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 2001년에 무슨일이 있었나] 'Rey mysterio Jr.'님

[박민근]

출처:최승모의프로레슬링홈페이지와 스포츠 웹진 후추닷컴(http://www.hoochoo.com)
http://user.chollian.net
글쓴이:최승모


2001년은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의 역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WCW와 ECW를 통합시켜 프로레슬링 산업을 ‘독점 산업’으로 만들어놓은 ‘대혁명’은, 빈스 맥마한(Vince McMahon) 자신이 말한대로 “오로지 빈스 맥마한만이 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그리고 이제 2002년에 이르러 헐크 호건(Hulk Hogan)의 복귀, 로(Raw)와 스맥다운(Smackdown)의 ‘주전선수 분리’ 등 꾸준한 발전을 위한 움직임이 계속됐고, 수십년 동안 이어온 “WWF”라는 명칭을 법정 소송 끝에 “WWE”로 변경하기에 이른다. (앞으로는 여기에서도 “WWE”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그야말로 몇 달 전의 WWE와 지금의 WWE가 너무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또한 지금의 WWE를 보고서 몇 달 뒤의 WWE의 모습을 예측할 수 없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이미 2002년 중반에 접어든 지금에 와서 2001년의 역사를 정리해보는 것은 조금 늦은 감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WWE의 모습이 종잡을 수 없이 변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지금의 WWE를 즐기기 위해서는 그 전년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이번 회 칼럼에서는 2001년에 벌어진 주요한 사건들을 PPV의 결과들과 함께 정리해보는 작업을 시작하기로 한다. 지면의 제약상 5월 이후의 내용들은 다음 회에 다시 다루기로 한다.


1월

연초부터 WCW와 ECW의 어려운 상황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WCW는 2000년에 8천만 달러의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되었고, ECW는 12일 사실상 마지막 TV 녹화로 알려진 이벤트를 개최했다. (ECW는 3월 12일 마지막 PPV를 방영하고 문을 닫을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WCW는 ‘소울드 아웃(Souled Out)’이라는 과거의 PPV를 ‘신(Sin)’으로 바꾸어 선보였고, 이 날에만 모두 3개의 타이틀이 그 주인을 바꾸는 등 에릭 비쇼프(Eric Bischoff)의 발버둥이 계속되었으며, 설상가상으로 시드 비셔스(Sid Vicious)는 경기에서 큰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WWE는 ‘로얄 럼블(Royal Rumble)’을 선보이면서 대세를 굳히고 있었다. 독자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로얄 럼블에서는 30명에 이르는 선수들이 출전하여 나머지 선수들을 링 밖으로 내보내는 특별한 경기 방식이 열리게 되고, 관례적으로 그 승자는 ‘레슬매니아’에서의 WWE 타이틀 도전권을 얻게 되어 있다. 이 시점에서 오스틴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정점’에 서 있었고, 통산 세 번째(!)로 로얄 럼블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과거에 WWE에서 활약하던 하쿠(Haku)가 돌아왔고, 빅 쇼(Big Show)도 오랜만에 모습들 드러냈다. 로얄 럼블의 경기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더들리 버이즈가 엣지-크리스챤을 누르고 태그 팀 타이틀을 획득함.
2. ‘래더 매치(ladder match)’에서 크리스 제리코가 크리스 베놔를 누르고 인터컨티넨탈 타이틀을 획득함.
3. 아이보리가 차이나를 누르고 여성 타이틀을 유지함.
4. 커트 앵글이 트리플 H를 누르고 WWE 타이틀을 유지함.
5. 스티브 오스틴이 30인 로얄 럼블의 우승자가 됨.


2월

WCW와 ECW의 ‘붕괴’가 가시화되면서, 저스틴 크레더블(Justin Credible), 제리 린(Jerry Lynn), 라이노(Rhyno)가 WWE와 계약했다. 바비 이튼(Bobby Eaton)은 1월 26일 WWE와 계약하여 WWE의 후진 양성을 맡게 되었다. 한편 WWE에서는 제리 로러(Jerry Lawler)와 그의 아내 더 캣(The Kat)이 27일에 WWE와 결별했다. 빈스 맥마한은 더 캣을 해고하였고, 제리 로러는 그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스스로 WWE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서 WWE의 성장은 계속되고 있었다. 주로 로얄 럼블과 레슬매니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노 웨이 아웃(No Way Out)’에서, 더 락은 커트 앵글에게 락 바텀(Rock Bottom)을 작렬시키면서 WWE 타이틀을 얻어낸다. 같은 날 열린 3전 2선승제 경기에서 트리플 H는 스티브 오스틴을 무찔렀다.
1. 빅 쇼가 레이븐을 누르고 하드코어 타이틀을 획득함.
2. 크리스 제리코가 X-팍, 에디 게레로, 크리스 베놔를 누르고 인터컨티넨탈 타이틀을 유지함.
3. 스테파니 맥마한이 트리쉬를 무찌름.
4. 3전 2선승제 경기에서 트리플 H가 스티브 오스틴을 무찌름.
5. 스티브 리차즈가 제리 로러를 무찌름.
6. ‘테이블 매치(table match)’에서 더들리 보이즈가 엣지-크리스챤, 케인-언더테이커를 누르고 태그 팀 타이틀을 유지함.
7. 더 락이 커트 앵글을 누르고 WWE 타이틀을 획득함.


