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일(일)
*개 요
-.05:00 : 기상
-.06:18 : 찜질방 출발(조식 후)
-.07:05 : 중계 2동 출발
-.07:55 : 불암산성
-.08:32 : 불암산
-.09:28 : 덕능고개
-.10:54 : 태극기봉
-.11:30 : 수락산
-.12:21 : 석림사 일주문
-.12:40 : 장암역
-.13:05 : 노원역(목욕, 중식)
-.15:15 : 서울역 출발(새마을호)
-.20:50 : 울산역
* 산행기
-.05:00 : 기상
-.06:18 : 찜질방 출발(조식 후)
찜질방 구내식당에서 된장찌개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데 아직은 어두컴컴한 새벽이다. 오른쪽 발목에 통증이 와 걷지를 못하겠다. 전날 산행에서 접질리거나 이상이 없었는데 이유를 모르겠다. 영수님이 농으로 우리 둘이는 찜질방에서 그냥 놀잔다.
정 무리가 따르면 포기를 하기로 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데 막 1131번 버스가 지나간다. 들머리가 그리 멀지도 않고 버스 차비나 택시비나 그게 그것일것같아 택시를 이용하여 지도를 보여주고 네비를 이용하여 들머리로 접근한다.
-.07:05 : 중계 2동 출발
(새벽이 열리는 학도암)
중계 2동 현대아파트 단지 앞 골목길 입구에서 하차를 하여 산을 바라보고 계속진행을 하자 노원교회 앞이 들머리이다. 골목길 입구에는 학도암 가는길이라고 이정표가 있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학도암 사찰 마당 앞이고 오른쪽으로 계단을 오르면 샘터이고 본격 등반로 이다.
바위에서 똑똑 떨어지는 석간수를 한잔 받아서 마시고 산행을 시작한다.
-.07:55 : 불암산성
(불암산성을 오르는 소나무 숲길)
(불암산성 : 산성 이라기 보다는 봉화대가 있던 곳 같다)
등성이를 회복하자 10번 종점이라며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등로도 있다. 소나무가 적당하게 자라는 등성이길이 반질반질하다.
다행이 말목의 통증이 귀신같이 사라지고 없다.
“산병 인갑다. 산에 올라온께 안 아픈거 본께”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자 암벽도 보이기 시작하고 산의 수려함도 나타난다. 서울의 도심에 이른 숲을 가진 산이 있다니........
벌써 내려오는 분들도 계신다. 새벽 운동으로 산책을 나왔던 동네 분들 같다.
멀리 정상이 잠시 보이더니 한 구비 돌아 살짝 올라서 허물어져 가는 성벽이 지나니 운동장 같은 큰 헬기장이다. 간이 천막 주점도 보이고 바람 쐬러 왔다가 한잔씩 걸치는 곳인가 보다.
이미 동네 분들 여럿이 보여 있다가 우리의 행색을 보고는 격려도 잊지 않는다.
-.08:32 : 불암산
(불암산 정상에서)
(불암 정상에서 바라 본 도봉)
안부를 지난다. 깔딱 고개라고 이정표가 있다. 왼쪽에서 올라오는 등로가 상계역에서 올라오는 일반적 등로이지만 우린 종주라는 미명하에 학도암에서 출발을 하였다.
거대한 바위 절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1단계를 그런대로 올라서자 이곳역시 포장마차 장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본격 오르막이다. 오늘도 삼래는 스파이더맨으로 변하여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다. 우리에게 아주 생소한 등로의 환경인지라 착용한 신발과도 맞지를 않나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아예 4발을 사용하다 보니 쉬 미끄러지고 요령도 부족하다 보니 전진이 더디다.
그러나 이곳 분들은 잘도 올라가고 내려온다.
바위틈에 자라는 분제형의 소나무들도 보기 좋고 뿌연 가스 속에 아스라이 잡히는 도봉산도 또 오라 손 짓 하는 듯하다.
굵은 동아줄에 의지도 하며 한 단계 올라서자 대학생 또래의 젊은 남녀 무리들이 내려오는데 어제처럼 그냥 서서 내려간다. 어머나를 외치면서도 미끄럼틀 같은 바위 사면을 잘도 내려간다. 모두들 저런 스릴을 즐기기 위해 여기를 찾나보다.
요새 같은 바위 틈새를 지나 파이프 핸드레일에 의지해 3단계를 올라서니 좁은 마당같이 평평한 너럭바위에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이는 정상이다.
사방의 조망도 시원하고 좋다.
