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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대로 농사짓고, 정성으로 음식 만들어, 농심정
첫인상부터 후덕하게 보이는 '농심정' 대표 정홍기 씨 부부는 조령리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전형적인 광양의 농민이다. 25년 전, 이 마을의 여느 집들처럼 고로쇠를 받아 손님들에게 조금씩 팔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농심정'의 출발점이 되었다. 집에서 농사지은 식재료로 간단하게 음식을 차려 고로쇠 손님들에게 대접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 식당을 차리게 된 것.
조령리의 새마을 지도자로 오랫동안 봉사했던 정 대표는 정직하게 일하고 곡식과 사람에게 정성을 다 하는 농민의 마음을 최고로 친다. 그래서 식당 상호도 ‘농심정’으로 정했다. 조선시대의 전통정원을 연상시키는 후원 연못과, 연못을 중심으로 객실인 ‘아래채’와 ‘우산각’을 짓고 정자를 조성했다. 이 건물에 쓰인 목재들은 정 대표가 젊어서 앞산에 심고 가꾼 편백나무다.
'농심정'은 흑염소 불고기(1인분 1만 5천원)뿐만 아니라, 닭과 오골계로 만든 구이와 백숙으로 유명하다. 백숙에는 도라지와 더덕술을 넣어 냄새를 제거하고 육질을 개선시켰다. 특히 오골계는 원가가 닭보다 비싸지만 같은 가격(4만원)에 파는데 닭보다 맛이 담백해 즐기는 고객이 늘고 있다.
닭이나 오골계 모두 살과 육회를 발라낸 뒤 나머지 뼈는 죽으로 쑤어서 제공한다. 이 죽은 검정쌀, 검정깨, 당귀, 엄나무 등을 넣고 끓인 보양식이다. 닭과 오골계를 구울 때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구워주는 창자도 의외로 고소하고 쫄깃하다. 단골손님들이 별식으로 찾는 산오리 구이는 사육농장에서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단체손님에게만 주문 받고 있다. 모든 음식에 인공조미료를 넣지 않고 몇 년 묵힌 간수를 뺀 굵은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맛을 내어 '농심정'의 음식은 짜거나 식후 불쾌감이 없다.
'농심정'의 연못에는 비단잉어와 각종 민물고기들이 살고 있는데 가끔 수달과 두루미가 와서 포식을 하고 가는 바람에 지금은 피라미와 작은 물고기들만 살고 있다. 그러나 맑은 물에서 노니는 물고기 떼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름에는 집 앞 개울가 시원한 등나무 밭에 30개의 와상을 설치하여 손님들이 책을 보거나 잠깐 낮잠을 즐길 수도 있다. 또한 헛개나무밭에는 바닥에 자갈을 깐 족욕장을 설치하여 손님들이 지압과 피서를 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정 대표는 2,300㎡(7백평)의 밭에 복분자를 기르고 있다. 앞산에서 채취한 밤, 고사리와 함께 향후 복분자도 판매할 예정이다.
전남 광양시 봉강면 조령리 548, 주 메뉴는 흑염소 불고기흑염소 불고기(1만5천원/200g) 흑염소 1마리수육 50만원,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 연중무휴. 061-761-6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