3월

14일, 한 TV 인터뷰에서 밥 코스타즈가 WWF의 ‘성과 폭력’ 문제를 제기하며 빈스 맥마한을 궁지에 몰아넣는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어쩌면 그 ‘성과 폭력’이 WWF의 시장장악력을 강화하는 원동력이었을지도 모른다. ECW의 PPV인 ‘리빙 데인저러슬리(Living Dangerously)’가 취소되었고, AOL 타임 워너사는 WCW의 ‘나이트로’와 ‘썬더’가 공식적으로 취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WWE가 WCW를 인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와중, 18일 WCW는 마지막 PPV인 ‘그리드(Greed)’를 방영했다.
일은 생각보다 빨리 추진되었다. 23일, WWE는 공식적으로 WCW의 인수 사실을 발표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보도 자료를 배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옛) WWF는 WCW를 AOL 타임 워너의 터너 방송사로부터 인수했음을 오늘 발표한다. WCW 인수는 WWF가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장르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날인 24일 밝혀진 바에 따르면, WWF의 WCW 인수에는 ‘WCW’라는 명칭은 물론, 그 동안 방영된 프로그램의 비디오 테이프들, ‘nWo’를 포함한 각종 이름들, 일부 WCW 소속 레슬러들과 관련된 계약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WE는 수년 동안이나 경쟁한 테드 터너(Ted Turner)의 WCW를 스스로 인수함으로써 프로레슬링계에 지각 변동이 일으켰다.
레슬매니아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빈스 맥마한은 26일 이러한 ‘낭보’를 전했다. ‘로(Raw)’에서 이 사실을 자랑스럽게 발표하던 빈스 맥마한 앞에 슬픈 소식이 날아들었으니, 아들 쉐인 맥마한(Shane McMahon)이 WCW ‘나이트로(Nitro)’에 등장해 자신이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선언했던 것이다. 쉐인 맥마한이 “나와 WCW는 여전히 빈스 맥마한에 대항할 것”이라며 호언장담하는 가운데, WCW를 인수한 ‘거대한 WWE’는 레슬매니아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빈스 맥마한, 쉐인 맥마한, 트리쉬 등 세 명의 모습이 이 날 ‘로’와 ‘나이트로’에서 동시 방영되는 보기 드문 진기록도 세워졌다. (릭 루드도 1998년 이런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 날 방영된 마지막 WCW ‘나이트로’에서 부커 T가 스캇 스테이너를 누르고 통산 4회째 WCW 세계 챔피언에 등극한다.


4월

이런 대격변의 와중에서 WWE는 1일, 야심찬 ‘레슬매니아17’을 선보이면서 67,925명이라는 관중을 동원했다. 스티브 오스틴은 빈스 맥마한의 도움으로 더 락(The Rock)을 누르고 통산 5회째로 WWE 타이틀을 획득하였고, ‘스트리트 파이트 매치’에서 쉐인 맥마한이 아버지 빈스 맥마한을 무찌르기도 했다. 레슬매니아17의 경기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크리스 제리코가 윌리엄 리걸을 누르고 인터컨티넨탈 타이틀을 유지함.
2. 태즈-APA가 ‘라이트 투 센서’를 무찌름.
3. 케인이 빅쇼와 레이븐을 누르고 하드코어 타이틀을 획득함.
4. 에디 게레로가 테스트를 누르고 유럽 타이틀을 획득함.
5. 커트 앵글이 크리스 베놔를 무찌름.
6. 차이나가 아이보리를 누르고 여성 타이틀을 획득함.
7. ‘스트리트 파이트 매치’에서 쉐인 맥마한이 빈스 맥마한을 무찌름.
8. 이른바 “TLC II”에서 엣지-크리스챤이 하디 보이즈와 더들리 보이즈를 누르고 태그 팀 타이틀을 획득함.
9. ‘기믹 배틀 로얄’에서 아이언 쉐이크가 우승함.
10. 언더테이커가 트리플 H를 무찌름.
11. 스티브 오스틴이 더 락을 누르고 WWE 타이틀을 획득함.
이런 대격변의 와중에서 WWE의 메인 이벤터인 스티브 오스틴과 트리플 H는 연합관계를 형성하여 승승장구하게 된다. 이들은 각각 WWE 타이틀과 인터컨티넨탈 타이틀을 보유한 가운데, ‘백래쉬(Backlash)’에서 언더테이커-케인을 누르고 WWE 태그 팀 타이틀까지 얻게 된다. 그리고 이와 함께 WWE와 WCW의 ‘실질적인 통합 작업’이 지속되고 있었다. ‘백래쉬’의 경기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X-팩터가 더들리 보이즈를 무찌름.
2. 라이노가 레이븐을 누르고 하드코어 타이틀을 획득함.
3. ‘더치스 오브 퀸즈베리 매치’에서 윌리엄 리걸이 크리스 제리코를 무찌름.
4. ‘얼티밋 섭미션 매치(ultimate submission match)’에서 크리스 베놔가 커트 앵글을 무찌름.
5. ‘래스트 맨 스탠딩 매치(last man standing match)’에서 쉐인 맥마한이 빅 쇼를 무찌름.
6. 맷 하디가 크리스챤 및 에디 게레로를 누르고 유럽 타이틀을 유지함.
7. WWF 챔피언 스티브 오스틴과 인터컨티넨탈 챔피언 트리플 H가 팀을 이루어, 언더테이커-케인으로부터 태그 팀 타이틀까지 얻어냄.