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의 한파가 이제 겨울이 끝나가려는 시점에서 서서히 물러나고 있다.
밀레니엄! 새로운 천년의 시작은 CAD/CAM 업계에 새로운 천년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2년여에 걸쳐 CAD/CAM 경기는 최저점을 기록했고, 수많은 업체들이 사라지거나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했다면, 이제 제조업계의 봄을 기다리는 이들의 마음은 새로운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있다.
주가가 올라가고, 경기 지수가 호전되고, 또 GNP가 올라가고, 백화점 앞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지만 CAD/CAM 업계를 둘러싸고 있는 기류는 마냥 희망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CAD/CAM 분야에서 그동안 특수를 누려왔던 것처럼 높은 성장을 기록할 만한 새로운 시장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과 IMF 이후 경기 회복이 과연 그 이전의 모든 문제점을 해소하고 이루어지는 근원적인 치유책인가에 대한 회의감이 그렇다.
3,000명의 직원이 있는 30여년 역사의 제조 기업과 30여명의 불과 3년여의 역사를 가진 IT 업체가 같은 주가를 기록하는 밀레니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시장에 대한 대비없는 안이한 시장 접근은 곧 자멸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1. 분야별 전망
국내 기계관련 MCAD/CAM/CAE/PDM 시장은 1,351억 8,896억원으로 전년대비 33% 정도 성장했다.
세부 분야별로는 CAD 부문과 CAD/CAM/CAE 부문의 통합 패키지로 구성된 MDA(Mechanical Design Manufacturing) 부문이 846억 3,780만원, CAM(Computer Aided Manufacturing) 부문은 206억 3,816억원, MCAE(Computer Aided Engineering) 시장은 193억 9,800만원으로 집계됐다.
MDA 부문은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으나 CAD/CAM 부문의 매출보다는 이와 관련한 PDM/DMU/뷰어 등 3D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협력(Collaborative) 툴들이 등장하고, e-business 등과 연계한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AEC(Architectural Engineering Construction)와 GIS(Geographical Information System) 시장은 매출을 밝히기를 꺼리는 업체가 많아 총계를 내지는 못했으며,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시장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으며, CG(Computer Graphics) 시장은 다음 호에 게재할 예정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IMF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와는 달리 작년에도 AEC 분야의 시장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AEC 분야의 침체가 다소 회복은 되겠지만 IMF 이전의 수준으로 가려면 아직 2∼3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것은 AEC 시장이 그 만큼 거품이 컸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하지만 중소규모의 관련 하청업체나 하도급 업체들이 IMF로 인한 건설경기의 침체로 많은 수가 도산을 함에 따라 IMF 이전 수준으로 회복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불법카피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오던 중소규모의 건설/건축 관련 업체나 건축사사무소, 인테리어 업체, 학원, 학교 등에서 오토캐드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가격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가 CAD에 눈을 돌림에 따라 100만원대 전후의 저가 CAD 시장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올해 업계에서는 AEC 시장에 대한 성장 전망을 전년대비 30%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것은 IMF 이전 수준과 비슷하거나 많은 것으로 실제 그 만큼의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GIS 분야는 정부를 주측으로 해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용역 업체, 그리고 SI 업체 등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하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대단위 규모의 프로젝트로 이루어지지만 민간이 아닌 정부의 주관으로 진행되는 성격 탓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작년에 매출에 대한 이렇다 할 소득이 없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판매 업체의 매출 부진에 비해 IMF로 이한 산업 구조 재편과정에서 인터넷의 붐을 타고 정보통신 관련 분야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려 이 분야에 대한 투자 유치가 몰리는 이동통신 특수 현상을 초래했다.
3. 향후 전망
올해 시장 전망은 일단 모든 부문에서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투자 분위기도 확산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카티아 NT의 발표와 함께 NT 시장은 급속히 확산될 것이며, 이미 무너진 가격 전선은 IMF 이후에도 회복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CAD/CAM 소프트웨어 가격은 더욱 떨어질 것이며 이에 따른 적정 마진을 확보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계속 되는 M&A로 매출이 대형 벤더에게 집중되면서 일부 소프트웨어는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직판보다는 딜러 체제로의 전이가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고, 딜러들은 나름대로의 자구책으로 컨설팅, 솔루션 제공, 전문화된 영역을 확보하지 않는 한 살아남기 힘든 체제가 될 것이다.
e-business의 도래는 CAD/CAM의 구매 패턴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도 있는 역사적 사건이다. 오토데스크 등 일부 유통 위주의 프로그램들이 인터넷을 통한 판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려, HP, EAI 등이 연계한 e-Vis.com에서는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한 만큼 돈을 내는 방식의 포털 사이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상당수 업체들이 여기에 협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시장 흐름에서 홀로서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와 함께 소프트웨어 판매는 곧 교육, 업그레이드, 애프터서비스, 컨설팅까지 모두 일정 정도는 공짜라는 인식에서 소프트웨어 따로, 교육비 따로, 컨설팅 따로 각각 별도의 비용이 청구되는 제도가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과 초고속 통신망의 대중화는 CAD/CAM 벤더들의 환경을 바꾸어 놓고 있다. 회사의 홈페이지는 거의 필요 조건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물류 및 인건비를 줄이고 원활한 지원을 위해 인터넷을 통한 교육 및 업그레이드, 기술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의 네트워크 망 구축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부추길 것이며, 3D 데이터의 공유 및 확산, 모든 데이터의 일관화 프로세스가 이제 하나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질 전망이다.
올해 CAD/CAM 업계는 20∼30% 내외의 성장은 무난할 것이며, 이러한 수혜의 영역이 일부에게 집중되므로 해서 희비의 포물선은 더욱 깊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업계의 성장이 국내 딜러나 유저에게 돌아가기 보다는 해외로 유출될 수밖에 없는 소프트웨어 해외 의존도 현상을 이제는 국산 소프트웨어의 애용과 기술 수출이라는 창구를 통해 타개해 보려는 노력에 대해 모두 지원과 박수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