 하는 법칙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심리학자들은 남녀가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는 이유와 법칙에 대하여 연구를 하였고, 몇 가지 법칙(요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인들에는 근접성, 신체적 매력, 유사성, 상대의 호감 등이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근접성(proximity)이란 : 말 자체로 가까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면 가까이 있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거나 결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결혼은 현실이라고 하면서, 사랑하던 사람을 버리고 선을 봐서 조건 좋은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경우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서는 결혼 자체보다도 매력에 대한 연구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게 될 것이다. 누구를 좋아하기 위해서는 일단 그 사람 주변에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간단히 생각해 보면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을 좋아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같은가? 그렇다면 “왜?” 라고 해보자. 근접성이 친밀한 관계를 맺게 하는지에 대하여, 심리학자들은 두 가지 이유로 설명한다.
하나는 기능적 거리(functional distance)이고, 또 하나는 단순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가 바로 그것이다.
기능적 거리라는 것은 가까이에 있으면 접할 기회가 증가하고, 필요할 때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MIT 공대의 Westgate 기숙사에서 조사한 결과, 1층과 2층에 아래위로 나란히 포개져 있는 방에 사는 사람들보다, 2층방에 사는 사람과 계단 근처에 있는 1층방에 있는 사람들이 더 친하다고 한다. 같은 출입구를 사용하는 사람들, 같은 주차장을 사용하는 사람들끼리 친구가 되는 것이다. 또한 단순노출 효과라는 것은 Zajonc(1968)이 주장한 것으로 어떤 자극에 단순히 반복 노출되는 것이 호감을 증가한다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어떤 자극(청각 자극, 시각 자극 등)을 반복적으로 받으면,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더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알파벳 철자 중에 자기 이름이 들어간 철자를 더 선호하고, 숫자 중에서는 자기 생일에 해당하는 숫자를 선호하며, 'Johnson'이라는 이름은 너무 흔해서 선거운동을 하지도 않고 당선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신체적 매력(physical attractiveness)이란, 그 말대로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사람, 즉 예쁘고 섹시한 여자에게, 그리고 잘 생기고 미남인 남자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신체적 매력이 중요한 것은 비록 여자보다 남자에게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여성들도 역시 매력적인 남성을 선호한다. 뿐만 아니라 영아들도 마찬가지인데, 실험 결과 영아들 역시 매력적인 얼굴을 더 오래 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왜 매력적인 사람에게 호감을 느낄까? 이에 대해서는 우리가 신체적 매력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고정관념이란 바로 “아름다운 것이 좋은 것(what is beautiful is good)”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매력적인 사람이 다른 능력도 지니고 있을 것이라는 후광 효과(halo effect) 때문이다. 후광 효과란 하나의 좋은 특성 때문에 다른 특성까지 좋게 평가되는 것을 말한다. 실험을 통해서 백인 미인이 절도를 했을 때에는 흑인 보다 형량이 적게 나온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럼 잘 생기지도 못하고 키도 작고 몸매도 빼빼마른 사람은? 혹은 스스로 매력없다고 생각하는 당신은? 걱정하지 마시라. 다행이 이 세상 모든 사람은 가장 매력적인 한 두 사람에게만 집중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제 눈에 안경” 혹은 “걸 맞추기 현상(the matching phenomenon)”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자신과 신체적 매력이 유사한 사람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이 맞는 것이다!!
 
세 번째는 유사성(similarity)이다. 다시 말해 자기와 유사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부부간에도 공통점이 많을수록 보다 행복하고 이혼할 확률도 적다고 한다. 또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백인은 생각이 비슷한 흑인과 일하는 것을, 생각이 다른 백인과 일하는 것보다 선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유사성과 반대되는 개념인 상보성(complementarity)의 효과가 더 크지 않을까? 다시 말해 우리는 비슷한 사람에게도 끌리게 마련이지만, 전혀 다른 사람에게도 끌리기 때문이다. 대인매력에 있어서 유사성이 더 강할까? 상보성이 더 강할까? 여기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유사성의 손을 들어준다. 상보성이 직관적으로는 그럴 듯하나 유사성의 효과가 훨씬 더 강하다고 한다. 실제로 행복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우울한 사람들이 아니라, 우울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대조 효과(contrast effect)가 영향을 미치는데, 우울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더욱 우울해 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상보성을 추구하다가도 막상 그런 사람을 만나면, 더욱 초라해지는 자신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당신은 상보성이 유사성보다 우세하다는 미련을 버릴 수 없는가? 실제로 따지고 보면 우리 친구들 중에는 나와 전혀 다른 생활을 하는, 나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정말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유사성이 우세하기 때문에, 이 둘을 조화시킨다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특성(바꾸기 힘든)에서는 비슷해야 하고, 사소하고 부차적인 측면에서는 달라도 된다고. 물론 이런 생각에는 사람의 기본적인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는 가정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매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호감의 상호성(reciprocity of liking)이 있다.

호감의 상호성이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상대방에게 동일한 정서로 보답해야 하는 일종의 의무감을 느끼기 때문이란다. 또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지를 대부분은 한 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이것은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끔찍한 경험이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끔찍한 경험을 다시 경험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심리학의 한 분야인 사회심리학에서 살펴본 사랑에 빠지는 특별한 법칙에 대한 것이었고, 이와는 전혀 다른 관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성격심리와 심리치료 이론의 한 분야인 정신역동적 관점인데, 이 관점에서 본다면 사람들이 사랑을 느끼는 대상은,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와 상관이 많다고 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사람들은 어렸을 적 부모로부터 받지 못했던 사랑을 채워줄 것 같은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부모님과의 관계가 너무 끔찍하며 부모님과 정 반대의 사람을 만났는데, 살고 보니까 부모님과 똑같은 사람인 경우들이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의식적으로는 그렇지 않지만, 무의식적으로 부모님과 비슷한 사람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와는 정 반대로 어린 시절 부모님과 너무 행복했더라도, 그 경험이 너무 좋아서 부모님과 비슷한 사람을 선택한다고 한다. 
 
사랑에 빠지는 경험은 아주 강렬하고 특별한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은 더욱 엄청난 것이다.

당신은 어떠한 이유 때문에 사랑에 빠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