오른쪽으로 멀리 보이는 남양주 별내면은 나의 군 시절에 많은 인연이 있는 곳이었는데.....
뒤따라 올라오는 아줌마에게 부탁을 하여 사진을 찍고는 그녀의 대단함에 찬사를 보내준다. 자기네 아저씨는 14시간 이면 불, 수, 도, 북을 완주 한단다. 보기처럼 야무지게 생기신분이다.
-.09:28 : 덕능고개
(다람쥐광장에서 뒤돌아 본 불암)
(다람쥐 광장에서 한추바리)
(덕능고개 동물다리)
초등인 불암산의 감개를 뒤로하고 바위 사면을 내려서 작은 안부를 지나 봉우리를 점령하자 다람쥐 공원이라며 이동주부 아저씨가 좌판을 막 시작하는 중이다. 어찌 꾼들이 기냥 갈 수 있나. 선체로 딱 막걸리 한 병을 사서 기본 제공하는 마늘쫑을 안주 하여 한잔씩 돌린다. 속이 후련하다. 한 잔만으로 충분하다. 분위기에 취하고 맛에 취하고.............
등로는 이제 육산 길로 변하고, 잡목 길 내림길에서 잠시 요기를 하고 마저 내려서자 동물다리(불암산 정상에서 만났던 아주머니의 표현)있는 덕능고개이다.
서울 중계동과 경기도 남양주시 별래면 을 잇는 2차선 도로가 지나가는 고개 마루에 동물이동 통로가 산행하는 사람에게는 다리 노릇을 하는 곳이다.
여기까지가 불암산 자락이고, 다리를 건너면 수락산 품이다.
-.10:54 : 태극기봉
(스파리더맨 삼래)
(태극기봉에서)
다리를 건너자 오른쪽이 큰 군부대이고 등로는 부대 철조망과 나란히 한다.
세월이 이런 것 일까? 울타리 경고 문구를 보고는 웃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나의 군 시절이라면 ‘접근하면 발포함’ 이정도?
헌데 ‘쓰레기를 버리고 가지 마세요!’라니...........
낮추었던 고도를 서서히 높여가자 전망대 바위가 나타나고 먼저 오신 산님이 쉬고 있다. 지나온 불암산을 바라보며 우리도 간식을 먹으며 숨을 돌린다(10:06).
본격 암봉이다. 응달에는 간간이 녹지 않은 얼음이 보이고 오고가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E5라는 구조지점이란 간판이 있는 지점이다. 바위 틈새를 어렵게 올라서자 또 다른 높은 바위 봉우리가 있고 벌써 정복한 삼래는 의기양양하게 호기를 부리고 있다. 뒤따라 우리도 올라선다. 가야할 수락의 기암들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참 산의 얼굴도 가지가지이다. 이런 산의 모습도 있구나 새삼 서럽다. 임꺽정이 한때는 소굴로 이용할만했던 곳 같다. 소설속의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짧은 안부를 지난다. 이정표가 왼쪽이면 ‘수락계곡’이고, 오른쪽이면 ‘동막골’이란다. 영화 속의 동막골? 그러면 감독의 고향? 도시의 이름치고는 이름이 정겹다.
다시 바위 군락이 나타나고 짧은 로프에 의지해 올라서니 바위와 바위 사이 간격에 짧지만 다리(?)가 놓여있고 역시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이는 바위 봉우리이다. 난 이름을 몰라 난 태극기봉이라 해본다.
유달리 힘이 있어 보이는 태극기를 배경잡고....
-.11:30 : 수락산
(태극기봉에서 바라 본 치마바위 : 가운데 바위군)
(수락산 정상에서)
이제 수락이 사람 천지로 변했다. 많은 산님들로 유명세를 치루는 시간인 갑다. 오고가는 사람들로 등로는 분비고 봉우리마다 만원이다.
다시 한참을 내려간다. 바위 틈새로 스릴을 즐길 수 있는 험로도 있지만 우회로를 택한다. 자신이 없다. 그저 땅만 믿고 걷는 산행을 하였다 보니 이곳 수락의 등로에서 힘을 못쓰는 것이다.
큰 안부를 지나고 다시 바위 오름길...올라서자 바위 사면에 간이매점이 성시를 이루고 있는 치마바위다. 매점 아저씨 설명에 의하면 바위 절벽이 세폭 치마 같다 하여 치마바위란다. 다시 막걸리 생각이 간절하지만 일행들은 보이지 않는다. 새벽에 먹은 된장국이 벌써 소화가 다 되고 배도 고푸구마...
