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2일 (월) 아침 7시 우수리스크 출발.
중국 농업방문단은 총 8명.
버스로 7시간을 달리니, 중국 훈춘 세관.
경산의 토끼사육농가를 들러,
따뜻한 북방식 구들에 앉아 점심식사를 하다 보니,
모두들 내가 어릴 때는 이런 구들에서 살았다고 한다.
지금은 러시아식 뻬치카 난방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3년 전 10마리로 시작한 토끼가 지금은 3백여 마리로 늘어났다.
엄청난 규모의 옥수수 야외 저장고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토끼를 키우며, 마을의 노인들에게 일거리와 소득을 만들어 주다보니,
지난 가을 옥수수 수확 때에는
마을 노인 40여명이 와서 도와 주었다고 한다.
억척스런 농사일 뿐 아니라, 지역 일에도 열심이다.
마을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 도서관도 운영하고, 학생들의 장학금도 만들어 주고,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도 돕는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여장부이다.
두만강을 끼고 하류로 내려가니
두만강 철교 가까이에서 북한, 러시아, 중국 3국의 국경이 만난다.
두만강 철교의 교각이 높은 부분은 러시아 소유이고,
교각이 낮은 부분은 북한의 소유이다.
두만강 건너 북한땅으로 해가 지고 있다.
말로만 듣던 두만강을 눈 앞에 보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 강을 건너서 왔소.’ 한다.
양수와 도문의 북방식 비닐하우스 단지, 단무지 가공공장, 유기축산 퇴비장등을 돌아보니,
중국에서도 유기농업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음이 실감났다.
겨울에도 최소한의 난방으로 유지할 수 있는 북방식 비닐하우스는
겨울이 긴 연해주의 고려인들에게 큰 관심의 대상.
농사와 가공시설의 결합 또한 농산물의 가격 실현에서 필수적인 요소.
단무지 가공공장을 둘러본 소감 한마디.
‘우리도 공장이 있어야 겠소. 그래야 값이 싸거나, 너무 많아서 버리는 일이 없어지지.’
두만강의 끊어진 다리.
다리가 북한 쪽으로 3/4 정도 지점에서 끊어졌다.
원래는 다리를 반씩 가져야 함에도, 다리가 끊어져 있다 보니,
중국은 다리의 3/4, 북한은 다리의 1/4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중국 쪽에서 다리에 올라서면,
북한 영토에 속한 다리를 걸어다닐 수 있다.
북한 땅을 밟게 되는 것이다.
북한 땅을 배경으로 북한의 다리 위에 서서 사진도 한장!
연길로 가는 도중 자연농업 양계장을 방문했다.
사료는 해지기 2시간 전에 하루에 딱 한번 준다.
심하게 추운 날은 두번을 주는 경우도 있다.
생선아미노산, 두부 부산물 등을 발효시켜 사료에 혼합하여 주고 있다.
모두들 올라갈 수 있는 횃대를 만들어 주고,
알을 편안하게 낳을 수 있도록
알 낳는 상자도 만들어 주고,
암탉 10마리에 수탉 1마리 비율로 함께 넣어서 키운다.
한겨울에도 60% 정도의 산란율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닭장에 난방은 하지 않는다.
자연농업 양계장을 처음 본 소감 한마디!
‘닭은 조그만데 달걀은 참 크다. 신기하다.’
용정의 ‘려명농민대학’에 있는 ‘북방자연농업연구소’
김철훈 소장님이 노익장을 과시하며,
의욕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월 1회씩 중국 전역에서 오는 교육생들의 숙박교육을 진행하고,
북방식 자연농업 돈사의 보급을 위한 기술지도 등 ….
바쁜 와중에 연해주에도 양돈기술의 보급을 위해
4차례나 방문하였다.
양로원에서 운영하는 돈사에서 돼지들이 편안하게 자라고 있었다.
러시아는 돼지고기 값이 무척 비싸다.
만나는 사람들 마다 거의 대부분이 ‘돼지 치기(양돈)’를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시설비와 역시 비싼 새끼돼지 값(10 kg 1마리 8만원 정도) 때문에 쉽지는 않다.
사료값 역시 비싸고, 그나마 필요한 종류의 사료를 구매하기도 쉽지 않다.
중국은 남는 땅마다 옥수수를 심어 사료로 사용하고 있으나,
연해주는 옥수수를 별로 심지 않으니,
옥수수 값이 만만치 않다.
연변농업과학연구원을 방문하여, 사료용 옥수수 종자도 일부 구했다.
콩, 옥수수, 벼, 감자 등의 종자 연구에 모두들 열심이었다.
연길의 농기계 시장에는 각종 사료용 곡물분쇄기를 비롯한
소형 농기계가 모두의 눈길을 끌었다.
연길에서 눈 쌓인 산길을 7시간 달리니 동녕에 도착.
조선족이 1000가구 정도 모여 사는 주민수 2,800여명의 삼차구 마을.
연해주에서 가까운 곳이다 보니,
연해주에 와서 땅을 빌려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들도 많다.
중국과 러시아의 자유무역지대는 장사가 안 되는 지 굳게 닫혀 있다.
동녕에서 다시 수분하로 올라오니,
연변과는 사뭇 다른 풍경.
연변의 간판은 위에 조선글이 있고, 아래 중국어가 있었는데,
수분하의 간판은 위에 중국어가 있고, 아래 러시아어가 있다.
길거리에는 물건을 사러 온 러시아인들도 많고….
커다란 가방에 짐을 가득 가득 채워 끌고 가는 러시아인들을 보니,
남대문이나 동대문 시장에서 많이 보던 풍경이다.
수분하에서 버스로 3시간을 달리니
다시 우수리스크!
월요일 아침 7시에 출발했던 곳에
금요일 저녁 6시에 다시 돌아왔다.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각 마을에 적용하기 위해서…
** 도문의 두만강 다리를 건너 북한으로 돌아가는 동포들.
다리의 붉은 부분은 중국, 녹색부분은 북한.
** 한국으로 전량 수출하는 중국의 황태 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