쇠밧줄에 의지해 바위 사면을 올라서자 바위 틈새 내리막이다. 정체구간이다. 올라오는 사람 내려가는 사람 한 줄씩 피해가며 오르내려야 한다.
내려서니 안부이고 안부를 지나자 아예 점포 형 매점이다. 비닐을 장막을 두르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뎅에서부터 온갖 먹거리로 유혹을 한다.
우리도 한편에 자리를 잡고 마지막 간식 털어먹는다. 어차피 점심은 하산을 하여 먹기로 하였으니....
등성이를 잠시 진행하여 바위 틈새를 비켜 올라서니 수락의 주봉이다. 역시 태극기가 펄럭인다. 서울 사람들은 태극기를 무척 좋아하나 보다 사시사철 관리 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수락의 유래 설명문이 읽고는, 터가 좁아 번갈아 정상 비를 배경 잡아 사진을 남긴다.
예상 보다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12시까지 하산 완료 계획 이였는데 30여분 밖에 여유가 없다. 아직도 갈 길이 먼데.....
하여 오늘은 여기서 접고 단축을 하여 하산을 하기로 한다.
하산지점으로 잡았던 회룡역 부근까지는 약 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는데...우짜노 철모바위도, 기차바위도 못 보았는데......
-.12:21 : 석림사 일주문
(장암계곡)
(석림사)
수락의 미련은 이다음에 또 기회를 엿보기 로하고 장암동으로 급하게 내려간다. 목욕도 해야 하고, 점심도 먹어야 하고, 서울역까지 가서 예약된 새마을호도 타야하고.......
낙엽에 등로도 희미한 장암계곡을 미끄러지며 내려서 계곡을 벋어나자 석림사이다. 제법 큰 사찰인데 현판이 순 한글로 되어있어 인상적이다. 이내 먹거리 상가 지역이고 영양탕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12:40 : 장암역
-.13:05 : 노원역(목욕, 중식)
-.15:15 : 서울역 출발(새마을호)
-.20:50 : 울산역
(장암역에서 바라본 도봉의 주봉 신선대)
(여행은 언제나 즐겁씀니다)
(서울역 새마을호 개찰구)
(비내리는 울산역 광장)
4차선 도를 횡단하여 육교를 지나자 지하철 장암역이다. 마지막 종착역이라 한산하다. 다음 도봉산역에서 내려서 간단하게 목욕 하고 점심을 먹기로 하고는 열차의 출발을 기다린다.
이제 무박 3일의 서울 나들이길, 수락과도 이별을 해야 하는 시간이다.
멀리 도봉산의 주봉도 우리의 호기를 이해하였는지 마지막 모습을 시원하게 보여준다.
열차가 도봉산역에 도착을 하여 내려서 역 주변을 살피니 아직은 변두리 시골마을 같은 곳이라 목욕탕도 없을 것 같다. 다시 떠나려는 열차에 올라타고 계속 진행을 하다 노원역에서 하차...
지상으로 탈출을 하였으나 어디에도 목욕탕은 보이지 않고...시간은 자꾸 가고.......이러다 점심도 쫄쫄 굶고 가야하는 것 아닌가?
그냥 대충 점심이나 먹고 가자는 의견도 나오는데 삼래는 굶어도 목욕은 해야 한다며 여기 저기 골목을 기웃거리다 더디어 사우나 발견...
거금 오천 원을 주고 입실하였으나 10여분 만에 후딱 해치우고....
분식집에서 된장찌개로 뚝딱...
다시 뛰어서 지하철 4호선 타고 서울역에 당도하니 여유가 10여분 있다...
편의점에 들러서 맥주, 소주, 오징어 , 땅콩사고 새마을호를 차지하니 이동식 호텔 그릴이라.........
이제는 오랜 간만에 기차여행이다.
차창 밖으로 바라보는 경치들은 언제나 정겹다. 여행의 재미가 이거지머. 대낮에 무신 술이냐며 사양들을 하다가도 소맥 한 순배 돌자 분위기는 고조되고...
지나가는 차장이 목소리 톤을 낮추어 달라지만 신나는 우리 기분을 어찌 이해할까...
잠시 졸다 눈을 떠니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삼래가 서울을 출발하면 비가 온다고 어제부터 예견을 하였었는데 그대로 맞추었다.
촉촉이 젖은 울산역 광장에 도착을 하였으나 그냥 헤어지자니 너무 미련이 남고, 서울서 만찬을 영수님이 쏘는 바람에 경비도 약간 남아 있고....
낙지전골로 해단 식을 갖고는 다음을 기약한다..........
또 어디로 날라 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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